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쪽까지 읽었습니다.
저는 크리스틴 드 피장의 「홀로됨에 관하여」, 에밀리아 라니어의 「여성을 위한 이브의 변론」, 후아나 이네스 데 라 크루스의 「자신의 초상화에 부쳐」가 인상적입니다.
당시 여성으로서 가진 차별에 대한 슬픔과 분노, 여성 작가로서의 고독과 허무를 잘 나타내고 있는데, 현재에도 공감이 가는 시들입니다.
[아티초크/책증정] 세계 여성 시인선 100『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와 함께해요.
D-29

호디에

아티초크
호디에님이 꼽은 이 시들이 나온 시기를 생각하면 그저 경이로울 뿐입니다. 저는 후아나 이네스 데 라 크루스 수녀의 시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신의 초상화'를 "자세히 보노라면, 시체요, 먼지요, 그림자요, 아무것도 아닙니다"라고 표현하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생각하게 되더군요.^^

쑤이
하루의 고된 일에서 풀려나
침대에 누운 밤, 나는 종종 생각했다.
우리가 처음 빚어진 그 바탕이
노예로 살라고 만들어진 것은 아닐 텐데.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세계 여성 시인선 100』 p.51 메리 콜리어 <여성의 노동>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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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뜰
저도 이 부분이 와 닿았어요. 해설을 보면 여성이 아무 노동도 하지 않고 수다만 떤다는 남서 시인의 시에 반발해서... 여성의 노동은 전혀 보이지가 않았나 봅니다.

borumis
늦었지만 배송 온 내돈내산 시집입니다! 도서관 책은 절판 전 버전이라 좀 다를지도 몰라 큰맘 먹고 구매해봤어요. 악의 꽃 모임 이후 시집 독서모임은 정말 간만인 듯하네요! 두근두근

poiein
표지가 참 좋아서 따로 떼어내 벽에 걸고 싶어지더군요. 표지를 벗겨내면 또 아름다운 표지가 나와서 정말 시집스럽다는 감흥이 올라왔습니다.


borumis
오오옷~!! 안그래도 제 책이 처음부터 겉표지가 조금 구겨져 있어서..ㅜㅜ
읽을 때는 제가 좀 험하게 읽어서 그냥 벗겨내고 따로 읽어야겠어요. 좋은 것을 알려주셨네요.
서문에서 표지 이야기가 있어서 참 좋았어요. 안 그래도 제가 여중시절 날이 좋을 때는 고무줄(요즘엔 이 놀이하는 애들이 없는듯;; 오징어게임에도 안나오고;;)과 배드민턴, 그리고 날씨 안 좋아지면 교실 안에서 말뚝박기하고 놀던 (네, 제가 좀 러프하게 놀았죠;;) 시절이 그리워서 이 책 표지에 바로 땡겼어요.
이거 절판되기 전도 조금은 다르지만 배드민턴 장면 같더라구요.. (테니스인가?) 뭔가 번역가가 시인들의 말에 귀기울이는 것처럼 시인과 번역가와 독자 사이에서 rhyme and reason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느낌?

아티초크
큰 마음 먹고 소장하신 만큼 이 시들이 borumis님에게 떨림과 울림을 선사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유년의뜰
34쪽 베로니카 프랑코의 시도 여성은 나약하다는 인식에 반기를 들고, 나약함이 여성성이 아니며 여성 스스로 자각하자고 독려하고 연대를 꿈꾸는 바람으로 읽혔습니다.


유년의뜰
“ 그러니 이제 우리의 자유를 돌려다오. 더는 당신들만이 주인인 양 굴지 말라. 우리의 고통 없이 이 세상에 태어난 남자는 없으니, 그 산고를 당신들의 잔혹함을 막는 빗장으로 삼으라. 당신들의 죄가 더 크거늘, 어찌하여 거부하는가! 우리가 당신들과 동등한 자유로운 존재임을. ”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세계 여성 시인선 100』 41쪽, 에밀리아 라니아_ 여성을 위한 이브의 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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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ein
미리 쓰는 유언장
몸도 마음도 건강하지만
내 지갑은 중병이 들었네요.
상황이 더 나빠질까 두려운 마음에
이렇게 나의 유언장을 남깁니다.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세계 여성 시인선 100』 이사벨라 휘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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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ein
위트 넘쳐서 단번에 반한 시예요. 작가 소개글을 읽으니 더 궁금해져서 관련 자료를 찾다가 논문을 한 편 찾았는데, 하 ... 몰랐던 인물의 내러티브에 마음이 묶여버렸습니다.
영미문학연구회 <안과밖> 34호 [ 초기근대 런던의 도시공간과 여성의 혼령주체: 이저벨라 휘트니의 「유언장」을 중심으로]
https://sesk.net/bbs/board.php?bo_table=sub2_1_newT&wr_id=36&page=3


아티초크
위트가 담긴 유언장 형식을 빌려 시를 짓는다는 발상이 탁월하지 않습니까? ^^ 유익한 자료를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모임 여러분도 함께 보면 좋겠습니다.
여담입니다만, 2000년대 초반에 유언장(≠유서) 쓰기 열풍이 있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사설 강좌가 열릴 만큼 인기가 높았죠. 휘트니의 원고를 편집할 때 우연히 당시의 그 열풍을 검색했는데 흥미로운 사실이 많았습니다. 우리 시대 유언장 쓰기를 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가장 궁금해할까요? 법령과 관련해서는 이런 게 아닐까 합니다. https://www.easylaw.go.kr/CSP/CnpClsMainBtr.laf?popMenu=ov&csmSeq=234&ccfNo=2&cciNo=1&cnpClsNo=1&menuType=onhunqna

borumis
아 이런 유행도 있었나요? 음.. 세기말 분위기 때문이었을까요? 아님 IMF? 이런 열풍이 생겼던 배경이 궁금해지네요.

유년의뜰
저도 이 시에서는 위트가 느껴졌어요. 다음장에 수록된 허난설헌의 '가난한 처녀의 노래'의 4연도 이 시와 비슷한 정서같네요.^^

borumis
저두 이 시가 정말 좋았어요 ㅎㅎㅎㅎ 풋 웃으면서도 그래도 지갑만 중병이라 다행일지도?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나이가 들수록 느껴지는 건 건강이 최고라는..

borumis

세계 여성 시인선 :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열세 번째 책. 주류 문학사에서 주변부로 존재하며 오늘날 여성문학이 자생하는 데 빛과 소금이 된 23명의 근현대 여성 작가의 명시를 엄선한 시선집이다. 시로 표현되는 여성의식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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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이
아름다움은 시선을 끌지만, 다정함은 영혼을 얻어요.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세계 여성 시인선 100』 프랜시스 브라운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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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이
슬픔이 슬픔에 맞닿을 수 있다면,
고통이 고통에 응답할 수 있 다면,
어떤 연민이든 당신을 녹일 수 있다면,
지금 내게로 오십시오.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세계 여성 시인선 100』 에밀리 브론테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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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이
슬픔은 곡예사. 무대 위에서 가장 대담해진다-
조금이라도 움찔했다간, 구경꾼의 눈이
제 몸의 상처들을 낚아챌 테니.
하나쯤, 하니 셋쯤.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세계 여성 시인선 100』 에밀리 디킨슨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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