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

D-29
어떤 의미에서 현대 의학의 발전은 두 가지 혁명을 가져왔다. 하나는 우리 삶의 궤적을 생물학적으로 변화시킨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 궤적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문화적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탱구밤이엄마님의 대화: 1 독립적인 삶-혼자 설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저는 결혼은 했지만 자녀가 없는데요, 저에게 죽음의 공포는 '죽는 것'에 대한 공포이기 보다, 남편 없이 제가 (또는 남편이 제가 없이) '혼자가 된다'는 공포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물론 '자식'이 있다고 해서 노년을 100% 책임져 주지는 않겠지만요. 이러한 공포는 정말 제가 손 쓸 수 없고, 해결책도 없는 것 같아 더 막막하답니다. 그리고 최근에 주변에 부고 소식이 너무 많아져서 (나이를 가리지 않고) 늘 저를 따라다니는 공포가 되었습니다. :( 시타람 할아버지가 100세 넘어서 까지 살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 자신이 자신의 '쓸모'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 그것이 삶의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이 새로운 인구 구조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 사회는 거의 없다. 우리는 여전히 65세에 은퇴하는 개념을 고수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가 아주 적은 비율이었을 때나 말이 됐지, 그 비율이 20%를 육박해 감에 따라 점점 유지하기 어려운 개념이 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사람들이 노후를 위해 저축해 두는 액수는 대공황 이후 최저 수준이다. 최고령층의 절반 이상이 배우자 없이 살고 있으며, 우리 대부분은 전례 없이 적은 수의 자녀를 두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우리는 노후에 혼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거의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탱구밤이엄마님의 문장 수집: "이 새로운 인구 구조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 사회는 거의 없다. 우리는 여전히 65세에 은퇴하는 개념을 고수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가 아주 적은 비율이었을 때나 말이 됐지, 그 비율이 20%를 육박해 감에 따라 점점 유지하기 어려운 개념이 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사람들이 노후를 위해 저축해 두는 액수는 대공황 이후 최저 수준이다. 최고령층의 절반 이상이 배우자 없이 살고 있으며, 우리 대부분은 전례 없이 적은 수의 자녀를 두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우리는 노후에 혼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거의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제가 요즘 늘 안고 있는 걱정거리 입니다.
블루다우 과장은 나중에 내게 어떤 의사든 환자가 삶의 질을 유지하도록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 말은 질병의 폐해로부터 가능한 한 자유로울 수 있게 하고, 세상에 능동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기능을 유지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의미였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불로장생할 수 있다는 환상이 사회 전체에 만연해 있지만, 노인병 전문가들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라며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가끔 우울해져요." 그가 말했다. "우울증을 반복적으로 앓는 것 같아요. 장애가 될 정도는 아니지만, 그런 증상이 나타나면…" 그는 적당한 표현을 찾으려는 듯 잠깐 생각에 잠겼다. "불편하지요."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그는 이 책임감이 짐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삶의 폭이 좁아짐에 따라, 아내를 돌보는 일은 자신의 가치를 느끼게 해 주는 주된 요인이 되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2 무너짐-모든 것은 결국 허물어지게 마련이다 2장 읽는 내내 너무 서러웠어요, 나이듦이란 무엇이길래 사람을 저 바닥까지 끌고 내려가는 것일까요. 1장에서 시타람 할아버지가 자신의 쓸모를 유지했기에 삶의 원동력이 되어 100세 넘어서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지 않았나 생각했는데, 2장에서도 실버스톤 박사가 아내를 돌보는 일에 책임감을 느끼며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려는 모습이 시타람 할아버지의 쓸모와 겹쳐지네요.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주치의'제도가 정착되면 좋겠어요. 너무 '병'으로 인한 불편함을 없애는 치료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아요. 미국에도 '노인병 전문의'가 품귀현상이고 우리나라에는 비인기 전문의 (소아과 등)도 모자란 판이지만..
