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

D-29
하지만 잠시 후 박사 자신도 음식이 목에 걸렸다. 연어였다.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얼굴이 빨갛게 변했다. 마침내 목에 걸린 음식을 게워 내는 데 성공했지만, 다시 숨을 돌리는 데 1~2분이 걸렸다. “내 충고를 내가 안 따랐네요.”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86,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가까운 장래에 밀어닥칠 수요를 충족시키기는커녕 은퇴하는 노인병 전문의들을 대체하기도 힘든 숫자다. 노인을 전문으로 다룰 훈련을 받은 정신과 전문의, 간호사, 사회복지사도 노인병 전문의 못지않게 아쉬운 형편이지만 충분히 공급되고 있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다른 나라의 상황도 이와 비슷하거나 더 안좋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87,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그는 창문을 내리고 창틀에 팔꿈치를 올렸다. 공기는 시원하고 상쾌했다. 우리는 바퀴가 도로에 닿으며 내는 소리를 들었다. “참 아름다운 밤이네요. 그렇죠?” 그가 말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90,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현대화가 강등시킨 것은 노인들의 지위가 아니라 가족이라는 개념자체였다. 현대화는 사람들에게-젊은이와 노인 모두에게 - 더 많은 자유와 통제력을 누리는 삶의 방식을 제공했다. 거기에는 다른 세대에게 덜 묶여 살 자유도 포함되어 있다. 노인들에 대한 존중은 없어졌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젊음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독립적인 자아에 대한 존중으로 대체된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p.43-44,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우리가 지향하는 삶의 목표가 독립이라면, 그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됐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KBS 선정 도서 p.27,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KBS 선정 도서하버드 의과대학과 보건대학 교수인 아툴 가완디의 책. 사람은 누구나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하고 인간답게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고 싶어 한다. 이를 성취해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내 역시 자신이 남편 옆에 있다는 사실에서 큰 의미를 찾았다. 서로의 존재에서 위안을 찾은 것이다. 실버스톤 박사는 아내의 옷을 입히고, 씻기고, 먹는 것을 도왔다. 산책할 때면 손을 꼭 잡고 걸었고, 밤이면 서로의 팔에 기댄 채 포근하게 누워 있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다. 그는 그 시간들이 가장 소중한 순간으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거의 70년을 함께 살아온 그 어느 때보다 서로를 사랑하며 잘 안다고 느낀 순간이었다는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p.95~96,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감각이라는 닻을 잃게 되자 그녀는 시간 감각까지 잃었다. 점점 극심한 혼돈에 빠졌고, 때로는 망상에 사로잡히거나 불안 증세를 보였다. 더 이상 아내를 돌볼 수가 없었다. 그는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으로 지칠 대로 지쳐 갔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96,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그것은 심신이 쇠약해져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돌보는 시스템 전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 이유이기도 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00,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할머니가 포기한 그린캐슬가의 집과 롱우드 하우스 사이에 놓인 10킬로미터 남짓한 길에서 할머니의 삶은 그녀가 전혀 원하지 않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방향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03,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눈이 멀고 귀가 먹은 할머니 한 분이 근처에 있는 매트리스에 누워 무슨 말을 반복해서 외쳐 대고 있길래 통역관에게 무슨 뜻인지 물었다. 통역관은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라며 고개를 가로젓더니, 이내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가고 말았다.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내가 경험한 것 중 가장 지옥에 가까운 광경이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08,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진짜 집이라고 느껴지는 곳에 산다는 것은 인간에게 무척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물고기에게 물이 중요한 것처럼 말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09,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롱우드 하우스는 분명 옛 집에서보다 할머니를 더 안전하게 보호하고 더 관리하기 쉽게 만들었지만, 그것이야말로 할머니가 그곳을 견디기 힘들게 만든 요인이었다. 할머니의 아파트에 '독립 주거 공간'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기는 했지만, 이전까지는 한 번도 당해 보지 않은 규칙과 간섭을 피할 수 없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11,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그러나 할머니는 누군가 자신을 돌보는 걸 원치 않았다. 그녀가 원한 건 자기만의 삶을 사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유쾌하고 친절한 국경수비대원들이 할머니의 열쇠와 여권을 가져가 버린 것이다. 할머니는 집과 함께 자기 삶에 대한 주도권도 잃어버렸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12,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사람들을 보니 의학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이런 사람들을 병원에 수용하는 건 어떨까? 의사들이 뭔가 알아낼 수도 있잖아." 현대의 요양원은 거기서부터 시작돼 발달된 것이다. 거의 우연히 말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13,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애리조나의 부동산 개발업자 델 웹Dell Webb은 1960년 ‘선 시티Sun City’를 개장해서 ‘은퇴자촌retirement community’이라는 용어를 유행시켰다. ‘선 시티’는 피닉스에 만들어진 공동체로, 최초로 거주민 자격을 은퇴자로 제한해서 당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내가 당신의 손녀와 결혼한 날, 할머니는 나를 꼭 안아 주며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절염이 심해 나와 춤을 추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할머니는 여전히 혼자 살며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16,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노화과정에 관여하는 단일하고 일반적인 세포 매커니즘은 존재하지 않는다. / 노화나 죽음만 그러할까? 단일한 단선적인 인과관계의 설명은 시원하고 명료하지만 사실은 아니고, 진실은 더더욱 아니다. 수십, 수백, 수만, 트리거, 우연이 얽히고 섥혀서 일어나는 일이 대부분일 것 같은데......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균형 감각 쇠퇴, 네 가지 이상의 처방약 복용, 그리고 근육 약화다. 이런 위험 요인을 가지지 않은 노인이 1년 사이에 낙상할 확률은 12%다. 반면 이 요인들을 모두 가진 노인의 낙상 확률은 거의 100%에 가깝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병원들은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로비를 벌였고, 의회는 1954년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환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별도의 시설을 지을 자금을 제공하도록 했다. 바로 이것이 현대 요양원의 시초였다. 노령에 접어들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 병실을 비우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nursing home', 즉 요양원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16,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Erving Goffmann은 1961년에 출간한『정신병원Asylum』이라는 책에서 감옥과 요양원의 유사성에 주목했다. 그는 군대 훈련소, 고아원, 정신병원과 함께 감옥과 요양원이 사회 전반과 대체로 단절된 '전체적 기관total institution'의 전형이라고 규정했다. "개인은 각기 다른 장소에서, 각기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각기 다른 권력 당국 아래에서, 모든 걸 아우르는 합리적 계획 없이 잠자고, 놀고, 일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게 현대 사회의 기본적인 사회적 합의다." 반면 전체적 기관은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을 나누는 장벽을 허물어 버리는데, 그는 그 방식을 다음과 같이 나열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20,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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