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 시가 좋았습니다. 술피키아, 멋진 여성이에요. 저 당당함~!
[아티초크/책증정] 세계 여성 시인선 100『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와 함께해요.
D-29
poiein
poiein
기원전 1세기경이면 로마가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넘어가려는 시점이니 술피키아의 당당하고 도발적인 시가 사람들에게 회자되었을 것 같아요. 새로운 시를 만나니 살 맛 납니다.

유년의뜰
기원전 1세기 사람이라니요. 이 시대도 가부장제의 시대였다는데, 자신의 감정과 사랑에 대해서 당당하게 꾸밈없이 드러내는 모습이 2천년 전이란 시간의 격차가 느껴지지 않는군요. 요즘 말로는 테토녀였을까요. ^^
poiein
사랑해, 당신을,
천 개의 심장을 다 바쳐서.
(...)
그 죄의 대가로 지옥불에 던져진대도
나 기꺼이 그곳에서 불타오르리.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세계 여성 시인선 100』 미흐리 하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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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ein
이 시집은 영미권이나 유럽쪽에 편향된 시 읽기에서 벗어나 시대와 지역을 초월한 낯선 시인들을 알려줍니다. 어디, 누구에게라도 이 시집을 추천할 수 있다는 점, 이 시집의 미덕입니다.

dalza
네, 그렇죠. 이미 알려진 작가의 경우도 다른 곳에서 접하지 못한 시가 실려 있어서 신선했어요. 빨간머리 앤의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500여 편의 시를 쓴 시인이었다는 사실도 저는 처음 알았습니다.

유년의뜰
오스 만투르크제국이 지금이 터키라고 나오는데 터키 작가로는 오르한 파묵만 알고 읽은 작품도 파묵의 소설들뿐입니다. 마흐리 하툰은 오스만투르크 제국 시절에 강렬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했네요. 알려지기를 영미권만 알려진 것이지, 다른 대륙에도 왜 여성 시인이 없었을까요. 없는 게 아니라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구나 싶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요.
poiein
안녕하세요? 유년의뜰님
저도 마흐리 하툰을 처음 알았고 그녀의 시에서 기운생동하는 생명력을 느꼈어요. 정말 세상은 넓고 모르는 세상은 더 넓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참! 오정희 소설 좋아하세요? 한때 열렬하게 읽었던 소설이에요, 유년의뜰도 중국인거리도

유년의뜰
네. 한때 오정희 작가의 소설을 좋아했습니다. 몇몇 소설 제목을 바꿔가면서 닉네임을 사용했었는데, 오래전에 이 닉네임으로 정착되었네요. 몇 년 전 도서전에서 오정희 작가에 대한 보이콧 기사를 접했을 때는 노작가의 모습이 좀 안타깝기 도 하고 .. 그랬네요.

borumis
아앗 왜 보이콧했을까요? 그것도 도서전에서요?

유년의뜰
그때 문인들의 블랙리스트를 정부에서 작성해달라고 했는데 그 일에 오정희 작가가 관여했다고.. 그래서 문인들이 보이콧을 했다고.. 그런 기사를 접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도서전 홍보대사에 역임되었습니다. 보이콧 이후 홍보대사에서 물러났습니다. 당시 기사입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306162043001

borumis
아.. 이런 분도..;;
poiein
예, 작품만큼 작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열렬했던 독자는 어디 마음 둘 데가 없긴 하죠. 저도 작가의 보이콧을 보며 참담했던, 그런 시간이 있었네요.

유년의뜰
여전히 고민스러운 지점이 작가와 작품을 별개로 봐야 하는 것인가 하는 지점입니다. 좋아했던이라고 과거형을 쓰는 이유는 그 전까지의 작품에 많은 감동을 받았지만 어떤 사건이나 논란, 행적이 드러날 때 글과 사람이 동일하지 않는다는 지점에서 알게 되면 인간은 참 다면적인 존재구나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여지는 작가가 있고 그렇지 못한 작가가 있고 그렇습니다. 작가가 성인군자나 도덕적으로 완전무결해야 하는 존재는 아니지만 문장에서 느꼈던 그 느낌은 그저 문장만 문학적인 사람인가 싶어져서.. 노작가들이나 젊은 시절 숨은 행적들이 드러날 때 ...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를 젊은 시절 인생책처럼 읽었는데 최근에야 그녀가 나치에 협력하고 심지어 자신의 조력자였다는 걸 반대로 포장했다는 기사와 그 아들과 친구가 그럼에도 그 행적을 밝히는 책을 출간했다는 기사 를 읽었을 때 씁쓸함과 진실을 드러내는 이들의 힘들었을 마음도 생각하게 되더군요.

유년의뜰
@아티초크 친일예술가들의 명단을 보니 고교때 국어교과서에 실렸던 이들도... 후에 알게된 김명순에 대한 김동인의 악의적인 소설이나 당시의 신문에 기재되었던 여성 문인이나 예술인에 대한 태도들은 정말 억압과 차별이 서사였던 것 같습니다. 문단에서도 가정에서도 배제되었지만 친일만은 하지 않은 김명순은 친일명단에 이름이 오르지 않았네요.

아티초크
대표적으로 김동인(히가시 후미히토)를 들 수 있겠습니다. @모임 여러분 가운데서도 김동인의 단편 「김연실전」(1939)을 읽어보신 분이 계실 것입니다. 김명순을 모델로 쓴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문학사 최고의 '여성혐오' 텍스트 중 하나로 악명이 높습니다. 발표 당시에도 논란이 커서 일제가 출판불가 판정을 내릴 정도였죠. 아래 두 기사는 김동인과 동인문학상에 관한 것입니다. 참고로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동인문학상 대신 인동문학상!…‘친일파 기리기’의 즐거운 전복
https://www.hani.co.kr/arti/opinion/because/1070713.html
김동인, 혹은 ‘문필보국’의 전범
https://www.ppss.kr/news/articleView.html?idxno=229530

유년의뜰
두 기사를 읽으니 동인문학상이 계속 있어야 하는 건지.. 생각하게 되네요. 읽다보니 '붉은 산'은 '붉은'은 조국을 뜻한다 뭐 이렇게 밑줄그고 외워 시험봤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친일파의 호를 딴 문학상이라니...

아티초크
하하, 밑줄긋기 추억은 저도 있습니다. 김동인과 동인문학상을 보면, 국가나 어떤 체제가 강요하는 역사에 맞서는 '기억전쟁'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평론가들의 주장에 공감하게 됩니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도 그런 맥락에서 읽을 수 있을 것이고요.
poiein
잘 읽었습니다. 인동문학상을 지금에사 알아 부끄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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