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

D-29
6) 70세 이후의 사교생활이라...사람과의 만남보다는 책을 통해 작가나 주인공들과 교류하는 게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 좋다고 생각하는 쪽이라, 70대의 사교모임에 대해선 상상도 안해보았네요? 아마도 성당에 가서 제 체력에 적당하게 할 수 있는 봉사를 하면서 사람들을 만날 것 같아요. 주보를 접는다거나, 소소한 청소를 한다거나, 성물방을 지킨다거나, 안내를 한다거나 하는 일들을 통해 만나지는 사람들과의 교류가 아닐까 상상해봅니다. 그 일들이 모두 모둠으로 이루어질테니 자연스러운 사교모임 참여가 되지 싶고요. 갈 때 제가 만든 쿠키나 샌드위치, 약식 같은 핑거푸드류 등의 먹을 것들을 싸가지고 가는 수법을 동원하겠습니다. 시간을 늘리자는 수법입지요. 7) 70세 이후 관심사는 조리 과정이 간단하고 소화에 부담이 되지 않는 요리 레시피, 관심은 있었으나 그때까지도 읽지 못한 채 숙제처럼 마음에 남아 있는 책, 집에서 손바느질로 만들 수 있는 작은 생활소품 만들기, 뉴스를 통해 접하는 국내외 정치이슈, 운 좋으면 두 세 번 쯤 즐기게 될 월드컵에 있을 것 같습니다. 아울러, 자녀들의 자녀 돌봐주기, 자녀들 일에 참견하기는" 될 수 있는 한 하지 않는 노력을 곁들이려 합니다. 각자의 가정을 이루는 그 날부터 남이려니 하려고요. 나와 나의 배우자가 평온하게 살고, 서로 잘 돌보고, 사고 안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겠습니다. 결국, 살아가기가 관심사라는...
그는 자신이 '요양원에 존재하는 세 가지 역병'이라고 부르게 된 무료함, 외로움, 무력감을 공략하는 것이 이 계획의 목표라고 말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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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님의 대화: (7)번 질문에 대해서는, 일단 육체와 정신이 허락하는 한은 소설 집필에 전념하며 살고 싶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그러지 못할 때가 올 텐데, 그때는 우선 그믐 활동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시니어 독서 모임(맥주를 곁들인)을 열면 어떨까 상상도 해봅니다. @거북별85 님 와주실 거죠? @애플망고 님이 계신 노인정 찾아가도 되죠? 저는 그믐밤 낭독 모임이 무척 재미있는데, 그때 낭독 모임도 주최하고 싶습니다. 연출자와 배우님들이 낭독을 가르쳐주신 지난 번 그믐밤에 참석하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한참 나중의 일이겠지만, 안똔체홉극장에서 연극 교실도 다녀보고 싶습니다. 70대도 받아주겠지요...? 그 외에 기타를 배우고 싶고, @ifrain 님의 글을 읽고는 일러스트 그리기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배우고 싶은 게 많네요. 그리고 저도 @borumis 님처럼 재능 기부에서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거 같아요. 김새섬 대표의 꿈 중 하나가 이주 여성을 돕고 싶다는 거였는데, 이주 여성을 상대로 운영되는 글쓰기 교실이 있다면 그때 거기서 일해보고 싶습니다. 책은 당연히 70대 이후에도 저의 주 관심사일 거고요, 그때도 문학 비문학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읽을 거 같습니다. 운동은 필수 운동만 하려고요. 귀찮... 고양이도 안 키울 거 같습니다. 개는 어쩌면 그때 가서 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탱구랑 밤이 사이즈의 중대형견을 키우지는 못할 거 같네요. 마당보다는 전망 있는 테라스가 좋은데, 참 바라는 게 많다 싶기도 하고, 돈 엄청 들겠구나 싶기도 합니다.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드네요.
