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

D-29
장맥주님의 대화: @HL7707 님, 지금 올려주신 글 덕분에 제가 얼마나 안도했는지 모르실 거예요.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저는 혼자 어떤 상상까지 했는지 말씀드리면 많이 웃으실 텐데요... 입원형 호스피스에 있다가 콧줄 때문에 퇴소를 해서 가정형으로 바꿔도 방문하는 의료진 앞에서는 콧줄을 껴야 하나, 그러면 그런 방문도 거절해야 하나 고민했더랬습니다. (눈 감아 달라고 빌어볼까, 매수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도 했었네요. ^^;;;) 약간 다른 얘기이지만 어떤 사안을 기사로 읽고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건 참 위험한 일이구나 새삼 깨닫습니다. 정말 너무 너무 감사드려요!!!
정말 현실적인 이야기여서 고민하셨다는 것이 마음 아프네요. @HL7707 님 말씀대로 제 개인적 경험으로도 호스피스에서 콧줄 삽입 관련 실랑이는 없었습니다. 다만 오히려 식사를 못하게 되신 후 주사로 계속 영양제는 들어가는 상황에서 몸은 계속 부으시는데 이를 배출하기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견디기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소변줄이 잠시나마 환자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지는 않았을지 처음으로 연명의료 거부라는 환자의 선택에 의구심이 들었던 순간입니다. 이런 고통스러운 선택들은 최대한 하지 않으셔도 되길 바라면서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서로 원하는 바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이런 대화를 스스럼 없이 나누신다는 점이 참 존경스럽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작가님!
우리가 지향하는 삶의 목표가 독립이라면, 그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됐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KBS 선정 도서 p.27,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KBS 선정 도서하버드 의과대학과 보건대학 교수인 아툴 가완디의 책. 사람은 누구나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하고 인간답게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고 싶어 한다. 이를 성취해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내 역시 자신이 남편 옆에 있다는 사실에서 큰 의미를 찾았다. 서로의 존재에서 위안을 찾은 것이다. 실버스톤 박사는 아내의 옷을 입히고, 씻기고, 먹는 것을 도왔다. 산책할 때면 손을 꼭 잡고 걸었고, 밤이면 서로의 팔에 기댄 채 포근하게 누워 있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다. 그는 그 시간들이 가장 소중한 순간으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거의 70년을 함께 살아온 그 어느 때보다 서로를 사랑하며 잘 안다고 느낀 순간이었다는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p.95~96,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감각이라는 닻을 잃게 되자 그녀는 시간 감각까지 잃었다. 점점 극심한 혼돈에 빠졌고, 때로는 망상에 사로잡히거나 불안 증세를 보였다. 더 이상 아내를 돌볼 수가 없었다. 그는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으로 지칠 대로 지쳐 갔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96,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그것은 심신이 쇠약해져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돌보는 시스템 전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 이유이기도 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00,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할머니가 포기한 그린캐슬가의 집과 롱우드 하우스 사이에 놓인 10킬로미터 남짓한 길에서 할머니의 삶은 그녀가 전혀 원하지 않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방향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03,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눈이 멀고 귀가 먹은 할머니 한 분이 근처에 있는 매트리스에 누워 무슨 말을 반복해서 외쳐 대고 있길래 통역관에게 무슨 뜻인지 물었다. 통역관은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라며 고개를 가로젓더니, 이내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가고 말았다.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내가 경험한 것 중 가장 지옥에 가까운 광경이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08,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진짜 집이라고 느껴지는 곳에 산다는 것은 인간에게 무척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물고기에게 물이 중요한 것처럼 말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09,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롱우드 하우스는 분명 옛 집에서보다 할머니를 더 안전하게 보호하고 더 관리하기 쉽게 만들었지만, 그것이야말로 할머니가 그곳을 견디기 힘들게 만든 요인이었다. 할머니의 아파트에 '독립 주거 공간'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기는 했지만, 이전까지는 한 번도 당해 보지 않은 규칙과 간섭을 피할 수 없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11,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그러나 할머니는 누군가 자신을 돌보는 걸 원치 않았다. 그녀가 원한 건 자기만의 삶을 사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유쾌하고 친절한 국경수비대원들이 할머니의 열쇠와 여권을 가져가 버린 것이다. 할머니는 집과 함께 자기 삶에 대한 주도권도 잃어버렸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12,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사람들을 보니 의학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이런 사람들을 병원에 수용하는 건 어떨까? 의사들이 뭔가 알아낼 수도 있잖아." 현대의 요양원은 거기서부터 시작돼 발달된 것이다. 