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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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story님의 문장 수집: "만일 과학자들이 생명을 연장하지는 못하더라도 요양원에 가거나 우울증에 걸려 비참하게 마지막을 보낼 확률을 줄이는 장치—자동 노쇠 방지 장치라고 부르자—를 개발한다면 모두들 그걸 사기 위해 줄을 설 것이다. 의사가 갈비뼈를 열어 그 장치를 심장에 꽂아야 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75세 이상이면 누구나 그걸 가질 수 있도록 하자고 캠페인을 벌일 것이다. 의회에서는 40대가 그 장치를 장착할 수 없는 이유를 밝히라며 청문회를 열 것이고, 의대생들은 자동 노쇠 방지 장치 전문가가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며, 월스트리트에서는 이 장치를 생산하는 회사의 주가가 하늘을 찌를 것이다."
요양원에 가거나 우울증에 걸려 비참하게 마지막을 보낼 확률을 줄이는 장치-자동 노쇠 방지 장치- 이 상상의 장치, 상상만 해도 좋네요, 난리나겠어요.
그런데 현실에서 그 상상의 장치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노인병 전문 팀이다. 그들은 폐 조직 검사나 허리 수술을 한 것도 아니고, 자동 노쇠 방지 장치를 삽입한 것도 아니다. 그저 처방약들을 더 단순하게 조절하고, 관절염을 관리하기 위해 세심히 지켜봤으며, 반드시 발톱을 손질하게끔 하고, 매끼 식사를 잘 챙기도록 했다. 또한 환자에게 고립이 의심되는 징후는 없는지 살피고, 사회복지사가 방문해 환자의 집이 안전한지 확인하도록 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이런 성과에 대해 어떤 보상을 할까? 미네소타 대학 연구 팀을 이끈 노인병 전문의 채드 볼트 Chad Boult 의 경험을 보면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전문화된 노인병 관리를 받을 경우 삶의 질이 얼마나 개선되는지를 보여 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지 몇 달 후, 대학 당국이 노인병 클리닉의 문을 닫은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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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story님의 문장 수집: "그런데 현실에서 그 상상의 장치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노인병 전문 팀이다. 그들은 폐 조직 검사나 허리 수술을 한 것도 아니고, 자동 노쇠 방지 장치를 삽입한 것도 아니다. 그저 처방약들을 더 단순하게 조절하고, 관절염을 관리하기 위해 세심히 지켜봤으며, 반드시 발톱을 손질하게끔 하고, 매끼 식사를 잘 챙기도록 했다. 또한 환자에게 고립이 의심되는 징후는 없는지 살피고, 사회복지사가 방문해 환자의 집이 안전한지 확인하도록 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이런 성과에 대해 어떤 보상을 할까? 미네소타 대학 연구 팀을 이끈 노인병 전문의 채드 볼트 Chad Boult 의 경험을 보면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전문화된 노인병 관리를 받을 경우 삶의 질이 얼마나 개선되는지를 보여 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지 몇 달 후, 대학 당국이 노인병 클리닉의 문을 닫은 것이다."
현실에서 이 상상의 장치를 대신할 수 있는 노인병 클리닉이 문을 닫았다는 이 사례가 노인의학은 자본주의와는 결이 완전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본주의는 확실하고 빠른 것을 좋아하지만 노인병은 확실히 치료할 수 없고 느리고 세심히 돌봐야 하니까요. "불로장생 할 수 있다는 환상이 사회 전체에 만연해 있지만, 노인병 전문가들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라며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p.78
원주민님의 대화: 환자의 상태를 둘러싼 큰 그림이나 의료진의 궁극적인 한계에 대해서 논의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삶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든 그가 가장 중요한 것을 돌보는 데 실패한 것은 물론이다. (서문) ➔소위 ‘3분 진료’로 대변되는 한국의 의료 환경에서 무엇을 고려하고, 어떻게 개선해나가야 할까. 의료 수가 개편과 전공의 수련과정 재검토를 통해서 의료인들의 환자를 대하는 마음의 태도를 개선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 그렇지만 기계화되어가는 이 시대의 인간의 마음을 어느정도까지 바꿀수가 있을지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원주민 님 외래 진료 때도, 병실 회진 때도 3분 진료만 받아도 감지덕지겠다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자주 있었어요. 근데 의료진 스케줄이나 다른 환자들의 상태를 보면 우리한테 3분을 내주면 안 되겠는걸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미국이나 영국의 각기 다른 의료환경 이야기를 들으면 한국 정도면 환자 입장에서 참 좋은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점점 더 모르겠습니다.