아 왕크왕귀이긴 하지만, 중대형견을 키우는 건 정말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도 탱구를 키우기 전까지는 (탱구는 하늘에서 뚝 떨어져 저에게 왔답니다 ㅎㅎ) 대형견을 무서워 했던 사람이고, 탱구가 1살이 다되어갈때까지도 (아직 다 안컸을때) 남편에게 매일 '이 크기가 다 큰거 맞겠지?'라고 물었던 사람이라서요.
borumis님의 대화: 정말 좋은 생각입니다.. 이주여성분들.. 그리고 이주노동자분들 글쓰기까지는 아니어도 한글 가르쳐주는 것도 참 중요한 것 같다고 생각한게 당시 필리핀 외국인 근로자분들이 한참 월급이 밀려 있기도 하고 갖가지 사기를 당한 적도 있었어요. 그리고 나중에는 심지어 한겨울에 공장에서 불이 나서 잘 수 있는 곳도 옷도 제대로 안 갖춰져서 일단 이불과 겨울 옷이라도 구하느라 뛰어다녔는데.. 정말 우리가 아무리 약하고 가진 게 없어도 주변을 둘러보면 항상 작은 재능이나 저희에게는 초라해보이거나 필요없던 물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놀랐어요.. 그리고 제가 실은 여성전문병원에 일하는데 이주여성분들 중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오신 분들.. 좋은 분들 만나서 가정을 이루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정말 의료진측에서 신고해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병원에 와서까지 행패부리고 인간 취급도 안하는 남편 및 시댁도 계셨어요.. 실은 이주여성들 뿐만 아니라 저도 남편도 정말 유흥주점도 많고 좀 낙후된 지역에서 일할 때 느끼는 게 남편/또는 반려자에게 폭행당하고서도 스스로 신고하길 거부하고 그에게 돌아가는 이들도 많아서 가슴이 답답해지고 어떻게서든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은데요.. 아픈 분들 너무 어리거나 나이들거나 힘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제가 아이들을 다 키워보내고서 힘이 남아있을 때까지 뭔가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근데.. 귀찮아도 힘들어도 누군가 (인간이 아닐지라도) 품게 되는 게 사람인 것 같습니다. 저도 솔직히 부모님때문에 결혼은 커녕 연애도 오랫동안 거부했지만.. 개나 고양이를 계속 키우고 살고 싶었거든요.. 남동생 부부가 고양이를 키우는데 식물도 참 좋아하고.... 저도 실은 게으르고 돌봄의 능력이 딸려서 (실은 제 아이들도 저보다 다른 분들이 많이 키워주신듯;;) 심지어 요즘 저는 International Rock Day 이후 반려돌도 구경하고 있었거든요..
아, 반려돌... 뭔가 몰라서 검색해보니 재밌는게 많네요. 정서적 교류를 할 대상으로 돌을 선택한다는 생각은 못해봤습니다~ 13일이 international rock day 였네요~
ifrain님의 문장 수집: "다시 말하자면 생의 마지막 순간에 어떤 케어를 받길 원하는지에 대해 의사들과 실질적인 대화를 나눈 환자들이 상황을 스스로 관리하면서 더 평화롭게 임종을 맞이했고,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 준 경우가 훨씬 많았다. "
조금전에 아룬다티 로이의 <어머니 내게 오시네>를 완독했는데, 책에서 로이 어머니의 마지막 과정이 나와요. 유언장에는 써두었는데 그게 딸에게 전달이 안되어서 인공호흡기를 달았던거더라구요. 실질적인 대화에서 유언장 + 진짜 대화, 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네요~
탱구밤이엄마님의 문장 수집: "그는 자신이 '요양원에 존재하는 세 가지 역병'이라고 부르게 된 무료함, 외로움, 무력감을 공략하는 것이 이 계획의 목표라고 말했다."
