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남편에 의해 6주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당한 사실에 충격을 받았어요. 그 이유가 아내의 집필 활동이라니요. 그럼에도 이 시는 시인의 생의 의지가 넘쳐 흘러요. 시인이 궁금해서 관련 정보를 찾아 나설 참입니다.
[아티초크/책증정] 세계 여성 시인선 100『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와 함께해요.
D-29
poiein

borumis
그 당시에는 여성이 읽고 쓰는 것 자체가 병적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Hysteria의 어원처럼.. 그 당시 여성에 대해 생각했던 미신?등 근거도 없는 것들이 의학 및 과학에 너무 많았죠. 최근 진화론 및 과학의 여러 분야에서 이런 사실이나 정설로 오랫동안 믿어온 것들이 최근에도 계속 그 허점을 드러내고 있어요. 게다가 이것은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에도 거짓 틀을 만들어 놓고 있다는 것을 Mother Nature를 썼던 작가 Hrdy가 최근 Father Time이란 책으로 보여줬죠. 그믐의 다른 벽돌책 모임에서 읽었던 책들과 개인적으로 읽은 책들도 추천드립니다.

암컷들 - 방탕하고 쟁취하며 군림하는마다가스카르의 정글과 케냐의 평원, 하와이나 캐나다의 바다 등을 종횡무진 모험하면서, 진화생물학의 최전선을 걷고 있는 연구자들을 만난다. 바람둥이 암사자, 레즈비언 알바트로스, 폭압의 여왕 미어캣, 여족장 범고래 등 수컷보다 방탕하고 생존을 위한 투사로 살아가며 무리 위에 군림하는 자연계 암컷들의 진면목을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텔링으로 펼쳐 보인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퍼블리셔스 위클리’와 ‘라이브러리 저널’이 선정한 최고의 책. 인류 역사와 진화사에서 편견의 장막에 가려 수동적인 여성이자 자기희생적인 모성이라는 단일한 계층으로 무더기 취급을 받아 온 어머니들을 저자는 다면적이고 능동적인 존재로 생생하게 되살려 냄으로써 새롭고 혁명적인 모성 상(像) 및 가족의 배치를 제시한다.

보이지 않는 여자들 - 편향된 데이터는 어떻게 세계의 절반을 지우는가남성을 위해, 남성에 의해 설계된 이 세계가 어떻게 인구의 반, 여성을 배제하는지 증명한 책이다. 방대한 통계 자료와 풍성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한 이 책은 젠더를 둘러싼 끊임없는 논쟁과 잘못된 편견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보다 합리적이고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무기를 제공할 것이다.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다윈 이후 진화생물학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세라 블래퍼 허디의 최신작. 영장류 수컷의 새끼 살해 행동이 군집 밀도의 증가에 따른 스트레스 반응이라는 기존 해석을 뒤집고 암컷의 생식 전략임을 밝혀내 진화생물학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모성 연구의 대가 허디가 자신의 지적 여정을 정리하며 주목한 주제는 바로 ‘남성의 양육 본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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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뜰
추천해주신 책 중 완독은 1권 했고 2권은 리스트업해두고 읽을 준비중이네요. ^^ 마지막 한권도 목록에 올려놓고 읽어보겠습니다. 추천목록 책이 겹쳐서 반갑다고 해야 하나 그랬네요.
poiein
감사합니다. 위 두 권은 북카트에 담긴 지 오래이고 나머지 두 권은 처음 접합니다. 휴가 선물을 주셨어요.♡

아티초크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애나 위컴은 20대 초에 가수로 잠시 활동한 이력이 있습니다. 1906년 변호사인 패트릭 햅번과 결혼하여 네 명의 자녀를 두었는데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고 합니다. 아내의 시 쓰기가 부부 사이의 격렬한 언쟁의 원인이라고 하니 별거는 수순이었을 겁니다. (1926년 별거한 지 3년 뒤에 남편은 사망했습니다.) 사진은 1947년 위컴(가운데)이 사망하기 1년여 전에 찍은 것입니다.
위컴의 「불 지핀 도가니」라는 시를 @모임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 시는 2016년도판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에 실린 작품입니다. 이번 신간에 수록하지 않아 아쉬움이 컸는데 이 자리를 빌려 전문을 옮겨 봅니다.^^
불 지핀 도가니
애나 위컴
우리 마을 사람들은 줄지은 집에 산다.
유일하게 불규칙한 것은 교회 뾰족탑,
그게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잘 통솔된 가난한 사람들을 가리키는 건 분명 아니다!
그리고 나는 여인들이 늙어 가는 것을 보았다,
옷핀과 푼돈과 비누에 열정적인 여인들,
나는 출가했고, 유방 속 가슴은 냉담해졌고,
나는 희망을 잃었다.
우리 마을에 한 젊은 군인이 왔다.
그는 거리낌없이 속마음을 털어놓았고,
이내 내게 누우라고 했고,
그것은 내가 보기에 좋았다.
나는 내 의무를 기억하고
그를 안지 않았지만,
그는 내 얼굴 표정을 바꾸어 놓았고,
내 아름다움을 돌려주었다.


신나는아름쌤
아공 늦게 보아서 이제 합류해봅니다^^;

borumis
정답
정답 같은 건 없어.
앞으로도 없을 거야.
지금껏 있었던 적도 없고.
그게 정답이야.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세계 여성 시인선 100』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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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거트루드 스타인하면 A rose is a rose is a rose가 생각나는데 이 시도 뭔가 tautological 순환논리같지만 그 속에 진실이 담겨 있네요. 자기소모적 분석에 골머리 앓으며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하는데 그게 은근 어렵네요..;;

유년의뜰
시에 대한 해설도 인상적이고, 4줄로 쓴 시가 임팩트 있네요. '미드나잇인파리'에서 거트루드 스타인이 나왔는데 영화를 볼때는 유명한 편집자인가 싶었는데 시인이고 소설가였네요.