바나나님의 대화: 참여합니다. 예전에 읽은 책인데 다시 읽고 싶어져서요. 이게시판에 들어오니 새섬대표님 소식을 알게되네요. 그것 역시 감사합니다.
@바나나 님, 오랜만이에요. 참여해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 김새섬 대표는 매일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
HL7707님의 대화: @히어로 동의합니다. 저의 생각과 제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한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1번 상황에서 주어진 조건을 보고 그 사례 안에서 판단하셨지만, 예를 들어 조력사가 국내 합법이 되어 현실적으로 장거리 비행을 안해도 되는 상황에서 환자는 실제로 상당히 고통받는 말기 호흡부전이 맞고, 남긴 유서 역시 자기를 잡아주기를 바라는 양가감정이 일견 섞여든게 아닌, 정말 진심이라면, 그리고 그런 의사를 유서 하나가 아니라 충분한 기간 동안(자식이 인정하든 안하든 간에) 반복적으로 의사를 밝혀왔던 상태라면, 그때엔 인정해주어야 할까요. 조력자살이 조건부로 가능하다는 의견일지, 어떠한 경우에도 그것은 안된다는 입장일지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히어로 @HL7707 저는 처음에 저 기사를 읽고 출국 직전에 뜻이 좌절된 60대 남성에 감정 이입을 했었거든요. 제가 민폐 끼치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이륙 못하는 비행기에서 다른 승객들의 시선을 받으며 공항으로 내려갈 때 열패감이 얼마나 컸을까 생각했습니다. 경찰의 설득도 말이 설득이지, 사실 60대 환자 입장에서 그 상황에 집으로 돌아가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뭐가 있었겠나 싶었고요. 그의 뜻을 가족들이 물리력을 사용해서 굴복시킨 거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그런데 @히어로 님의 글을 읽고 나니 60대 남성의 계획도 어딘지 미심쩍게 허술했고, 그의 건강 상태도 장거리 비행을 견딜 상태였겠구나 하는 생각이 비로소 들었습니다. 그렇죠. 설령 메일 예약 발송 기능을 모르더라도 스위스에 가서 유서를 보내는 방법도 있었을 텐데요. 여기서부터는 윤리나 좋은 죽음과 전혀 상관없는 문제인데요, 남은 가족 중 한 사람만 ‘난 아버지(혹은 남편) 이렇게 못 보내’라고 주장해도 결국 경찰에 신고하게 되는 시나리오 아닌가 합니다. 거기에 반대하는 사람은 매정하다는 비난을 가족 모임에서 평생 받게 될 테니까요. 재력이 어느 정도 있다면 더 그렇고, 재력이 없는 집안이라 하더라도 가족들 사이에 도덕적 우위를 놓고 경쟁하고 싶은 유인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아주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는 한 실패하기 쉬운 계획인 거 같네요. 너무 매정한 얘기인가요.
세실님의 대화: 저는 두 경우 다 신고하겠습니다. 가족이 극심한 고통에 있는데 도울 수 없는 상황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 또한 엄청난 고통임을 압니다. 그러나 저는 두 경우에서 모두 언급된, ‘맨 정신이며, 성인이고, 죽을 권리가 있다‘ 는 말에서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지극한 고통속에 있는 사람이 과연 ‘맨정신‘ 인지는 누가 판단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고, ‘맨정신의 성인‘이 본인이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겪는 상황에서는 모두 ’죽을 권리’가 있는지에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의 역치는 모두 주관적인 것인데 그런 논리라면 남들이 보기에 사소해도 본인에게 크게 느껴지는 고통이라면 본인은 죽을 권리가 있다는 논리가 성립됩니다. 과연 인간에게, 본인의 목숨을 본인 마음대로 할 권리가 있는 걸까요?저는 이런 생각이 인간의 오만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80대의 아버지와 20대의 자녀에게 다른 논리를 적용해야 하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그런 편지를 남기는 마음 한 구석에 살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건 아닐까요. 가족으로서 제가 편하고자하는 이기적인 마음인지 모르지만, 저는 신고해서 두 경우 다 아버지와 딸을 옆에서 도와줄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습니다. 아버지의 경우 육체적인 고통은 어떻게 할 수 없어도, 이야기를 들어드리고 본인의 마지막을 잘 정리하고 가실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볼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불치병인 시어머니 병간호를 오래 했고, 최근에 병환으로 돌아가신 친정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면서,정말 고통스럽지만 죽음도 결국 자연스러운 일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죽음이 위의 경우처럼 본인의 선택으로 인한 것이라면, 저에게 그것은 남아 있는 이들에게 너무 큰 고통을 남기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진짜 오만하기 이를 데 없는 생각인데, 인간에게는 자기 목숨을 자기 마음대로 할 권리가 없는데, 저한테만 그 권리가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 그런데 다른 사람들도 그런 생각을 품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어요.
