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렛 요한슨 나왔던 공각기동대가 하도 욕을 먹어서 보기 싫었는데 보긴 했어요. 고백하자면, 원작 '공각기동대'의 명성만 숱하게 듣고 보지 않아서인지 전 영화도 뭐 그렇게 나쁘진 않았어요. 원작의 어디가 훼손된지를 알아야 비판을 할텐데 무지랭이라..
근데 <웨이스트 타이드>는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재미있어지네요! 아 가슴 뛰어~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
D-29

꽃의요정

르구인
공각기동대는 오리지널이 최고죠. ^^
그래도 실사 영화로 보는 것도 저는 좋았어요.
<웨이스트 타이드>는 뒤쪽으로 가면 서 액션이 아주 내달리는 느낌입니다! 영화같아요. ㅎㅎ

탱구밤이엄마
루시!! 너무 찰떡이에요

르구인
“ "평소대로라면 그들은 우리 통신선을 감시할 거야. 그리고 길모퉁이마다 전방위 스마트 CCTV를 가동하고, 비디오 피드를 통해 우리 입 모양을 분석하는 등 쓰레기인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겠지. 실리콘섬은 저속구역이지만 분명 전용 데이터 회선을 갖고 있을 거야.
"내가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었어. 통제되는 바이러스 같은 건데, 활성화되었을 때 안경 두 쌍이 반 미터 내에만 있으면 다른 안경의 공유 설정을 깰 수 있고, 지정된 동영상 정보를 포함해서 자기 안경을 복제해서 보낼 수 있어. 앞으로 며칠 동안 우리는 입과 귀 대신 눈을 통해서 의사소통할 거야. 너희가 거울을 보고 말하는 모습이나 수상한 광경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퍼뜨릴 수 있어. 무슨 말인지 알겠어?"
젊은이들은 한동안 생각하더니, 천상의 신이라도 되는 듯 경 외심 가득한 눈빛으로 리원을 바라보았다. ”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200,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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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구인
실리콘섬이 저속구역인 이유가 나중에 나올 겁니다. (앞에 안 나왔죠? 제가 놓쳤나 해서요. ^^;)
'쓰레기 인간'이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단거리 통신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니, 곤충이 뿜어내는 페로몬 같은 것이 연상되네요. 힘없는 개인들을 개미에 종종 비유하기도 하는 걸 생각하면 상징적이기도 하고요.

