[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

D-29
두 달 전, 저희 콴둥 조직은 미국 뉴저지항에서 출발해 홍콩 콰이칭을 거쳐 실리콘섬으로 가는 컨테이너선에 고위험 바이러스에 감염된 의체 폐기물이 섞였다는 첩보를 입수했습니 다. 저희 판단으로는 SBT의 춘계 재활용 프로젝트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는 사물인터넷 RFID 태그를 통해 컨테이너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여 선박이 콰이칭에 입항하기 전에 이를 차단하고 진실을 대중에게 알리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사고로 저희는 어쩔 수 없이 작전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창푸호의 화물은 하역 후 중국 내륙 각지로 운송되며, 더 이상 기술적으로 추적할 방법이 없습니다만, 문제 되는 폐기물들이 지금 실리콘섬에 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습니다. 스콧 브랜들 씨, 당신이 저희의 이유입니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223,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구원에는 희생이 따른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는 이러한 신앙고백으로 자신을 설득했다. 그는 에너지 전문가, 금융 분석가, 환경 연구원, 인프라 엔지니어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거대 재벌 혹은 다국적 기업에 고용되어 굶주린 사냥꾼처럼 제3세계 국가들을 누볐다. 아마존의 열대우림에서 모잠비크 초원, 인도 남부의 지옥 같은 빈민가, 동남아시아의 풍요로운 해변까지, 그들은 두 자릿수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 그리고 현지 정부가 가장 중요시하는 사회적 안정이라는 멋진 비전을 제시했다. 그들은 현지인들에게 산업 단지, 발전소, 깨끗한 물, 공항을 제공해 거짓으로 신뢰를 쌓았다. 현지인들은 공장으로 몰려들었고 그들의 부모가 버는 돈보다 낮은 임금을 받으며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일에 투입되어 로봇처럼 뼈빠지게 일했다. 세상은 원래 다 그렇게 돌아가니까요. 스콧은 심문실에서 청년이 수갑을 찬 채 말했던 진실을 떠올렸다. 경제 암살자들은 첨단기술, 대출 완화, 유리한 구매 조건 등 달콤한 미끼를 던지며 ‘발전’과 ‘공동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지방정부와 계약을 체결하여 대규모 토목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막대한 부채를 안김과 동시에 유전, 광물, 멸종 위기종의 유전자 등 귀중한 자원을 제공하는 계약에 서명하도록 했다. 경제 암살자가 수수료를 챙기고, 공무원들이 뇌물을 챙기면, 국미은 빚더미와 오염된 국토를 떠안았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224,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그는 'Project Waste Tide'라는 링크를 클릭했다. VPN 서버가 차단된 페이지를 열 수 있다고 확신했다. 추적 결과, 링크된 동영상은 검열 메커니즘을 피하기 위해 지상으로부터 약 400킬 로미터 떨어진 지구 저궤도 우주정거장 서버에 저장되어 있었다. 이름은 아나키.클라우드Anarchy Clowd 였다. VPN 서버는 일반적인 로딩 시간보다 두 배 이상 느렸고, 빈 화면에는 도트 매트릭스 프린터처럼 조금씩 조금씩 텍스트가 쌓이며 정보의 황무지를 채워 갔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235,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스콧이 '웨이스트 타이드 프로젝트'(황조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되는 시점입니다. vpn이 뭔지 찾아보니 '가상 사설망'이라고 하네요. 'Virtual Private Network'. 사용자의 인터넷 트래픽을 암호화해서 대신 전달해주는 중계기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스콧은 그런 vpn 서버를 이용해 우회해서 차단된 '웨이스트 타이드 프로젝트' 페이지를 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 페이지에 들어갈 때 vpn 서버를 거치고 나와서 내 컴퓨터에 전송할 때도 거치니까 느려지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vpn 사용해서 유튜브나 직구할 때 많이 사용하죠. 중국갈 때는 vpn이 필수라고 알고 있구요.
