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구오구님의 대화: 소설읽듯 감동적으로 읽었습니다. 이런 삶의 단상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아서 추억을 형성하는 거겠죠. 무엇보다 정말 좋은 며느리 이십니다
공감하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이런 순간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과분하신 칭찬도 감사해요.
분홍하늘
장맥주님의 대화: @모임
안녕하세요, 여러분. 올려주시는 다양한 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모두 감사해요.
모임지기의 네 번째 질문이자 마지막 질문 올립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서 직접 다루는 사안은 아니지만, 책을 읽다가 제가 떠올린 질문들이에요. 이번에도 제가 궁금해서, 팁을 얻고 싶어 올립니다.
(8) 존엄이라는 개념은 저에게 아직 너무 추상적이네요. 그래서 조금 각도를 달리 해서 품위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여러분은 품위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간의 품위를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9) 위에서 정의한 인간의 품위는 거동이 불편한 상태에서도, 생리 작용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발휘할 수 있나요? 고통 속에서도 드러낼 수 있나요? 어떻게 가능한지요?
(10)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죽음을 예감하며 천천히 시간을 보내는 상태에 대해서도 상상해 봅니다. 과거를 곱씹는 버릇이 있는 저는 그때 몇 가지 회한에 시달릴 거 같습니다. 여러분은 회한에 어떻게 대처하십니까? 대처하는 좋은 요령이 있을까요?
(8) 품위란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하는 것 같습니다. 처한 상태가 비참하고 암담해도 유머를 잃지 않거나 적어도 평정을 잃지 않는 것,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과거에 대한 후회에 발목을 잡히지 않고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품위라고 생각해요. 말은 쉽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암책오에서 새섬님이 울고 슬퍼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없지 않냐고 하실 때 참 품위 있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9) 고통 속에서도 품위를 지킨다는 것의 예시를 최근 제 가족을 통해 접한 것 같습니다. 요양보호사님 말씀에는 고통과 섬망 증상 때문에 욕을 하거나 폭력을 쓰시는 분도 꽤 있으시다는데 되돌이켜보면 고통과 싸우시면서도 큰 소리 없이 신사답게 마지막을 맞이하셨습니다. 건강할 때는 자기 안보다는 밖으로 주의를 돌리는 방법을 쓸 수 있을 텐데 고통 속에서는 사실 어떤 것이 도움이 될지 기도나 명상 외에는 잘 떠오르지 않네요. 개인적으로는 나이 들수록 예민해지는 것을 느껴 품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무던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말처럼 쉽지 않아 답답하기만 합니다.
(10) 이 질문이야말로 저도 그믐 회원님들로부터 팁을 얻고 싶은 마음이 절실합니다. 사실 저는 최근에도 회한에 시달려왔고 아직도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해서요. 범사에 감사하고 소중한 사람과 보내는 시간을 누리는 것이 중요할 텐데 몸이 아프거나 자기 자신에게 매몰되어 있을 때는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너무 후회될 때는 상대는 벌써 잊어버렸을 수도 있다는 것 또는 제가 우주의 먼지라는 것을 떠올리는 게 묘한 위안이 될 때도 있습니다. 점점 더 꿈꿀 수 있는 것이 적어진다고 느낄 때 회한이 몰려오기도 하는 것 같은데 삶을 정리하는 순간까지도 우리는 여전히 무언가 꿈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위로가 될까요? 무엇보다 너무 힘들 때는 염치 불고하고 도와달라고 신호를 보내는 용기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탱구밤이엄마
“ "난 미래를 걱정하지 않아요." 루 할아버지가 말했다. "동양에 '카르마'라는 말이 있어요. 일어나도록 되어 있는 일은 결국 일어나게 되어 있다는 거예요. 멈출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거지요. 내 삶에 끝이 있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어쩌겠소? 지금까지 잘 살았으니 됐지."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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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HL7707님의 대화: @cjlove52 아버님께서 폐암으로 돌아가셨군요. 정말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사실 평상시 제가 그렇게 친절하고 자상하게 진료보는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특수한 사례를 선별해서 쓰다보니 매우 공감력 넘치는 의사처럼 비추어진 것 같네요. 말씀 감사드립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읽고 현장에서 적용해보기 위해 노력하신 부분이 감동적이었어요. 오랜 기간 의사로 일하신 부분도 존경스럽습니다. 환자분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도 느낄 수 있었어요.