르구인
“ "예를 들면," 린 주임은 초조함을 억누르려는 듯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테라그린은 언제나 세 가문을 장애물로 생각할 뿐 때로는 일부 가문과 동맹하여 다른 가문을 견제하는 분할통치 전략을 사용하지 못합니다. 테라그린은 항상 정부가 강력한 행정명령을 내리기를 원하지만, 전거지김, 즉 뒤집힌 앞수레를 보고 얻는 교훈이 있었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음을 모릅니다. 테라그린은 환경보호와 생산성을 명목으로 실리콘섬을 설득하려 하지만 로봇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환경친화적일 수 있다는 건 모르는 듯합니다. 토박이들은 잉여 노동자들이 어떻게 될지, 사회 불안 요소가 되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계속 귀치다오 환경부 장관 이야기를 꺼내는데..."
"아?" 스콧이 자세를 고쳐 앉았다.
"당신네 데이터베이스가 항상 전능한 건 아닌 것 같군요. 당신 컴퓨터에서 데이터를 빼내려고 했던 청년은 급진주의 환경 단체 ‘콴둥'의 일원입니다. 콴둥의 설립자 궈치더는 커치다오 장관의 쌍둥이 동생이죠. 그러니 모 든 일에 섣불리 결론 내리지 마세요. 중국에서는 흔히 '의논해서 결정하고, 그후에 움직이라’고 합니다.” ”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209,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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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구인
“ 그들은 우리를 '쓰레기인간'이라고 부른다. 쓰레기는 더럽고, 열등하고, 하찮고, 쓸모없지만 어디에나 있다. 그들은 매일 쓰레기를 만들며 그들은 쓰레기인간 없이 살 수 없다.
그들은 우리가 작업장, 폐수 웅덩이, 소각장, 버려진 들판에 갇혀 있다고 생각하지만, 틀렸다. 우리는 호텔 보안실, 식당 주방, 병원 멸균실에도 존재한다. 그들이 마시는 깨끗한 물, 운전하는 차,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는 아가씨들, 베이비시터까지, 그들이 몸을 더럽히고 싶지 않아 하는 모든 장소가, 우리 쓰레기인간이 생계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일터다. 그들은 정말로 우리를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들이 미미를 잡아갔을 때, 우리는 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들의 위세에 이미 길들었다. 쓰레기 취급을 받으며 굴욕과 폭력을 당하고, 이용당한 후 버려지고, 소리 없이 사라지 는 일에 익숙해져 있다. 우리는 구타, 담배로 지지기, 물고문, 절단, 강간, 전기 충격, 생매장 등 이 소녀에게 가해진 모든 고문을 상상할 수 있었다.
다만 우리는 다음 차례가 우리가 아니기를 기도할 뿐이다.
그러나 그녀는 살아서 돌아왔다. 비 오는 밤, 벌거벗고 상처투성이의 몸으로, 붉은 피를 흘리며 쓰레기인간들로 가득한 마을과 길거리를 통과했다. 좀비처럼. 하지만 모든 목격자에게 그들 또한 미래의 좀비에 불과함을 일깨워 주었다. 그녀는 영매처럼 신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인간은 존재 자체만을 위해서 사는 게 아니라는 것을.
전쟁은 시작되었다. ”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211,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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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구인
“ 두 달 전, 저희 콴둥 조직은 미국 뉴저지항에서 출발해 홍콩 콰이칭을 거쳐 실리콘섬으로 가는 컨테이너선에 고위험 바이러스에 감염된 의체 폐기물이 섞였다는 첩보를 입수했습니 다. 저희 판단으로는 SBT의 춘계 재활용 프로젝트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는 사물인터넷 RFID 태그를 통해 컨테이너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여 선박이 콰이칭에 입항하기 전에 이를 차단하고 진실을 대중에게 알리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사고로 저희는 어쩔 수 없이 작전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창푸호의 화물은 하역 후 중국 내륙 각지로 운송되며, 더 이상 기술적으로 추적할 방법이 없습니다만, 문제 되는 폐기물들이 지금 실리콘섬에 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습니다. 스콧 브랜들 씨, 당신이 저희의 이유입니다. ”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223,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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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구인
“ 구원에는 희생이 따른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는 이러한 신앙고백으로 자신을 설득했다. 그는 에너지 전문가, 금융 분석가, 환경 연구원, 인프라 엔지니어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거대 재벌 혹은 다국적 기업에 고용되어 굶주린 사냥꾼처럼 제3세계 국가들을 누볐다. 아마존의 열대우림에서 모잠비크 초원, 인도 남부의 지옥 같은 빈민가, 동남아시아의 풍요로운 해변까지, 그들은 두 자릿수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 그리고 현지 정부가 가장 중요시하는 사회적 안정이라는 멋진 비전을 제시했다. 그들은 현지인들에게 산업 단지, 발전소, 깨끗한 물, 공항을 제공해 거짓으로 신뢰를 쌓았다. 현지인들은 공장으로 몰려들었고 그들의 부모가 버는 돈보다 낮은 임금을 받으며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일에 투입되어 로봇처럼 뼈빠지게 일했다.
세상은 원래 다 그렇게 돌아가니까요. 스콧은 심문실에서 청년이 수갑을 찬 채 말했던 진실을 떠올렸다.
경제 암살자들은 첨단기술, 대출 완화, 유리한 구매 조건 등 달콤한 미끼를 던지며 ‘발전’과 ‘공동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지방정부와 계약을 체결하여 대규모 토목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막대한 부채를 안김과 동시에 유전, 광물, 멸종 위기종의 유전자 등 귀중한 자원을 제공하는 계약에 서명하도록 했다.
경제 암살자가 수수료를 챙기고, 공무원들이 뇌물을 챙기면, 국미은 빚더미와 오염된 국토를 떠안았다. ”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224,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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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구인
“ 그는 'Project Waste Tide'라는 링크를 클릭했다. VPN 서버가 차단된 페이지를 열 수 있다고 확신했다. 추적 결과, 링크된 동영상은 검열 메커니즘을 피하기 위해 지상으로부터 약 400킬 로미터 떨어진 지구 저궤도 우주정거장 서버에 저장되어 있었다. 이름은 아나키.클라우드Anarchy Clowd 였다. VPN 서버는 일반적인 로딩 시간보다 두 배 이상 느렸고, 빈 화면에는 도트 매트릭스 프린터처럼 조금씩 조금씩 텍스트가 쌓이며 정보의 황무지를 채워 갔다. ”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235,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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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구인
스콧이 '웨이스트 타이드 프로젝트'(황조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되는 시점입니다.
vpn이 뭔지 찾아보니 '가상 사설망'이라고 하네요. 'Virtual Private Network'. 사용자의 인터넷 트래픽을 암호화해서 대신 전달해주는 중계기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스콧은 그런 vpn 서버를 이용해 우회해서 차단된 '웨이스트 타이드 프로젝트' 페이지를 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 페이지에 들어갈 때 vpn 서버를 거치고 나와서 내 컴퓨터에 전송할 때도 거치니까 느려지는 것 같습니다.