근데 삶에 있어서 자연이 주는 활기는 참 중요한 것 같아요. 몰랐는데 주택으로 이사오고 나니 실감이 나더라구요. 아파트 살 때는 자도 자도 잠이오고 무력하고 늘 두통을 달고 살았는데 주택 이사와서 흙 밟고 자연 풍경 매일 보고 느끼니 삶이 훨씬 활기차고 생기있어 졌어요. 새 소리, 햇빛 때문에 눈 뜨니 적게 자도 두통도 없고.. 꼭 주택 살이가 아니어도 자연을 자주 접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히어로님의 대화: 주어진 일정보다 이르게 완독했습니다. 필독도서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널리 알릴 생각입니다. 좋은 책 알려주시고 함께 읽고 나누게 되어 정말 감사합니다. 아래는 제가 쓴 감상문입니다. 시간 나면 읽어보셔요. 좋은 죽음을 위한 좋은 삶 아툴 가완디 저,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읽고 나는 이율배반적이다. 나의 죽음과 타자의 죽음을 대하는 입장이 다르다. 모순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나는 묻고 싶다. 나만 이런 건지. 혹시 당신도 그렇지 않은지. 나는 이런 이중성이 나의 한계인지, 인간의 한계인지도 궁금하다. 이런 문제를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어서이기도 하겠지만, 더 본질적인 이유는 아마도 모든 죽음은 단 한 번밖에 없는데 그것을 경험한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죽을 뻔한 경험이 아닌, '죽었던' 경험. 이것은 인간의 영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않은가. 모든 인간이 죽는다는 말은 곧 모든 죽음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말과 같다. 그러니 인간은 자신의 한 번뿐인 죽음 앞에서 서툴 수밖에. 그렇다면 타자의 죽음에 대해서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죽음에 대해 무지했고 나완 상관없는 일이라고 단정 짓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경솔하게도 죽음을 문학적으로, 철학적으로 혹은 신학적으로 낭만화하고 있었다는 점도 솔직히 인정해야 했다. 이 책 덕분에 죽음이 조금은 더 형체를 갖추게 되었다. 사고로 인한 즉사가 아닌 모든 죽음은 의학적이고 생물학적인 부분, 즉 노화와 노쇠 과정(대부분은 고통을 동반한, 그리고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의학적 도움을 받으며)을 겪게 된 이후에 찾아온다는 진실을 더 이상 간과하지 않고 직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여덟 꼭지의 소제목만 진지하게 읽어 봐도 마음을 후벼 파는 듯한 기분과 함께 그 무게를 실감할 수 있다. '혼자 설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로 시작해서 '끝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순간'으로 끝나는 책이라니. 저자는 의사다. 가족을 포함한 많은 이들의 죽음을 목격하고 함께한 사람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저자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죽음에 이르는 마지막 여정에 관련된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며 현대 의학이 어떻게 그 여정에 관여하고 있는지와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되짚고, 어떻게 죽을 것인지,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 좋은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물음들로 독자를 공론장으로 초대한다. 동시에, 의사이자 한 사람, 이 두 정체성이 연합해 나가는 과정을 개인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자 노력한다. 독자는 자연스레 현대 의학을 대표하는 저자와 같은 사람들로부터 치료, 간호, 보살핌을 받는 환자(대부분은 잠정적 환자)인 동시에 한 사람으로서 저자의 글을 마주하게 된다. 인간의 죽음에 대한 나의 이율배반적인 입장도 어찌 보면 이 두 정체성 사이의 괴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거나 이 책 덕분에 그 선이 조금은 흐려진 듯한 기분이다. 언제부터 죽음을 의학의 실패 내지는 결함으로 이해하게 되었을까? 현대 의학의 발전과 함께 인간의 수명은 늘어났다. 따지고 보면 그리 오래된 얘기도 아니다. 불과 5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60세 남짓이었다. 지금은 80세를 넘겼다. 90세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그런데 늘어난 건 유년이나 청년시절이 아니라 노년이다. 게다가 노화는 예전보다 더 이른 나이에 시작되고 있다. 잘 먹고 잘 살게 되면서 생겨난, 지극히 아이러니한 부작용이다. 