거북별85님의 대화: 와!! 감사합니다~~~그리고 @joystory 님의 원서읽기 응원합니다!!^^ 전 아직은 한글책이라도 꾸준히 읽기 습관을 들이고자 합니다~ 근래에 한소범 문학기자님의 <독자되는 법>이라는 책을 읽어보았는데 '한국문학 독자라는 특권'에서 세계 속에서 점점 위상이 높아져가는 한국문학을 한글이라는 한국 작품의 모국어로 누구보다 먼저 그 작품들을 읽을 수 있는 것도 한국인이어서 가지는 특권이라는 내용이었는데 뿌듯하고 좋았습니다^^ 각자의 상실 속에서도 서로 너무 예쁜 헤이즐과 어거스트였습니다
저는 한국 문학 작품을 먼저 읽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영어를 못해서... 한국어로 된 책을 열심히 읽겠습니다. ㅎㅎㅎ
장맥주님의 대화: (1) 와... 이 뜨겁고 성실한 답변들 감사합니다. 제가 뭐라 논평할 자격은 없고, 그냥 저의 답변을 올려봅니다. 저는 @joystory 님, @탱구밤이엄마 님, @Nana 님, @다솜726 님과 같은 선택을 하게 될 거 같아요. 80대 아버지의 경우에는 신고하지 않고, 20대 딸의 경우에는 신고하는 걸로요. (어쩌면 @내일부터 님처럼, 죽음을 막기 위해서가 마지막으로 진지하게 대화하기 위해 아버지의 경우도 신고는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다음에는 아버지의 결정을 존중하는 걸로요.) 그런가 하면 @Lulurala 님처럼 제가 저 80대 남성의 상황이라면 가족들이 신고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Lulurala 님 말씀대로 이중적이죠. 이중성과 비일관성이 겹겹이 쌓여 있네요. @마키아벨리1 님처럼 제 가족인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따로 분리해서 생각해봤는데, 다행히 그때만큼은 그나마 일관되게, 80대 노인의 결정이라면 존중하고 20대 청년의 결정이라면 무시할 거 같습니다. 20대 청년의 결정을 무시하는 것은 우울증이라는 병 때문이기도 하고 20대라는 나이 때문이기도 한데, 후자의 요소가 더 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왜 일관성을 지키지 못하는가에 대해 @joystory 님처럼 한참 고민하게 됩니다. 저 역시 @탱구밤이엄마 님처럼 실제로 그런 상황이 닥치면 아마 지금 글로 쓴 것과는 다르게 행동할 거 같습니다. 결국에는 @분홍하늘 님이 말씀하신 대로 ‘무엇이 옳은가’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후회가 남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따라 결정하게 될 거 같습니다.