의식이 문화로 자리잡는 데는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렇게 죽음을 둘러싼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장에 함께 하게 된 것을 다시 한 번 감사하게 되네요.
아침바람
“ 우리는 과도하게 낙관적인 것보다 과도하게 비관적인 것에 대해 훨씬 더 많이 걱정한다. 그리고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엄청나게 불편하고 곤란하게 여긴다. 의사들은 새라 모노폴리와 같은 환자를 대할 때 진실에 직면하는 일을 맨 뒤로 미룬다. 나는 그 사실을 잘 알고있다. 새라와 진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를 꺼린 사람은 마르쿠 박사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도 그랬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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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들
장안나님의 대화: 어제 1장을 읽으면서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생각이 났습니다.
응급실에 들어가셨을 때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미 연명치료는 하지 않겠다고 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
죽음을 목격해 본적이 없는 서른 남짓의 저는 연명치료가 어떤 범위까지 해당되는지 몰랐습니다.
입원실이 없어 응급실 침상에 며칠 때 계시던 아버지를 출근전에 뵈러 갔는데
주무시고 계시지만 뭔가 주무시는 것과는 다른 막연한 느낌에 20여분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가 겨우 의료진을 불렀는데
언제부터 이런 상태였냐며, 이게 어딜 봐서 자는 거냐고 화면을 보면 모르냐고 소리를 지르는데 너무 당황했고, 의료기기 화면이야 드라마에서만 봤고 그게 한줄이거나 심하게 요동치거나 해야 이상한 거라고 생각했지 어떤게 이상한지 어찌 알겠습니까.
결국 아버지는 몇 시간 뒤에 돌아가셨고, 나는 왜 심폐소생술도 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연명치료 중단은 승압제 사용을 비롯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거라고 해서 망연자실 했고, 결국 그날 새벽 나에게 소리치던 그 의료진의 말대로 내가 빨리 의사를 부르지 않아 돌아가신 것만 같은 죄책감을 수년동안 안고 지내야만 했었습니다.
저는 아직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고, 너무 갑작스러웠고, 거기다가 제가 알아채지 못하기까지 했으니까요. 책을 읽다보니 어쩌면 그 응급실의 의사도 -아마도 인턴을 거라고 그때도 생각을 했는데 - 죽음에 대해서는 저와 비슷한 처지였나 봅니다.
그 의료진이 이상한 것 같네요. ㅠㅠ 의료 지식이 없는 사람이 그걸 보고 어떻게 안다고...거기다 환자분께서 이미 연명치료 거부하셨는데 보호자가 화면 보고 이상하다 생각해서 의료진 불러도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없지 않나요... 아마 그분이 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본인도 당황했나 봅니다. 장안나 님 사연 듣고 나니 너무 맘이 아프네요. 전혀 죄책감 가지실 필요 없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아침바람
희망은 계획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가진 계획은 희망밖에 없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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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바람
“ 우리는 선택 가능성이 주어지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것이 스스로 선택하고 싶어 한다는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우리는 대부분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다. 자동모드를 켜고 그 뒤에 숨어 버리는 것이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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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바람
“ 이 문제에(종말기 케어) 관해 의사와 대화를 나눈 나머지 3분의 1은 심폐소생술을 받거나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거나 중환자실에서 마지막을 맞는 일이 훨씬 적었고, 대부분 호스피스 케어를 신청했다. 이들은 고통을 덜 받았고, 신체적 기능을 더 많이 유지했으며, 더 긴 시간동안 주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그들이 숨을 거둔 후 6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가족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주요 우울장애를 겪을 확률도 훨씬 적었다. 다시 말하자면 생의 마지막 순간에 어떤 케어를 받길 원하는지에 대해 의사들과 실질적인 대화를 나눈 환자들이 상황을 스스로 관리하면서 더 평화롭게 임종을 맞이했고, 가족들의 고통도 덜어준 경우가 훨씬 많았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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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HL7707님의 대화: 저도 올해로 암환자를 진료한 경력만 해도 15년, 내과의사로 일한 것은 22년차이지만, 여전히 암이 진행하여 임종이 머지 않았음을 고지하는 것은 매 환자마다 다르고 저 같은 성향의 사람에게는 특히 항상 어렵다고 느낍니다.