덕분에 죽음은 늦춰졌지만 죽어가는 기간은 늘어났다. 문제는 이렇게 늘어난 기간의 주인공으로 급부상하게 된 존재가 현대 의학이라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죽는다'라는 참인 명제를 마치 거짓으로 뒤집을 수도 있는 것처럼, 마치 어떻게 손만 잘 쓰면 죽는 시기를 원하는 만큼 최대한 늦출 수 있는 것처럼 현대 의학은 죽음을 실험대 위에 올렸고 인간다움이라는 가치를 거세시켜 버렸다. 사람들은 어떻게든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다가 가족을 포함한 지인의 죽음을 단 몇 시간만이라도 연장시키려고 애쓰게 되었고,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지인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했다거나 온전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누명 아닌 누명을 짊어지게 되었다. 이것이 20세기말부터 시작되어, 특히 선진국에서는, 상식이 될 정도로 편만해진 기류다. 지금은 이런 기류를 비판적으로 보는 부류가 급속하게 많아졌다. 돈과 현대 의학의 결탁이 만들어낸 괴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조력사, 안락사라는 개념이 등장하여 법제화되기 시작한 것도 이 분위기의 일환이다. 이 책은 바로 이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인간성이 소거된 의사의 관점이 아닌 인간다움을 간직한 인간의 관점을 되살리는 시도를 통해 좋은 죽음과 그 죽음에 이르는 마지막 여정을 좋은 삶으로 마무리하는 것의 중요성을 짚어낸다. 저자는 단순한 생명 연장이 생의 아름다운 마무리가 될 수 없음을 명백하게 밝힌다. 인간은 스스로가 혼자 설 수 없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지는 노년의 시기에도 사생활과 삶에 대한 주도권이 보장되기를 원한다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의학적으로 지켜낼 수 있는 건강 상의 안전이 결코 인간의 행복을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것도 충실하게 입증해 낸다. 인간은 단지 숨을 쉬고 있다는 점에서가 아니라 어떤 대의에 가치를 부여하고 그것을 위해 희생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때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찾는다는 것도 보여준다. 노쇠의 시기에 도둑처럼 찾아오는 무료함과 외로움과 무력감을 극복하는 해결책은 현대 의학이 풀 수 없는 영역임을 반박할 수 없게 밝혀낸다. 인간은 몸만 가진 게 아니라 마음과 영혼도 함께 지닌 존재이기 때문이다. 현대 의학은 후자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이 부분에 대하여 저자는 다음과 같이 쓴다. "의학적인 의사 결정은 크게 실패를 했고 죽음이라는 주제를 피하느라 환자들에게 오히려 해를 주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허를 찌르는 말이다. 그리고 저자는 하기 어려운 질문에 봉착하고 담담하게 다음과 같이 쓴다. "더 나은 삶을 제공하려면 종종 순수한 의학적 충동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아주 어려운 질문이다. 고치려 애써야 할 때는 언제이고, 그러지 말아야 할 때는 언제일까?" 이 부분을 읽을 때 나는 어떤 전율을 느꼈다. 현대 의학을 대표하는 자리에 서 있는 사람으로서 하기 힘든 말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이 책의 투명성과 객관성, 그리고 진정성을 반증하는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의료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도 꼭 읽어야 하는 책임을 시사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 가서 아버지의 죽음을 경험하며 느낀 소회와 함께 앞에서 다뤘던 주제들을 몸소 체감한다. 나는 이 대목을 이 책의 꽃이라고 보는데, 앞에서 언급한 대로 의사라는 정체성과 한 인간이라는 정체성이 서로 연합을 이루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는 이론과 실제의 연합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차가운 메스가 떠오르는 기계 같은 의술이 아닌 따뜻한 인간다움이 묻어나는, 그래서 사람 살리는 본래 목적에 충실한 의술의 중요성을 소리 없이 강하게 외치는 완벽한 마무리로 보였다. 그렇다. 저자가 쓴 대로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좋은 죽음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삶을 사는 것이다." 