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바로 우리가 늙고 쇠약해져서 더 이상 스스로를 돌볼 수 없게 됐을 때에도 삶을 가치 있게 살아가도록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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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구밤이엄마
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에도 나왔던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인간 욕구 피라미드가 이 책에도 언급되네요 :)
탱구밤이엄마
"생명의 덧없음을 두드러지게 느낄 때"면 삶의 목표와 동기가 완전히 변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관점인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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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구밤이엄마
탱구밤이엄마님의 문장 수집: ""생명의 덧없음을 두드러지게 느낄 때"면 삶의 목표와 동기가 완전히 변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관점인 것이다."
작년에 가족의 죽음을 겪고, 그 이후 최근까지 주변에서 허망하게 돌아가시는 지인분들이 부쩍 늘어나면서 아등바등 살아서 뭐하나,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삶을 즐기면서 살아야지 생각이 들더라구요.
꽃의요정
“ 토머스는 자신이 이런 제안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요양원에 존재하는 세 가지 역병’이라고 부르게 된 무료함, 외로움, 무력감을 공략하는 것이 이 계획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살아 있는 생명을 요양원 안에 들여야 할 필요가 있었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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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SooHey님의 대화: 출장 차 서울에 와서 숙소를 잡고 1박했는데, 침대도 푹신하고(평소 바닥생활자) 들러붙어 귀찮게 구는 아들놈도 없고 조용했는데, 한 서너 번 깬 것 같습니다. 빨리 집에 가고 싶습니다. 집은 위대합니다.
(글구 서울 왜 일케 시끄럽나요? 이 시끄러운 동네에서 어떻게 이십 년 넘게 살았나 싶네요;; 빨리 집에 가고 싶습니다!!!)
저도 서울에 30년살고 지금도 뭐 서울에 출근하고 서울가서 놀고 하지만 서울은 저도 모두가 소비하고 소비당하는 도시란 생각이 들어요. 일산포에버♡ ㅎㅎ
꽃의요정
장맥주님의 대화: 써놓고 조금 망설이다가 올립니다. 저도 이번에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아내가 수술을 마치고 일주일도 안 돼 병원에서 퇴원을 이야기하더군요. 아내는 걷기도, 말하기도 힘들어하는 상황이었고요. 의사들이 딱히 이제는 더 해줄 게 없다고 하는데, 지난해 수술 경험이 없었다면 그 말을 ‘병원에서는 더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로 알아들었을 겁니다. 실제로는 ‘신경외과에서는 더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뜻이더라고요.
재활의학과로 옮기면 입원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종합병원 재활의학과는 수요가 너무 많아서, 입원 환자에게는 시간을 꽤 내주지만 통원 환자에게는 그러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습니다. 재활의학과로 옮겨서 최대한 입원할 수 있는 추가 기간이 3주임을 알고 그렇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며칠 지나자 아내가 집에 가고 싶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그냥 푸념이라 생각하고 무시했습니다. 아내는 점점 더 집에 가고 싶어 했고, 일주일이 지나자 그게 단순한 푸념이 아니라 간절한 호소임은 저도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1인실을 써도 병실 생활은 참 힘듭니다. ‘병원 와서 골병 든다’는 말이 뭔지 이제 확실히 이해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원을 고집했습니다. 갑자기 벌어질지 모를 비상 상황이 너무 두려웠고 최대한 의사와 간호사 가까이에 있고 싶었습니다. 또 입원 환자와 통원 환자가 받는 재활 치료 시간이 너무 차이가 나서 그걸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병원 생활이 아니라 수술 후유증이 우울감의 진짜 원인 아닐까, 집에 갔는데도 불만이 해결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했습니다. 간호사들이 수시로 혈압과 체온 체크하는 거나, 수련의가 수술 부위 소독하는 것도 왠지 꼭 필요한, 엄청나게 전문적인 일인 것처럼 느껴졌고요.
그래서 아내를 설득해서 병원에 있자고 했습니다. 의사소통이 어렵고 아내는 몸을 가눌 힘도 없고 저는 건강한 데다 평소에도 성격이 집요하니까 사실상은 저의 뜻을 강요한 셈이었습니다(돌이켜보면 저희 결혼 생활이 내내 그랬던 거 아닌가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입원 2주가 지나자 아내가 우울감으로 못 견뎌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습니다. 보드게임도 여러 종류 사고 배달음식도 자주 시켜먹었지만 그걸로는 턱도 없었습니다. 재활 치료 포기하고 퇴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며칠 고민했습니다. ‘퇴원해도 괜찮아요’라는 의료진 이야기는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는데, 그들 눈에는 아내가 경증 환자로 보일 거라 여겼습니다. 잔인한 진실이지만 재활 병동의 다른 환자들에 비하면 분명 그랬고요.
