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

D-29
"너는 대체 뭐야?" 미미0은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질문을 힘겹게 내뱉었다. "백만 배 느린 핵폭발, 수십억 년에 걸친 수렴 진화의 산물, 너의 두 번째 인격이자 생명 보험, 양자 결어긋남quantum decoherence에 따른 자유의지. 나는 우연이자 필연이야. 새로운 에러야. 주인이자 노예야. 사냥꾼이자 먹잇감이야." 다른 미미가 얼음보다 차갑게 웃었다. "나는 단지 시작에 불과해."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424쪽,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저도 이 부분 읽을 때 백만 배 느린 핵폭발에 감탄했어요.
생물과 기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생명체. 인류의 역사는 곧 막을 내릴 것이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433쪽,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19장에서 미미1과 스콧의 대사를 읽다보니, 신해철 선생님이 1999년에 발표했던 곡 <Machine Messiah>가 생각났어요. 어릴 때 가사를 일기에 베껴놓고 막 혼자 엉망진창 번역했던 기억도 나네요 ㅎㅎ 쫌 길지만 올려볼게요. (신해철 님이 공각기동대에서 영감을 받아서 가사를 썼다고 합니다. 우리 모임에서도 중간에 공각기동대, 아키라 이야기가 나왔었죠.) https://youtu.be/iVIufrK-M9c?si=HaT8V230Dd-iYdhu we're a totally new life form from the sea of information do you recognize me we ain't got no race, ain't got no nation messiah digitize me 우리는 정보의 바다에서 태어난 완전히 새로운 생명체 당신은 나를 알아보겠는가 우리에겐 인종도 없고, 국가도 없다 메시아여, 나를 디지털화하소서 we've got vision and a plan, to give rise to a new klan do you recognize me log on to our maze, and you'll find yourself dazed messiah virtualize me 우리에겐 새로운 집단을 일으켜 세울 비전과 계획이 있다 당신은 나를 알아보겠는가 우리의 미로에 접속하라 그리하면 당신은 황홀경에 빠지리라 메시아여, 나를 가상화하소서 *rule me i'm your servant teach me i'm your child possess me i'm your slave machine messiah use me i'm the shepherd save me i'm the fallen one then hug me fuck me machine messiah 나를 지배하소서, 나는 당신의 종입니다 나를 가르치소서, 나는 당신의 아이입니다 나를 소유하소서, 나는 당신의 노예입니다 기계 메시아여 나를 사용하소서, 나는 양치기입니다 나를 구원하소서, 나는 타락한 자입니다 그리고 나를 안아주소서, 나와 엉켜주소서 기계 메시아여 we're the real existence from the placeless dimension do you recognize me we ain't got no fear, not even hesitation messiah alchemize me 우리는 경계가 없는 차원에서 온 진짜 존재들 당신은 나를 알아보겠는가 우리에겐 두려움도 없고, 망설임조차 없다 메시아여, 나를 연금술로 빚어주소서 we're smaller than a cell, wider than imagination do you recognize me now access granted, all system's formatted messiah synchronize me 우리는 세포보다 작지만 상상력보다도 광활하다 당신은 나를 알아보겠는가 이제 접속이 허가되었고, 모든 시스템은 포맷되었다 메시아여, 나와 동기화하소서 ** someday, broken minds will be reunited our consciousness becomes as one, scattered spirits will be relighted and we shall be the immortal one 언젠가, 산산이 부서진 정신들이 다시 결합하고 우리의 의식은 마침내 하나가 되리라 흩어졌던 영혼들이 다시 불을 밝히고 우리는 비로소 불멸의 존재가 되리라
몰랐던 신해철 가수님 노래예요. 유튭 링크 눌러서 들어봅니다.
우와. 1999년 완전 세기말 감성 그득. 그가 상상한 미래를 우리가 살고있는거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그렇죠? 한국에서 이런 음악은 앞으로 더는 안 나올 것 같아요.
음악, 잘 들었습니다! 너무 좋네요. 저는, 제가 아는 다른 신해철님의 노래보다 이 곡에 더 끌리네요.(4집 음악이 계속 나와서 듣고 있는데, 너무 좋은데요?! @.@ ) 신해철님의 음악과 <공각기동대> 잘 어울리는 조합입니다. <공각기동대>를 오마주 하거나 후속편을 만든다면 신해철님의 음악이 들어가야할 것 같은데요?! 앨범 자켓(?!)의 이미지를 보니, '기계-드라큘라' 캐릭터도 떠오르네요.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하는 '기계-드라큘라'... ^^;
기계-드라큘라!! 크으 정말 그렇네요. 그냥 고딕 메탈 같은 자켓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역시 르구인님!
