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

D-29
ifrain님의 문장 수집: "지구는 한 손으로 자신의 역사를 쓰면서 다른 손으로는 쓴 역사를 지운다. "
위 문장은 제가 독서모임을 진행했던 <지구의 짧은 역사>에 나오는 내용인데요. 독서모임 당시 이 문장을 보며 그림을 그려봤어요. 에셔 그림을 참고해서요. 에셔의 손은 둘 다 그리고 있지만 저는 문장 내용처럼 한 손에 지우개를 들고 지우는 것으로 그렸습니다. '지구는 한 손으로 자신의 역사를 쓰면서 다른 손으로는 쓴 역사를 지운다.'는 문장을 보며 지구는 참 매력적이고 미스테리한 존재구나 생각했어요. 지금 문득 이 그림이 떠올랐어요. '한 손은 생生이고 다른 한 손은 사死이다.' 살아가며 발버둥 치며 써 놓은 것들을 죽음이 쫓아오며 지우고 있는 걸까요? 그래서 마음이 자꾸 초조해지는 걸까요? https://gmeum.com/meet/3329?talkId=255371
장안나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그믐에 들어왔다가 함께 읽고 싶어서 급히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습니다. 저는 왜 8월 1일 시작하는 모임이라고 생각했을까요? 아무튼 책을 구했으니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읽으며 따라가보고 싶습니다.
환영합니다. 일주일 동안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이에요. 좋은 생각들 많이 보태주세요. ^^
그러나 어떻게 하면 죽음에 직면하고, 또 충성심과 개성을 담아 의미 있는 삶의 근간을 보존할 수 있는지를 모두 함께 궁리해 내려 애쓰고 있는 새로운 단계에서는 의사들마저도 힘들게 나아가고 있는 초보자에 불과하다. 우리는 지금 한 번에 한 사람씩 경험하면서 사회적 학습을 하고 있는 중이다. 나 역시 의사이자 하나의 인간으로서 그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어제 1장을 읽으면서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생각이 났습니다. 응급실에 들어가셨을 때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미 연명치료는 하지 않겠다고 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 죽음을 목격해 본적이 없는 서른 남짓의 저는 연명치료가 어떤 범위까지 해당되는지 몰랐습니다. 입원실이 없어 응급실 침상에 며칠 때 계시던 아버지를 출근전에 뵈러 갔는데 주무시고 계시지만 뭔가 주무시는 것과는 다른 막연한 느낌에 20여분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가 겨우 의료진을 불렀는데 언제부터 이런 상태였냐며, 이게 어딜 봐서 자는 거냐고 화면을 보면 모르냐고 소리를 지르는데 너무 당황했고, 의료기기 화면이야 드라마에서만 봤고 그게 한줄이거나 심하게 요동치거나 해야 이상한 거라고 생각했지 어떤게 이상한지 어찌 알겠습니까. 결국 아버지는 몇 시간 뒤에 돌아가셨고, 나는 왜 심폐소생술도 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연명치료 중단은 승압제 사용을 비롯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거라고 해서 망연자실 했고, 결국 그날 새벽 나에게 소리치던 그 의료진의 말대로 내가 빨리 의사를 부르지 않아 돌아가신 것만 같은 죄책감을 수년동안 안고 지내야만 했었습니다. 저는 아직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고, 너무 갑작스러웠고, 거기다가 제가 알아채지 못하기까지 했으니까요. 책을 읽다보니 어쩌면 그 응급실의 의사도 -아마도 인턴을 거라고 그때도 생각을 했는데 - 죽음에 대해서는 저와 비슷한 처지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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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님의 대화: 저희 시어머니께서도 그 일로 인해 예전보다 많이 쇠약해지셨기 때문에 항상 신경을 쓰고 있어요. 연세가 있으시기 때문에 시어머니의 친척들이나 친구들 중에서도 하나 둘 세상을 떠나거나 아픈 분들 소식을 듣게 됩니다. 올해 5월쯤이던가요 갑자기 이석증이 와서 병원을 좀 다니셨어요. 처음 병원을 간 날은 평일이었기 때문에 제가 시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갔습니다. 사실 오전에 혼자 내과에 가셨다가 상태가 안 좋아 이비인후과로 이동해야 해서 저에게 연락하신 거였어요. 다행히 날이 덥지 않았어요. 저도 장롱면허이기도 하고 택시나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었지만 시어머니께 같이 걷자고 했습니다. 어머니께서도 걷는 걸 좋아하셨어요. 가까운 거리를 걷는 것도 운동이 되었어요. 저와 팔짱을 끼고 걷는데 작고 가벼운 시어머니는 거의 대롱대롱 매달리다시피 했습니다. 그날 그렇게 제 팔과 시어머니의 팔 사이에 흐르던 공기와 감촉이 아직도 잔잔한 여운으로 남아 있어요.
