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

D-29
옛날 같았으면 카이종은 벌써 적자생존에 관해 한바탕 연설을 시작해 발전소의 존재가 해파리 개체군의 전반적인 진화를 촉진한 덕분에 후손들이 환경에 더 민첩하게 적응하고 반응하여 번식력을 높였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카이종은 침묵했다. 그의 앞에 있는 어린 여자가 바로 이런 생각의 희생자였다. 그녀들은 '경제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공해와 독극물, 현지 토박이들의 편견과 착취에 시달리고 심지어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타향에서 객사할 수도 있었다. 설령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이 모든 게 당신과 자녀들의 행복을 위해서라고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104쪽,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긴 인류 역사에 거듭 회자되는 사상이 하나 있다. 우주의 숨은 질서에 대한 헌신, 그리고 세상의 자연적 평형에 대한 맹목적 믿음이다. 신은 그의 자녀들에게 공평하고 하늘의 원칙은 남아도는 것을 빼앗아 부족한 곳을 채운다.* 운명은 스스로 정한 바가 있다. 사람들은 현실에서 불공평한 부분을 발견하면 가능한 한 모든 증거를 찾아내 스스로를 위로하려 했다. 하늘이 그들에게 지위, 부, 미모, 재능, 건강을 주었다면 분명 다른 무언가를 대가로서 취했을 것 같았다. 그런 증거들을 도저히 찾을 수 없을 때 사람들은 '윤회'라는 이론을 발명하여 완벽한 등가를 이루는 시간 단위를 무한대로 늘렸다. 카이종은 과거에 이런 운명의 보존법칙을 비웃곤 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그러한 이론이 필요한 건, 그것이 사실이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제한된 삶에 위안을 주어서일 것이다. * 기원전 6세기 철학자 노자의 『도덕경』 제77장 천도天道에 나오는 내용이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109쪽,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지금 8장 읽고 있는데 몰입+이해가 안돼서 두번째 읽는 중입니다 ㅠㅠ
8장이 아니라 7장이네요^^;;ㅎㅎ
7장과 8장에서 미미에게 일어나는 일은 해당 장만 읽어서는 이해가 안되는게 당연한 것 같습니다. 전 9장까지 읽었는데 아직도 7장과 8장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이 안 나오네요. 헬멧을 통해 감염된 바이러스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 정도만 드는데 뒷장들을 더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아니... 9장까지 가셨어요?! 저는 너무 느리네요. ^^;; 매일 너무 조금씩 읽어가지고... 헬멧을 통해서 감염된 바이러스 때문입니다. 그 바이러스도 뒷역사가 있는데 나중에 내막을 알려줍니다.
ㅎㅎ 벌써 7장이십니까?! @.@ 저도 두 번째 읽는 건데 속도가 느려요.
오촌 형이 집으로 돌아간 후, 뤄진청은 긴 편지를 발견했다. 오촌 형이 차마 직접 말로 할 수 없었던 내용을 쓴 손편지였다. 그는 감정을 통제하지 못할까 두렵기도 하고 뤄진청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말 대신 글을 택했다고 썼다. 뤄진청은 이 구절을 읽고 오촌 형에 대해 품었던 생각에 죄책감을 느꼈다. 모든 것은 필리핀에 미국 회사가 들어오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들은 마닐라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친환경 고무 재활용 처리장의 투자 및 건설을 승인받았다. 기존 고무 처리 공장은 강제로 문을 닫았다. 뤄진청의 오촌 형과 아버지 소유였던 고무 공장은 폐쇄되었고 그들의 자산은 동결되었다. 그들의 기계는 압수당했고 노동자들은 내쫓겼다. 법인 대표였던 오촌 형 의 아버지는 체포되어 감옥에 갇혔으며 가족들은 장기적인 환경 오염'이라는 죄목으로 천문학적인 벌금을 맞았다. 현지 주민들 중 일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현지에 오랫동안 존재했던 반중국 세력에 합세했다. 그들은 중국인 소유의 상점을 부수고 불태우고 약탈했으며 중국인 가족들을 폭력으로 위협했다. 그들은 이 근면한 외부인들이 오랜 시간 축적한 부를 노려 왔다. 이제 '법'과 '환경보호'라는 가치를 내세워 강탈과 폭력을 아무렇지 않게 자행할 명분을 얻었다. 오촌 형은 정부에 몸값을 지불하고 아버지를 감옥에서 빼내기 위해 뤄진청에게 돈을 구걸하러 왔던 것이다. 그러고 나면 온 가족이 언제 지옥이 될지 모르는 그 땅에서 탈출할 계획이라 고 했다. 오촌 형은 편지 말미에 이렇게 썼다. 세상은 넓지만, 정말 안전한 땅이란 곳이 존재할까? 그 마지막 물음표가 뤄진청에게 너 무나 슬프고 적막하게 다가왔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116-117,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뤄진청은 사전학습이 돼있군요. 오촌 형이 이미 정부와 외국자본에 어떻게 이용당했는지 잘 알고 있는 뤄진청으로서는 재활용센터 건립에 동의도 협력도 하기 어렵겠습니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과학 기술들이 대부분 현존하는 기술들입니다. 예를 들면 바이러스 강화 배터리(135쪽), 도청용 레이저(131쪽) 같은 것들 그리고 각종 희토류의 용도(몇 쪽에 나왔었는지 못찾겠네요) 등이 그렇습니다. Su-35 전투기(163쪽)도 실제 러시아에서 개발한 최신예 전투기입니다. 수호이-35는 특히 코브라 기동이라고 비행기 머리를 들며 급제동하여 뒤에서 따라오던 비행기를 앞으로 보내고 뒤에서 공격하는 자세를 자유롭게 잡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동영상 한 번 보시죠. https://youtube.com/shorts/hTNYPCwM7-w?si=RbPdkuYpJW7qEwMM 로봇 메카 제조업체로 나오는 록히드 마틴(165쪽)도 실제 있는 미국의 방위산업업체입니다. F-35, F-22 같은 최신 전투기를 판매하고 우리나라의 T-50 고등훈련기와 KF-21 전투기 개발협력업체일 정도로 세계 최강의 전투기 제조 업체인데 요즘은 소설에 나오는 로봇 메카 같은 외골격 로봇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렇게 현실성 있는 기술들이 나오다가 7장, 8장에서 갑자기 비현실적인 기술(?)이 나오니 약간 당황스럽고 이해가 안 되는 면이 있었던 것 같아요. 뒤에 다 설명된다고 하니 차분히 읽어나가야 겠습니다.
