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케어는 간호사, 의사, 성직자, 사회복지사 등을 동원해서 치명적인 질병을 가진 사람들이 현재의 삶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248,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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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 며칠 후 데이브 부부는 심지어 두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식당에서 외식까지 했다. 데이브는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그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고, 그 식당에 얽힌 추억들에 잠길 수 있었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251,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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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 데이브는 새로 갈아입은 깨끗한 파자마 차림으로 침대 끝에 앉아 숨을 가다듬었다. 데이브가 크리드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방울 달린 끈으로 머리를 묶은 그의 딸 애쉴리가 아빠 무릎 위에 봉제 인형을 올려놓고는 방으로 뛰어 들어왔다 나갔다 하고 있었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252,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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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솜726
ifrain님의 문장 수집: " 데이브는 새로 갈아입은 깨끗한 파자마 차림으로 침대 끝에 앉아 숨을 가다듬었다. 데이브가 크리드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방울 달린 끈으로 머리를 묶은 그의 딸 애쉴리가 아빠 무릎 위에 봉제 인형을 올려놓고는 방으로 뛰어 들어왔다 나갔다 하고 있었다. "
“ "지는 것처럼 느껴져서요."
"진다고요?"
"마약 중독자가 되고 싶지 않아요." 그가 설명했다. "이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요."
크리드는 데이브 앞에 무릎을 꿇은 자세로 앉았다.
"데이브, 이 정도 통증을 약 없이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녀가 말했다. "지는 게 아니에요. 아름다운 아내와 딸이 있는데 통증이 너무 심하면 그들과 지내는 시간을 즐길 수가 없잖아요.”
“그건 맞는 말인 것 같아요.”
그는 자기에게 작은 말 인형을 건네 는 에쉴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진통제 투약 단추를 눌었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253,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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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솜726
다솜726님의 문장 수집: ""지는 것처럼 느껴져서요."
"진다고요?"
"마약 중독자가 되고 싶지 않아요." 그가 설명했다. "이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요."
크리드는 데이브 앞에 무릎을 꿇은 자세로 앉았다.
"데이브, 이 정도 통증을 약 없이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녀가 말했다. "지는 게 아니에요. 아름다운 아내와 딸이 있는데 통증이 너무 심하면 그들과 지내는 시간을 즐길 수가 없잖아요.”
“그건 맞는 말인 것 같아요.”
그는 자기에게 작은 말 인형을 건네 는 에쉴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진통제 투약 단추를 눌었다."
데이브가 어린딸과 아내와 남은 시간을 정신을 잃지 않고 보낼수 있다는게 다행스럽게 느껴지던 대목이었어요.
ifrain
장맥주님의 대화: 써놓고 조금 망설이다가 올립니다. 저도 이번에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아내가 수술을 마치고 일주일도 안 돼 병원에서 퇴원을 이야기하더군요. 아내는 걷기도, 말하기도 힘들어하는 상황이었고요. 의사들이 딱히 이제는 더 해줄 게 없다고 하는데, 지난해 수술 경험이 없었다면 그 말을 ‘병원에서는 더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로 알아들었을 겁니다. 실제로는 ‘신경외과에서는 더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뜻이더라고요.
재활의학과로 옮기면 입원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종합병원 재활의학과는 수요가 너무 많아서, 입원 환자에게는 시간을 꽤 내주지만 통원 환자에게는 그러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습니다. 재활의학과로 옮겨서 최대한 입원할 수 있는 추가 기간이 3주임을 알고 그렇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며칠 지나자 아내가 집에 가고 싶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그냥 푸념이라 생각하고 무시했습니다. 아내는 점점 더 집에 가고 싶어 했고, 일주일이 지나자 그게 단순한 푸념이 아니라 간절한 호소임은 저도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1인실을 써도 병실 생활은 참 힘듭니다. ‘병원 와서 골병 든다’는 말이 뭔지 이제 확실히 이해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원을 고집했습니다. 갑자기 벌어질지 모를 비상 상황이 너무 두려웠고 최대한 의사와 간호사 가까이에 있고 싶었습니다. 또 입원 환자와 통원 환자가 받는 재활 치료 시간이 너무 차이가 나서 그걸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병원 생활이 아니라 수술 후유증이 우울감의 진짜 원인 아닐까, 집에 갔는데도 불만이 해결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했습니다. 간호사들이 수시로 혈압과 체온 체크하는 거나, 수련의가 수술 부위 소독하는 것도 왠지 꼭 필요한, 엄청나게 전문적인 일인 것처럼 느껴졌고요.
