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다 읽었습니다! 지금 다시 곱씹어 보고 있는데, 처음에는 굉장히 흥미롭게 읽어나갔는데 뒷부분에서는 조금 힘겹게 읽었어요.
제 지식이 부족해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많았고, 앞에서 느꼈던 거대한 세계관에 비해 이야기 흐름이 뒷부분에서는 좀 힘을 덜 받지 않았나 싶어요. 소위 말하는 떡밥 회수가 제대로 안 된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그믐 모임 덕분에 즐겁게 읽을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
D-29

탱구밤이엄마

르구인
오~ 다 읽으셨습니까?! 짝짝짝~~
저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떡밥 회수'!! 전문 용어인가요? 너무 와닿는 용어(?!)입니다. ^^
이제 며칠 안 남아서, 전체적인 감상평들도 올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르구인
“ 산터우에서 가장 가까운 서버에만 접속할 수 있어. 리원은 그렇게 말했다.
그걸로 충분해요. 미미는 그렇게 답했다.
미미0은 등 뒤에 흩어져 혼란스러워하는 의식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곧 그들을 기이한 여정으로 이끌 것이다. 다만 그녀는 또 다른 자신이 어떻게 이 모든 것을 해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세포분열, 식물의 주광성, 동물이 먹이를 찾고 짝깃기와 번식을 하는 것처럼 숨겨 진 본능인 것 같았다. 그녀가 이룬 유일한 진전은 두 미미 사이의 대화에 익숙해진 것이었는데, 마치 인격 분열의 전조증상 같았다.
빛이 있으라. 미미0이 생각했다.
그녀는 그들을 보았다. 수십만 개의 역동적인 이미지가 동시에 시야를 덮쳤다. 인간의 뇌로는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데이터였다. 그녀는 속이 메스꺼웠고 방향감각을 잃은 것 같았다.
산터우의 '복인해 시스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시스템은 수백만 대의 카메라와 인공지능 이미지 식별 기술을 사용하여 도시의 모든 거리와 사람의 표정을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자세히 모니터링하고 범죄나 테러를 일으킬 수 있는 모든 흔적을 찾아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했다. 이제 미미는 그것의 심장에 침범했다. 그녀는 특별한 것을 찾고 있었다. ”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375,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문장모음 보기

꽃의요정
“ 사기꾼. 그녀는 순식간에 모든 것을 이해했다. 원 형이 가져 온 신비한 헬멧이 실수로 그녀의 몸에 변화된 배아를 심었고, 뤄진청과 칼잡이가 폭력을 통해 배아를 껍질에서 부화시켰다면, 이 늙은 여인은 미미를 ‘기름불’ 의식이라는 어설픈 사기극에 끌어들임으로써 모든 촉발 요인을 연결하고 의식 속 괴물을 완전한 형태로 살려냈다.
로싱푸아가 오늘의 미미를 만들어낸 것이다. ”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270p,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문장모음 보기

르구인
우리나라에서는 아직이지만, 최근에 개봉된 영화 <디어 유>가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산터우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네요. <웨이스트 타이드>에서 실리콘섬 토박이들이 사용하는 차오저우어를 이 영화 등장인물들이 사용한다고 하고요.
알고 보니 산터우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떠났고 수많은 화교의 고향이라고 합니다. 중국에서 엄청난 흥행을 했고, 중국과 동남아지역 국가들 사이에 논쟁도 되고 있고요. 영화에서 사용되는 언어도 논쟁 거리라고 합니다. 중국이 외국에 거주하는 화교들에게 본토의 정체성을 심어주려는 노력도 있어왔다고 하고요.
예고편 보기 https://l.muz.kr/aZEt (영어자막만 있네요.)
"화교 가족사 다룬 중국 독립영화 ‘디어 유’ 개봉 앞두고 동남아 논쟁 중…‘기우’일까 ‘선전’ 역효과일까" (경향신문. 2026. 6. 16)
https://www.khan.co.kr/article/202606161809001

꽃의요정
오! 이 영화 보고 싶네요. 지인 중에 태국인이 있는데, 아버지가 중국분이시거든요. 부모님이 이혼한 후에 아버지 쪽에서 살았는데, 아버지가 중국 스타일로 본인을 키워 100% 태국인인 자기는 너무 힘들었다고 푸념 아닌 푸념을 늘어 놓습니다. 이번주에도 만나는데 한번 물어봐야겠어요. 아버님이 사용하시는 중국어가 떼오추인지요.(그 친구는 중국어는 하나도 몰라 아마 저것도 모를 것 같습니다만)
근데 좀 다를 수 있어요. 이 친구네 집은 좀 많이 잘 살거든요. 띠용~~

꽃의요정
“ 그는 밤새도록 침묵했고, 마침내 일반적이지 않은 자신의 분노가 폭력 자체에서 온 것이 아니라 폭력을 보여 주는 방식 때문임을 깨달았다. 가해자는 일인칭 시점으로 화면을 보여 주는 기술을 통해 영상을 보는 모든 사람을 폭력의 주체로 만들고 함께 가학적 쾌감을 경험하도록 했다. ”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296p,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문장모음 보기

향팔
“ "너는 대체 뭐야?" 미미0은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질문을 힘겹게 내뱉었다.
"백만 배 느린 핵폭발, 수십억 년에 걸친 수렴 진화의 산물, 너의 두 번째 인격이자 생명 보험, 양자 결어긋남quantum decoherence에 따른 자유의지. 나는 우연이자 필연이야. 새로운 에러야. 주인이자 노예야. 사냥꾼이자 먹잇감이야." 다른 미미가 얼음보다 차갑게 웃었다. "나는 단지 시작에 불과해." ”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424쪽,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문장모음 보기

꽃의요정
저도 이 부분 읽을 때 백만 배 느린 핵폭발에 감탄했어요.