현대 의학의 공급자와 수혜자(잠정적 수혜자 포함) 할 것 없이 이 책의 중심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모든 사람에게 강하게 울려 퍼질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사고로 인한 즉사가 아닌 한 누구나 노화와 노쇠를 겪으며 고통을 감내하며 몸과 마음이 체계적으로 하나둘씩 파괴되어 가는 과정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죽음은 없다. 그러나 인간다운 죽음은 있다." 책 뒤표지에 쓰인 문장이다. 수십 번 읽어도 여운이 남는다. 우리 모두가 인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꼭 읽어야만 하는 책이었다. 뒤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온라인 독서모임 플랫폼인 그믐을 통해 (특히 교모세포종 재발로 인해 두 번째 수술을 막 마치고 회복 중인 김새섬님과 남편인 장맥주님이 이끄시는 '웰다잉 오디세이 2026'을 통해) 알게 되고, 함께 읽게 되고, 함께 나누게 되어 더욱 기억에 남을 책이었다. 좋은 책은 나눠야 하는 법. 나는 어떻게든 이 책을 널리 알릴 생각이다. 나의 이 짧은 글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부키 #김영웅의책과일상
아니 이렇게 멋진 감상문을?! 하고 생각했는데, 작가님이셨군요 :)
우리가 원하는 건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쓸 수 있는 것이다. 그 이야기는 항상 변화한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만날 수도 있다. 관심사와 욕구가 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무슨 일이 일어나든 우리는 자신의 개성 및 충성심과 합치하는 방식으로 삶을 꾸려 갈 자유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자신의 개성과 기억을 지워 버릴 위험이 있는 심신의 변화를 가장 끔찍한 고통으로 여기는 것이다.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로 살아가는 데 따른 투쟁은 곧 자신의 삶을 본래의 모습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투쟁이기도 하다. 과거의 나와 현재 유지하고 싶은 나와의 연결고리를 끊어 버릴 만큼 너무 쇠약해지거나, 너무 소진되거나, 너무 종속되는 것을 피하려는 것이다. 질병과 노화만으로도 이 투쟁은 충분히 힘겹다. 우리가 의지하는 전문가들과 시설들이 이 투쟁을 더 어렵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우리는 적어도 자신의 임무가 안전이라는 미명하에 사람들의 선택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삶을 살도록 선택의 범위를 넓혀 주는 것이라고 믿는 전문가가 점점 많아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탱구밤이엄마님의 대화: 아니 이렇게 멋진 감상문을?! 하고 생각했는데, 작가님이셨군요 :)
멋지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이 너무 좋아 쓰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borumis님의 대화: 확실히.. 책을 쓰신 분들은 참 독서 감상문도 잘 쓰시네요.. (살짝 부럽) 히어로님 책도 그렇지만 이 글도 참 마음이 또 뒤흔들리는데 한 몫하기도 했지만 또 그렇게 흩어진 제 생각들을 조금이나마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전 이 책을 두번째 읽는데도.. 아직 감상문을 못 쓰겠어요.. 처음에도 지금도 좀 마음이 너무 뒤흔들려서 (말씀대로 후벼파인 기분) 그런 걸지도 모르고... 초독에는 혼자 읽으면서 그냥 하염없이 울기만 했고 이번 재독에는 장맥주님의 진지하고 날카로운 질문들과 만만치 않게 예리하고 꼼꼼한 답변들을 정성스럽게 고민하고 써준 여러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도움도 얻고 (컨닝?!) 새롭게 바라보거나 공감을 하며 나만 이런 고민을 한 게 아니구나 하고 위안을 얻게 된 점도 많았습니다. 의사든 환자든 보호자든 누구나 맞이하게 될 죽음에 대해서 갈 수록 혼자 늙고 죽는 것에 대한 고민을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공론화해야 할 시대가 온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실은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예전에도 각종 환자들을 접하면서 저도 선진국의 현대의학이나 경제적 자원이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곤 했는데요. 우리나라는 정말 다른 나라에 비해 의학이 저렴하고 뛰어나고 평등한 편이죠.. 하지만 동남아나 남미 (그리고 아직 가보지는 못했지만 아프리카 등) 등의 지역은 물론이고 선진국이라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소외계층에서 받을 수 있는 의학 및 각종 사회복지의 수준은 정말 천지 차이더라구요.. 건강하고 젊은 사람들도 제대로 된 지원이 어려운데 나이 들고 아프고 사회적 연결이 끊어진 지 오래된 사람들은 오죽할까요.. 