재활이고 뭐고 이제는 안 되겠다 싶었던 날에 퇴원 신청을 했고, 다음날 퇴원했어요. 집에 오자마자 밝아진 아내 표정과, 기력이나 식욕을 회복하는 정도에 깜짝 놀랐어요. 왜 퇴원을 그때까지 미루고 있었는지 제가 정말 한심하고 바보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너무 미안했습니다. 하나 더 놀란 게 있습니다. 아내의 그런 변화와 무관하게, 집에 돌아오니 저도 마음이 밝아지고 기력이 회복되었습니다. 저도 골병이 들어 있었더라고요.
병원이 뭘 잘못했다는 것도 아니고, 한국의 병원 시스템에 대해서도 저는 솔직히 대단하다, 선량하고 유능한 사람들을 그야말로 갈아서 훌륭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감탄합니다. 병원이 아니라 5성 호텔에서 지내도, 집이 아닌 곳에 살면 불편하고, 거기서 나갈 수 없다고 하면, 감시 아닌 감시까지 받으면 누구나 우울감에 휩싸일 테고요.
그런가 하면 제가 결과적으로 바보 같은 짓을 하기는 했지만 다시 한 달 전으로 돌아가도 제 선택은 똑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퇴원한다는 게 너무 도박 같았어요. 환자는 의사에게 여러 환자 중 한 사람일 뿐인데, 가족에게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존재라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저같아도 그랬을 거 같아요! 걱정하는 마음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죠.
결과적으로 모두가 좋아져서 다행이었던 거지 응급상황은 생겨야 사건인 거잖아요. 안 생겨서 행복한 거고요.
무엇보다 회복이 잘 되고 계시다는 말씀에 저까지 기쁩니다.
맘같아선 이것저것 다 도와드리고 싶지만 제가 너무 잘하면 부담스러우실 테니(응?) 응원의 기운만이라도 보냅니다!
SooHey
꽃의요정님의 대화: 저같아도 그랬을 거 같아요! 걱정하는 마음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죠.
결과적으로 모두가 좋아져서 다행이었던 거지 응급상황은 생겨야 사건인 거잖아요. 안 생겨서 행복한 거고요.
무엇보다 회복이 잘 되고 계시다는 말씀에 저까지 기쁩니다.
맘같아선 이것저것 다 도와드리고 싶지만 제가 너무 잘하면 부담스러우실 테니(응?) 응원의 기운만이라도 보냅니다!
꽃의요정님의 대화: 전 돈을 벌 자신은 없는데 쓸 자신은 넘칩니다!!ㅎㅎ
가끔 돈 많으면?으로 상상하는데 할일이 아주 많더라고요.
@장맥주 하와이면 안 힘들고 편해서 안 죽어질 거 같아요. 유럽을 걸어다니면서 차 갈아타고 빡시게 여행해야 힘들어 죽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안락사가 안락사가 아니네요. 고난사도 아니고 ㅋㅋ
근데 개인적으로 하와이 별로였어요. 물 가도 비싸고 바닷가도 사람 넘 많고 물도 모래질도.... 그 돈이면 동남아시아에서 매일 마사지 받고 맛있는 거 더 먹고 바다도 더 좋고, 장점이 너무 많아 열거하기도 힘드네요. 아~~바닷가에서 책읽고 싶네요. 상상만으로도 행복♡
약간 농담 섞어 이야기하자면...
저는 뜻 맞는 여러 사람이 북극해 크루즈를 타고 가다가 오로라를 보면 5분 감상 뒤 바로 바다에 입수하는 코스 어떨까 상상도 해봅니다. 그렇게 고통스러울 거 같지 않은데... 오로라 보기가 아주 힘들다는데, 뭔가 하늘의 신호 같은 느낌도 들고 뿌듯할 거 같기도 합니다. 입수 전에 오로라를 향해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 같은 대사를 외치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탱구밤이엄마
장맥주님의 대화: 약간 농담 섞어 이야기하자면...
저는 뜻 맞는 여러 사람이 북극해 크루즈를 타고 가다가 오로라를 보면 5분 감상 뒤 바로 바다에 입수하는 코스 어떨까 상상도 해봅니다. 그렇게 고통스러울 거 같지 않은데... 오로라 보기가 아주 힘들다는데, 뭔가 하늘의 신호 같은 느낌도 들고 뿌듯할 거 같기도 합니다. 입수 전에 오로라를 향해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 같은 대사를 외치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너무 춥지 않을까요.. 상상만으로도 한기가..물에 빠져 죽는 게 먼저일지, 추워서 얼어 죽는게 먼저일지, 그럼 시체는 못찾겠네요..혹시 나만 살아 남는다면..? 악.. 너무 진지했나요..ㅋㅋ
꽃의요정
장맥주님의 대화: 약간 농담 섞어 이야기하자면...
