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

D-29
그렇죠?! 뒤로 갈수록 아주 내놓고 작가 관심 분야를 펼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
천카이종은 마침내 이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유행에 민감한 선진국의 신세대에게 의체는 더 이상 장애인의 보조기구나 마음대로 교체할 수 있는 신체 부품이나 장식이 아니라 삶의 일부라는 것을. 그것은 우리의 희로애락을, 우리의 계급, 사회관계, 기억을 저장했다. 당신의 의체는 바로 당신이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317p,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그녀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을 보았다. 미미는 더 많은 사람을 보았다. 고독한 사람, 도박꾼, 무고한 사람… 그들은 도시의 밝은 곳 혹은 어두운 곳에서 수백만 달러의 자산을 가지고, 혹은 무일푼으로 기술이 가져다준 편리성을 누렸고 전례 없는 정보와 자극을 추구했다. 하지만 그들은 행복하지 않았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그 능력은 이미 퇴화하여 맹장처럼 잘려 나간 것 같았다. 그러나 행복에 대한 갈망은 사랑니처럼 완고하게 자라났다. 미미는 문명의 총아인 그들에게 연민을 느꼈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380,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아나키.클라우드: 어쩐지 주파수 도약 기술에 능하더라니. 미미: 그럼 거래가 된 걸로로로로로····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389,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어차피 벌어질 일이었어. 그 점을 기억해!" 원 형의 목소리가 그녀의 등 뒤에서 울리다가 점점 떨어졌다. 어차피 시간문제였다고!" (p.81) “죄를 지으면 그 값을 치르게 되어 있습니다." 천카이종은 이글대는 눈빛으로 뤄진청을 쏘아보았다."단지 시간문제죠.”(p.396)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81쪽에서 원 형이 '시간문제'라고 했던 것이 어떤 의미였는지 모호했는데요. 396쪽에 천카이종의 말에서 또 '시간문제'라는 단어가 나오네요. 이게 인과응보라는 뜻이었나 봅니다. 이런 모순덩어리 구조는 오래갈 수 없다, 언젠가 터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그 헬멧의 정체도 모르는 상황에서 기득권자 계층의 아이에게 미미와 똑같이 헬멧을 써보게 하는 행위가 자연스럽지는 않아서 우리가 의아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 전개 상 두 사람 모두 헬멧에 의해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상황을 꼭 만들어야하다보니 다소 억지스러운 전개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sf라는 장르가 구미 문화에서 뿌리는 두고 있어서 주로 영미권 sf 읽으면서 sf의 진미는 영미 sf에서 맛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웨이스트 타이드> 읽으면서 이런 선입견 깬 것 같아요. '집 없는 개' 같은 표현도 익숙하고, 1부 초반의 고급 차, 다도 장면, 속을 알 수 없는 중국인(오리엔탈리즘이라고 역자 후기에서 서술하는) 등이요. 결말의 미미를 보면 속편이 써지면 좋겠는데 말이죠...
정말 속편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 작품이 3부작의 1부라고 하니까 기대가 됩니다. 아직도 2부가 안 나오고 있으니 어찌 될지는 모르겠지만…. @탱구밤이엄마 님 말씀처럼 영화로 만들어져도 재밌을 것 같고요.
작가 홈페이지(https://www.chenqiufan.com/) 살짝 보고 왔는데, (보기 불편하게 개편되었네요), 속편의 속 자도 없네요. ^^;
@.@ 작가 홈페이지가 엄청 화려하네요.. 눈이 뱅글뱅글... ^^;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가요?! @.@ 시리즈로 계획하고 있는 줄은 몰랐네요. 어떤 속편이 나올지 정말 궁금하네요. 스케일이 확~ 커질 것 같기도 합니다.
책 앞날개에 써있더라고요. 근데 @reddy 님께서 알려주신 것처럼 속편이 나올 기미는 아직 없는가 봅니다. (아숩..)