이번에 이 책을 읽고 @cjlove52 님이 수집해주신 이 문장이 저도 기억에 남았고, 오늘 낮 외래 시간에 이 표현을 써보았습니다. 최근까지 했던 항암에 반응이 없고 암이 더 나빠지기만 하는 상황이었고 다른 약을 바꿔서 할 지 그냥 그만 항암을 관둬도 그게 차라리 더 나을 수도 있는 몸 상태의 환자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써볼 수 있는 약(일반적으로 항암제는 제일 먼저 쓰는 약이 제일 좋은 약이고 후순위로 갈수록 치료 반응율이 높지 않고, 사실 거의 이 정도 우선순위의 약을 쓸만큼 환자분들이 견디기도, 생존하기도 쉽지 않은데) 한 가지가 더 남아는 있는 상태여서 쓸려면 쓸 수는 있지만 사실상 약효과가 유의미하게 있으리라 보기는 통계적으로 어려운 경우였습니다. 아마 책 어딘가, 그리고 여기서 문장수집을 누군가 해주신 것 중에 의사의 40%가 효과가 없으리라 여겨지는 처방을 한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아마 이게 효과가 없는 줄 알면서 일부러 빌런처럼 약을 줬다는 의미가 아니라 바로 오늘 제 환자 사례 같은 경우에 해당할 겁니다. 아마도.
어차피 유감입니다, 이런 말은 외교나 정치인들이나 하는 말이지 실제 구어에서 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테고, 이런식으로 말해보았습니다.
"일단 제일 먼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두분(환자와 배우자 보호자)께서는 뭐가 제일 중요한 것 같으세요? 예를 들어 어떻게든 치료를 지속한다 할 수도 있고, 계속되는 항암치료가 사실 더 효과가 없고 이제 아까 설명드린 새 약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면 차라리 이제 그만 항암하고 좀 편하게 쉬는 것도 한 방법일 수도 있구요."
아 그래도 최선을 다해봐야죠. 약이 있는데 안할 수가 있나요. 저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겁니다. 항암치료 계속 해야죠.
이 답변이 꼭 틀렸다고는 절대 할 수 없지요. 개인적인 판단은 할 수야 있지만, 환자/가족 입장에서 어떤 의견이나 입장이 맞다 틀렸다는 식으로 논하는 것은 성립되기 어려운 논의입니다. 어느 누가, 별것 아니라는 듯 다 내려놓고 이제 편하게 숨쉬다 갈래요, 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다만 한편으로 책과 현실은 또 다르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냥 설명을 죽 제시하고 다음에 보자고 말하는 대신 뭘 원하고 제일 중요하게 여기느냐는 (개방형의) 질문을 하는 바람에 면담과 설명이 35분을 넘어가고, 그분은 결국 끝까지 결사항전 태세로 항암제를 다시 받아갔습니다.