그래서 아내를 설득해서 병원에 있자고 했습니다. 의사소통이 어렵고 아내는 몸을 가눌 힘도 없고 저는 건강한 데다 평소에도 성격이 집요하니까 사실상은 저의 뜻을 강요한 셈이었습니다(돌이켜보면 저희 결혼 생활이 내내 그랬던 거 아닌가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입원 2주가 지나자 아내가 우울감으로 못 견뎌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습니다. 보드게임도 여러 종류 사고 배달음식도 자주 시켜먹었지만 그걸로는 턱도 없었습니다. 재활 치료 포기하고 퇴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며칠 고민했습니다. ‘퇴원해도 괜찮아요’라는 의료진 이야기는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는데, 그들 눈에는 아내가 경증 환자로 보일 거라 여겼습니다. 잔인한 진실이지만 재활 병동의 다른 환자들에 비하면 분명 그랬고요.
재활이고 뭐고 이제는 안 되겠다 싶었던 날에 퇴원 신청을 했고, 다음날 퇴원했어요. 집에 오자마자 밝아진 아내 표정과, 기력이나 식욕을 회복하는 정도에 깜짝 놀랐어요. 왜 퇴원을 그때까지 미루고 있었는지 제가 정말 한심하고 바보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너무 미안했습니다. 하나 더 놀란 게 있습니다. 아내의 그런 변화와 무관하게, 집에 돌아오니 저도 마음이 밝아지고 기력이 회복되었습니다. 저도 골병이 들어 있었더라고요.
병원이 뭘 잘못했다는 것도 아니고, 한국의 병원 시스템에 대해서도 저는 솔직히 대단하다, 선량하고 유능한 사람들을 그야말로 갈아서 훌륭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감탄합니다. 병원이 아니라 5성 호텔에서 지내도, 집이 아닌 곳에 살면 불편하고, 거기서 나갈 수 없다고 하면, 감시 아닌 감시까지 받으면 누구나 우울감에 휩싸일 테고요.
그런가 하면 제가 결과적으로 바보 같은 짓을 하기는 했지만 다시 한 달 전으로 돌아가도 제 선택은 똑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퇴원한다는 게 너무 도박 같았어요. 환자는 의사에게 여러 환자 중 한 사람일 뿐인데, 가족에게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존재라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시어머니는 차라리 병원을 나가서 죽게 되더라도 지금 이렇게 병실에서 겪는 괴로움보다는 낫겠다고 생각하셨는지 모릅니다. 스스로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살아 있다’는 감각의 단절에 고통스러워하신 것 같아요. 시어머니는 평소에 자신의 주관대로 행동하고 실행하는 분이십니다. 그렇게 살아오신 분이었기 때문에 열이 남아 있고 병의 원인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퇴원을 결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사람들과 달리 70대 후반의 노인이 소변줄을 유지하고 있으면 방광 기능과 하체 근력이 급속도로 쇠퇴합니다. 이미 원인을 알 수 없는 염증에 대처하기 위한 각종 항생제의 처방으로 부작용이 온몸에 나타나고 있었고요. 시어머니께서 주어진 환경에 맞춰 순응하는 성격이거나 병원을 벗어났을 때의 리스크를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다면 병실을 박차고 나올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병실에서 정신이 오락가락 하실 때도 있었기 때문에 시어머니의 결정을 신뢰하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만약 시어머니께서 병원을 뛰쳐나오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어머니 없는 고아들이 되어 마음에 파인 커다란 구멍을 쓸어내리며 깜깜한 밤을 견뎌 왔을지도 모릅니다.
시어머니의 상태가 집으로 돌아온 후 더 나빠질지라도 퇴원하고자 하는 선택을 존중하고 응원해 드리는 것이 당신을 사랑하는 방식일 수 있다는 걸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뜻을 강요하지 않고 어머니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 잘못된 결과로 이어지더라도 나와 남편이 자식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을 도와드리는 것도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사랑하는 대상에 따라 사랑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놓고 보니 자식을 키울 때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자녀로서 부모가 시키는 대로 정해진 길이 아닌 스스로 선택해서 결정하는 길을 갈 때 부모와 마찰이 생길 수 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그 길로 가면 잘못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부모가 자식에게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면서 ‘다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다.’ 라며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무의식중에 합리화할 수도 있습니다. 부모도 잘못 판단할 수 있는데 말이죠. 이때 자녀가 선택한 길로 나아간다 하더라도 부모가 자신의 내면에서 발생하는 두려움을 무릅쓰고 자식을 응원하고 도와준다면 자식을 사랑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실패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모습까지 대견하게 바라봐 주고 응원해주는 것도 부모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이죠.
