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

D-29
한편, 미증유의 화학 물질 참사를 일으킨 기업 유니언 카바이드는 과연 어느 정도의 보상을 했는가. 유니언 카바이드는 참사가 발생하자 사태에 대한 책임지기를 거부했고 노동자를 죄다 해고한 뒤 수천 톤의 유독 물질을 방치한 채 인도 보팔을 떠나 버렸다. 지금도 이사 갈 여력조차 없는 빈민들은 죽음의 공장 주변에서 먹고 마시며 살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986년 인도 정부는 유니언 카바이드와의 협상에서 4억 7000만 달러의 보상금을 받는 것으로 모든 것을 '퉁 치고' 더 이상 어떤 책임도 묻지 않기로 합의하는 대단한 결단을 내린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는 피해자들이 직접 소송을 제기할 경우 3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는 보상금을 껌 값으로 막아 버린 처사였다. 이 과정에서 인도 정부는 피해자들과 아무런 합의도 하지 않았고 부상자에게는 2만 5,000루피(약 60만 원), 사망자 가족에게는 10만 루피(약 240만 원)씩 지급했으며 그나마 꽤 많은 돈이 '지급 대상자 불명'으로 처리돼 중앙은행 금고에서 지금도 잠자고 있다.
그들이 살았던 오늘 - 이제 역사가 된 하루하루를 읽다 1984년 12월 3일 | 인도 보팔 참사 발생, 김형민 지음
아.. 소설보다 더 참혹한 현실이군요 ㅜ
아... 이 부분이 인도 보팔 가스 누출 사고를 배경으로 한 거군요. 올려주신 인용문을 보니 밸브 문제도 언급돼있고, 그 사고를 염두에 두고 쓴 게 맞는 거 같습니다. 수치를 보니 정말 피해규모가 어마어마 하네요. ㅠㅠ 정부는 보상금만 받고 모든 것을 면제해주고, 주민들은 살던 곳을 떠날 수가 없어서 계속 피해 지역에 살 수 밖에 없고... 현실이 너무 가혹합니다. 누출된 가스가 뭔지 찾아보니 '아이소사이안화메틸 가스'(CH₃NCO)라는 물질이네요. 살충제, 접착제, 고무를 만들 때 사용하는 물질이라고 합니다. 이런 극도의 독성물질로 만든 살충제를 작물에 뿌리는 거군요. ㅠㅠ 첨부한 이미지는 2018년 '참사 이후'라는 기획시리즈 중 하나로 연재된 경향신문 기사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2018년 당시 유니언카바이드 공장 모습입니다. 1984년 사고 이후 2018년까지 그대로 방치돼있다고 하네요. 위키백과 https://l.muz.kr/PoWn 이미지 출처: 경향신문(2018) https://www.khan.co.kr/article/201808010600015#ENT
경향신문 기획기사 잘 봤습니다. 좋은 기사네요. 읽어보니 상황이 너무 심각한데요. 심지어 고통의 대물림이 3대까지 이어지고 있다니…. 그와중에 유니언 카바이드의 회장은 (김형민 작가의 예측대로) 처벌은커녕 호의호식하면서 제 명대로 살다가 곱게 죽었네요. 생존자 단체, 활동가들의 연대와 투쟁이 존경스럽습니다.
이런 식으로 활동하는 분들도 계시네요. 기사가 눈에 띄어 공유합니다. https://share.google/jLB8BAxpBFPE3rki3
덕분에 기사 잘 읽었습니다. 바로 어제 기사네요! 기후행동은 아주 다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훌륭한 분들이 계신데, 찾아보고 알아보기도 전에 허무주의에 빠지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종종 암울해져서... -,-)
맞아요. 작은 손에서 시작한 일도 여러 사람의 손을 모아 눈덩이처럼 굴리다보면 기업의 행위를 바꾸게 하는 큰 힘이 될 수 있네요. 저도 기후위기 관련해서 냉소나 비관에 자주 빠지는 편이라, 그럴수록 조금 더 밝게 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원 형은 이 희귀한 물건이 실리콘섬에 도착하자마자 소유권을 주장했다. 원 형은 자신의 개인 실험실에서 눈에 보이는 손상을 모두 수리하고 바이러스 배터리를 재장착했다. 추가 연구 를 통해 메카를 두 가지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 첫째, 원격제어 방식. 그는 통신 프로토콜을 해독하려 궁리했지 만 어떤 연유인지 시스템이 응답하지 않았다. 그는 하는 수 없이 동작 감지 방식을 시도해야 했다. 이 방식은 누군가가 메카의 조종실로 기어 올라가 메카가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모방하도록 조종해야 했다. 물론 원 형이 스스로 위험을 감수할 리 없었다. 그는 고아인 아룽을 선택했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162,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메카에 '바이러스 배터리'가 들어가는군요. 이것이 나중에 미미가 메카와 합체(?!)하게 되는 이유일까요? "물론 원 형이 스스로 위험을 감수할 리 없었다. 그는 고아인 아룽을 선택했다." 원 형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문구네요. 미미가 원 형을 믿는 한편 믿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 뭔가 목적이 있고, 뤄, 진, 청 가문 사람들처럼 원 형도 자신들을 그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쓰는 게 아닌가 하는 어렴풋한 의심 같은 걸 평소에 느껴온 것 같습니다.