🌿 3주차 안내 (07.05. 일 ~ 07.11. 토): 10~14장 안녕하세요, 『웨이스트 타이드』 읽기 3주차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2주차(4~9장)는 실리콘섬을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와 아픈 현실들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운 한 주였던 것 같습니다. 여러 분들이 책을 읽어가면서 나눠주신 배경지식과 자료들 덕분에 소설이 훨씬 풍성하게 읽혔습니다. 함께 읽어서 더 좋았던 한 주였어요. 감사합니다! 3주차부터는 미미에게 있었던 일과 '미미-메카'의 이야기, 그리고 리원 등 쓰레기인간들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3주차에 들어가면서 이야기 나눠봤으면 하는 질문들을 생각해보았습니다. 편하게 이야기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 미미가 '메카'와 하나가 되는 장면에서 어떤 기분으로 읽으셨나요? 그냥 통쾌한 복수 이상으로 다가온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이었을까요? * 스콧이 사실은 '경제 암살자'였다는 걸 알고 나서, 그 인물에 대한 느낌이 좀 달라지셨나요? 나쁜 짓을 하면서도 나름의 신념(?)에 갇혀 있는 인물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 '전쟁은 시작되었다’라고 했는데, 리원의 정체와 함께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까요? 리원이 만든 안경이 어떤 역할을 할지 등. * 여기까지 읽으면서 실리콘섬이라는 공간 자체가 마치 하나의 살아있는 인물처럼 느껴진 순간이 있으셨나요?
미미나 그 이전의 아이가 물리적으로 메카랑 움직임을 동기화하는 게 잘 상상은 안 되지만, 에반게리온;;;이나 슈퍼그랑죠;;; 정도로 상상하면서 읽었습니다. 메카가 '쓰레기'의 일종이었고 미미도 '쓰레기'인간으로 불려온 점을 생각할 때, 결국 '쓰레기'로 인해 쓰레기 섬의 기득권을 유지해 온 사람들이 파멸하는건가...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사실 저는 소설이 너무 재미있어서 첫째주에 다 읽어버렸는데요, 여기 올라오는 게시글들 보면서 기억을 되새기며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나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알게되어 너무 좋네요.
와~ 다 읽으셨습니다?! 짝짝짝!!! 스포일 없는 완독 소감 듣고 싶습니다~ ^^
* 미미가 '메카'와 하나가 되는 장면에서 어떤 기분으로 읽으셨나요? 그냥 통쾌한 복수 이상으로 다가온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이었을까요? 글도 남겼는데 사실 '아니 뭐야..'라는 마음으로 읽었다죠 ㅎㅎㅎㅎ * 스콧이 사실은 '경제 암살자'였다는 걸 알고 나서, 그 인물에 대한 느낌이 좀 달라지셨나요? 나쁜 짓을 하면서도 나름의 신념(?)에 갇혀 있는 인물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예상하고 있었습니다~스콧이 단순한 테라그린의 직원이 아닐거라고. 근데 스콧이 자식을 잃었잖아요~그런데도 여전히 경제 암살자로 일하고 있는 게 의아하긴 합니다. 휴양지에서 사고로 잃었긴 하지만.. 그래도 그런 큰 일을 겪게 되면 사람이 착하게(?) 살 법도 한데 말이죠. * '전쟁은 시작되었다’라고 했는데, 리원의 정체와 함께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까요? 리원이 만든 안경이 어떤 역할을 할지 등. 테라 그린과 세 가문의 구도가 아니라, 쓰레기 인간 vs 토박이의 구도로 흘러 갈까요~? 리원의 진짜 정체가 궁금하기도 합니다. 보통내기가 아닌데 (배짱이나 지식 면에서) 혹시 콴둥의 숨은 조력자나 일원이 아닐런지..? ㅎㅎ * 여기까지 읽으면서 실리콘섬이라는 공간 자체가 마치 하나의 살아있는 인물처럼 느껴진 순간이 있으셨나요? 실리콘 섬 자체가 축소된 미래 세계를 반영하는 것 같아요. 머지않아 우리가 겪게될 지도 모를 세상.
첫주와 둘째 주 분량을 이틀간 독파하면서 일단 진도는 따라 붙였네요 ㅠㅠ 저는 중국의 55개 소수민족 언어가 아니라,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어topolect'(영역자 켄 리우의 노트)인 '차우저우어'를 사용하는 그만큼 오래된 곳의 역사문화적 색채가 에스에프라는 장르 안에서 독특하면서도 기묘하게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백미는 중국 당나라 때로 역사 혹은 전설이 거슬러 올라가는 관조 해변에 3미터의 거대 외골격로봇이 고장난 채로 붙박힌 장면 같네요. 돌아오는 주의 내용도 기대됩니다.