바이러스강화 배터리가 현재 있는기술이었군요!!! 놀랍습니다. 맞아요. 이게 다 작가의 의도인지 우리가 확실히 아는 기술, 있음직한 기술이 나오다가 어느 순간 확 고차원의 기술이 나오기도하고... 근미래라고는 하는데 가늠이 잘 안되요. ;)
와... 보여주신 영상, 엄청나네요... ㅠㅠ 저는 이 소설에 나오는 어려운 기술들이 그럴듯하게 만들어낸 건 줄 알았습니다. 그게 다 실현된 기술이라니 놀랍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네요. 바이러스 배터리도 정말 놀랍네요. 바이러스 유전자를 조작해서 금속 이온이 달라붙게 한다니... 그런데 뒤에 설명된다고 말씀드린 것은 바이러스와 관련되는 숨겨진 이야기, 개발 배경 정도입니다. 특히 미미와 관련해서 제가 이해를 못해서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말씀하신 대로 비현실적인 영역으로 들어가기는 합니다. <아키라>와 <공각기동대> 느낌도 조금 나고요.
아.. 아키라! 예상이 좀 되네요.
아무도 대화를 이으려는 마음이 없어 보이자. 리원은 혼자서 말하기 시작했다. "저는 실리콘섬에 온 지 일 년 반 정도 되었습 니다. 이곳이 너무 좋고 제 집이라고 생각하고 있지요. 제가 회계 장부를 바로 잡으려고 주변 여러 마을을 방문했는데 어떻게 해도 숫자가 잘 안 맞습니다. 여기 계신 사장님들께서 좀 도와주시겠습니까?" 그는 기름때 묻은 공책 하나와 주판을 꺼내 뤄진청 앞에 정중하게 밀어 놓았다. 뤄진청은 곁눈질로 그를 흘끗 쳐다보고는 공책의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에 떠올랐던 경멸은 곧 놀라움으로 대체되었다. 공책에는 각 마을에 하역하는 폐기물의 종류와 일간 수량, 재활용 비율, 처리 기간, 금속과 플라스틱의 시장가격 변동 추이, 인건비, 전기 및 수도 요금, 임대료, 기계 및 장비의 감가상각비용 등의 데이터가 빼곡하게 열을 이루고 있었다. 모든 게 거대한 수학적 매트릭스 같았다. 뤄진청은 공개된 출처를 통해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누구도 이렇게 하나로 통합해서 정리한 것은 본 적이 없었다. 공책의 마지막 장에는 빨간색 숫자들만 간단히 적혀 있었다. 계산에 따라 각 가문이 납부해야 할 세액과 실제로 납부한 세액이었다. 마지막에는 세무국 홈페이지의 '고액 납세자 표창' 보도 자료에서 수치를 참고했다는 설명이 달려 있었다. 뤄진청은 그 호리호리한 청년이 보기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125-126,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우리는 명예롭고 정당한 방법으로 실리콘섬 토박이들로부터 정의를 되찾을 거야. 우리 한 명 한명에게 속한 정의를.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사람의 운명과 같구나. 뤄진청은 혼잣말로 속삭였다. 너는 운명이 자기 손바닥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운명은 누구의 손에도 있지 않다. 운명은 자기만의 길이 있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그녀는 영매처럼 신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인간은 존재 자체만을 위해서 사는 게 아니라는 것을.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오, 호치우숙이가 다시 나타났군요.
네, 그렇습니다~ 소설이 아주 촘촘해요. 다시 말해 복잡해요. ^^;
사올라 향을 온몸에 바른 채 버스, 지하철, 여객선을 비집고 다니면서 사람들이 코를 막고 성난 표정으로 바라보는 것도 개의치 않으며 아무리 귀한 향수라도 그것이 어떤 종의 멸종의 대가로 만들어졌다면 참지 못할 악취가 될 것이라고 사람들에게 말했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16p,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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