소설읽듯 감동적으로 읽었습니다. 이런 삶의 단상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아서 추억을 형성하는 거겠죠. 무엇보다 정말 좋은 며느리 이십니다
HL7707님의 대화: 저도 올해로 암환자를 진료한 경력만 해도 15년, 내과의사로 일한 것은 22년차이지만, 여전히 암이 진행하여 임종이 머지 않았음을 고지하는 것은 매 환자마다 다르고 저 같은 성향의 사람에게는 특히 항상 어렵다고 느낍니다. 이번에 이 책을 읽고 @cjlove52 님이 수집해주신 이 문장이 저도 기억에 남았고, 오늘 낮 외래 시간에 이 표현을 써보았습니다. 최근까지 했던 항암에 반응이 없고 암이 더 나빠지기만 하는 상황이었고 다른 약을 바꿔서 할 지 그냥 그만 항암을 관둬도 그게 차라리 더 나을 수도 있는 몸 상태의 환자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써볼 수 있는 약(일반적으로 항암제는 제일 먼저 쓰는 약이 제일 좋은 약이고 후순위로 갈수록 치료 반응율이 높지 않고, 사실 거의 이 정도 우선순위의 약을 쓸만큼 환자분들이 견디기도, 생존하기도 쉽지 않은데) 한 가지가 더 남아는 있는 상태여서 쓸려면 쓸 수는 있지만 사실상 약효과가 유의미하게 있으리라 보기는 통계적으로 어려운 경우였습니다. 아마 책 어딘가, 그리고 여기서 문장수집을 누군가 해주신 것 중에 의사의 40%가 효과가 없으리라 여겨지는 처방을 한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아마 이게 효과가 없는 줄 알면서 일부러 빌런처럼 약을 줬다는 의미가 아니라 바로 오늘 제 환자 사례 같은 경우에 해당할 겁니다. 아마도. 어차피 유감입니다, 이런 말은 외교나 정치인들이나 하는 말이지 실제 구어에서 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테고, 이런식으로 말해보았습니다. "일단 제일 먼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두분(환자와 배우자 보호자)께서는 뭐가 제일 중요한 것 같으세요? 예를 들어 어떻게든 치료를 지속한다 할 수도 있고, 계속되는 항암치료가 사실 더 효과가 없고 이제 아까 설명드린 새 약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면 차라리 이제 그만 항암하고 좀 편하게 쉬는 것도 한 방법일 수도 있구요." 아 그래도 최선을 다해봐야죠. 약이 있는데 안할 수가 있나요. 저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겁니다. 항암치료 계속 해야죠. 이 답변이 꼭 틀렸다고는 절대 할 수 없지요. 개인적인 판단은 할 수야 있지만, 환자/가족 입장에서 어떤 의견이나 입장이 맞다 틀렸다는 식으로 논하는 것은 성립되기 어려운 논의입니다. 어느 누가, 별것 아니라는 듯 다 내려놓고 이제 편하게 숨쉬다 갈래요, 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다만 한편으로 책과 현실은 또 다르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냥 설명을 죽 제시하고 다음에 보자고 말하는 대신 뭘 원하고 제일 중요하게 여기느냐는 (개방형의) 질문을 하는 바람에 면담과 설명이 35분을 넘어가고, 그분은 결국 끝까지 결사항전 태세로 항암제를 다시 받아갔습니다. 덕분에 2시 5분에 예약된 바로 그 다음 환자는 2시 45분이 넘어서야 차례가 돌아왔고 부산에서 올라온 그는 기차 시간을 놓쳐서 취소했다며 밖에 애먼 간호사에게 컴플레인을 하고 뒤이어 진료지연이 50분 가까이 되면서 저도 식은땀 흘려가며 조바심 내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분명한건 정답은 없다는 점입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마치 부질없는 항암치료는 멋지게 관두고 짧은 여생을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러 어디론가 떠나든지 아니면 집에서 안락하게 지내야 맞는 것 같지만, 현실의 환자들이 원하는건 또 많이 다릅니다. 반복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한참 잘못 생각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구요. 제가 이런 저런 쪽으로 유도해도 주관이 확고한 분들도 많습니다. 그들에게 자신의 인생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체중이 20 kg 씩 빠지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내내 피곤해서 누워지내는 상태에도 꿋꿋하게 항암치료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우라도 정말 임종직전 상태가 된다면 자의든 타의든 포기할 수 밖에 없지만, 아직 일상생활이 그나마 유지되는 때에 크게 도움이 안될 것 같은 확률이 높은 치료를 관두고 집에서 편히 지내시라는 권고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더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위에 언급한 분도 강릉에서 서울로 왔다 갔다 하시는 분이거든요. 