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님의 대화: @HL7708 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밖에 쓸 수 없어서, 제가 가진 언어가 얼마나 빈곤한가 절감해요.)
당연히 그럴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고, 또 아직 하아안참 먼 이야기이지만, 궁금한 게 생기면 연락 드릴게요. 안심하겠습니다, 덕분입니다!
저는 평생 자동차를 산 적이 없는 장롱면허 소지자인데, 차를 사야 하나 망설이고 있었어요. 택시도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오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에서였어요. 119를 불러도 진료 받는 종합병원 응급실로 가지는 않는다고 들었거든요. 그런데 설명을 듣고 나니 '진료 받는 종합병원 응급실'의 중요성이 마음 속에서 줄어드네요.
가정형 호스피스에 대한 생각도 조금 변했습니다. 집이라는 공간의 치유력을 새삼 깨닫기도 하고, 시설 생활은 구체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배웠어요.
같은 병원이고 같은 매뉴얼이 적용될 텐데도 신경외과 병실과 재활의학과 병실 생활이 무척 달랐거든요. 근데 그 스트레스의 상당 부분은 아주 사소한 데 있더라고요. 채광과 전망, 옆 방 환자가 내는 신음소리 등등. 재활의학과에서는 창문 바로 앞에 건물 벽이 보이는 병실에 입실했는데, 다른 병실에 들어갔더라면 한결 나았을 거 같습니다. 그런데 1인실 환자가 병실을 옮기려면 반드시 다인실을 거쳐야 한다더라고요. 이후에 다른 1인실로 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도 없다고 하고요. 입원형 호스피스에 가겠다 해도 그런 구체적인 요소까지 예상할 수는 없고 통제할 수는 더더욱 없겠다 싶었습니다.
신경외과 병실이 있는 21층에서 지낼 때에는 보호자 휴게실이 휑하고 볼품없다고 생각했는데 7층 재활의학과 병실에는 휴게공간이 아예 없더라고요. 그러고 나니 그 공간의 소중함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새벽에 환자로부터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멍하니 앉아서, 부스럭거리는 소리 조금 내면서, 믹스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었습니다. 고작 20일 남짓, 남들이 가고 싶어 하는 병원에서, 다른 환자들이 부러워하는 1인실에서 편히 있은 주제에 바라는 게 참 많지요. 저도 어이가 없습니다.
조금 창피하지만 두서 없이 쓰다 보니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서 다루는 요양원 생활과도 연결되는 이야기인 거 같아 그냥 올립니다. 아무리 좋은 요양원이라도 복불복 요소는 꽤 많을 거라고 각오해야 하나 봅니다. 한편으로는 지난해에는 더 오래 입원했었는데 병실 생활에 아무 불만도 없었거든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냥 그때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불만조차 없었던 거 같습니다. 절박해지면 편의성 따위 아무래도 상관없어지나 봐요. 인간이란!
병원 생활이 얼마나 고되셨을지 눈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자유의 박탈이죠. 전 둘째가 요로감염에 자주 걸려 입원을 네 번이나 했었는데 정말 퇴원하는 날 느꼈던 그 해방감을 잊지 못합니다. 우리 애 낫게 해 줘서 고맙지만 다시 가고 싶지는 않은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작년엔가 제 친구가 어머니가 큰 병에 걸렸는데 의사들 파업 때문에 입원할 병원을 찾지 못해 고생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했던 고생이 감사한 일이었구나 싶었습니다. 아무튼 집에 돌아와 대표님 기분이 좋아지셨다니 다행이네요. 차는 저도 장롱면허에 운전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 뭐라 조언을 못 드리겠네요. 주차 문제는 요즘 차들에 원격주차기능이 탑재돼 나오니 주차 공간만 있다면 도움이 조금 될 것도 같긴 한데요. 짐 때문에 택시 두 번 타셨다는 얘길 들으니 콜밴 생각이 나네요. 공항 갈 때 이용하는 콜밴도 병원-집 이동 시 나쁘지 않은 선택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