앗! 등잔 밑이 어두웠군요! ㅎㅎ 천추판 위키항목을 보니 단편이 많고, 장편은 이 소설과 『AI 2041: Ten visions for our future』(AI 2041:預見10個未來新世界) (2021)가 있네요. 『웨이스트 타이드』가 첫 장편인가 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Chen_Qiufan#Selected_works
네, 여러 분위기가 다채롭게 잘 섞여 있고, 중국 분위기와 기술이 절묘하게 엮여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앞에서 여러 분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영화 제작을 염두에 둔듯 액션 장면이 많기도 하고요.^^;
저도요. 삼체 이후 두 번째 읽는 중국 SF인데 기대 이상이었어요!!!
당신이 필요하고 그곳의 주민들도 당신이 필요할 겁니다. 그 섬에 사람이 삽니까? 천카이종이 물었다. 저희도 모릅니다. 하지만 화성처럼 적막하지 않다는 건 분명해요. 그렇게 카이종은 바다로 돌아갔다. 몸이 계속 흔들려서 토할 것 같았지만 그 또한 중독된 것처럼 익숙해졌다. 쓰레기섬들은 단순히 해류에 떠다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해류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이용해서 콴둥 조직과 마치 고양이와 쥐잡기 놀이를 별이는 것 같았다. 카이종과 선원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본부의 지시에 따라 이 바다, 저 바다를 따라다녔다. 조건이 약간만 바 뀌어도 무수한 추측이 쏟아져 나왔고, 추론의 연쇄는 터무니없 는 결론에 도달했다. … 해수면에 드리운 짙은 안개는 소용돌이치는 우유 잔에 코코아 버터를 부은 것처럼 고르지 않게 녹아내렸다. 천카이종은 뱃 머리에 올라 그 거대한 구조물이 안개 속에서 튀어나오는 괴물처럼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 물체는 점점 단단해 지고 또렷해졌고 섬뜩한 위압감을 드리우며 배 쪽으로 다가왔다. 하늘에는 옅은 푸른색 호광이 불안하게 번뜩이기 시작했다. 쓰레기의 섬. 상륙할 때가 되었다. 그는 자신에게 말했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454-455,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속편 소식은 없지만, 만일 만든다면 쓰레기섬에서 새로운 존재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이지 않을까요? 배경은 바다 한가운데의 쓰레기 섬, 주인공은 천카이종, 그리고 미미의 흔적들을 찾아가는 여정?!
르구인님께서 수집해주신 문장을 보고, 유튜브에 쓰레기섬을 검색하다가 알게 됐는데요. 태평양을 떠다니는 거대한 쓰레기섬을 정식 국가로 인정해 달라는 캠페인이 있었군요. ‘태평양의 쓰레기섬이 어마어마하게 커져가는데 각 나라 정부들은 손을 놓고 있다. UN 환경 조약에 따르면 모든 회원국은 다른 회원국의 환경 위기에 협조해야 한다. 그러니 쓰레기섬을 정식 국가로 승인해 달라. 그래야 다른 나라들이 의무적으로 쓰레기를 치울 것 아니냐.’ 이런 취지였나 봅니다. 전 세계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쓰레기 섬의 '시민'으로 등록했고, 여권, 국기, 우표랑 화폐도 발행했다네요. 화폐에는 플라스틱에 고통받는 해양 생물이 그려져 있다고 해요. https://www.youtube.com/watch?v=FzXSsnFNAj0 Trash Isles: LADbible Claims The World's First Country Made Of Trash (LADbible) https://youtu.be/JYw38XNYzVo?si=Pa5EtkjsFXVL75Yw 쓰레기로 만든 국가?!
아, 정말 감사합니다! 영상도 찾아주셔서 너무 잘 봤어요. 우리 문명이 저지르는 일들이 인류 스스로에게도 위협이 되지만, 다른 생명들과 지구 자체에 끼치는 악영향의 규모와 종류도 너무 크고 다양해서, 이 일을 어떻게 하나... 종종 가슴이 갑갑해져옵니다. 그런데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하나씩 앞서서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걸 보면 정말 놀랍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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