저는 뜻 맞는 여러 사람이 북극해 크루즈를 타고 가다가 오로라를 보면 5분 감상 뒤 바로 바다에 입수하는 코스 어떨까 상상도 해봅니다. 그렇게 고통스러울 거 같지 않은데... 오로라 보기가 아주 힘들다는데, 뭔가 하늘의 신호 같은 느낌도 들고 뿌듯할 거 같기도 합니다. 입수 전에 오로라를 향해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 같은 대사를 외치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탱구밤이엄마 저도 춥다가 죽는 건 너무 싫네요. 갑자기 타이타닉에서 얼어죽은 디카프리오 생각까지
게다가 전 오로라 사진찍어서 SNS에 올려 자랑질하느라 입수하는거 까먹을듯요.
선택이 가능하다면 따뜻하게가 좋습니당
탱구밤이엄마
"스스로는 자율권을 원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안전하길 바라는 게 인간이라는 거예요."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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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구밤이엄마
“ 우리 할아버지처럼 기댈 수 있는 대가족이 함께 지내면서 그가 선택한 방식으로 살 수 있게 지속적으로 돕는 시스템이 부재한 경우, 우리 사회의 노인들은 통제와 감독이 계속되는 시설에 갇혀 사는 수밖에 없다. 풀 수 없는 문제에 대해 의학적으로 고안된 답이고, 안전하도록 설계된 삶이지만, 당사자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하나도 없는 텅 빈 삶이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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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구밤이엄마
탱구밤이엄마님의 문장 수집: "우리 할아버지처럼 기댈 수 있는 대가족이 함께 지내면서 그가 선택한 방식으로 살 수 있게 지속적으로 돕는 시스템이 부재한 경우, 우리 사회의 노인들은 통제와 감독이 계속되는 시설에 갇혀 사는 수밖에 없다. 풀 수 없는 문제에 대해 의학적으로 고안된 답이고, 안전하도록 설계된 삶이지만, 당사자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하나도 없는 텅 빈 삶이다."
어렸을 때, 친할머니가 치매셨어요. 아빠가 6남매 중 막내였는데 나서서 할머니를 모시고 살았거든요 (아빠라고 쓰고 엄마라고 읽습니다). 잘 지내셨는데 큰아빠가 대뜸 할머니를 모시고 가서 요양병원에 모셨어요 (어른들 사이의 일은 자세하게 모르지 만). 그리고 모신지 얼마 안돼서 돌아가셨어요. 아빠는 그때 일을 두고두고 큰아빠를 원망하십니다. 본인이 계속 모셨으면 더 오래 사셨을 거라고.
HL7707
죽음은 결코 아름답게 포장될 수 있는게 아닌데 그렇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다보니 결국 답이 나오지 않는건 아닐까요. 치명적인 병의 진단을 선고하는 것을 편안하고 쾌활하게 표현하기.
그만 헤어지자는 이별 통보를 감동하며 기분 좋게 주고받기.
칠흑같은 태양, 원만하고 아름다운 살인, 화려하고 아름다운 시신, 편안하고 쾌감 넘치는 콧줄 이런 개념이 성립되지 않듯이 말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예수 그리스도마저, 다음날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너무나 극심한 고통인 것을 알고 이 잔을 저에게서 피해가게 해달라고 기도하였었습니다. 날씨도 그렇고 책을 읽고 죽음에 대해 매번 생각하며 실제로도 임종에 이르는 환자들을 보다보면 이렇게 무겁게 헤어나오기 힘든 생각의 고리에 침잠할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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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꽃의요정님의 대화: @탱구밤이엄마 저도 춥다가 죽는 건 너무 싫네요. 갑자기 타이타닉에서 얼어죽은 디카프리오 생각까지
게다가 전 오로라 사진찍어서 SNS에 올려 자랑질하느라 입수하는거 까먹을듯요.