그들은 9.11 테러 직후 미국에서, 2003년 봄 사스 전염병이 창궐해 몇 주 만에 300명이 목숨을 잃은 홍콩에서 또다시 같은 조사를 했다. 연구 팀의 표현을 빌리자면 "생명의 덧없음을 두드러지게 느낄 때"면 삶의 목표와 동기가 완전히 변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관점인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57,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톨스토이는 생명의 덧없음과 씨름해야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관점 사이에 얼마나 깊은 틈이 있는지를 본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58,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게라심이 해낸 이 단순하지만 심오한 보살핌은 100년도 더 지난 오늘날까지도 가슴 아플 만큼 부족한 게 현실이다. 즉 우리는 지금도 저물어 가는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그가 편안한 일상을 보낼 수 있게, 곁에 있는 누군가와 마음을 나눌 수 있게, 그리고 그저 수수한 목표를 성취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59,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히어로님의 문장 수집: ""그래서 날 포기하겠다는 거냐? 할 수 있는 건 다 해 봐야지." 라자로프에게서 서명을 받은 후 병실 밖으로 나오자 그의 아들이 따라 나오며 나를 잡았다. 어머니가 중환자실 인공호흡기에 매달린 채 임종했을 때 아버지 자신은 저렇게 죽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고 저렇게 고집을 피운다는 얘기였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지." 죽음을 목전에 두고 나오는 뻔한 대사로만 여겼는데요.. 오늘 새벽 바로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저희 집 마당에 밥 먹으러 오는 길냥이 가족이 있는데요, 태어난 지 두어 달밖에 안 된 새끼 하나가 며칠 전부터 비실거리더니 어제 저녁에 대문 앞에 쭈그리고 있더라고요. 평소에는 다가가면 날쌔게 도망가는데 기운이 없어 도망도 못 가는 걸 보고 집으로 데려왔어요. 면봉에 설탕물도 찍어 먹여보고 고양이 분유도 사다가 주사기로 입에 넣어주고 해봤는데, 먹지도 못하고 축 늘어진 게 얼마 안 남았다 싶었어요. 저녁 늦은 시간이고 전에도 두어 번 그런 상태의 길냥이를 병원에 데려갔다가 손도 못 쓰고 하늘나라 보낸 경험이 있어서, 당장 병원 데려가진 않고 상자에 넣어 천 덮어주고 두 시간에 한 번씩 분유 먹이기를 시도했어요. 밤이 늦어가고 새끼냥이는 숨을 헐떡이며 고통스러워하더라고요. 고개를 뒤로 젖히고 껄떡껄떡하는 모습을 쓰다듬으며 한참 지켜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너무 힘들어 보여서 같이 있던 저희 아이가 "엄마, 그냥 이렇게 두고 볼 거야?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지." 딱 그렇게 말하더라고요. 어휴, 새벽 두 시에 결국 24시 동물병원 찾아 차를 몰았습니다. 결국은 병원에서도 사망이 임박해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처치대 위에서 숨이 멎을 때까지 쓰다듬으며 함께 있어주었습니다. 병원에서는 반려동물 장례식장 안내문을 주더군요.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연명치료를 받고 싶지 않고, 부모님이나 다른 가족이 연명치료로 인해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가기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죽음이 다가오는 그 순간, 그저 지켜만 보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렇게 작은 생명체가 숨이 멎기까지도 오랫동안 고통 받는데, 사람이 죽을 때는 어떨까요. 사랑하는 가족이 그런 상황이라면 의료진을 붙들고 "뭐라도 좀 해주세요"라고 매달리게 될 것 같았어요. 저는 '존엄사'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었지만, 죽음은 자유의지나 선택과는 별개의 또다른 영역의 문제라는 생각도 문득 들었습니다. 생명을 가진 것들은 무릇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욕구가 있잖아요. 자신의 목숨만이 아니라 타인이나 다른 생명체의 목숨에 대해서도 '생명은 지켜야 하는 것'이라는 당위성을 띤 명제가 우리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기에 죽어가는 것을 보면 살리기 위해 당장 "뭐라도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절로 드는 게 아닐까요.. 또 하나, 반려동물 장례식장 팸플릿을 보면서 역시 장례라는 의식은 남은 자를 위로하기 위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축 늘어진 새끼냥이를 보면서 이 아이가 갈 곳이 쓰레기 봉투가 아니라 아늑하게 꾸며진 납골당이라면 내 마음이 조금 덜 미안하고 덜 괴로울 텐데..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죽음을 앞에 두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지."라는 대사가 전과는 달리 무척 공감되고 깊이 와닿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많은 현대인들이 병원에서 죽음을 맞는 것은 죽어가는 사람에게 과거와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에도 (그것이 효과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본능을 거스르는 일이기에 그처럼 어려운 게 아닐까요...