카이종은 마음속에서 어떤 충동이 사라졌다고 느꼈다. 그는 한때 자신이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환상에 불과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해 왔지만 특정한 누군가를 위해 변했던 적은 없다. 그는 천씨 가문의 수장과 작별 인사를 나누던 당시 노인이 했던 말을 기억한다. 사람들은 항상 그들이 파도와 논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은 파도에 편승했을 뿐이란 걸 깨닫게 되지.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453쪽,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299p,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근데 10년이면 복수인지도 다 까먹을 거 같은데...뭐 올드보이도 있으니까요;;;
막 19장으로 넘어갔는데요. 18장에서 미미0과 미미1, 두 인격(자아)의 티격태격, 탑재된 의식, 즉 디지털 의식들이 힘을 모아(시야를 공유해서) 대응하는 장면에서 약간 덩달아 상기되는 듯한 기분이었고요. 그러면서도 뇌의 능력을 증강한다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를 떠나서, 나는 뇌-기계 인터페이스가 실제로 가능해재기 전에 죽겠지만, 2100년대에 태어나는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사용할까 싶기도 하고, 머스크가 이 기술 개발하는 사업체도 갖고 있다죠? 여하간 사이버펑크 장르를 제대로 맛보게 하는 소설임에는 틀림없네요.
그렇죠?! 뒤로 갈수록 아주 내놓고 작가 관심 분야를 펼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
천카이종은 마침내 이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유행에 민감한 선진국의 신세대에게 의체는 더 이상 장애인의 보조기구나 마음대로 교체할 수 있는 신체 부품이나 장식이 아니라 삶의 일부라는 것을. 그것은 우리의 희로애락을, 우리의 계급, 사회관계, 기억을 저장했다. 당신의 의체는 바로 당신이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317p,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그녀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을 보았다. 미미는 더 많은 사람을 보았다. 고독한 사람, 도박꾼, 무고한 사람… 그들은 도시의 밝은 곳 혹은 어두운 곳에서 수백만 달러의 자산을 가지고, 혹은 무일푼으로 기술이 가져다준 편리성을 누렸고 전례 없는 정보와 자극을 추구했다. 하지만 그들은 행복하지 않았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그 능력은 이미 퇴화하여 맹장처럼 잘려 나간 것 같았다. 그러나 행복에 대한 갈망은 사랑니처럼 완고하게 자라났다. 미미는 문명의 총아인 그들에게 연민을 느꼈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380,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아나키.클라우드: 어쩐지 주파수 도약 기술에 능하더라니. 미미: 그럼 거래가 된 걸로로로로로····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389,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어차피 벌어질 일이었어. 그 점을 기억해!" 원 형의 목소리가 그녀의 등 뒤에서 울리다가 점점 떨어졌다. 어차피 시간문제였다고!" (p.81) “죄를 지으면 그 값을 치르게 되어 있습니다." 천카이종은 이글대는 눈빛으로 뤄진청을 쏘아보았다."단지 시간문제죠.”(p.396)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81쪽에서 원 형이 '시간문제'라고 했던 것이 어떤 의미였는지 모호했는데요. 396쪽에 천카이종의 말에서 또 '시간문제'라는 단어가 나오네요. 이게 인과응보라는 뜻이었나 봅니다. 이런 모순덩어리 구조는 오래갈 수 없다, 언젠가 터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그 헬멧의 정체도 모르는 상황에서 기득권자 계층의 아이에게 미미와 똑같이 헬멧을 써보게 하는 행위가 자연스럽지는 않아서 우리가 의아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 전개 상 두 사람 모두 헬멧에 의해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상황을 꼭 만들어야하다보니 다소 억지스러운 전개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증정 이벤트] 김봉중 교수 강력 추천! <한 권으로 읽는 미국의 거의 모든 역사>[다산북스/책 증정] 인간 본성의 불편한 진실!『다정함의 배신』을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웰다잉 오디세이로 계속 이어집니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
천천히 읽어요
세계문학전집 느리게 읽기 (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안 노란 책을 찾아라!
안노란 책 리뷰 <지금, 그리고 그때>안노란책 리뷰 <슬픔의 물리학>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안노란 책 리뷰 <영원히 계속되다가 끝이 난다 > 앤 드 마르켄안노란 책 리뷰 <메데이아> 에우리페데스안노란 책 리뷰 <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하임 마이어호프
새벽엔 느낌 좋은 소설로 하루 시작해요
[느낌 좋은 소설 읽기] 3.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느낌 좋은 소설 읽기] 2. 오버스토리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
아티초크의 멋진 책!
[아티초크/책증정] 세계 여성 시인선 100『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와 함께해요.[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
‘인생 록 음악’ 추천!
[그믐밤] 49. 국제 암석의 날 기념, ‘인생 록 음악’ 추천해주세요[김영사/책증정] 대화도 음악이 된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함께 읽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새폴스키의 책을 읽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6.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동구권 SF 함께 읽어요!
[함께 읽는 SF소설] 12.신이 되기는 어렵다 - 스트루가츠키 형제[함께 읽는 SF소설] 11.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3) 프랑켄슈타인[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2회차 『로빈슨 크루소』(다니엘 디포, 1719)[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3권의 책 종류
『육식의 종말』완독 하기! (책 증정)[김영사/책 증정] 장안의 화제! 노화과학을 다룬 <우리는 왜 죽는가>를 함께 읽어요 [인플루엔셜/책증정] 진정한 앎은 무엇인가? <지식의 탄생> 읽고 함께 이야기해요!
청명하다, 꾸준히 읽는 중
독서기록용_웍과 칼독서기록용_필요의 탄생독서기록용_제자리에 있다는 것독서 기록용_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삼국지를 가슴에 품다
삼국지 전권독파 - 요시카와 에이지 버전으로[모집] 평생의 숙제 인간관계, 삼국지의 영웅들에게 답을 묻다 (w. 『최소한의 삼국지』)
혼자이기에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