실은 우리나라도 바로 어제만 해도 TV에서 충청도 어느 지역의 90대 노인분이 정말 뼈밖에 안 남고 등뼈도 다 굽어서 움직이지 못한 채 홀로 죽과 탄산음료를 마시는 걸 봤는데요.. 지방 뿐 아니라 제가 예전에 반찬을 만들어주던 독거노인도 나름 서울 부촌(?) 송파구의 외곽 변두리 지역에서 홀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제가 반찬을 가지러가니 뭐라도 보답하고 싶으신지 힘들게 걸어가셔서 냉장고에 있던 우유 한 팩을 주려고 하시더라구요.. 그분은 물질적 지원이 아니라 그저 인간과 인간 사이의 인사만으로도 와줘서 고맙다고 연거푸 감사하다며 잡은 손을 놓기 힘든 분들인데 단순한 생명연장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되기도 했어요. 죽음 뿐만 아니라 노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앞으로 단순 경제나 의학만이 아닌 사회문화적 소통과 연결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어야 할 시대가 지금 바로 도래했다고 느꼈습니다.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썼더니 조금 글이 길어졌네요;;; 저는 이 글로 제 감상문을 대신할게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상문도 많이 쓰다 보니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보통 책이 좋으면 감상문도 그에 부응해서 써지는 것 같아요. 저는 감상문을 독서의 마지막 단계라고 생각한답니다.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제가 기억력이 점점 안 좋아져서 그런지 다 까먹더라구요. 그나마 감상문 쓰느라 나름대로 정리도 하고 생각도 하고 책도 다시 뒤적거리는 시간이 그 책에 대한 기억을 오래 간직하게 도와주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까먹는 경우도 왕왕 있지만요^^ 그래서 귀찮아도, 좋은 감상문이 아니더라도, 그냥 쓰려고 늘 애써요. 그게 결국 남는 장사인 것 같아요. 시간 들여 책을 읽은 것에 대한 저 자신에게 주는 기념품이기도 하니까요.
질병과 노화의 공포는 단지 우리가 감내해야 하는 상실에 대한 두려움만은 아니다. 그것은 고립과 소외에 대한 공포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부터는 그다지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돈을 더 바라지도, 권력을 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가능한 한 이 세상에서 자기만의 삶의 이야기를 쓸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일상의 소소한 일들에 대해 직접 선택을 하고, 자신의 우선순위에 따라 다른 사람이나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쇠약해지고 의존적이 되면 그러한 자율성을 갖는 것이 불가능해진다고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내가 루 할아버지, 루스 할머니, 앤 할머니, 리타 할머니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서 배운 것은 그것이 분명 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세포처럼 나이 들 수 있다면'도 함께 읽어요~ 웰다잉 오디세이에 참석하신 분은 아마 관심이 많으실 것 같아요. 우아하게 나이 드는 법을 함께 나눠 보아요. https://www.gmeum.com/gather/detail/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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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은 죽음과 질병에 맞서 싸우기 위해 존재한다는 단순한 시각도 있다. 물론 그것이 의학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다. 그러나 죽음이 적이라고 한다면, 그 적은 우리보다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결국은 죽음이 이기게 되어 있다. 이길 수 없는 전쟁이라면, 우리는 아군이 전멸할 때까지 싸우는 장군을 원치 않는다. 커스터가 아니라 로버트 리가 필요한 것이다.(커스터 장군의 제7기병대는 리틀 빅혼 전투에서 인디언 원주민 연합군에게 몰살당했다. 한편 로버트 리 장군은 남북전쟁 당시 승패가 이미 결정됐다고 느끼자 남부 병사들에게 투항하라고 권고했다.─옮긴이) 점령할 수 있는 영토를 위해서는 싸우고 그럴 수 없을 때는 항복할 줄 아는 장군 말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쓰디쓴 최후를 맞을 때까지 싸우는 것일 뿐이라면 결국 최악의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걸 이해하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ifrain님의 대화: @장맥주 토마토양이 장맥주님을 잊지 못했다고 합니다..