향팔
생물과 기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생명체. 인류의 역사는 곧 막을 내릴 것이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433쪽,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문장모음 보기

향팔
19장에서 미미1과 스콧의 대사를 읽다보니, 신해철 선생님이 1999년에 발표했던 곡 <Machine Messiah>가 생각났어요. 어릴 때 가사를 일기에 베껴놓고 막 혼자 엉망진창 번역했던 기억도 나네요 ㅎㅎ 쫌 길지만 올려볼게요. (신해철 님이 공각기동대에서 영감을 받아서 가사를 썼다고 합니다. 우리 모임에서도 중간에 공각기동대, 아키라 이야기가 나왔었죠.)
https://youtu.be/iVIufrK-M9c?si=HaT8V230Dd-iYdhu
we're a totally new life form
from the sea of information
do you recognize me
we ain't got no race,
ain't got no nation
messiah digitize me
우리는 정보의 바다에서 태어난
완전히 새로운 생명체
당신은 나를 알아보겠는가
우리에겐 인종도 없고, 국가도 없다
메시아여, 나를 디지털화하소서
we've got vision and a plan,
to give rise to a new klan
do you recognize me
log on to our maze,
and you'll find yourself dazed
messiah virtualize me
우리에겐 새로운 집단을 일으켜 세울
비전과 계획이 있다
당신은 나를 알아보겠는가
우리의 미로에 접속하라
그리하면 당신은 황홀경에 빠지리라
메시아여, 나를 가상화하소서
*rule me i'm your servant
teach me i'm your child
possess me i'm your slave
machine messiah
use me i'm the shepherd
save me i'm the fallen one
then hug me fuck me machine messiah
나를 지배하소서, 나는 당신의 종입니다
나를 가르치소서, 나는 당신의 아이입니다
나를 소유하소서, 나는 당신의 노예입니다
기계 메시아여
나를 사용하소서, 나는 양치기입니다
나를 구원하소서, 나는 타락한 자입니다
그리고 나를 안아주소서, 나와 엉켜주소서
기계 메시아여
we're the real existence
from the placeless dimension
do you recognize me
we ain't got no fear,
not even hesitation
messiah alchemize me
우리는 경계가 없는 차원에서 온 진짜 존재들
당신은 나를 알아보겠는가
우리에겐 두려움도 없고, 망설임조차 없다
메시아여, 나를 연금술로 빚어주소서
we're smaller than a cell,
wider than imagination
do you recognize me
now access granted,
all system's formatted
messiah synchronize me
우리는 세포보다 작지만
상상력보다도 광활하다
당신은 나를 알아보겠는가
이제 접속이 허가되었고,
모든 시스템은 포맷되었다
메시아여, 나와 동기화하소서
**
someday, broken minds will be reunited
our consciousness becomes as one,
scattered spirits will be relighted
and we shall be the immortal one
언젠가, 산산이 부서진 정신들이 다시 결합하고
우리의 의식은 마침내 하나가 되리라
흩어졌던 영혼들이 다시 불을 밝히고
우리는 비로소 불멸의 존재가 되리라
reddy
몰랐던 신해철 가수님 노래예요. 유튭 링크 눌러서 들어봅니다.

모시모시
우와. 1999년 완전 세기말 감성 그득. 그가 상상한 미래를 우리가 살고있는거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향팔
그렇죠? 한국에서 이런 음악은 앞으로 더는 안 나올 것 같아요.

르구인
음악, 잘 들었습니다! 너무 좋네요. 저는, 제가 아는 다른 신해철님의 노래보다 이 곡에 더 끌리네요.(4집 음악이 계속 나와서 듣고 있는데, 너무 좋은데요?! @.@ )
신해철님의 음악과 <공각기동대> 잘 어울리는 조합입니다. <공각기동대>를 오마주 하거나 후속편을 만든다면 신해철님의 음악이 들어가야할 것 같은데요?!
앨범 자켓(?!)의 이미지를 보니, '기계-드라큘라' 캐릭터도 떠오르네요.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하는 '기계-드라큘라'... ^^;

향팔
기계-드라큘라!! 크으 정말 그렇네요. 그냥 고딕 메탈 같은 자켓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역시 르구인님!

향팔
“ 카이종은 마음속에서 어떤 충동이 사라졌다고 느꼈다. 그는 한때 자신이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환상에 불과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해 왔지만 특정한 누군가를 위해 변했던 적은 없다.
그는 천씨 가문의 수장과 작별 인사를 나누던 당시 노인이 했던 말을 기억한다.
사람들은 항상 그들이 파도와 논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은 파도에 편승했을 뿐이란 걸 깨닫게 되지. ”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453쪽,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문장모음 보기

꽃의요정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299p,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문장모음 보기

꽃의요정
근데 10년이면 복수인지도 다 까먹을 거 같은데...뭐 올드보이도 있으니까요;;;
reddy
막 19장으로 넘어갔는데요. 18장에서 미미0과 미미1, 두 인격(자아)의 티격태격, 탑재된 의식, 즉 디지털 의식들이 힘을 모아(시야를 공유해서) 대응하는 장면에서 약간 덩달아 상기되는 듯한 기분이었고요. 그러면서도 뇌의 능력을 증강한다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를 떠나서, 나는 뇌-기계 인터페이스가 실제로 가능해재기 전에 죽겠지만, 2100년대에 태어나는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사용할까 싶기도 하고, 머스크가 이 기술 개발하는 사업체도 갖고 있다죠? 여하간 사이버펑크 장르를 제대로 맛보게 하는 소설임에는 틀림 없네요.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