분홍하늘님의 대화: 정말 현실적인 이야기여서 고민하셨다는 것이 마음 아프네요. @HL7707 님 말씀대로 제 개인적 경험으로도 호스피스에서 콧줄 삽입 관련 실랑이는 없었습니다. 다만 오히려 식사를 못하게 되신 후 주사로 계속 영양제는 들어가는 상황에서 몸은 계속 부으시는데 이를 배출하기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견디기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소변줄이 잠시나마 환자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지는 않았을지 처음으로 연명의료 거부라는 환자의 선택에 의구심이 들었던 순간입니다. 이런 고통스러운 선택들은 최대한 하지 않으셔도 되길 바라면서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서로 원하는 바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이런 대화를 스스럼 없이 나누신다는 점이 참 존경스럽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작가님!
감사합니다. ^^ 저희가 원래 좀 수다스러운 부부여서 다양한 화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었습니다. 2020년대의 평범한 한국인이 실제로 죽는 과정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없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어요. ‘웰다잉 오디세이 2026’은 다음 달에도 제가 진행하려 하는데 김새섬 대표가 골라놓은 8월 주제도서가 김현아 교수님의 <죽음을 배우는 시간>이에요. 많이 배울 수 있을 거 같아서 크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죽음을 배우는 시간 - 병원에서 알려주지 않는 슬기롭게 죽는 법관절염의 기초·임상연구에 다양한 업적을 남긴, 한국 류머티즘 연구를 대표하는 의학자 김현아 교수의 저서. 건강을 유지하는 일과 죽음을 배우고 준비하는 일이, 좋은 삶이라는 목표를 위해 똑같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수정체는 내구성이 엄청나게 강한 크리스탈린 단백질로 되어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화학적인 변화가 일어나 탄력성이 감소한다. 이 때문에 40세가 넘으면 대부분 원시가 된다. 이 화학적인 변화는 수정체를 점점 노랗게 만든다. 백내장(노화, 과도한 자외선 노출, 콜레스테롤 과다, 당뇨, 흡연 등으로 수정체가 하얗게 흐려지는 현상)이 아니더라도 건강한 60세의 망막에 도달하는 빛은 20세 때의 3분의 1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62쪽,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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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Hey님의 문장 수집: "수정체는 내구성이 엄청나게 강한 크리스탈린 단백질로 되어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화학적인 변화가 일어나 탄력성이 감소한다. 이 때문에 40세가 넘으면 대부분 원시가 된다. 이 화학적인 변화는 수정체를 점점 노랗게 만든다. 백내장(노화, 과도한 자외선 노출, 콜레스테롤 과다, 당뇨, 흡연 등으로 수정체가 하얗게 흐려지는 현상)이 아니더라도 건강한 60세의 망막에 도달하는 빛은 20세 때의 3분의 1이다. "
요즘 눈이 왜 이렇게 침침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ㅠㅠ
뇌에서 가장 먼저 수축이 시작되는 곳은 계획과 판단 기능을 하는 전두엽과 기억에 관여하는 해마다. 그 결과 기억력과 다중작업능력(다수의 개념을 취합해서 비교·평가하는 능력)은 중년에 절정에 이르렀다가 그 이후부터 점점 쇠퇴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58쪽,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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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Hey님의 문장 수집: "뇌에서 가장 먼저 수축이 시작되는 곳은 계획과 판단 기능을 하는 전두엽과 기억에 관여하는 해마다. 그 결과 기억력과 다중작업능력(다수의 개념을 취합해서 비교·평가하는 능력)은 중년에 절정에 이르렀다가 그 이후부터 점점 쇠퇴한다. "
요즘 사람 이름이 왜 이렇게 기억이 안 나고, 뭔가 하러 갔다가 뭘 하러 왔는지 모르겠어서 돌아나오는 일이 왜 이렇게 잦아졌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ㅠㅠㅠㅠ