죽음의 모습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죽음도 살아온 모습의 일부일 뿐이죠. 우리는 살아오는 내내 죽음의 모습을 조각해 왔던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처 다듬지 못한 부분이나 완성하지 못한 부분은 마지막 순간에 마무리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예의 바르고 세련된 형태가 아니라 우리에게 고통을 주며 예기치 못한 모습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생生의 마무리를 위해 남겨두었던 부분이 아닐까요? 삶이 혼자 힘으로만 채워지는 것이 아니었던 것처럼 죽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ifrain
다솜726님의 대화: 데이브가 어린딸과 아내와 남은 시간을 정신을 잃지 않고 보낼수 있다는게 다행스럽게 느껴지던 대목이었어요.
크리드의 역할에 감사하게 되는 대목이었어요. ^^
히어로
장맥주님의 대화: 감사합니다, 작가님. 필독 도서라고 인정해주시니 기쁘고, 널리 알려주신다니 반갑습니다. 올려주신 감상문도 정말 잘 읽었습니다. 이보다 더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마지막 문단이 저희 부부한테는 선물 같아요. 아내에게도 전하겠습니다. ^^
저는 이번 독서를 일부러 천천히 하고 있는데, 다음 주쯤 가완디의 아버지 이야기를 읽을 거 같습니다. 저 역시 무척 감동적인 대목이었고 단행본의 마무리로 완벽하다 생각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다 까먹었어요... ^^;;; 기대됩니다.
작가님께서 칭찬해주시니 어깨가 들썩들썩합니다^^ 말씀만도 고맙습니다.
개인적인 서사를 책의 큰 주제와 병합시키는 부분이 정말 좋았어요. 죽음은 자주 생각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 좋은 것 같아요. 다음 책도 방금 신청했습니다. 고맙습니다.
ifrain
리수스님의 대화: @장맥주 @ifrain
좋은 문장은 원어로 다시 확인하고 싶어지는 것 같아요~
점점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리고 부모님을 뵈면서 저도 이 문장이 마음에 더 와 닿게 되었어요.
얼마전 어머니가 뇌출혈로 입원하셨었는데(다행히 휴유증 없이 퇴원하셨어요), 제가 젊어서 입원했던 당사자로서의 경험과, 나이드신 어머니를 돌보는 입장에서 경험하는 입원은 정말 다르게 느껴졌어요.
책을 읽다보니 죽기 전의 과정에서 가장 큰 주제어는 자율성과 고통의 문제로 집약되는 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도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장 중요하게 살아왔는데, 그것이 언제가는 훼손되고 제한되어질텐데, 이를 어떻게 수용하고 최대한 보장 받을 수 있을 지 고민하게 됩니다.
한편, "나이가 들면서 그리고 병으로 인해 자율성이 없어지고 고통이 커지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이고, 이것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존엄사/안락사를 허락하는 것은 옳은가. 하지만 인간의 존엄성은 그로 인해 훼손될 수 없는 귀중한 가치 아닌가", "생명이 절대적 가치라면, 노인이든 신생아이든, 남은 생명이 길든 짧든 동일하게 존중받아야 되는 것 아닌가" "자본주의 문화에서, 우리는 생명의 가치도 생산보다 비용이 크면 가치가 없다는 경제학적 사고의 연장선 상에서 다루어지는 것은 아닌가" , "신체적 고통의 극심함이 안락사나 존엄사의 기준이 된다면, 정신적 고통의 극심함은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등등의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장맥주님이 독서모임 서두에 제시하신 딜레마에 선듯 답하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앞으로 책을 읽으면서, 또 올려주시는 의견들을 보며 더 열심히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어렴풋이 계속 머리 속에 맴돌았던 것 같은데요.. 너무 익숙해서 붙잡기 쉽지 않았던 '자율성'과 '고통' 두 가지 중요한 단어를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frain
장맥주님의 대화: 독서 모임의 꽃은 맥주 아니었나요...!?
저는 맥주는 가끔 마시지만 땅콩은 거의 매일 먹습니다.
