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님의 대화: @모임
안녕하세요, 여러분. 올려주시는 다양한 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모두 감사해요.
모임지기의 네 번째 질문이자 마지막 질문 올립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서 직접 다루는 사안은 아니지만, 책을 읽다가 제가 떠올린 질문들이에요. 이번에도 제가 궁금해서, 팁을 얻고 싶어 올립니다.
(8) 존엄이라는 개념은 저에게 아직 너무 추상적이네요. 그래서 조금 각도를 달리 해서 품위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여러분은 품위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간의 품위를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9) 위에서 정의한 인간의 품위는 거동이 불편한 상태에서도, 생리 작용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발휘할 수 있나요? 고통 속에서도 드러낼 수 있나요? 어떻게 가능한지요?
(10)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죽음을 예감하며 천천히 시간을 보내는 상태에 대해서도 상상해 봅니다. 과거를 곱씹는 버릇이 있는 저는 그때 몇 가지 회한에 시달릴 거 같습니다. 여러분은 회한에 어떻게 대처하십니까? 대처하는 좋은 요령이 있을까요?
(8) 품위란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하는 것 같습니다. 처한 상태가 비참하고 암담해도 유머를 잃지 않거나 적어도 평정을 잃지 않는 것,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과거에 대한 후회에 발목을 잡히지 않고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품위라고 생각해요. 말은 쉽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암책오에서 새섬님이 울고 슬퍼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없지 않냐고 하실 때 참 품위 있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9) 고통 속에서도 품위를 지킨다는 것의 예시를 최근 제 가족을 통해 접한 것 같습니다. 요양보호사님 말씀에는 고통과 섬망 증상 때문에 욕을 하거나 폭력을 쓰시는 분도 꽤 있으시다는데 되돌이켜보면 고통과 싸우시면서도 큰 소리 없이 신사답게 마지막을 맞이하셨습니다. 건강할 때는 자기 안보다는 밖으로 주의를 돌리는 방법을 쓸 수 있을 텐데 고통 속에서는 사실 어떤 것이 도움이 될지 기도나 명상 외에는 잘 떠오르지 않네요. 개인적으로는 나이 들수록 예민해지는 것을 느껴 품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무던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말처럼 쉽지 않아 답답하기만 합니다.
(10) 이 질문이야말로 저도 그믐 회원님들로부터 팁을 얻고 싶은 마음이 절실합니다. 사실 저는 최근에도 회한에 시달려왔고 아직도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해서요. 범사에 감사하고 소중한 사람과 보내는 시간을 누리는 것이 중요할 텐데 몸이 아프거나 자기 자신에게 매몰되어 있을 때는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너무 후회될 때는 상대는 벌써 잊어버렸을 수도 있다는 것 또는 제가 우주의 먼지라는 것을 떠올리는 게 묘한 위안이 될 때도 있습니다. 점점 더 꿈꿀 수 있는 것이 적어진다고 느낄 때 회한이 몰려오기도 하는 것 같은데 삶을 정리하는 순간까지도 우리는 여전히 무언가 꿈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위로가 될까요? 무엇보다 너무 힘들 때는 염치 불고하고 도와달라고 신호를 보내는 용기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