선택이 가능하다면 따뜻하게가 좋습니당
@탱구밤이엄마@꽃의요정
아니, 은근히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반응이 이리 안 좋을 수가... ㅠ.ㅠ
아무래도 제가 추위를 잘 안 타는 체질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joystory
장맥주님의 대화: 써놓고 조금 망설이다가 올립니다. 저도 이번에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아내가 수술을 마치고 일주일도 안 돼 병원에서 퇴원을 이야기하더군요. 아내는 걷기도, 말하기도 힘들어하는 상황이었고요. 의사들이 딱히 이제는 더 해줄 게 없다고 하는데, 지난해 수술 경험이 없었다면 그 말을 ‘병원에서는 더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로 알아들었을 겁니다. 실제로는 ‘신경외과에서는 더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뜻이더라고요.
재활의학과로 옮기면 입원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종합병원 재활의학과는 수요가 너무 많아서, 입원 환자에게는 시간을 꽤 내주지만 통원 환자에게는 그러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습니다. 재활의학과로 옮겨서 최대한 입원할 수 있는 추가 기간이 3주임을 알고 그렇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며칠 지나자 아내가 집에 가고 싶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그냥 푸념이라 생각하고 무시했습니다. 아내는 점점 더 집에 가고 싶어 했고, 일주일이 지나자 그게 단순한 푸념이 아니라 간절한 호소임은 저도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1인실을 써도 병실 생활은 참 힘듭니다. ‘병원 와서 골병 든다’는 말이 뭔지 이제 확실히 이해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원을 고집했습니다. 갑자기 벌어질지 모를 비상 상황이 너무 두려웠고 최대한 의사와 간호사 가까이에 있고 싶었습니다. 또 입원 환자와 통원 환자가 받는 재활 치료 시간이 너무 차이가 나서 그걸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병원 생활이 아니라 수술 후유증이 우울감의 진짜 원인 아닐까, 집에 갔는데도 불만이 해결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했습니다. 간호사들이 수시로 혈압과 체온 체크하는 거나, 수련의가 수술 부위 소독하는 것도 왠지 꼭 필요한, 엄청나게 전문적인 일인 것처럼 느껴졌고요.
그래서 아내를 설득해서 병원에 있자고 했습니다. 의사소통이 어렵고 아내는 몸을 가눌 힘도 없고 저는 건강한 데다 평소에도 성격이 집요하니까 사실상은 저의 뜻을 강요한 셈이었습니다(돌이켜보면 저희 결혼 생활이 내내 그랬던 거 아닌가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입원 2주가 지나자 아내가 우울감으로 못 견뎌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습니다. 보드게임도 여러 종류 사고 배달음식도 자주 시켜먹었지만 그걸로는 턱도 없었습니다. 재활 치료 포기하고 퇴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며칠 고민했습니다. ‘퇴원해도 괜찮아요’라는 의료진 이야기는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는데, 그들 눈에는 아내가 경증 환자로 보일 거라 여겼습니다. 잔인한 진실이지만 재활 병동의 다른 환자들에 비하면 분명 그랬고요.
재활이고 뭐고 이제는 안 되겠다 싶었던 날에 퇴원 신청을 했고, 다음날 퇴원했어요. 집에 오자마자 밝아진 아내 표정과, 기력이나 식욕을 회복하는 정도에 깜짝 놀랐어요. 왜 퇴원을 그때까지 미루고 있었는지 제가 정말 한심하고 바보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너무 미안했습니다. 하나 더 놀란 게 있습니다. 아내의 그런 변화와 무관하게, 집에 돌아오니 저도 마음이 밝아지고 기력이 회복되었습니다. 저도 골병이 들어 있었더라고요.
병원이 뭘 잘못했다는 것도 아니고, 한국의 병원 시스템에 대해서도 저는 솔직히 대단하다, 선량하고 유능한 사람들을 그야말로 갈아서 훌륭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감탄합니다. 병원이 아니라 5성 호텔에서 지내도, 집이 아닌 곳에 살면 불편하고, 거기서 나갈 수 없다고 하면, 감시 아닌 감시까지 받으면 누구나 우울감에 휩싸일 테고요.
그런가 하면 제가 결과적으로 바보 같은 짓을 하기는 했지만 다시 한 달 전으로 돌아가도 제 선택은 똑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퇴원한다는 게 너무 도박 같았어요. 환자는 의사에게 여러 환자 중 한 사람일 뿐인데, 가족에게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존재라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정말 어려운 선택이었지만 그 선택이 두 분에게 더 편안한 상태를 주었다니 다행입니다ㅜㅜ 이 책을 읽으면서 늘 당연하게 여기는 "집"이 자율성과 독립성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곱씹게 됩니다.
ifrain
장맥주님의 대화: 약간 농담 섞어 이야기하자면...