지금까지도 비급여 고가 항암치료를 해오시던 상황이었고. 어쩌면 너무 임종에 임박하기까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학적 충동을 자제하려는 인식확산이 의료진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국민 캠페인을 벌여야 하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 현장에서 이런 상황 많이 만나실거 같아요. 제가 그런 상황이 닥치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진단 당시부터 폐암말기였던 친정아버지 기억을 떠올리면 그 환자분의 반응이 어쩜 더 인간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자신의 컨디션이 뭐라고 할수 있는 상황이면 진짜 뭐라고 하고 싶어하는게 더 일반적인거 같아요. 결국 꼼짝할수 없이 호흡이 가빠지고 폐렴이 악화되는 순간에야 죽음이 다가오고 있구나 인정하시더라구요. 정답이 없는거 같은데 전국민캠페인이 필요하다는 부분은 정말 동의합니다
히어로님의 대화: 작가님께서 칭찬해주시니 어깨가 들썩들썩합니다^^ 말씀만도 고맙습니다. 개인적인 서사를 책의 큰 주제와 병합시키는 부분이 정말 좋았어요. 죽음은 자주 생각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 좋은 것 같아요. 다음 책도 방금 신청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죽음을 배우는 시간>은 어떻게 정리해주실지, 어떤 감상문을 써주실지 벌써 기대됩니다. ^^
기서 말하는 통찰이란 바로 노화나 질병으로 인해 심신의 능력이 쇠약해져 가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려면 종종 순수한 의학적 충동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너무 깊이 개입해서 손보고, 고치고, 제어하려는 욕구를 참아야 한다는 뜻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borumis님의 대화: 정말 좋은 생각입니다.. 이주여성분들.. 그리고 이주노동자분들 글쓰기까지는 아니어도 한글 가르쳐주는 것도 참 중요한 것 같다고 생각한게 당시 필리핀 외국인 근로자분들이 한참 월급이 밀려 있기도 하고 갖가지 사기를 당한 적도 있었어요. 그리고 나중에는 심지어 한겨울에 공장에서 불이 나서 잘 수 있는 곳도 옷도 제대로 안 갖춰져서 일단 이불과 겨울 옷이라도 구하느라 뛰어다녔는데.. 정말 우리가 아무리 약하고 가진 게 없어도 주변을 둘러보면 항상 작은 재능이나 저희에게는 초라해보이거나 필요없던 물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놀랐어요.. 그리고 제가 실은 여성전문병원에 일하는데 이주여성분들 중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오신 분들.. 좋은 분들 만나서 가정을 이루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정말 의료진측에서 신고해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병원에 와서까지 행패부리고 인간 취급도 안하는 남편 및 시댁도 계셨어요.. 실은 이주여성들 뿐만 아니라 저도 남편도 정말 유흥주점도 많고 좀 낙후된 지역에서 일할 때 느끼는 게 남편/또는 반려자에게 폭행당하고서도 스스로 신고하길 거부하고 그에게 돌아가는 이들도 많아서 가슴이 답답해지고 어떻게서든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은데요.. 아픈 분들 너무 어리거나 나이들거나 힘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제가 아이들을 다 키워보내고서 힘이 남아있을 때까지 뭔가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근데.. 귀찮아도 힘들어도 누군가 (인간이 아닐지라도) 품게 되는 게 사람인 것 같습니다. 저도 솔직히 부모님때문에 결혼은 커녕 연애도 오랫동안 거부했지만.. 개나 고양이를 계속 키우고 살고 싶었거든요.. 남동생 부부가 고양이를 키우는데 식물도 참 좋아하고.... 저도 실은 게으르고 돌봄의 능력이 딸려서 (실은 제 아이들도 저보다 다른 분들이 많이 키워주신듯;;) 심지어 요즘 저는 International Rock Day 이후 반려돌도 구경하고 있었거든요..
한국어로 글쓰기를 배우고 싶은 분들 만나며 제 쓸모를 확인하고 싶다는 욕심에서 비롯된 생각이라... 머쓱합니다. 저는 삶의 의미와 보람을 저라는 인간의 쓰임새와 분리해서 생각하지 못하는 병이 있습니다. 글쓰기 강의는 다양하게 몇 년간 한 적이 있고, 나름 전문성이 있으니까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쓸모가 있을 거라 믿고 싶네요. 학생 성별이야 상관없겠는데, 그때까지 한국 사회가 발전해서 제가 수업 중에 너무 힘든 사연을 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기적인 바람도 있습니다.