이카루스11
“ 우리 삶을 지배하는 것은 결국 물리학과 생물학, 그리고 우연일 뿐이다. /나의 운에 총량이 있다면(물론 그런 건 없다는 것을 안다), 내가 '죽는자의 역할'을 해야 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좋은 의사를 만나는 행운을 희망한다. 때로는 두려움에 절어 있는 내게 윽박 지르며 길을 제시하기도 하고, 어느 때는 자신의 의학적 충동을 절제하며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기도 하며, 내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친절하게 물어볼 수 있는...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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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장맥주님의 대화: (7)번 질문에 대해서는, 일단 육체와 정신이 허락하는 한은 소설 집필에 전념하며 살고 싶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그러지 못할 때가 올 텐데, 그때는 우선 그믐 활동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시니어 독서 모임(맥주를 곁들인)을 열면 어떨까 상상도 해봅니다. @거북별85 님 와주실 거죠? @애플망고 님이 계신 노인정 찾아가도 되죠?
저는 그믐밤 낭독 모임이 무척 재미있는데, 그때 낭독 모임도 주최하고 싶습니다. 연출자와 배우님들이 낭독을 가르쳐주신 지난 번 그믐밤에 참석하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한참 나중의 일이겠지만, 안똔체홉극장에서 연극 교실도 다녀보고 싶습니다. 70대도 받아주겠지요...?
그 외에 기타를 배우고 싶고, @ifrain 님의 글을 읽고는 일러스트 그리기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배우고 싶은 게 많네요.
그리고 저도 @borumis 님처럼 재능 기부에서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거 같아요. 김새섬 대표의 꿈 중 하나가 이주 여성을 돕고 싶다는 거였는데, 이주 여성을 상대로 운영되는 글쓰기 교실이 있다면 그때 거기서 일해보고 싶습니다.
책은 당연히 70대 이후에도 저의 주 관심사일 거고요, 그때도 문학 비문학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읽을 거 같습니다. 운동은 필수 운동만 하려고요. 귀찮... 고양이도 안 키울 거 같습니다. 개는 어쩌면 그때 가서 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탱구랑 밤이 사이즈의 중대형견을 키우지는 못할 거 같네요. 마당보다는 전망 있는 테라스가 좋은데, 참 바라는 게 많다 싶기도 하고, 돈 엄청 들겠구나 싶기도 합니다.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드네요.
정말 좋은 생각입니다.. 이주여성분들.. 그리고 이주노동자분들 글쓰기까지는 아니어도 한글 가르쳐주는 것도 참 중요한 것 같다고 생각한게 당시 필리핀 외국인 근로자분들이 한참 월급이 밀려 있기도 하고 갖가지 사기를 당한 적도 있었어요. 그리고 나중에는 심지어 한겨울에 공장에서 불이 나서 잘 수 있는 곳도 옷도 제대로 안 갖춰져서 일단 이불과 겨울 옷이라도 구하느라 뛰어다녔는데.. 정말 우리가 아무리 약하고 가진 게 없어도 주변을 둘러보면 항상 작은 재능이나 저희에게는 초라해보이거나 필요없던 물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놀랐어요.. 그리고 제가 실은 여성전문병원에 일하는데 이주여성분들 중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오신 분들.. 좋은 분들 만나서 가정을 이루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정말 의료진측에서 신고해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병원에 와서까지 행패부리고 인간 취급도 안하는 남편 및 시댁도 계셨어요.. 실은 이주여성들 뿐만 아니라 저도 남편도 정말 유흥주점도 많고 좀 낙후된 지역에서 일할 때 느끼는 게 남편/또는 반려자에게 폭행당하고서도 스스로 신고하길 거부하고 그에게 돌아가는 이들도 많아서 가슴이 답답해지고 어떻게서든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은데요.. 아픈 분들 너무 어리거나 나이들거나 힘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제가 아이들을 다 키워보내고서 힘이 남아있을 때까지 뭔가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근데.. 귀찮아도 힘들어도 누군가 (인간이 아닐지라도) 품게 되는 게 사람인 것 같습니다. 저도 솔직히 부모님때문에 결혼은 커녕 연애도 오랫동안 거부했지만.. 개나 고양이를 계속 키우고 살고 싶었거든요.. 남동생 부부가 고양이를 키우는데 식물도 참 좋아하고.... 저도 실은 게으르고 돌봄의 능력이 딸려서 (실은 제 아이들도 저보다 다른 분들이 많이 키워주신듯;;) 심지어 요즘 저는 International Rock Day 이후 반려돌도 구경하고 있었거든요..
borumis
꽃의요정님의 대화: 아..저도 SNS 잘 못하고 잘 모릅니다. ㅎㅎ 저같은 무지랭이가 광고하면 따라 들어가서 보는 거 같아요. 라방도 존재만 알지 전혀 해 본 적도 없고요. 심지어 인스타 올리는 사진인데 왤케 구리냐는 핀잔도 많이 들었어요. ㅎㅎ
전 일기처럼 안 까먹으려고 올리는 거라 사진 퀄리티는 별로 신경 안 써요. 뭐든 좀 대충대충하는 성격이라...