주말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 저도 주중에 많이 못 읽어서 주말에 몰아서 진도 나가느라 바빴습니다. ㅎㅎ 관조 해변과 조점 이야기도 재밌었죠. 실제 인물, 역사와 연결시킨 것도 인상적이었고요. 조석을 가지고 점을 치다니, 사는 곳의 자연환경을 해석하고 활용하는 방법이나 사는 모습은 정말 다양한 것 같습니다.
때가 되지 않아서일 뿐, 언젠가는 반드시 되돌려받는다. 그는 오래된 중국 속담을 떠올렸다. 역사의 보복은 항상 불확실성으로 가득했다. 때로는 인종 전체처럼 넓은 범위로 보복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황무지의 고목을 강타하는 번개처럼, 그래서 고목이 횃불처럼 활활 타올라 밤하늘을 비출 만큼 정밀할 때도 있다. 미미가 바로 수십억 중 한 명 나오는 행운아였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239-240쪽,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선한 의도로 행한 악도 악입니다. 어쩌면 제 마음속에 복수하고자 하는 악이 선으로 위장하여 이 모든 일을 일으켰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254쪽,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1943년 3월 3일, 일본의 구축함 아라시오(荒潮; 황조)호가 비스마르크 해전에서 미군 B-25C 미첼 폭격기(별칭: 채터 박스)에 의해 방향타가 파괴되어 다른 배와 충돌한 후, 결국 뉴기니 핀샤펜 동남쪽 55해리 바다에서 침몰했다. 함장인 구보키 히데오 중령을 제외하고 선상의 생존자 176명은 모두 구조되었다. … 일본의 패전 이후 구보키의 약혼녀 스즈키 세이센은 석사 학위를 위해 미국으로 떠났고 결국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그녀는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952년부터 미군의 지시 에 따라 극비 프로젝트인 '웨이스트 타이드WASTE TIDE'를 이끌었다. 프로젝트 이름은 약혼자가 사망한 함선의 이름을 딴 것이었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242,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2차세계대전, 미국과 군부, 개인적인 복수... 이런 것들이 결합해 '웨이스트 타이드' 프로젝트가 만들어진 거군요. 웨이스트 타이드=아리시오=황조
세계관이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소설입니다 :)
1955년부터 1972년까지 웨이스트 타이드 프로젝트는 메릴랜드에서 사형수 혹은 종신형을 받은 수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생체실험이 다. 프로젝트의 목적은 대량 배치가 가능한 환각 무기를 개발하여 직접 싸우지 않고도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다양한 천연 및 합성 약물을 실험하여 최종적으로 에어로졸 형태로 피부 혹은 호흡기를 통해 흡수되는 3-퀴누클리디닐-벤질레이트, 일명 ONB라 는 물질을 합성해냈다. … ONB는 아세틸콜린의 경쟁적 저해제다. 아세틸콜린은 감각 자극에 대한 반응성을 높이고 학습 기억, 공간 작업 기억, 주의력, 근육 수축, 탐색 행동 및 기타 인지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ONB는 평활근, 외분비선, 자율신경절, 대뇌의 시냅스에서 발견 되는 무스카린 수용체에 작용하여 수용체에 도달하는 아세틸콜린의 농도를 효과적으로 낮추고, 동공 확장, 심박수 감소, 피부 홍조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 혼수상태, 운동실조, 시공간 감각 상실, 기억력 장애, 현실과 환상 혼동, 비합리적 공포, 혹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반자동적 행동(탈의, 혼잣말, 뽑기, 긁기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243-244,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카이종은 실리콘섬에 다시 간다고 했을 때, 아버지가 해 준 말이 떠올랐다. “그래, 그곳이 네 고향인데 가 봐야지. 하지만 너무 가까이는 가지 말아라. 그래야 더 잘 보이니까.”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53p,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경제 암살자가 수수료를 챙기고, 공무원들이 뇌물을 챙기면, 국민은 빚더미와 오염된 국토를 떠안았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10장에 미미 뇌 사진 설명해주는 부분, 사진으로 보면 좋겠어요 ㅜ.ㅜ 글로만 읽으니 머릿속에 시각화가 잘 되지 않네요. 아 꼭 영화로 만들어 졌으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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