저도.. 답변을 올리면서도 계속 이건 말이 안된다. 이중적이야..하면서 계속 생각을 들었다 놨다 했는데요. 어쩌면 문맥이나 상황 등 여러 조건들을 내걸며 실드 치는 것도 제 나름 후회를 최소화하고 도피할 구멍을 만들어보려고 안간힘을 쓴 게 아닌가 싶어요. @탱구밤이엄마 님처럼 실제로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실은 '죽을 권리'에 대해서도 의문이 가지만 '가족의 권리'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는데요. 실은 저는 그동안 소홀했거나 충분히 그들의 마음을 돌아보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제가 못다한 이야기 같은 안일한 욕망으로 그것을 지켜준다는 권리로 합리화해도 되나 하는 생각도 했어요. 실은 이 글을 읽고 저도 고민하다 결국 논문 등을 찾아보았는데요..;;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1125125/ 스위스는 흥미롭게도 보조자살을 범죄로 만드는 상황들을 제한하는 법들로 'decriminalise'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심지어 전문 의사가 아닌 사람도 보조 자살이 가능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 범죄로 만드는 상황을 제한하는 상황은 'altruistic' 이타적인 경우라는데 즉 자살을 보조하는 측을 위한 동기가 전혀 없고 환자를 위해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료인이 돈을 받고 하는 것이나 아니면 보호자의 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겠네요) 그 외 기타 통계들을 보여주는데 Swiss Association of Palliative Care에 소속된 의사들의 73%는 euthanasia의 합법화를 반대한다고 하지만, 반면 19%는 이것이 합법화되는 경우에는 시행하겠다고 답변하기도 했구요. 어쩌면 의료인들은 전문의로서 가져야 할 명예나 소명, 그리고 법적 책임 여부 등으로 인해 오히려 민간인이 보조 자살을 하는 경우보다 더 소극적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HL7707님의 대화: 일단 역시 장맥주님 너무 조리있게 말씀 아니 글 잘 쓰시고 제가 감히 다 소화하고 이어서 의견개진하기는 어렵지만 우선 한 가지 다음 표현 이거는 사실이 아닐걸요. 지금 한국에서는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서명한 환자조차 자기 코에서 콧줄을 뽑지 못하고 고통스럽게 강제급식을 당해야 합니다 연명의료법에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 혹은 유보 하더라도 산소 물 영양분 공급은 지속돼야 한다는 문구가 있어서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는데 아마 호스피스 담당의사나 완화의료전문가라면 대개 콧줄 싫어할겁니다. 영양분은 콧줄 끼지않고 정맥주사로도 공급은 되고 무엇보다도 너무 힘들거든요. 호스피스완화의료 그리고 연명의료 유보의 핵심가치는 환자가 고통받는걸 줄여주자는거라서 평상시에는 그렇게 하지 않을 원칙위배나 파격도 얼마든지 성립이 됩니다. 필요하면 삽입할수도 있겠지만 다 떠나서 우선 콧줄을 환자가 빼달라는데 안됩니다 하셔야 합니다 하는 경우는 아마 호스피스기관에서는 없을 듯 합니다. 그러니 다행입니다. 그렇게까진 안할거라서요. 마찬가지로 이 책도 나온지 아마 한 10여년 되는거 같아요. 여기서 비판하는 내용의 상당부분이 요새는 그지경까지는 아닌 점도 많이 있습니다. 물론 아직 개선할 부분도 산너머 산이지만. 여튼 콧줄 부분은 안심하세요! 이 부분 영양분 공급으로 못박은 문구 법개정도 추진 중입니다.
저도 최근 법 개정에 대해서는 자세히 몰랐는데 감사합니다. 역시 현장에서 실무 보시는 전문가분의 고견이 참 귀중하네요..
끌레린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HL7707 선생님, 저는 작년 즈음에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김범석 교수님이 쓰신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를 아주 감동적으로, 공부하는 기분으로 2회독 했었습니다. 죽음을 앞에 둔 정말 다양한 사연들이 소개되어 있었는데, 그 책 덕분에 삶을 대하는 자세에 따라 죽음과 그 이후 남은 가족들의 얼굴이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휴머니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신 저희 아버지 생각도 났고요. 그 때는 경황이 없어서 온 가족 모두 어떻게든 아버지의 죽음을 외면하고 막으려고만 했던 것이 후회로 남았습니다. 지난번 @장맥주 작가님께도 말씀드렸듯이, 폴 칼라니티의『숨결이 바람될 때』를 읽으면서는 오열을 했지요. 저도 폐암 수술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던 시기라 감정 이 입이 많이 되어버렸어요. 특히 그의 젊음과 죽음이 안타까웠습니다. 에필로그를 읽을 때는 더 힘들었었죠. 그래도 남겨진 가족 입장에서 함께 정리해간 시간이 있었다는 건 어찌 보면 행운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안은미 작가의 『아빠의 빈구두를 신었습니다』또한 여운이 많이 남았던 책입니다. 저자의 아법지는 목사이자 폐암 환자로 수십년 간 살아온 발자취를 정리하고 폐암 환자들을 위해 아름다운 마을을 조성하면서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습니다. 가족들이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그리고 저와 제 가족은 아버지의 죽음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채 15년을 지내왔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죽음에 대해 잘 수용하고 삶을 정리하고자 하는 마음이 저에게 생긴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는 어머니를 생각하고 또 저에 대해 생각하면 '웰다잉'을 하나씩 실천하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장맥주 작가님, 바쁘다는 핑계 속에서 계속 미뤄두었던 웰다잉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할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책들 추천 감사합니다.