사실 텀블벅도 할 줄 모른답니다~ 광고 따라 들어가서 한참을 헤메다가 가격표 보이면 사고요. ㅋㅋ
라방 쇼핑 한번 들어가보고 너무 정신없어서 금방 퇴장했다는 ㅎㅎㅎㅎ
전 학부모 단톡방도 너무 정신없어서 결국 학부모 위원같은 거 다시는 안 하겠다고 마음을 굳혔습니다;;;
borumis
장맥주님의 대화: 독서 모임의 꽃은 맥주 아니었나요...!?
책맥을 아는 분.. 배우신 분!
맘튼튼
“ "아버지 제가 알아야 할 게 있어요. 아버지가 생명 유지를 위해 얼만큼 견뎌 낼 용의가 있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 상태면 사는게 괴롭지 않을지 알아야만 해요." 그녀는 아버지와의 대화가 정말로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그런데 아버지의 대답이 충격적이었다. "글쎄,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미식축구 중계를 볼 수만 있다면 기꺼이 살고 싶구나. 그럴 수만 있다면 통증이 좀 심하더라도 이겨낼 자신이 있어." p.280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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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히어로님의 대화: 작가님께서 칭찬해주시니 어깨가 들썩들썩합니다^^ 말씀만도 고맙습니다.
개인적인 서사를 책의 큰 주제와 병합시키는 부분이 정말 좋았어요. 죽음은 자주 생각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 좋은 것 같아요. 다음 책도 방금 신청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아툴 가완디 작가님의 문장력과 글을 이끌어가시는 솜씨에 놀랐습니다. 말 씀하신 '개인적인 서사를 책의 큰 주제와 병합시키는 부분' - 이 부분이 쉽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매끄럽게 연결이 되어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꽃의요정
“ “난 미래를 걱정하지 않아요.” 루 할아버지가 말했다. “동양에 ‘카르마’라는 말이 있어요. 일어나도록 되어 있는 일은 결국 일어나게 되어 있다는 거예요. 멈출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거지요. 내 삶에 끝이 있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어쩌겠소? 지금까지 잘 살았으니 됐지.”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 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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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히어로님의 대화: 주어진 일정보다 이르게 완독했습니다. 필독도서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널리 알릴 생각입니다. 좋은 책 알려주시고 함께 읽고 나누게 되어 정말 감사합니다. 아래는 제가 쓴 감상문입니다. 시간 나면 읽어보셔요.
좋은 죽음을 위한 좋은 삶
아툴 가완디 저,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읽고
나는 이율배반적이다. 나의 죽음과 타자의 죽음을 대하는 입장이 다르다. 모순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나는 묻고 싶다. 나만 이런 건지. 혹시 당신도 그렇지 않은지. 나는 이런 이중성이 나의 한계인지, 인간의 한계인지도 궁금하다. 이런 문제를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어서이기도 하겠지만, 더 본질적인 이유는 아마도 모든 죽음은 단 한 번밖에 없는데 그것을 경험한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죽을 뻔한 경험이 아닌, '죽었던' 경험. 이것은 인간의 영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않은가.