미식가들님의 대화: 싫어하는 음식을 건강 때문에 억지로 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트레스가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까요. 토마토는 라이코펜이라는 항상화 성분 때문에 추천들을 하시는 것 같은데 라이코펜 들어 있는 식품은 토마토 말고도 수박, 자몽, 당근, 파파야 등 많습니다. ^^ 몸에 좋은 음식 중에 내 입맛에 맞는 걸 골라 먹으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080425&cid=62861&categoryId=62861
그럼요. 특히 저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일급 발암물질을 먹고 마시는 주제에... 그냥 먹던 대로 먹다가 라이코펜 강화 맥주 같은 게 나오면 작가님 얼굴을 떠올리며 주문하겠습니다!
거북별85님의 대화: @장맥주 님이 불러주시는 독서모임은 무조건 달려갈 예정입니다. ㅎㅎ 그 때를 위해 독서내공 및 건강관리 약간의 주량도 준비해야겠네요 마치 여행전 가방을 싸는것처럼 즐거운 준비입니다♡ 안톤체홉 낭독 모임 너무 재미있었지요?? 저도 김새섬님과 장맥주님 덕분에 그믐에서 처음으로 희곡과 낭독모임에 푹 빠졌습니다 그리고 지난번 수북강녕에서 했던 <안톤체홉>에 대한 배우님과 연출가님 만남도 너무 좋았습니다 작가님들 외에 저의 호기심에 바로 답을 주시는분을 처음 만났거든요^^ 더구나 연극을 하셔서 딕션과 발성이 일반인들과 완전 달라서 그분들 매력에 푹 빠졌답니다^^ 그래서 안똔체홉 극장의 수업도 끌리더라구요 저도 온라인 모임도 좋지만 온라인모임만으로는 오프라인 모임을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가장 가까이 가족들이 든든히 있고 주변에 좋으신분들과 남은 여생을 보낼 수 있다면 너무 감사하지요 @장맥주 님께서‘만나면 피곤하지만 언젠가 이익이 될지도 모르는 관계’ 위주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렇게 황량해졌습니다.라고 하셔서 걱정을 했는데 ㅜㅜ 뒤이어 앞으로 만날 분들로 한우모임 작가님들이나 책걸상 진행자들, 언론 관계자들, 대학동기분들이 계시다고 하셔서 이정도면 충분히 넓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계신듯 하여 안심이 되었습니다☺️. 그믐에는 저처럼 골프나 기타 다른 유흥 재능이 부족하지만 성실히 노후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듯 해서 tip을 얻어가야겠습니다 맥주를 곁들인 독서모임이라니 벌써 설레네요^^
전 술 마시고 책 읽으면 졸리니 옆에서 술마시고 열심히 떠들게요! ( @장맥주 그래서 독서모임의 꽃이 '맥주'라고 말하기가 어려웠어요. ㅜ.ㅜ) 사실 술 안 마셔도 책 읽으면 아주 잘 졸립니다!? 불면증은 독서와 동시에 사라집니다. 책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맨날 책을 옆에만 두고 자는 -꽃의 요정 ps : 누워서 책 읽을 때 저같은 사람은 앞니를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아들이랑 장난치며 달리기 하다 2년 전에 앞니가 부러져서 새로 해 넣었는데, 그쪽으로 자꾸 책이 떨어져서 무섭습니다.
내일부터님의 대화: 더파더, 매우 몰입해서 보며 너무 이입이 되어 괴로웠던 영화. 참 좋았는데, 마음이 편하지는 않고,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다솜님 덕분에 다시 생각났어요. 감사합니다!