탱구밤이엄마
한국에서도 vpn 사용해서 유튜브나 직구할 때 많이 사용하죠. 중국갈 때는 vpn이 필수라고 알고 있구요.

르구인
🌿 3주차 안내 (07.05. 일 ~ 07.11. 토): 10~14장
안녕하세요, 『웨이스트 타이드』 읽기 3주차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2주차(4~9장)는 실리콘섬을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와 아픈 현실들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운 한 주였던 것 같습니다.
여러 분들이 책을 읽어가면서 나눠주신 배경지식과 자료들 덕분에 소설이 훨씬 풍성하게 읽혔습니다. 함께 읽어서 더 좋았던 한 주였어요. 감사합니다!
3주차부터는 미미에게 있었던 일과 '미미-메카'의 이야기, 그리고 리원 등 쓰레기인간들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3주차에 들어가면서 이야기 나눠봤으면 하는 질문들을 생각해보았습니다. 편하게 이야기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 미미가 '메카'와 하나가 되는 장면에서 어떤 기분으로 읽으셨나요? 그냥 통쾌한 복수 이상으로 다가온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이었을까요?
* 스콧이 사실은 '경제 암살자'였다는 걸 알고 나서, 그 인물에 대한 느낌이 좀 달라지셨나요? 나쁜 짓을 하면서도 나름의 신념(?)에 갇혀 있는 인물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 '전쟁은 시작되었다’라고 했는데, 리원의 정체와 함께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까요? 리원이 만든 안경이 어떤 역할을 할지 등.
* 여기까지 읽으면서 실리콘섬이라는 공간 자체가 마치 하나의 살아있는 인물처럼 느껴진 순간이 있으셨나요?

모시모시
미미나 그 이전의 아이가 물리적으로 메카랑 움직임을 동기화하는 게 잘 상상은 안 되지만, 에반게리온;;;이나 슈퍼그랑죠;;; 정도로 상상하면서 읽었습니다. 메카가 '쓰레기'의 일종이었고 미미도 '쓰레기'인간으로 불려온 점을 생각할 때, 결국 '쓰레기'로 인해 쓰레기 섬의 기득권을 유지해 온 사람들이 파멸하는건가...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사실 저는 소설이 너무 재미있어서 첫째주에 다 읽어버렸는데요, 여기 올라오는 게시글들 보면서 기억을 되새기며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나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알게되어 너무 좋네요.