모든 인간이 죽는다는 말은 곧 모든 죽음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말과 같다. 그러니 인간은 자신의 한 번뿐인 죽음 앞에서 서툴 수밖에. 그렇다면 타자의 죽음에 대해서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죽음에 대해 무지했고 나완 상관없는 일이라고 단정 짓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경솔하게도 죽음을 문학적으로, 철학적으로 혹은 신학적으로 낭만화하고 있었다는 점도 솔직히 인정해야 했다. 이 책 덕분에 죽음이 조금은 더 형체를 갖추게 되었다. 사고로 인한 즉사가 아닌 모든 죽음은 의학적이고 생물학적인 부분, 즉 노화와 노쇠 과정(대부분은 고통을 동반한, 그리고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의학적 도움을 받으며)을 겪게 된 이후에 찾아온다는 진실을 더 이상 간과하지 않고 직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여덟 꼭지의 소제목만 진지하게 읽어 봐도 마음을 후벼 파는 듯한 기분과 함께 그 무게를 실감할 수 있다. '혼자 설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로 시작해서 '끝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순간'으로 끝나는 책이라니. 저자는 의사다. 가족을 포함한 많은 이들의 죽음을 목격하고 함께한 사람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저자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죽음에 이르는 마지막 여정에 관련된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며 현대 의학이 어떻게 그 여정에 관여하고 있는지와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되짚고, 어떻게 죽을 것인지,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 좋은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물음들로 독자를 공론장으로 초대한다. 동시에, 의사이자 한 사람, 이 두 정체성이 연합해 나가는 과정을 개인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자 노력한다. 독자는 자연스레 현대 의학을 대표하는 저자와 같은 사람들로부터 치료, 간호, 보살핌을 받는 환자(대부분은 잠정적 환자)인 동시에 한 사람으로서 저자의 글을 마주하게 된다. 인간의 죽음에 대한 나의 이율배반적인 입장도 어찌 보면 이 두 정체성 사이의 괴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거나 이 책 덕분에 그 선이 조금은 흐려진 듯한 기분이다.
언제부터 죽음을 의학의 실패 내지는 결함으로 이해하게 되었을까? 현대 의학의 발전과 함께 인간의 수명은 늘어났다. 따지고 보면 그리 오래된 얘기도 아니다. 불과 5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60세 남짓이었다. 지금은 80세를 넘겼다. 90세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그런데 늘어난 건 유년이나 청년시절이 아니라 노년이다. 게다가 노화는 예전보다 더 이른 나이에 시작되고 있다. 잘 먹고 잘 살게 되면서 생겨난, 지극히 아이러니한 부작용이다. 덕분에 죽음은 늦춰졌지만 죽어가는 기간은 늘어났다. 문제는 이렇게 늘어난 기간의 주인공으로 급부상하게 된 존재가 현대 의학이라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죽는다'라는 참인 명제를 마치 거짓으로 뒤집을 수도 있는 것처럼, 마치 어떻게 손만 잘 쓰면 죽는 시기를 원하는 만큼 최대한 늦출 수 있는 것처럼 현대 의학은 죽음을 실험대 위에 올렸고 인간다움이라는 가치를 거세시켜 버렸다. 사람들은 어떻게든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다가 가족을 포함한 지인의 죽음을 단 몇 시간만이라도 연장시키려고 애쓰게 되었고,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지인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했다거나 온전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누명 아닌 누명을 짊어지게 되었다. 이것이 20세기말부터 시작되어, 특히 선진국에서는, 상식이 될 정도로 편만해진 기류다.
지금은 이런 기류를 비판적으로 보는 부류가 급속하게 많아졌다. 돈과 현대 의학의 결탁이 만들어낸 괴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조력사, 안락사라는 개념이 등장하여 법제화되기 시작한 것도 이 분위기의 일환이다. 이 책은 바로 이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인간성이 소거된 의사의 관점이 아닌 인간다움을 간직한 인간의 관점을 되살리는 시도를 통해 좋은 죽음과 그 죽음에 이르는 마지막 여정을 좋은 삶으로 마무리하는 것의 중요성을 짚어낸다.
저자는 단순한 생명 연장이 생의 아름다운 마무리가 될 수 없음을 명백하게 밝힌다. 인간은 스스로가 혼자 설 수 없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지는 노년의 시기에도 사생활과 삶에 대한 주도권이 보장되기를 원한다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의학적으로 지켜낼 수 있는 건강 상의 안전이 결코 인간의 행복을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것도 충실하게 입증해 낸다. 인간은 단지 숨을 쉬고 있다는 점에서가 아니라 어떤 대의에 가치를 부여하고 그것을 위해 희생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때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찾는다는 것도 보여준다. 노쇠의 시기에 도둑처럼 찾아오는 무료함과 외로움과 무력감을 극복하는 해결책은 현대 의학이 풀 수 없는 영역임을 반박할 수 없게 밝혀낸다. 인간은 몸만 가진 게 아니라 마음과 영혼도 함께 지닌 존재이기 때문이다. 현대 의학은 후자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이 부분에 대하여 저자는 다음과 같이 쓴다. "의학적인 의사 결정은 크게 실패를 했고 죽음이라는 주제를 피하느라 환자들에게 오히려 해를 주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허를 찌르는 말이다.