전 저를 안소니 홉킨스에 대입해서 보았어요. 의식이 저렇게 흐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니 두려워지면서 지금 내가 진짜 현실을 살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나름 일상이 잘 돌아가고 있는 거 같으니 아직까지는 괜찮은 것 같지만, 부모님들의 연세가 한 살 한 살 올라갈수록 마음의 준비의 단계를 저도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그런 생각만 하면 우울하고 건강하신 분들 데리고 맨날 그런 얘기만 하는 것도 지겹잖아요! 그래서 가능하면 좋아하시는 거 많이 보여 드리고, 여행도 다같이 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찮지만, 항상 대가족이 갔다 오면 즐거운 기억으로 가득차더라고요(오늘도 멀리 사는 동생이랑 지난 5월에 다녀온 여행 얘기를 했더니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당시엔 발에 불이 나고 피곤해 죽을 것 같았습니다). 부모님들도 배려해 주시고, 저희도 부모님들이랑 가는 여행이 싫지는 않아서 더 그런 거 같습니다. ^^
그녀는 여전히 모든 사람이 어디가 되었든 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에서 여생을 마칠 수 있도록 돕길 원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장안나님의 대화: 어제 1장을 읽으면서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생각이 났습니다. 응급실에 들어가셨을 때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미 연명치료는 하지 않겠다고 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 죽음을 목격해 본적이 없는 서른 남짓의 저는 연명치료가 어떤 범위까지 해당되는지 몰랐습니다. 입원실이 없어 응급실 침상에 며칠 때 계시던 아버지를 출근전에 뵈러 갔는데 주무시고 계시지만 뭔가 주무시는 것과는 다른 막연한 느낌에 20여분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가 겨우 의료진을 불렀는데 언제부터 이런 상태였냐며, 이게 어딜 봐서 자는 거냐고 화면을 보면 모르냐고 소리를 지르는데 너무 당황했고, 의료기기 화면이야 드라마에서만 봤고 그게 한줄이거나 심하게 요동치거나 해야 이상한 거라고 생각했지 어떤게 이상한지 어찌 알겠습니까. 결국 아버지는 몇 시간 뒤에 돌아가셨고, 나는 왜 심폐소생술도 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연명치료 중단은 승압제 사용을 비롯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거라고 해서 망연자실 했고, 결국 그날 새벽 나에게 소리치던 그 의료진의 말대로 내가 빨리 의사를 부르지 않아 돌아가신 것만 같은 죄책감을 수년동안 안고 지내야만 했었습니다. 저는 아직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고, 너무 갑작스러웠고, 거기다가 제가 알아채지 못하기까지 했으니까요. 책을 읽다보니 어쩌면 그 응급실의 의사도 -아마도 인턴을 거라고 그때도 생각을 했는데 - 죽음에 대해서는 저와 비슷한 처지였나 봅니다.
그 20여분이 20년 같은 느낌이었을 거라 생각돼요. 제가 함부로 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연명치료도 안 하겠다고 하셨던 거였고, 20분 전에 말씀하셨다고 해도 편히 가시는 길을 더 괴롭게 했을 수도 있습니다. 가장 황망한 건 가족이었을텐데, 의료진이 화를 내는 게 더 이상하네요. 그 분들도 답답해서 그러셨을 것 같지만요. 장안나 님이 그 일로 너무 자책하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ifrain님의 대화: 장맥주님께 일러스트 강의 평생 무료 수강권을 끊어드리겠습니다. A유형 숙제 : 토마토 100개를 그린다. 토마토는 모두 다르게 생겼지만 각도에 따라 달라 보이고 그릴 때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똑같은 토마토가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수업 : 2시간 동안 토마토에 대해 이야기하기. 토마토가 영양학적으로 어떻게 좋은지. 왜 토마토를 싫어하게 되었는지. 토마토 구성할 수 있는 요리 3가지 레시피를 알아보기. B유형 숙제 : 시원하게 맥주를 들이킨다. 수업 : 맥주를 좋아하게 된 이유. 맥주의 개인사적인 의의 밝히기. 맥주로 인해 겪었던 인상적이었던 순간 3가지 떠올리기
ㅋㅋㅋ 급 토마토 땡기네요 ~~ 입맛 없을 때 뭐든 먹어야 했을 때 그냥 영양채우려고 먹었어요. 그래서 토마토 맛을 알게되었는데 ㅎㅎ 대신 입맛이 전혀 없어져야 해요 ~~ 그래야 토마토 맛을 알게 됩니당 ㅎㅎ
꽃의요정님의 대화: 전 술 마시고 책 읽으면 졸리니 옆에서 술마시고 열심히 떠들게요! ( @장맥주 그래서 독서모임의 꽃이 '맥주'라고 말하기가 어려웠어요. ㅜ.ㅜ) 사실 술 안 마셔도 책 읽으면 아주 잘 졸립니다!? 불면증은 독서와 동시에 사라집니다. 책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맨날 책을 옆에만 두고 자는 -꽃의 요정 ps : 누워서 책 읽을 때 저같은 사람은 앞니를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아들이랑 장난치며 달리기 하다 2년 전에 앞니가 부러져서 새로 해 넣었는데, 그쪽으로 자꾸 책이 떨어져서 무섭습니다.