끌레린님의 대화: 앗 저도 병렬독서를 심하게 하는 편이네요 ㅎㅎ. 지금 읽으려고 쌓아놓은 책들이 한 20권은 되는 것 같고, 그 중에서 5권 정도 읽고 있어요. 어제 나이프를 발음하는 법, 완독했고, 오늘은 월가의 영웅(피터린치), 완독했어요. 2026 이상문학상과 2026신춘문예(2회독 중) 읽고 있어요. 단편모음집이라 병렬독서에 더 좋은 것 같아요~ ^^;; 어제부터는 이론물리학 책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읽기 시작했고요. 이제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와 채식주의자(다시 시도!), 읽기 시작하려고요~~~
저도 병렬독서가입니다. 실은 그믐을 알기 전부터;;; 끌레린님이 추천해주신 책들도 더해져서 또 병렬독서 TBR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
몽이네님의 대화: 작년즈음 영화 <룸 넥스트 도어>와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을 비슷한 시기에 보며 '조력사'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젊고 팔팔한 시절에는 종교와 윤리,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누르던 생각이었는데 '노화'라는 현실을 마주하면서 최소한, 연명치료 거부 신청이라도 해야하나 싶었습니다. 장맥주님의 질문 1)병과 고통, 회복 가능성을 둔 본인의 의사가 확고하다면 존중하겠습니다. 2)우울증은 질병이 아니라 생각하는데...여튼 나이와 가족 누구냐를 떠나 찾아내야죠. 삶과 죽음을 놓고는 더더욱 입떼기 어렵습니다 ;;
약간 딴 얘기인데 저는 우울증 병력이 있는 사람으로서 우울증의 실체가 정말 궁금합니다. 병인지 아닌지 저도 잘 모르겠고, 자기 보고에 의존하는 진단 방식도 여전히 다소 어이없게 느껴집니다.
HL7707님의 대화: 오 마지막에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이거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여기 월간 뉴턴(NEWTON) 구독하셨거나 사보시던 분 안계실까요? 다른데서는 웬만해서는 이런 얘기 안하는데 여긴 왠지 최소 한분 이상 계실 듯해서.. 중학시절부터 매월 초 학교 앞 문방구에 특유의 빨간 뉴턴이 걸려있으면 가서 사보고 했던 생각 나는데, 거기서 처음 여기 나오는 개념을 접하고 얼마나 신기했던지. 물론 아직도 개념을 잘 이해는 못하고 있습니다만.
구독까지는 아니구 관심있는 토픽이 보이면 사서 몇 권 읽었어요. 예전에는 문방구에 뉴턴을 팔았다니.. 좋은 문방구군요!
장맥주님의 대화: @HL7707 님, 지금 올려주신 글 덕분에 제가 얼마나 안도했는지 모르실 거예요.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저는 혼자 어떤 상상까지 했는지 말씀드리면 많이 웃으실 텐데요... 입원형 호스피스에 있다가 콧줄 때문에 퇴소를 해서 가정형으로 바꿔도 방문하는 의료진 앞에서는 콧줄을 껴야 하나, 그러면 그런 방문도 거절해야 하나 고민했더랬습니다. (눈 감아 달라고 빌어볼까, 매수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도 했었네요. ^^;;;) 약간 다른 얘기이지만 어떤 사안을 기사로 읽고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건 참 위험한 일이구나 새삼 깨닫습니다. 정말 너무 너무 감사드려요!!!
웃으시라고 말씀하신 건데.. 오히려 그동안 얼마나 고심하고 분주히 알아보셨을지 마음이 전해지네요.. 힘내세요. 저희야말로 감사드립니다.
@선해영 @몰라 @베짱이Lv1 @생각나라 @씩씩한 @cjlove52 @우쭈 @jojo 환영합니다! 의견 많이 나눠 주세요~. 저희는 요즘 아침저녁으로 산책하고, 통원 재활과 방문 재활을 함께 받으며, 점심때에는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으려 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그믐이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소식에 아내가 무척 기뻐하고, 자기도 빨리 참여하고 싶다고 하네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제가 곰탕을 끓이는데... 곰탕용 소고기는 미리 핏물을 빼서 따로 삶아야 한다는 걸 어제 정육점에 가서 처음 알았습니다. 정육점 사장님 부부가 저를 보시고 ‘저 놈 곰탕 못 끓일 거 같은데?’ 하고 정확히 간파하시고 귀중한 팁을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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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님의 대화: @원주민 님 외래 진료 때도, 병실 회진 때도 3분 진료만 받아도 감지덕지겠다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자주 있었어요. 근데 의료진 스케줄이나 다른 환자들의 상태를 보면 우리한테 3분을 내주면 안 되겠는걸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미국이나 영국의 각기 다른 의료환경 이야기를 들으면 한국 정도면 환자 입장에서 참 좋은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점점 더 모르겠습니다.