그리고 저자는 하기 어려운 질문에 봉착하고 담담하게 다음과 같이 쓴다. "더 나은 삶을 제공하려면 종종 순수한 의학적 충동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아주 어려운 질문이다. 고치려 애써야 할 때는 언제이고, 그러지 말아야 할 때는 언제일까?" 이 부분을 읽을 때 나는 어떤 전율을 느꼈다. 현대 의학을 대표하는 자리에 서 있는 사람으로서 하기 힘든 말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이 책의 투명성과 객관성, 그리고 진정성을 반증하는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의료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도 꼭 읽어야 하는 책임을 시사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 가서 아버지의 죽음을 경험하며 느낀 소회와 함께 앞에서 다뤘던 주제들을 몸소 체감한다. 나는 이 대목을 이 책의 꽃이라고 보는데, 앞에서 언급한 대로 의사라는 정체성과 한 인간이라는 정체성이 서로 연합을 이루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는 이론과 실제의 연합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차가운 메스가 떠오르는 기계 같은 의술이 아닌 따뜻한 인간다움이 묻어나는, 그래서 사람 살리는 본래 목적에 충실한 의술의 중요성을 소리 없이 강하게 외치는 완벽한 마무리로 보였다. 그렇다. 저자가 쓴 대로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좋은 죽음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삶을 사는 것이다."
현대 의학의 공급자와 수혜자(잠정적 수혜자 포함) 할 것 없이 이 책의 중심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모든 사람에게 강하게 울려 퍼질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사고로 인한 즉사가 아닌 한 누구나 노화와 노쇠를 겪으며 고통을 감내하며 몸과 마음이 체계적으로 하나둘씩 파괴되어 가는 과정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죽음은 없다. 그러나 인간다운 죽음은 있다." 책 뒤표지에 쓰인 문장이다. 수십 번 읽어도 여운이 남는다. 우리 모두가 인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꼭 읽어야만 하는 책이었다. 뒤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온라인 독서모임 플랫폼인 그믐을 통해 (특히 교모세포종 재발로 인해 두 번째 수술을 막 마치고 회복 중인 김새섬님과 남편인 장맥주님이 이끄시는 '웰다잉 오디세이 2026'을 통해) 알게 되고, 함께 읽게 되고, 함께 나누게 되어 더욱 기억에 남을 책이었다. 좋은 책은 나눠야 하는 법. 나는 어떻게든 이 책을 널리 알릴 생각이다. 나의 이 짧은 글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부키
#김영웅의책과일상
확실히.. 책을 쓰신 분들은 참 독서 감상문도 잘 쓰시네요.. (살짝 부럽) 히어로님 책도 그렇지만 이 글도 참 마음이 또 뒤흔들리는데 한 몫하기도 했지만 또 그렇게 흩어진 제 생각들을 조금이나마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전 이 책을 두번째 읽는데도.. 아직 감상문을 못 쓰겠어요.. 처음에도 지금도 좀 마음이 너무 뒤흔들려서 (말씀대로 후벼파인 기분) 그런 걸지도 모르고... 초독에는 혼자 읽으면서 그냥 하염없이 울기만 했고 이번 재독에는 장맥주님의 진지하고 날카로운 질문들과 만만치 않게 예리하고 꼼꼼한 답변들을 정성스럽게 고민하고 써준 여러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도움도 얻고 (컨닝?!) 새롭게 바라보거나 공감을 하며 나만 이런 고민을 한 게 아니구나 하고 위안을 얻게 된 점도 많았습니다. 의사든 환자든 보호자든 누구나 맞이하게 될 죽음에 대해서 갈 수록 혼자 늙고 죽는 것에 대한 고민을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공론화해야 할 시대가 온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실은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예전에도 각종 환자들을 접하면서 저도 선진국의 현대의학이나 경제적 자원이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곤 했는데요. 우리나라는 정말 다른 나라에 비해 의학이 저렴하고 뛰어나고 평등한 편이죠.. 하지만 동남아나 남미 (그리고 아직 가보지는 못했지만 아프리카 등) 등의 지역은 물론이고 선진국이라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소외계층에서 받을 수 있는 의학 및 각종 사회복지의 수준은 정말 천지 차이더라구요.. 건강하고 젊은 사람들도 제대로 된 지원이 어려운데 나이 들고 아프고 사회적 연결이 끊어진 지 오래된 사람들은 오죽할까요.. 실은 우리나라도 바로 어제만 해도 TV에서 충청도 어느 지역의 90대 노인분이 정말 뼈밖에 안 남고 등뼈도 다 굽어서 움직이지 못한 채 홀로 죽과 탄산음료를 마시는 걸 봤는데요.. 지방 뿐 아니라 제가 예전에 반찬을 만들어주던 독거노인도 나름 서울 부촌(?) 송파구의 외곽 변두리 지역에서 홀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제가 반찬을 가지러가니 뭐라도 보답하고 싶으신지 힘들게 걸어가셔서 냉장고에 있던 우유 한 팩을 주려고 하시더라구요.. 그분은 물질적 지원이 아니라 그저 인간과 인간 사이의 인사만으로도 와줘서 고맙다고 연거푸 감사하다며 잡은 손을 놓기 힘든 분들인데 단순한 생명연장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되기도 했어요. 죽음 뿐만 아니라 노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앞으로 단순 경제나 의학만이 아닌 사회문화적 소통과 연결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어야 할 시대가 지금 바로 도래했다고 느꼈습니다.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썼더니 조금 글이 길어졌네요;;; 저는 이 글로 제 감상문을 대신할게요..