덕분에 2시 5분에 예약된 바로 그 다음 환자는 2시 45분이 넘어서야 차례가 돌아왔고 부산에서 올라온 그는 기차 시간을 놓쳐서 취소했다며 밖에 애먼 간호사에게 컴플레인을 하고 뒤이어 진료지연이 50분 가까이 되면서 저도 식은땀 흘려가며 조바심 내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분명한건 정답은 없다는 점입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마치 부질없는 항암치료는 멋지게 관두고 짧은 여생을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러 어디론가 떠나든지 아니면 집에서 안락하게 지내야 맞는 것 같지만, 현실의 환자들이 원하는건 또 많이 다릅니다. 반복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한참 잘못 생각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구요. 제가 이런 저런 쪽으로 유도해도 주관이 확고한 분들도 많습니다. 그들에게 자신의 인생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체중이 20 kg 씩 빠지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내내 피곤해서 누워지내는 상태에도 꿋꿋하게 항암치료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우라도 정말 임종직전 상태가 된다면 자의든 타의든 포기할 수 밖에 없지만, 아직 일상생활이 그나마 유지되는 때에 크게 도움이 안될 것 같은 확률이 높은 치료를 관두고 집에서 편히 지내시라는 권고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더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위에 언급한 분도 강릉에서 서울로 왔다 갔다 하시는 분이거든요. 지금까지도 비급여 고가 항암치료를 해오시던 상황이었고.
어쩌면 너무 임종에 임박하기까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학적 충동을 자제하려는 인식확산이 의료진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국민 캠페인을 벌여야 하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기자들에게 ‘나는 팩트인지 확신하지 못하면서 기사를 쓴 적이 있다’라는 설문 문항을 주고 예, 아니오, 로 답하게 하면 95% 정도가 ‘예’라고 답할 거 같습니다.
의료도 언론도 불가능한 이상을 추구하는 활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많은 종사자들이 그 이상에 헌신하기 때문에 숭고하고, 가끔 불가능한 줄 알았던 일들이 현실로 일어나기도 하고요.
종사자들은 그 이상이 얼마나 현실과 거리가 먼지 잘 알지만, 대부분의 외부인은 그 간극을 모를 수밖에 없겠지요. 간극을 알았을 때 충격을 받기도 하고요.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 고생 많으셨습니다. 제가 환자 가족을 대신해서 감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히어로
장맥주님의 대화: @모임
안녕하세요, 여러분. 올려주시는 다양한 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모두 감사해요.
모임지기의 네 번째 질문이자 마지막 질문 올립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서 직접 다루는 사안은 아니지만, 책을 읽다가 제가 떠올린 질문들이에요. 이번에도 제가 궁금해서, 팁을 얻고 싶어 올립니다.
(8) 존엄이라는 개념은 저에게 아직 너무 추상적이네요. 그래서 조금 각도를 달리 해서 품위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여러분은 품위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간의 품위를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9) 위에서 정의한 인간의 품위는 거동이 불편한 상태에서도, 생리 작용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발휘할 수 있나요? 고통 속에서도 드러낼 수 있나요? 어떻게 가능한지요?
(10)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죽음을 예감하며 천천히 시간을 보내는 상태에 대해서도 상상해 봅니다. 과거를 곱씹는 버릇이 있는 저는 그때 몇 가지 회한에 시달릴 거 같습니다. 여러분은 회한에 어떻게 대처하십니까? 대처하는 좋은 요령이 있을까요?