제게는 @ifrain 님과 @탱구밤이엄마 님의 모습이 이렇게 상상됩니다...
오구오구님의 대화: 아, 반려돌... 뭔가 몰라서 검색해보니 재밌는게 많네요. 정서적 교류를 할 대상으로 돌을 선택한다는 생각은 못해봤습니다~ 13일이 international rock day 였네요~
저는 지금 @오구오구 님 글 읽기 전까지 반려돌을 반려doll, 이라고, 인형이라고 여기고 있었어요. 윽.
학자들은 한 나라의 경제가 성장하면 그와 더불어 의학도 세 단계를 거쳐 발전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나라 전체가 극도로 빈곤한 상태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에서 죽음을 맞는다.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나라가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국민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재원이 풍부해져서 의료 서비스가 더 널리 퍼진다. 이제 사람들은 아플 경우 병원을 찾는다. 따라서 집보다 병원에서 임종하는 경우가 더 많아진다. 세 번째 단계, 즉 한 나라의 소득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진입할 즈음 사람들은 삶의 질을 생각할 여유가 생긴다. 삶의 질에 대한 고려는 몸이 아플 때도 계속 이어진다. 이로 인해 집에서 임종하는 경우가 다시 늘어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가장 중요한 사실은 요양원 노인들에게 살아야 할 이유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것이 전부다. 주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모를 정도로 치매가 심한 노인들마저도 더 의미 있고, 기쁘고, 만족스러운 삶을 경험하는 것이 가능했다. 얼마나 약을 덜 먹고, 얼마나 더 오래 살 수 있는지에 대한 것보다, 사람답게 사는 일에 대해 사람들이 얼마만큼 더 가치를 두는지 측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 있을까?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장맥주님의 대화: 제게는 @ifrain 님과 @탱구밤이엄마 님의 모습이 이렇게 상상됩니다...
싫어하는 음식을 건강 때문에 억지로 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트레스가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까요. 토마토는 라이코펜이라는 항상화 성분 때문에 추천들을 하시는 것 같은데 라이코펜 들어 있는 식품은 토마토 말고도 수박, 자몽, 당근, 파파야 등 많습니다. ^^ 몸에 좋은 음식 중에 내 입맛에 맞는 걸 골라 먹으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080425&cid=62861&categoryId=62861
삶이 가치 있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무엇이 더 필요한 걸까? 그는 우리가 스스로를 넘어서는 대의를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믿었다. 로이스 교수는 그것을 인간 본연의 욕구로 보았다. 그 대의는 큰 것(가족, 국가, 원칙)일 수도, 작은 것(건축 계획, 애완 동물)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대의에 가치를 부여하고 그것을 위해 희생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찾는다는 점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장맥주님의 대화: 제게는 @ifrain 님과 @탱구밤이엄마 님의 모습이 이렇게 상상됩니다...
어디서 이런 찰떡같은 사진을 찾아오셨나 했더니, 영화 포스터군요! 신기합니다. 감독님도 토마토를 싫어하셨나..^^ㅎㅎ (아, 오히려 토마토를 너무 좋아하셨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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