jojo
ifrain님의 대화: 시어머니는 차라리 병원을 나가서 죽게 되더라도 지금 이렇게 병실에서 겪는 괴로움보다는 낫겠다고 생각하셨는지 모릅니다. 스스로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살아 있다’는 감각의 단절에 고통스러워하신 것 같아요. 시어머니는 평소에 자신의 주관대로 행동하고 실행하는 분이십니다. 그렇게 살아오신 분이었기 때문에 열이 남아 있고 병의 원인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퇴원을 결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사람들과 달리 70대 후반의 노인이 소변줄을 유지하고 있으면 방광 기능과 하체 근력이 급속도로 쇠퇴합니다. 이미 원인을 알 수 없는 염증에 대처하기 위한 각종 항생제의 처방으로 부작용이 온몸에 나타나고 있었고요. 시어머니께서 주어진 환경에 맞춰 순응하는 성격이거나 병원을 벗어났을 때의 리스크를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다면 병실을 박차고 나올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병실에서 정신이 오락가락 하실 때도 있었기 때문에 시어머니의 결정을 신뢰하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만약 시어머니께서 병원을 뛰쳐나오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어머니 없는 고아들이 되어 마음에 파인 커다란 구멍을 쓸어내리며 깜깜한 밤을 견뎌 왔을지도 모릅니다.
시어머니의 상태가 집으로 돌아온 후 더 나빠질지라도 퇴원하고자 하는 선택을 존중하고 응원해 드리는 것이 당신을 사랑하는 방식일 수 있다는 걸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뜻을 강요하지 않고 어머니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 잘못된 결과로 이어지더라도 나와 남편이 자식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을 도와드리는 것도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사랑하는 대상에 따라 사랑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놓고 보니 자식을 키울 때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자녀로서 부모가 시키는 대로 정해진 길이 아닌 스스로 선택해서 결정하는 길을 갈 때 부모와 마찰이 생길 수 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그 길로 가면 잘못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부모가 자식에게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면서 ‘다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다.’ 라며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무의식중에 합리화할 수도 있습니다. 부모도 잘못 판단할 수 있는데 말이죠. 이때 자녀가 선택한 길로 나아간다 하더라도 부모가 자신의 내면에서 발생하는 두려움을 무릅쓰고 자식을 응원하고 도와준다면 자식을 사랑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실패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모습까지 대견하게 바라봐 주고 응원해주는 것도 부모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이죠.
죽음의 모습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죽음도 살아온 모습의 일부일 뿐이죠. 우리는 살아오는 내내 죽음의 모습을 조각해 왔던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처 다듬지 못한 부분이나 완성하지 못한 부분은 마지막 순간에 마무리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예의 바르고 세련된 형태가 아니라 우리에게 고통을 주며 예기치 못한 모습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생生의 마무리를 위해 남겨두었던 부분이 아닐까요? 삶이 혼자 힘으로만 채워지는 것이 아니었던 것처럼 죽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자식을 키우면서 아이의 인생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존중해주자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말씀을 읽다보니 그게 부모님을 돌볼 때도 마찬가지일 수 있겠네요.
cjlove52
“ 사용하는 말도 중요하다. 완화치료 전문가에 따르면 "일이 이렇게 돼서 정말 유감입니다."라는 식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 거리를 두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이렇게 말하는 편이 낫다. "상황이 이렇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또한 이렇게 물어서도 안 된다. "임종이 가까워지면 어떻게 하길 원하세요?"그보다는 이게 낫다. "만약 시간이 촉박해진다면, 선생님에게 가장 중요한 게 뭘까요?"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279,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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