거의 우연히 말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13,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애리조나의 부동산 개발업자 델 웹Dell Webb은 1960년 ‘선 시티Sun City’를 개장해서 ‘은퇴자촌retirement community’이라는 용어를 유행시켰다. ‘선 시티’는 피닉스에 만들어진 공동체로, 최초로 거주민 자격을 은퇴자로 제한해서 당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내가 당신의 손녀와 결혼한 날, 할머니는 나를 꼭 안아 주며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절염이 심해 나와 춤을 추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할머니는 여전히 혼자 살며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16,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노화과정에 관여하는 단일하고 일반적인 세포 매커니즘은 존재하지 않는다. / 노화나 죽음만 그러할까? 단일한 단선적인 인과관계의 설명은 시원하고 명료하지만 사실은 아니고, 진실은 더더욱 아니다. 수십, 수백, 수만, 트리거, 우연이 얽히고 섥혀서 일어나는 일이 대부분일 것 같은데......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joystory님의 대화: 말씀해주신 <독자되는 법>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한소범 작가님 인터뷰를 읽었는데 인터뷰 내용에 깊이 공감하게 되네요. 괜한 욕심으로 원작이 있으면 영어공부 겸 영어로도 읽어야지라는 압박이 좀 있는데 내려놓아도 되겠어요ㅋㅋ 읽고 접하고 싶은 책이 너무 많네요:) 감사합니다♡ https://casting.kyobobook.co.kr/post/detail/34577
@joystory 님 기사 공유 너무 감사합니다^^ 인터부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전 책도 읽고 북토크도 찾아갔는데도 찾아보지 못했네요 (그리고 한소범작가님 실제로 보니 사진보다 더 예쁘시더라구요^^)
균형 감각 쇠퇴, 네 가지 이상의 처방약 복용, 그리고 근육 약화다. 이런 위험 요인을 가지지 않은 노인이 1년 사이에 낙상할 확률은 12%다. 반면 이 요인들을 모두 가진 노인의 낙상 확률은 거의 100%에 가깝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borumis님의 대화: 그리고 저는 이 책이 1994년 나올 당시에는 못 생각했던 것들을 이제서야 발견하고 있는데요.. 통계 등이야 변화가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작가의 할아버지 당시에도 인도 사회가 변화하기 시작했다는데 12년 후인 지금은 어떨지.. 인도 또한 우리나라처럼 많이 변했겠죠? 최근 동향에 대해서도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에밀리 디킨슨 시를 엄청 좋아하는데.. 에밀리 디킨슨이 과연 말년에 그렇게 정신적으로 빛나는 사람이 사람들 사이에서 사라진 듯 고립되어 일생을 부모님 집에서 보내서 행복했을까요? 제가 좋아하던 그녀의 시들도 갈수록 줄어들었습니다... 작가는 에밀리 디킨슨과 시타람 가완디를 얘기하며 '분명 다른 점이 있겠지만 모두 노인을 돌보는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의 혜택을 봤다는 데서 공통점이 있다'고 했는데, 저희가 '죽은 다음'이나 '죽음을 인터뷰하다' 등 동서양에서 모두 그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주로 혜택은 아들 쪽이 보지만 그 시스템을 제공하는 주 돌봄은 딸 또는 며느리가 제공하는 점이 불편해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이란 말이 껄끄럽더라구요.. '나이 반올림age heaping'이 재미있는데 생각해보니 요즘 우리나라도 만 나이로 변화하면서 저는 안그래도 외국과 한국 사이를 오가며 헷갈렸던 제 나이를 다 만으로 통일한 게 좋았기도 하지만 한 살이라도 적게 먹은 것 같아서 기뻤던 게 생각나네요. ^^;; 그리고 시타람 할아버지는 꽤 유능하고 자산이 있던 분 같으셨는데.. 그리고 노후에 경제력을 유지하고 '은퇴'를 할 수 있는 앨리스 할머니가 독립과 자유를 고집했듯이 과연 이런 가족의 태도의 차이 등이 모든 경제사회적 계급 사이에서 비슷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고려장이라는 게 고려 사람들이 파렴치해서 생긴 게 아니고 그럴 만큼 절박한 사회적 변화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듯이..
뒤쪽에 나오지만 셸리 씨의 경우는 왜 요새 핵가족화 되는지 이해하게 됐다고 할 정도로, 아버지 모시는 걸 힘들어하잖아요. 저도 지금 상황에서 할 일이 태산인데, 부모님 중 누구라도 돌보아야 할 +1의 일이 생기는 것에 대한 공포가 커서, 가족들에게 누군가 돌봐야 할 일이 생기면 무조건 '당번'제라고 미리 얘기해 뒀습니다. 모두가 일하고 공부하고 바쁘니, 다같이 나눠야 한다고요. 생각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제 인생을 소중히 하지 않으면 남의 인생까지 망치고 싶어지는 나쁜 마음이 생길까 봐 두려워 미리 밑밥을 까는 것이겠죠;;;
병원들은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로비를 벌였고, 의회는 1954년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환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별도의 시설을 지을 자금을 제공하도록 했다. 바로 이것이 현대 요양원의 시초였다. 노령에 접어들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 병실을 비우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nursing home', 즉 요양원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16,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챠우챠우님의 문장 수집: "젊어서는 말이다, 로저샨. 자기 앞에 부닥치는 모든 일이 자기 혼자에 게만 일어나는 것처럼 생각된단다. 그건 외로운 일이지. 나는 안다. 기억 하고 있어, 로저샨. 하지만 그것이 마침내 변하는 시기가 온단다. 그리고 그 시기가 오면 죽는다는 일은 많은 죽음 속의 하나에 지나지 않고, 출생하는 일도 많은 출생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고, 출생과 죽음도 결국엔 같은 것이 둘로 나 타난 것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러면 그 뒤부터는 모든 게 그렇게 외롭지 않게 돼. 그러면 고통도 그토록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게 되는 거야. 그것 은 이제 외로운 고통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자기 혼자만 괴로운 게 아니 니까. 로저샨, 네가 알아듣도록 얘기하면 좋겠다만 잘되지 않는구나."
올려주신 문장이 좋아서 여러 번 소리내어 읽었습니다. 챠우챠우님, 고맙습니다.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Erving Goffmann은 1961년에 출간한『정신병원Asylum』이라는 책에서 감옥과 요양원의 유사성에 주목했다. 그는 군대 훈련소, 고아원, 정신병원과 함께 감옥과 요양원이 사회 전반과 대체로 단절된 '전체적 기관total institution'의 전형이라고 규정했다. "개인은 각기 다른 장소에서, 각기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각기 다른 권력 당국 아래에서, 모든 걸 아우르는 합리적 계획 없이 잠자고, 놀고, 일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게 현대 사회의 기본적인 사회적 합의다." 반면 전체적 기관은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을 나누는 장벽을 허물어 버리는데, 그는 그 방식을 다음과 같이 나열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20,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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