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제가 이해한 바를 다음주말 쯤에 올리겠습니다. 지금 쓰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요.
오?! 안 그래도 바이러스 배터리가 뭔지 궁금했어요!? 그나저나 미미가 그런 신비의 소녀였다니~!
바이러스 강화 배터리에 대해서는 소설에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에서 발견되는 활성 펩타이드가 배터리의 나노 구조를 강화시켜 내구성과 전원 공급의 안전성을 높인다고 설명(135쪽) 그런데, 본 소설을 읽는데 있어서 바이러스 강화 배터리의 원리를 이해못해도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그래도 좀 더 알고 싶으시면 링크한 동영상을 보시기 바랍니다. https://youtu.be/IygCmIYOchg?si=1Mtb-l-mFQgi7AFn 소설에서 중요한 바이러스는 스즈키 변종 바이러스(309쪽)입니다. 그 바이러스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이해하면 소설이 더 재밌게 읽힙니다. 그 점에 대해 제가 이해한 바를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밥심님, 어려운 내용을 정말 쉽게 잘 설명해주시는 것 같아요. 기대됩니다!!
아직 309쪽까지 안 읽었는데, 밥심님 설명에 더 관심이 생깁니다. ^^
아, 감사합니다! 저는 이 소설을 처음 읽을 때 어려운 기술 설명은 그러려니 하고 슥슥 넘겼는데, 그러다 보니 절반밖에 이해하지 못했더라고요. 이렇게 설명해 주시니 정말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소설을 읽을수록 작가가 현실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을 가져다가 소설에 직/간접적으로 묘사한 것들이 많이 보입니다. 자료 조사를 엄청 했을 것 같아요. QNB도 실제 군에서 무기로 사용했네요. ㅠㅠ 입수할수만 있다면 사이비종교단체에서 의심할 여지없이 QNB를 꾸준히 매입했을 것 같고요.
순간, 모든 기억이 폭풍처럼 의식의 정중앙을 휩쓸고 지나갔다. 반복적으로 찾아오던 빛줄기의 박자와 간격, 끈적이던 체액, 치욕, 시큼한 비린내… 분노가 소용돌이처럼 천천히 확장되더니 광폭한 노여움으로 변했다. 그녀는 그들을 향해 무모하게 돌 진했다. 의식은 고무 시트처럼 탄성 있고 얇게 펼쳐졌다. 자신을 능욕했던 남자에 거의 닿기 직전이었다. 그녀는 그의 눈을 파내 고, 머리뼈를 부수고, 뇌를 씹어먹고, 생식기를 반으로 물어뜯어 그의 입에 쑤셔 넣을 작정이었다. 그녀는 고문에 대해서 잘 알 지는 못했지만,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그를 고문할 참이었다. 미미는 칼잡이, 까까머리, 문신남의 몸을 통과하는 자신을 느끼며 절망했다. 마치 촘촘한 비를 뚫고 지나가는 바람처럼 접촉도, 마찰도, 체온도 없었다. 점점 커지는 무력감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이게 내 영혼일까? 순간 미미는 친숙한 관조 해변을 '보았다. … 미미는 돌연히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 깨달았다. … 록히드 마틴의 검은 수호신이 비바람 속에 우뚝 서 있었다. … 순식간에 그녀는 그 죽음의 신 앞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예전처럼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자세를 취하는 대신 허공에서 비스듬하게 내려왔다. … 텅 빈 조종실은 심연과도 같았다. … 미미는 형태 없는 장벽이 그녀와 로봇 사이에서 사방으로 끝없이 펼쳐져 있음을 느꼈다. 반쯤 부수다 만 금고 문처럼 마지막 손길 한 번이면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그녀 앞에 펼쳐질 것만 같았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185,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미미와 메카가 합체하게 되는 기술적인 과정은 알기 어렵지만, 심리적이랄까 비물질적(?!)인 이유가 이 부분에 나오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해코지한 사람들을 공격하려 했지만 그냥 쓱 통과해버리는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 뭔가 물질적인 것을 찾다가 메카가 눈에 들어온 것이죠. 그래서 메카로 돌진! 합체!! 이렇게 되는 것 같네요. ^^
너무 미신적으로 가는 것 같아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전 인간의 '원한'을 믿습니다. 물론 좋은 기운도 믿고요. 그 전에 미미가 겪었던 기계적 고통과 그녀의 '한'이 연결되어 유체이탈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나 싶어요. 근데 전 이상하게 스칼렛 요한슨 나왔던 영화 '루시'가 생각났어요.
그러네요~ 루시! 본지가 좀 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스토리보다 스칼렛 요한슨 연기가 더 좋았던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요한슨이 나왔던 <공각기동대>랑 기억이 섞여서 떠오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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