호디에
완독했습니다.
책을 덮고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분투하며 살았는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 분투의 과정에서 오는 고독, 공허, 절망 등 숱한 심경들이 생생하게 전해졌습니다.
우리나라 여성 시인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는데, 얼마 전 강경애 작가의 <인간 문제>를 읽은 뒤라서 시가 더 와닿더군요.
'내 삶은 내 것이고 그들의 삶은 아마도 그들의 것이어서, 결코 맞닿을 수 없으니'라고 쓴 비타 색빌 웨스트의 시구가 이 책에 실린 시인들의 삶을 단편적으로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시들, 알지만 잊고 있었던 시인들을 접하면서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제 자신을 돌아보는 유의미한 시간이었습니다.

유년의뜰
오직 '개혁'을 소리 높여 외치는 이 시대만이
정신에 복수의 낙인을 찍었습니다
감옥에서의 생각은 차가운 석판 위에만 적었다가
순식간에 씻어내야 한다고 명령하면서
차가운 석판 위에 쓰다, 실비아 팽크허스트, 159쪽

유년의뜰
감옥에 갇힌 시인에게 필기도구를 주지 않고 석판위에 분필로만 쓰고 지우게 했다는 지점에서 덜컥했습니다. 시인 스스로 말하듯 자신의 생각이 감옥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지점이 그랬고, 얼마나 시인의 생각을 두려워했으면 이렇게까지 했나 싶습니다. 사유를 쓰고 남기고 싶은 시인에게는 지독한 형벌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borumis
Sappho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러시아의 사포'라고 불리는 소피아 파르노크에도 관심이 갔는데요. 6세때부터 동시대 시인과 다른 스타일로 두각을 보인 시를 썼던 천재시인은 억압적 소련 체제에서 레즈비언 여성이자 유대인으로 둘다 금기시되던 정체성으로 마찬가지로 억압받던 문화예술 분야에서 창작을 했는데 28년에 결국 그녀의 시 창작은 검열을 받아서 나중에는 외국 시를 번역하는 것으로 겨우 연명하고 살아갔습니다.
이 시집에서 소개된 '음악처럼'에서 나온 12월의 장미(또는 grey-haired rose)는 이 당시엔 아직 안 사귀었지만 나중에 30년대에 그녀의 중년의 연인이자 물리학자였던 Nina Vedeneyeva가 회색 머리의 뮤즈가 되어 32년에 쓴 시의 제목 '12월의 장미 (독일어 제목)/회색 머리의 장미(러시아어 제목) Rose des Dezembers(Седая роза)'는 마지막 연인 Nina Vedeneyeva가 되었다고 하네요.
저는 러시아어를 전혀 몰라서 영어로 번역된 걸 러시아 원문과 올려봅니다.
I love your sorrow as the music goes...
I love your sorrow as the music goes,
Your smile is similar to tears enlightened,
here is the smell of a December rose,
and here's the sound of glass in fighting.
러시아어로 보면
Как музыку, люблю твою печаль...
Как музыку, люблю твою печаль,
Улыбку, так похожую на слезы, —
Вот так звенит надтреснутый хрусталь,
Вот так декабрьские благоухают розы.

borumis
음악처럼
음악처럼, 당신의 슬픔을 사랑합니다.
눈물을 너무도 닮은 그 미소를-
금이 간 크리스탈은 바로 이렇게 울리고,
12월의 장미는 바로 이렇게 향기롭습니다.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세계 여성 시인선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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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음악처럼 노래하는 슬픔, 눈물을 닮은 미소, 금이 간 크리스탈과 가장 추운 해가 저물 무렵 핀 장미는 가장 혹독한 상황 속에서도 사랑과 아름다움을 노래한 그녀를 닮은 듯합니다.

쑤이
"왕관 꼭대기에서 저렇게 빛나는 건 뭔가요?"
"얘야, 저건 너의 피요, 나의 눈물이란다."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세계 여성 시인선 100』 파르빈 에테사미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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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ein
내가 즐기는 날은 아무 일도 없는 날,
수첩 어디에도 약속이 적혀 있지 않은 날,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세계 여성 시인선 100』 비타 색빌 웨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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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ein
나는 가난하고 또 외롭습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가장 사랑하는
이 책 한 권이 있습니다
오 나는 행복합니다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세계 여성 시인선 100』 강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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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ein
백 명의 시인들이 서로 닮아 있어, 신기하고 어리둥절해 하면서 완독했습니다. 함께 읽고 나눠 주신 말씀들 덕분에 책 한 권이 말 그대로 일파만파! 모두 고맙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디어문
C. S. 루이스와 조이 데이비드먼의 사랑과 이별은 영화 섀도우랜드 [Shadowlands] 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안소니 홉킨스와 데브라 윙거가 주연한 이 영화를 봤을 땐 한참 전이라 주인공들이 작가였다는 사실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었지만 이번 책에 소개된 작가 이야기를 읽어보니 새삼 다시 환기가 되네요. 평생 독신이던 루이스가 지적이고 당돌한 데이비드먼에게 빠진 것은 우연이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C. S. 루이스는 데이비드먼을 떠나보내고 깊은 상실감에 빠져 신앙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내적 갈등을 겪었다고 하네요. 이 내용은 [헤아려 본 슬픔]이라는 책에서도 다루고 있다고 해서 이 책도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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