ㅎㅎ 실은 저도 책을 수면제처럼 잘 사용합니다 책을 읽다 잠들면 긴장이 풀리면서 근육이완에 도움이 되더라구요^^
HL7707님의 대화: 저도 올해로 암환자를 진료한 경력만 해도 15년, 내과의사로 일한 것은 22년차이지만, 여전히 암이 진행하여 임종이 머지 않았음을 고지하는 것은 매 환자마다 다르고 저 같은 성향의 사람에게는 특히 항상 어렵다고 느낍니다. 이번에 이 책을 읽고 @cjlove52 님이 수집해주신 이 문장이 저도 기억에 남았고, 오늘 낮 외래 시간에 이 표현을 써보았습니다. 최근까지 했던 항암에 반응이 없고 암이 더 나빠지기만 하는 상황이었고 다른 약을 바꿔서 할 지 그냥 그만 항암을 관둬도 그게 차라리 더 나을 수도 있는 몸 상태의 환자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써볼 수 있는 약(일반적으로 항암제는 제일 먼저 쓰는 약이 제일 좋은 약이고 후순위로 갈수록 치료 반응율이 높지 않고, 사실 거의 이 정도 우선순위의 약을 쓸만큼 환자분들이 견디기도, 생존하기도 쉽지 않은데) 한 가지가 더 남아는 있는 상태여서 쓸려면 쓸 수는 있지만 사실상 약효과가 유의미하게 있으리라 보기는 통계적으로 어려운 경우였습니다. 아마 책 어딘가, 그리고 여기서 문장수집을 누군가 해주신 것 중에 의사의 40%가 효과가 없으리라 여겨지는 처방을 한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아마 이게 효과가 없는 줄 알면서 일부러 빌런처럼 약을 줬다는 의미가 아니라 바로 오늘 제 환자 사례 같은 경우에 해당할 겁니다. 아마도. 어차피 유감입니다, 이런 말은 외교나 정치인들이나 하는 말이지 실제 구어에서 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테고, 이런식으로 말해보았습니다. "일단 제일 먼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두분(환자와 배우자 보호자)께서는 뭐가 제일 중요한 것 같으세요? 예를 들어 어떻게든 치료를 지속한다 할 수도 있고, 계속되는 항암치료가 사실 더 효과가 없고 이제 아까 설명드린 새 약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면 차라리 이제 그만 항암하고 좀 편하게 쉬는 것도 한 방법일 수도 있구요." 아 그래도 최선을 다해봐야죠. 약이 있는데 안할 수가 있나요. 저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겁니다. 항암치료 계속 해야죠. 이 답변이 꼭 틀렸다고는 절대 할 수 없지요. 개인적인 판단은 할 수야 있지만, 환자/가족 입장에서 어떤 의견이나 입장이 맞다 틀렸다는 식으로 논하는 것은 성립되기 어려운 논의입니다. 어느 누가, 별것 아니라는 듯 다 내려놓고 이제 편하게 숨쉬다 갈래요, 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다만 한편으로 책과 현실은 또 다르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냥 설명을 죽 제시하고 다음에 보자고 말하는 대신 뭘 원하고 제일 중요하게 여기느냐는 (개방형의) 질문을 하는 바람에 면담과 설명이 35분을 넘어가고, 그분은 결국 끝까지 결사항전 태세로 항암제를 다시 받아갔습니다. 덕분에 2시 5분에 예약된 바로 그 다음 환자는 2시 45분이 넘어서야 차례가 돌아왔고 부산에서 올라온 그는 기차 시간을 놓쳐서 취소했다며 밖에 애먼 간호사에게 컴플레인을 하고 뒤이어 진료지연이 50분 가까이 되면서 저도 식은땀 흘려가며 조바심 내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분명한건 정답은 없다는 점입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마치 부질없는 항암치료는 멋지게 관두고 짧은 여생을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러 어디론가 떠나든지 아니면 집에서 안락하게 지내야 맞는 것 같지만, 현실의 환자들이 원하는건 또 많이 다릅니다. 반복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한참 잘못 생각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구요. 제가 이런 저런 쪽으로 유도해도 주관이 확고한 분들도 많습니다. 그들에게 자신의 인생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체중이 20 kg 씩 빠지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내내 피곤해서 누워지내는 상태에도 꿋꿋하게 항암치료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우라도 정말 임종직전 상태가 된다면 자의든 타의든 포기할 수 밖에 없지만, 아직 일상생활이 그나마 유지되는 때에 크게 도움이 안될 것 같은 확률이 높은 치료를 관두고 집에서 편히 지내시라는 권고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더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위에 언급한 분도 강릉에서 서울로 왔다 갔다 하시는 분이거든요. 지금까지도 비급여 고가 항암치료를 해오시던 상황이었고. 어쩌면 너무 임종에 임박하기까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학적 충동을 자제하려는 인식확산이 의료진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국민 캠페인을 벌여야 하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선생님^^~~ 책을 읽으시고 직접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적용하셨다니 그 환자는 복받았네요!! 