르구인
와~ 다 읽으셨습니다?! 짝짝짝!!!
스포일 없는 완독 소감 듣고 싶습니다~ ^^

탱구밤이엄마
* 미미가 '메카'와 하나가 되는 장면에서 어떤 기분으로 읽으셨나요? 그냥 통쾌한 복수 이상으로 다가온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이었을까요?
글도 남겼는데 사실 '아니 뭐야..'라는 마음으로 읽었다죠 ㅎㅎㅎㅎ
* 스콧이 사실은 '경제 암살자'였다는 걸 알고 나서, 그 인물에 대한 느낌이 좀 달라지셨나요? 나쁜 짓을 하면서도 나름의 신념(?)에 갇혀 있는 인물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예상하고 있었습니다~스콧이 단순한 테라그린의 직원이 아닐거라고.
근데 스콧이 자식을 잃었잖아요~그런데도 여전히 경제 암살자로 일하고 있는 게 의아하긴 합니다.
휴양지에서 사고로 잃었긴 하지만.. 그래도 그런 큰 일을 겪게 되면 사람이 착하게(?) 살 법도 한데 말이죠.
* '전쟁은 시작되었다’라고 했는데, 리원의 정체와 함께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까요? 리원이 만든 안경이 어떤 역할을 할지 등.
테라 그린과 세 가문의 구도가 아니라, 쓰레기 인간 vs 토박이의 구도로 흘러 갈까요~?
리원의 진짜 정체가 궁금하기도 합니다. 보통내기가 아닌데 (배짱이나 지식 면에서) 혹시 콴둥의 숨은 조력자나 일원이 아닐런지..? ㅎㅎ
* 여기까지 읽으면서 실리콘섬이라는 공간 자체가 마치 하나의 살아있는 인물처럼 느껴진 순간이 있으셨나요?
실리콘 섬 자체가 축소된 미래 세계를 반영하는 것 같아요. 머지않아 우리가 겪게될 지도 모를 세상.
reddy
첫주와 둘째 주 분량을 이틀간 독파하면서 일단 진도는 따라 붙였네요 ㅠㅠ 저는 중국의 55개 소수민족 언어가 아니라,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어topolect'(영역자 켄 리우의 노트)인 '차우저우어'를 사용하는 그만큼 오래된 곳의 역사문화적 색채가 에스에프라는 장르 안에서 독특하면서도 기묘하게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백미는 중국 당나라 때로 역사 혹은 전설이 거슬러 올라가는 관조 해변에 3미터의 거대 외골격로봇이 고장난 채로 붙박힌 장면 같네요. 돌아오는 주의 내용도 기대됩니다.

르구인
주말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 저도 주중에 많이 못 읽어서 주말에 몰아서 진도 나가느라 바빴습니다. ㅎㅎ
관조 해변과 조점 이야기도 재밌었죠. 실제 인물, 역사와 연결시킨 것도 인상적이었고요. 조석을 가지고 점을 치다니, 사는 곳의 자연환경을 해석하고 활용하는 방법이나 사는 모습은 정말 다양한 것 같습니다.

향팔
“ 때가 되지 않아서일 뿐, 언젠가는 반드시 되돌려받는다. 그는 오래된 중국 속담을 떠올렸다. 역사의 보복은 항상 불확실성으로 가득했다. 때로는 인종 전체처럼 넓은 범위로 보복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황무지의 고목을 강타하는 번개처럼, 그래서 고목이 횃불처럼 활활 타올라 밤하늘을 비출 만큼 정밀할 때도 있다.
미미가 바로 수십억 중 한 명 나오는 행운아였다. ”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239-240쪽,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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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선한 의도로 행한 악도 악입니다. 어쩌면 제 마음속에 복수하고자 하는 악이 선으로 위장하여 이 모든 일을 일으켰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254쪽,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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