(8) 존엄은 저에게도 멀게만 느껴지는 개념이에요. 인간이란 존재자가 다른 생명체와 다르다는 것에는 동의를 하지만, 인간 역시 죽음 앞에서는 모든 생명체와 똑같지 않나 싶은 생각이 있거든요. ‘뭐 개는 개처럼 죽어도 된단 말이냐?’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고요. 존엄이나 품위나 저는 ‘인간다움’으로 이해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렇다면 인간답게 죽는다는 건 뭘까요? 솔직히 저는 죽음 앞에서 인간다움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서 여전히 막연하답니다. 오히려 인간이 아니라 생명에 대한 존중 정도로 해석해야 맞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다른 동물들은 아무렇게나 죽어도 되고, 인간은 우아하게 죽어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싶진 않거든요. 덧붙여 인간의 존엄, 품위, 인간다움은 살아 있을 때, 살아서 활동하고 자기 자신과 타자와 세상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태에서 발현될 수 있는 가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죽음 앞에서는 모든 생명을 가진 존재자들은 동일하지 않을까 해요. 존엄사 같은 말이 나온 배경은 아마도 스스로의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유를 허락하자는 인식에서 나온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존엄은 자유를 뜻하는 것일 테고, 인간만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즉 본능을 초월하여 뭔가를 바라고 꿈꾸고 애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가 뒷받침되는 거겠죠. 그러나 죽음을 선택하는 자유가 잘못된 판단일 가능성도 언제나 배제할 수 없는 노릇이고, 존엄하게 보이는 죽음이란 것도 죽어가는 사람의 관점인지 죽어가는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 혹은 그 둘을 제3자의 눈으로 보는 관점에서인지에 따라 달라질 것 같기 때문에 그 자유의 실체에 얼마나 신뢰를 할 수 있는지도 저는 잘 모르겠어요. 너무 미화시킨 면도 없잖아 있는 것 같고요. 정리하자면 인간의 품위는 마치 죽지 않을 것처럼 생생할 때와 죽음을 코앞에 두고 있을 때 다르게 해석되어야 할 것 같다는 점, 스스로의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결코 그 품위를 대변하지 못할 거라는 점, 죽음 앞에서는 모든 생명체와 비슷한 입장에 있는 게 맞을 것 같다는 점을 말하고 싶어요.
(9) 인간의 품위가 혼자서 모든 것을 제어할 수 있음을 뜻하는 건 아니겠죠. 오히려 정직하게 도움 받아야 할 때 도움 받는 게 품위라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고통을 혼자 짊어지는 것도 결코 품위 있는 모습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고통을 견뎌내면서 또 함께 나누는 모습이 오히려 품위 있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품위라는 게 인간만이 가진 강함, 혹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자신만이 가진 어떤 장점 혹은 강점이라고 할 수 없다는 생각이예요. 약해지면 약해졌다는 걸 겸손하게 인정하는 게 오히려 품위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고통이 심할 때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고 안 아픈 척하는 모습이 아니라 아픔을 표현하고 그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폐가 되지 않는 선에서 공유하는 게 품위 있는 모습 같고요. 이렇게 적고 보니 품위라는 건 어쩌면 어떤 선을 넘지 않는 도움 요청과 그 도움을 감사로 받아들이는 행동에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10) 저도 그 회한의 시간이 가장 큰 우려입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정신이 돌아버릴 것 같기도 하거든요.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어차피 죽는 거 죽음을 너무 크게 보지도 말고 우습게 보지도 말자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그런 혼자만의 고독한 회한의 오랜 기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교류 같아요. 이런 말을 하니 갑자기 좀 더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제가 침상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때 얼마나 많은 이들이 내 옆에서 있어줄까요? 단 한 명만이라도 있으면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네요. 개인적으로 저는 기독교인이라 신앙이 있어서 죽음과 내세에 대한 불안이 별로 없기도 하지만, 역시 인간인지라 사랑하는 사람이 끝까지 옆에 있어주는 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혼자가 아닌 함께. 이것만이 그 회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인 것 같습니다.
아침바람
“ "가장 중요한 과제는 사람들이 그들을 압도하는 불안감에 잘 대처하도록 돕는 거예요. 죽음에 대한 불안감, 고통에 대한 불안감,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불안감, 돈에 대한 불안감 등 말이예요. " "걱정거리도 많고 무서운 것도 너무 많아요." 한번의 대화만으로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신이 죽을 수 밖에 없다는 걸 받아들이고, 의학으로 가능한 일과 불가능한 일을 분명히 이해하는 과정은 서서히 진행된다. 갑작스런 직관과 통찰을 통해 일어나는 일이 아니란 얘기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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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구밤이엄마
만일 우리가 전이암 혹은 그와 비슷한 불치병으로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면 의사가 어떻게 해주기를 바랄까?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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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구밤이엄마
탱구밤이엄마님의 문장 수집: "만일 우리가 전이암 혹은 그와 비슷한 불치병으로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면 의사가 어떻게 해주기를 바랄까?"