저는 뜻 맞는 여러 사람이 북극해 크루즈를 타고 가다가 오로라를 보면 5분 감상 뒤 바로 바다에 입수하는 코스 어떨까 상상도 해봅니다. 그렇게 고통스러울 거 같지 않은데... 오로라 보기가 아주 힘들다는데, 뭔가 하늘의 신호 같은 느낌도 들고 뿌듯할 거 같기도 합니다. 입수 전에 오로라를 향해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 같은 대사를 외치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오로라가 때 맞춰 안 나타나면 어떻게 하나요?
분홍하늘
세실님의 대화: 애많이 쓰셨어요. 누구나 그 상황에선 같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거예요.
작년말 아버지께서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낙상하셔서 중환자실에 계시다 돌아가셨는데, 임종전날 뭔가 자꾸 말씀하시려는 듯해서 종이를 갖다 드렸어요. ”오늘 퇴원하자. 집에 가자.“ 라고 쓰시더라구요. 정신이 오락가락하시는 와중에도 집에 가서 정리할 것이 있다고 하셨는데… 휴일이었고 그땐 설마 그리 빨리 가실지 몰라서, 조금만 참으시라고 말씀드렸던 게 아직 마음에 가시처럼 박혀있어요.
그래도 새섬님 은 장맥주님이 곁에서 결단을 내려주셨지만, 자식들은 그러기가 훨씬 어렵더라구요.
새섬님 쾌차를 계속 기도하고 있습니다. 간병하시는 장맥주님도 힘내시기 바랍니다.
저도 응급실과 일반병실 호스피스를 전전하며 느꼈던 것이 집에 있으면 응급 상황에 대처하지 못해 불안하고 병원에 있으면 그 병원 특유의 힘듦에 지쳐갔던 기억이 있네요. 그러다 환자의 뜻도 오락가락할 땐 정말 어떤 게 맞나 싶고요. 임종 며칠 전에는 옆방의 울음소리에 밤잠을 설치시다 집이 있는 지명을 대시며 그곳에 있는 병원으로 가자고 하셔서 섬망이라 여기며 거기는 병원이 없다고 말씀드렸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집에 가자는 말씀이 아니실까해서 아릿해집니다.
@장맥주 님, 말씀대로 돌아가도 똑같이 결정할 수 밖에 없고 어떤 결정도 다 옳습니다. 집에서의 재활과 회복이 고생하신 두 분의 마음을 잘 어루만져줬으면 좋겠어요.
장맥주
HL7707님의 대화: 죽음은 결코 아름답게 포장될 수 있는게 아닌데 그렇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다보니 결국 답이 나오지 않는건 아닐까요. 치명적인 병의 진단을 선고하는 것을 편안하고 쾌활하게 표현하기.
그만 헤어지자는 이별 통보를 감동하며 기분 좋게 주고받기.
칠흑같은 태양, 원만하고 아름다운 살인, 화려하고 아름다운 시신, 편안하고 쾌감 넘치는 콧줄 이런 개념이 성립되지 않듯이 말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예수 그리스도마저, 다음날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너무나 극심한 고통인 것을 알고 이 잔을 저에게서 피해가게 해달라고 기도하였었습니다. 날씨도 그렇고 책을 읽고 죽음에 대해 매번 생각하며 실제로도 임종에 이르는 환자들을 보다보면 이렇게 무겁게 헤어나오기 힘든 생각의 고리에 침잠할 때가 많습니다.
괴롭지만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네요. 아름다워지려고 발버둥치는 게 오히려 아름답지 못하겠지요.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끝까지 최소한의 기품은 지니고 싶은데, 그걸 분별할 수 있는 능력조차도 최후의 순간에는 은총일 거 같습니다.
약간 실없는 얘긴데요. ‘그만 헤어지자는 이별 통보를 감동하며 기분 좋게 주고받기’ 관련해서, 제가 ‘사랑을 했다’ 노래를 들을 때마다 묘한 위화감이 들거든요. 노래 가사에 분명히 ‘괜찮지만은 않아’라고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제 정서가 구식이라서 그런지 ‘화자가 이별한 것 치고는 너무 괜찮아 보이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안전 이별을 권장하는 노래라는 실없는 생각이 더해지기도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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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3권의 책 종류
『육식의 종말』완독 하기! (책 증정)[김영사/책 증정] 장안의 화제! 노화과학을 다룬 <우리는 왜 죽는가>를 함께 읽어요 [인플루엔셜/책증정] 진정한 앎은 무엇인가? <지식의 탄생> 읽고 함께 이야기해요!
청명하다, 꾸준히 읽는 중
독서기록용_웍과 칼독서기록용_필요의 탄생독서기록용_제자리에 있다는 것독서 기록용_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