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rumis님의 대화: 저는 무신론자(정확히는 불가지론자에 가깝습니다만 귀찮아서 무교나 무신론자라고;;)지만.. 주변에 신앙을 전도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미션스쿨도 다니고 학교 채플에 가서도 성당에 가서도 절에 가서도 아무나 좋으니 제발 신에게 도와달라고 마음 속으로 소리 질렀지만 답은 없었던 것 같아요.. 성서들도 철학 및 문학 책들도 읽고 찾아봤지만 제게 돌아오는 건 무조건적인 믿음보다는 회의나 질문들 뿐이었어요.. 제가 인간 불신과 함께 제 자신도 못 믿어서 그런지..;; 추상적인 신을 못 믿겠고 만약 있다고 해도 그 신은 인간의 삶을 굳이 신경 쓰지는 않는 다른 차원 속에 사는 신같았어요..
한때 우울증이 극한으로 달했을 때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한 적이 있어요.. 멍청한 짓이었지만 그만큼 그땐 저 혼자 절박하게 느껴졌어요.. 그때 자취가 아니라 부모님 집에서 지냈기 때문에 그나마 가족에게 발견이 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 직장 당직실에서 시도를 했는데 제 직장이 직장인지라..;; 우연히 제게서 책을 빌리러 무례하게(?) 벌컥 들어온 동료한테 발견되서 그 자리에서 바로 처치받았습니다(제가 생각해도 너무 정신줄을 놓고 멍청했던;;) 그때 상담을 많이 받고 부모님이 울면서 자책하는 모습을 보고 어딜 가든 어떻게 죽든 결국 나는 부모님께 상처를 주고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걸 실감했어요..
그리고 나중에 자의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죽음을 직면해야하는 순간이 또 찾아왔을 때 그리고 항상 언젠가 다시 올지도 모른 죽음을 의식하며 살아갈 때 제게 항상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던 것은 어떤 종교든 종교와 상관없는 그저 인본주의적인 사랑이나 공감이든 상관없이 저를 위해 기도하거나 도와주거나 손을 내밀고 귀기울이며 관심을 보여주는 분들이었어요. 그리고 어릴적부터 여러가지 activism에 관심이 많았는데 꼭 뭔가 가시적인 투쟁에 참여하는 게 아니더라도 삶 자체가 죽음 그리고 허무의 좌절감에 저항하는 투쟁같이 느껴졌을 때가 많았고 그때 함께 있어주는 사람들의 연대는 그 어떤 믿음보다 제게 소중했던 것 같아요.
힘들었던 과거의 경험을 말씀하시고 공유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