그렇죠. 지금 미국에 살다가 그곳에서 받을 수 없는 재활치료를 위해 한국에 비보험 비용을 무릅쓰고서라도 한국에 들어온 제 지인을 보면.. 과연 어느 쪽이 더 나은 건지.. 고민이 됩니다.
장맥주님의 대화: 저는 진짜 오만하기 이를 데 없는 생각인데, 인간에게는 자기 목숨을 자기 마음대로 할 권리가 없는데, 저한테만 그 권리가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 그런데 다른 사람들도 그런 생각을 품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어요.
실은 저는 그것도 잘 모르겠는 게... 저도 우울증이 좀 있어서 까뮈 등 자살에 대한 글들을 어릴적 읽으면서 과연 자기 목숨을 자기 마음대로 할 권리가 없는 것인지 아니 권리란 진정한 사회적 합의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좀더 근본적인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아니 실은 너무나도 삶에서 도피하고 싶어서 한 자기 합리화였을지도;;)
borumis님의 대화: 실은 저는 그것도 잘 모르겠는 게... 저도 우울증이 좀 있어서 까뮈 등 자살에 대한 글들을 어릴적 읽으면서 과연 자기 목숨을 자기 마음대로 할 권리가 없는 것인지 아니 권리란 진정한 사회적 합의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좀더 근본적인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아니 실은 너무나도 삶에서 도피하고 싶어서 한 자기 합리화였을지도;;)
그... 제 마음은 정확히는... 삶의 의미라든가 보편 윤리라든가 하는 이야기를 무척 좋아하고 지대한 관심을 품고 살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 '나는 늘 예외다' 혹은 '나 하나 쯤이야' 뭐 이런 생각을 늘 조금 지니고 있네요... ^^;;; 음... 부끄럽군요.
꽃의요정님의 대화: 저렇게까지 하시면 막지는 않겠지만, 그 전에 몇 번 의지를 보이셨을 것 같으니 저도 몇 번은 막으려는 시도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의지가 확고하면 보내 드리고요. 1)번을 막을 방법은 2)번과 동시에 일어났을 때 가능합니다. 1)번 아버지에게 2)번의 사건이 일어났다고 하면 아버지가 본인 자살은 어딘가로 던져 버리고, 2)번 손주의 자살을 막으러 쫓아가실 거 같습니다. 근데 폐섬유증이라는 게 숨쉬는 거 자체가 매순간 괴로울 텐데, 꼭 막아야 하나란 생각도 듭니다. 2)번의 경우에는 건강 문제가 아니라 정신 문제이니 일단! 경찰에 신고해서 집에 끌고 와서...자살하는 거 다 좋은데, 그럼 엄마가 가진 재산 털어서 우리 세계여행이나 한번 해 보고 그 이후에 죽는 거 어떠냐고 해 보려고요. 가고 싶은 나라 12개를 골라서 한 달씩 살아 보고, 그 이후에 돈 다 떨어지면 죽든가 말든가 그건 그때 결정하라고요.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딸이 굳이 죽겠다고 하면 딸이 죽기 전에 '제가' 하고 싶은 일이라도 같이 해 보는 건 어떨지?란 생각을 했거든요(끝까지 엄마 욕망 채우기 ㅎㅎ). 하지만, 애가 말을 들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아직 제가 죽음을 겪은 적이 없어 가볍게 이야기했는데, 1)번은 솔직히 막고 싶지 않습니다. 예전에 크게 2주 정도 아팠던 적이 있는데...그때 음식을 먹으면 죄다 토해내서 이러다 죽는 건가...싶다가 결국은 너무 괴로워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야 젊었고, 건강했기에 언젠가는 낫겠지란 희망이 있었지만, 매일 지속되는, 끝이 언제인지 알 수 없는 신체의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 '자살은 나쁜 거야.'라고 하는 것은 또 다른 고통을 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저에게 1번과 2번이 동시에 일어날 때 제가 가장 먼저 할 일이 뭔지 알고 있습니다. 일단 찬 맥주를 한 캔 마시겠습니다. 안 그러면 공황 올 거 같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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