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별85님의 대화: 🦋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거스터스 워터스가 좋았다. 정말, 정말, 정말로 좋다. 그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을 들먹이며 끝나는 방식이 좋다. 그의 목소리가 좋다. 그가 존재론적 고뇌 속의 프리드로우를 했다는 게 좋았다
🦋 “이미 내 이야기는 했잖아. 난 암 진단을 받았고…….”
“아니, 네 암 이야기 말고. ‘네’ 이야기. 관심사, 취미, 열정, 기묘한 집착, 기타 등등.”
🦋 “기분은 좀 나아졌어?”
“아니.”
아이작이 가슴을 들먹이며 웅얼거렸다.
“그게 고통의 특징이지.”
어거스터스가 그렇게 말하며 나를 힐끗 돌아보았다.
“고통이란 느껴야만 하는 거거든.”
🦋 전 말이죠. 그런 거예요. 그러니까 수류탄 같은 거라고요, 엄마. 전 수류탄이고 언젠가 터져 버릴 테니까 사상자 수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싶다고요, 아시겠어요?” -
🦋너 굉장히 뜨겁다.”
나는 여전히 그의 다리에 손을 얹은 채 말했다.
“네가 신체 일부가 절단된 사람에 대한 페티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가 여전히 나에게 키스를 하면서 중얼거렸다. 나는 웃었다.
🦋 “난 어거스터스 워터스 페티시가 있을 뿐이야
이건 불공평해. 정말이지 빌어먹게 불공평하다고.”
내가 말했다.
“세상은 소원을 들어 주는 공장이 아니야.”
🦋 “일 분 일 초가 지날 때마다 난 ‘굴욕’이라는 단어의 진가를 점점 더 몸으로 느끼게 되는 것 같아.”
난 내가 싫어, 난 내가 싫어, 이게 싫어, 이게 싫어, 내가 혐오스러워, 이게 싫어, 이게 싫어, 이게 싫어, 빌어먹을. 그냥 죽게 해 줘.”
이런 분야의 협약에 따르면 어거스터스 워터스는 마지막 순간까지 유머감각을 갖고 있어야 하고, 잠시라도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하고, 세상이 그의 유쾌한 영혼을 더 이상 잡아두지 못하는 순간까지 그 기상이 불굴의 독수리처럼 높게 솟아올라야만 했다.
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동정을 받고 싶지 않아서 몸부림치는 불쌍한 소년. 비명을 지르고, 울고, 그의 목숨을 부지해 주지만 제대로 살 수 있게 해 주지는 않는 감염된 G-튜브로 인해 아픈 소년.
🦋 심지어 암도 사실 나쁜 놈은 아니야. 암은 그저 살고 싶어 하는 거라고.”
🦋 그러고 나서 나는 더 이상 연락할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건 정말로 슬픈 일이었다. 내가 어거스터스 워터스의 죽음에 대해서 정말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유일한 사람이 어거스터스 워터스라니.
🦋 지난 몇 주 동안 우리가 함께 보낸 추억의 시간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추억하는 기쁨을 빼앗겨 버린 느낌이었다. 더 이상 함께 추억을 되살릴 사람이 없으니까. 함께 추억할 사람을 잃는 건 마치 추억 그 자체를 잃는 것 같았다. 우리가 했던 일들이 몇 시간 전에 떠올렸을 때보다 덜 중요하고 비현실적으로 변해 버린 것 같았다
🦋 거스의 집에는 그와 저 둘 다 굉장히 마음의 위안으로 삼았던 훌륭한 격언이 하나 있습니다. ‘고통이 없이 어찌 기쁨을 알 수 있으리오.’는 말이죠.”
나는 거스의 부모님이 팔짱을 끼고 서로를 안은 채 한 마디 한 마디마다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며 멍청이 같은 경구들을 계속 읽어 나갔다. 어쨌든 장례식이라는 건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거니까.
🦋 이 세상을 살면서 상처를 받을지 안 받을지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누구로부터 상처를 받을지는 고를 수 있어요. 난 내 선택이 좋아요. 그 애도 자기 선택을 좋아하면 좋겠어요.
나도 좋아, 어거스터스.
나도 좋아.
: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 방이 어제까지 였네요😭😭왠지 완독 후에 올리겠다는 고집때문에 감상 후기를 올리는 것을 놓쳐 죄송하지만 이렇게라도 올립니다😅😅 다음에는 일찍 읽고 올리겠습니다
@김새섬님이 여러번에 걸쳐 좋은 작품이라고 언급해주셔서 꼭 읽어야지 다짐했는데 전 초중반 부분까지 크게 와 닿지 않았어요~ 그러다 후반 쯤 마지막을 앞둔 어거스터스와 헤이즐의 장면에서 푹 빠져 읽었습니다 마지막에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존엄을 지키고 싶지만 굴욕에 매번 좌절하는 거스의 모습이 너무 안타깝고 슬펐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필연적으로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우리는 거의 모두가 겪을 일이라 외면하고 싶은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스스로 선택하는 모습들이 좋았습니다
두 아이가 설레며 찾아갔던 유명작가 피터 반 호테의 모습은 참 한심스럽고 짜증이 났는데요 그 아이들의 다시없는 시간에 찾아나서기에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 실망스러운 과정 또한 소중한 추억으로 남기는 모습도 아름다웠습니다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 작품의 매력을 김새섬님께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번에 수북강녕 책방에서 안톤체홉에 관해 극단의 연출가님과 배우님께 체홉의 단편선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작품을 너무 사랑하는 분들께 들으니 혼자 읽었더라면 모르고 지나쳤을 작품의 매력들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빨리 새섬님의 회복을 기원 합니다🙏🙏🙏
그리고 오늘 전 참여했는데 @장맥주 님께서 새섬님의 회복 소식을 올려주셔서 감사드리고 재활 잘하시고 돌아오시길 가랍니다❤️
저도 아직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의 잔잔한 여운에 머물러 있는데 후기 보니 반갑습니다:) 아픔으로 인해 10대 청소년들이 주고 받는 비관적이지만 '이게 현실인데 어쩌겠어' 하는 듯한 시니컬하지만 서로의 아픔을 알기에 주고 받을 수 있는 따뜻한 대사들에 웃고 눈물 흘리고 했습니다ㅜㅜ 저도 원서로 읽어보려구요. 각자의 상실 속에 이들이 주고 받는 말들이 가슴 아프지만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