와.. 여태까지 생각하고 이야기 했던 게, 한순간에 무너지네요.
이 상황, 특히 새라와 같은 상황이라면, 덤덤하게 연명치료를 거부할 수 있을까요?
너무, 너무너무 절실하게, 살고 싶을 것 같아요.
탱구밤이엄마
그보다는 사람들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줄 의료 복지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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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7707
ifrain님의 대화: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읽고 현장에서 적용해보기 위해 노력하신 부분이 감동적이었어요. 오랜 기간 의사로 일하신 부분도 존경스럽습니다. 환자분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도 느낄 수 있었어요.
의식이 문화로 자리잡는 데는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죽음을 둘러싼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장에 함께 하게 된 것을 다시 한 번 감사하게 되네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HL7707
장맥주님의 대화: 기자들에게 ‘나는 팩트인지 확신하지 못하면서 기사를 쓴 적이 있다’라는 설문 문항을 주고 예, 아니오, 로 답하게 하면 95% 정도가 ‘예’라고 답할 거 같습니다.
의료도 언론도 불가능한 이상을 추구하는 활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많은 종사자들이 그 이상에 헌신하기 때문에 숭고하고, 가끔 불가능한 줄 알았던 일들이 현실로 일어나기도 하고요.
종사자들은 그 이상이 얼마나 현실과 거리가 먼지 잘 알지만, 대부분의 외부인은 그 간극을 모를 수밖에 없겠지요. 간극을 알았을 때 충격을 받기도 하고요.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 고생 많으셨습니다. 제가 환자 가족을 대신해서 감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작가님의 칭찬을 들으니 황송하네요. 감사합니다!
ifrain
히어로님의 대화: '세포처럼 나이 들 수 있다면'도 함께 읽어요~ 웰다잉 오디세이에 참석하신 분은 아마 관심이 많으실 것 같아요. 우아하게 나이 드는 법을 함께 나눠 보아요.
https://www.gmeum.com/gather/detail/3750
@히어로 님이 쓰신 <세포처럼 나이 들 수 있다면>의 목차를 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우리 몸을 속속들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도서 증정 이벤트] 김봉중 교수 강력 추천! <한 권으로 읽는 미국의 거의 모든 역사>[다산북스/책 증정] 인간 본성의 불편한 진실!『다정함의 배신』을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웰다잉 오디세이로 계속 이어집니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
천천히 읽어요
세계문학전집 느리게 읽기 (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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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
아티초크의 멋진 책!
[아티초크/책증정] 세계 여성 시인선 100『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와 함께해요.[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
‘인생 록 음악’ 추천!
[그믐밤] 49. 국제 암석의 날 기념, ‘인생 록 음악’ 추천해주세요[김영사/책증정] 대화도 음악이 된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 면> 함께 읽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새폴스키의 책을 읽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6.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동구권 SF 함께 읽어요!
[함께 읽는 SF소설] 12.신이 되기는 어렵다 - 스트루가츠키 형제[함께 읽는 SF소설] 11.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3) 프랑켄슈타인[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2회차 『로빈슨 크루소』(다니엘 디포, 1719)[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3권의 책 종류
『육식의 종말』완독 하기! (책 증정)[김영사/책 증정] 장안의 화제! 노화과학을 다룬 <우리는 왜 죽는가>를 함께 읽어요 [인플루엔셜/책증정] 진정한 앎은 무엇인가? <지식의 탄생> 읽고 함께 이야기해요!
청명하다, 꾸준히 읽는 중
독서기록용_웍과 칼독서기록용_필요의 탄생독서기록용_제자리에 있다는 것독서 기록용_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