환자의 인생의 우선순위를 고려해주시며 물어주시고, 실제 치료시에 적용할 수 있게 긴 시간 진료해주셨다니 제가 감사를 드리고 싶어요^^ 저희 아빠도 폐암 말기로 발견되셔서 의사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여명만큼 사시다가 하늘나라 가셨지만 저희는 선택의 여지 없이, 너무 서둘러서 , 저희가 할 수 있는 치료(항암치료)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항암치료 받으시다가 호스피스 병동으로 가셨어요.. 항암치료 때문인지, 어차피 병세가 악화되었던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 후회가 드는건 아빠한테 직접 물어보지 못한 부분이에요~~ 많이 힘드실텐데 항암치료 받으실지, 항암치료 받으시다가 .....(여기에 글쓰기도 힘드네요) 말씀을 드리지 못했어요ㅜㅜ 솔직하게 아빠에게 말하지 못한게 너무 후회되요.. 감히 명성있으신 종합병원 폐암 주치의 선생님께도 항암치료 받는게 나을지, 치료 효과가 미미하고 ,병세가 안 좋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지 물어보지 못했어요ㅜㅜ HL7707님 사실 저도 항암치료를 받고 회복중이지만 전 의사선생님께서 초기라서 잘 치료하면 생존율이 높다는 말씀을 하셔서 (통계수치도 제시하시며) 믿고 치료받고 있습니다.. HL7707님처럼 하나의 병 케이스로 보지 않으시고, 환자의 여생과 삶에 대해 고려해주신 그 진료시간이 넘 귀하고 감동이 됩니다!! 사실 실제 진료실에서 HL7707님의 말씀("일단 제일 먼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두분(환자와 배우자 보호자)께서는 뭐가 제일 중요한 것 같으세요? 예를 들어 어떻게든 치료를 지속한다 할 수도 있고, 계속되는 항암치료가 사실 더 효과가 없고 이제 아까 설명드린 새 약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면 차라리 이제 그만 항암하고 좀 편하게 쉬는 것도 한 방법일 수도 있구요." )을 들으면 굉장히 당황스럽고 힘들것 같긴 하지만 환자와 가족들이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거라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신 것 !! 이요. (다른환자에게 컴플레인 받으시면서도 ) 긴 상담시간도 매우 놀랍고 제가 왠지 감사드리고 싶어요^^
HL7707님의 대화: 저도 올해로 암환자를 진료한 경력만 해도 15년, 내과의사로 일한 것은 22년차이지만, 여전히 암이 진행하여 임종이 머지 않았음을 고지하는 것은 매 환자마다 다르고 저 같은 성향의 사람에게는 특히 항상 어렵다고 느낍니다. 이번에 이 책을 읽고 @cjlove52 님이 수집해주신 이 문장이 저도 기억에 남았고, 오늘 낮 외래 시간에 이 표현을 써보았습니다. 최근까지 했던 항암에 반응이 없고 암이 더 나빠지기만 하는 상황이었고 다른 약을 바꿔서 할 지 그냥 그만 항암을 관둬도 그게 차라리 더 나을 수도 있는 몸 상태의 환자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써볼 수 있는 약(일반적으로 항암제는 제일 먼저 쓰는 약이 제일 좋은 약이고 후순위로 갈수록 치료 반응율이 높지 않고, 사실 거의 이 정도 우선순위의 약을 쓸만큼 환자분들이 견디기도, 생존하기도 쉽지 않은데) 한 가지가 더 남아는 있는 상태여서 쓸려면 쓸 수는 있지만 사실상 약효과가 유의미하게 있으리라 보기는 통계적으로 어려운 경우였습니다. 아마 책 어딘가, 그리고 여기서 문장수집을 누군가 해주신 것 중에 의사의 40%가 효과가 없으리라 여겨지는 처방을 한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아마 이게 효과가 없는 줄 알면서 일부러 빌런처럼 약을 줬다는 의미가 아니라 바로 오늘 제 환자 사례 같은 경우에 해당할 겁니다. 아마도. 어차피 유감입니다, 이런 말은 외교나 정치인들이나 하는 말이지 실제 구어에서 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테고, 이런식으로 말해보았습니다. "일단 제일 먼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두분(환자와 배우자 보호자)께서는 뭐가 제일 중요한 것 같으세요? 예를 들어 어떻게든 치료를 지속한다 할 수도 있고, 계속되는 항암치료가 사실 더 효과가 없고 이제 아까 설명드린 새 약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면 차라리 이제 그만 항암하고 좀 편하게 쉬는 것도 한 방법일 수도 있구요." 아 그래도 최선을 다해봐야죠. 약이 있는데 안할 수가 있나요. 저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겁니다. 항암치료 계속 해야죠. 이 답변이 꼭 틀렸다고는 절대 할 수 없지요. 개인적인 판단은 할 수야 있지만, 환자/가족 입장에서 어떤 의견이나 입장이 맞다 틀렸다는 식으로 논하는 것은 성립되기 어려운 논의입니다. 어느 누가, 별것 아니라는 듯 다 내려놓고 이제 편하게 숨쉬다 갈래요, 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다만 한편으로 책과 현실은 또 다르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냥 설명을 죽 제시하고 다음에 보자고 말하는 대신 뭘 원하고 제일 중요하게 여기느냐는 (개방형의) 질문을 하는 바람에 면담과 설명이 35분을 넘어가고, 그분은 결국 끝까지 결사항전 태세로 항암제를 다시 받아갔습니다. 