서이음님의 대화: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지." 죽음을 목전에 두고 나오는 뻔한 대사로만 여겼는데요.. 오늘 새벽 바로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저희 집 마당에 밥 먹으러 오는 길냥이 가족이 있는데요, 태어난 지 두어 달밖에 안 된 새끼 하나가 며칠 전부터 비실거리더니 어제 저녁에 대문 앞에 쭈그리고 있더라고요. 평소에는 다가가면 날쌔게 도망가는데 기운이 없어 도망도 못 가는 걸 보고 집으로 데려왔어요. 면봉에 설탕물도 찍어 먹여보고 고양이 분유도 사다가 주사기로 입에 넣어주고 해봤는데, 먹지도 못하고 축 늘어진 게 얼마 안 남았다 싶었어요. 저녁 늦은 시간이고 전에도 두어 번 그런 상태의 길냥이를 병원에 데려갔다가 손도 못 쓰고 하늘나라 보낸 경험이 있어서, 당장 병원 데려가진 않고 상자에 넣어 천 덮어주고 두 시간에 한 번씩 분유 먹이기를 시도했어요. 밤이 늦어가고 새끼냥이는 숨을 헐떡이며 고통스러워하더라고요. 고개를 뒤로 젖히고 껄떡껄떡하는 모습을 쓰다듬으며 한참 지켜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너무 힘들어 보여서 같이 있던 저희 아이가 "엄마, 그냥 이렇게 두고 볼 거야?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지." 딱 그렇게 말하더라고요. 어휴, 새벽 두 시에 결국 24시 동물병원 찾아 차를 몰았습니다. 결국은 병원에서도 사망이 임박해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처치대 위에서 숨이 멎을 때까지 쓰다듬으며 함께 있어주었습니다. 병원에서는 반려동물 장례식장 안내문을 주더군요.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연명치료를 받고 싶지 않고, 부모님이나 다른 가족이 연명치료로 인해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가기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죽음이 다가오는 그 순간, 그저 지켜만 보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렇게 작은 생명체가 숨이 멎기까지도 오랫동안 고통 받는데, 사람이 죽을 때는 어떨까요. 사랑하는 가족이 그런 상황이라면 의료진을 붙들고 "뭐라도 좀 해주세요"라고 매달리게 될 것 같았어요. 저는 '존엄사'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었지만, 죽음은 자유의지나 선택과는 별개의 또다른 영역의 문제라는 생각도 문득 들었습니다. 생명을 가진 것들은 무릇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욕구가 있잖아요. 자신의 목숨만이 아니라 타인이나 다른 생명체의 목숨에 대해서도 '생명은 지켜야 하는 것'이라는 당위성을 띤 명제가 우리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기에 죽어가는 것을 보면 살리기 위해 당장 "뭐라도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절로 드는 게 아닐까요.. 또 하나, 반려동물 장례식장 팸플릿을 보면서 역시 장례라는 의식은 남은 자를 위로하기 위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축 늘어진 새끼냥이를 보면서 이 아이가 갈 곳이 쓰레기 봉투가 아니라 아늑하게 꾸며진 납골당이라면 내 마음이 조금 덜 미안하고 덜 괴로울 텐데..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죽음을 앞에 두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지."라는 대사가 전과는 달리 무척 공감되고 깊이 와닿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많은 현대인들이 병원에서 죽음을 맞는 것은 죽어가는 사람에게 과거와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에도 (그것이 효과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본능을 거스르는 일이기에 그처럼 어려운 게 아닐까요...
공감합니다. 나의 죽음조차 언제 어디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르게 여겨지는데, 내가 아끼는 사람들의 죽음과 나와 상관없는 타자의 죽음을 뭐라고 함부로 재단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죽음을 앞둔 본인의 의사를 백퍼센트 반영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요.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런 공론장이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이렇게 나누며 고찰해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덜 경솔해질 수 있을 테니까요.
탱구밤이엄마님의 대화: 저는 스토킹이라길래 stocking 인가? 생각했어요 ㅎㅎㅎㅎㅎㅎ
갑자기 스토커가 된 할머니..ㅎㅎㅎㅎ
borumis님의 대화: 갑자기 스토커가 된 할머니..ㅎㅎㅎㅎ
ㅋㅋㅋ 저도 외래어 한국말 번역에 대한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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