덕분에 2시 5분에 예약된 바로 그 다음 환자는 2시 45분이 넘어서야 차례가 돌아왔고 부산에서 올라온 그는 기차 시간을 놓쳐서 취소했다며 밖에 애먼 간호사에게 컴플레인을 하고 뒤이어 진료지연이 50분 가까이 되면서 저도 식은땀 흘려가며 조바심 내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분명한건 정답은 없다는 점입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마치 부질없는 항암치료는 멋지게 관두고 짧은 여생을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러 어디론가 떠나든지 아니면 집에서 안락하게 지내야 맞는 것 같지만, 현실의 환자들이 원하는건 또 많이 다릅니다. 반복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한참 잘못 생각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구요. 제가 이런 저런 쪽으로 유도해도 주관이 확고한 분들도 많습니다. 그들에게 자신의 인생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체중이 20 kg 씩 빠지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내내 피곤해서 누워지내는 상태에도 꿋꿋하게 항암치료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우라도 정말 임종직전 상태가 된다면 자의든 타의든 포기할 수 밖에 없지만, 아직 일상생활이 그나마 유지되는 때에 크게 도움이 안될 것 같은 확률이 높은 치료를 관두고 집에서 편히 지내시라는 권고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더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위에 언급한 분도 강릉에서 서울로 왔다 갔다 하시는 분이거든요. 지금까지도 비급여 고가 항암치료를 해오시던 상황이었고. 어쩌면 너무 임종에 임박하기까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학적 충동을 자제하려는 인식확산이 의료진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국민 캠페인을 벌여야 하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지난 4~5월에 종합병원 외래에 자주 갈 일이 있었는데, 진료실 앞 복도에 빽빽하게 앉아있던 환자들이 떠오르는 글입니다. 오래 기다려 의사선생님을 만나도, 뒤에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을 생각하면 제 마음이 다 급해지더랬습니다. 이런 현실에서는 환자에게 엠마누엘 박사(들)이 얘기한 ‘해석적 관계‘를 요구하기엔 확실히 무리일 것 같네요. 그렇다면 대안으로, 이 책에서 소개된 수전 블록의 질문들(환자가 지금 일어나는 일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인가-상태가 더 나빠졌을때의 목표가 무엇인가-환자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을 멈추게 하기 위해 기꺼이 맞바꿀수 있는 것과 맞바꿀 수 없는 것이 무엇인가)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대답을 하는데 의사의 도움을 얻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경험을 나누어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꽃의요정님의 대화: 전 저를 안소니 홉킨스에 대입해서 보았어요. 의식이 저렇게 흐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니 두려워지면서 지금 내가 진짜 현실을 살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나름 일상이 잘 돌아가고 있는 거 같으니 아직까지는 괜찮은 것 같지만, 부모님들의 연세가 한 살 한 살 올라갈수록 마음의 준비의 단계를 저도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그런 생각만 하면 우울하고 건강하신 분들 데리고 맨날 그런 얘기만 하는 것도 지겹잖아요! 그래서 가능하면 좋아하시는 거 많이 보여 드리고, 여행도 다같이 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찮지만, 항상 대가족이 갔다 오면 즐거운 기억으로 가득차더라고요(오늘도 멀리 사는 동생이랑 지난 5월에 다녀온 여행 얘기를 했더니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당시엔 발에 불이 나고 피곤해 죽을 것 같았습니다). 부모님들도 배려해 주시고, 저희도 부모님들이랑 가는 여행이 싫지는 않아서 더 그런 거 같습니다. ^^
@내일부터 @꽃의요정 치매 환자 시각으로 내용이 진행되니까 치매환자가 되면 얼마나 시공간이 뒤죽박죽되는지 확 감정이입이 되면서, ’아 정말 공포스럽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 전까지는 그저 인지력이 많이 떨어지는 병이라고만 생각했거든요. 치매환자야말로 익숙한 집이 아닌 낯선 요양원이 많이 힘들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cjlove52님의 대화: ㅋㅋㅋ 급 토마토 땡기네요 ~~ 입맛 없을 때 뭐든 먹어야 했을 때 그냥 영양채우려고 먹었어요. 그래서 토마토 맛을 알게되었는데 ㅎㅎ 대신 입맛이 전혀 없어져야 해요 ~~ 그래야 토마토 맛을 알게 됩니당 ㅎㅎ
이 여름에 토마토 국수는 참 별미인데 @장맥주 작가님께는 괴식처럼 보이겠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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