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love52님의 대화: ㅋㅋㅋ 급 토마토 땡기네요 ~~ 입맛 없을 때 뭐든 먹어야 했을 때 그냥 영양채우려고 먹었어요. 그래서 토마토 맛을 알게되었는데 ㅎㅎ
대신 입맛이 전혀 없어져야 해요 ~~ 그래야 토마토 맛을 알게 됩니당 ㅎㅎ
저도 토마토를 그 자체로 먹으라고 하면 그렇게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요리할 때 넣어 먹으면 좋더라고요. 카레라던가.. 건강에 좋다고 하니 더 챙기게 되고.. 그렇게 하다 보니 맛도 있는 것 같고요. ^^
Innerpeace
꽃의요정님의 문장 수집: "실버스톤 박사의 표현대로 “나이가 든다는 것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잃는 것”이다. 필립 로스Philip Roth는 소설 『에브리맨Everyman』에서 이를 더 비통하게 표현했다. “나이가 드는 것은 투쟁이 아니다. 대학살이다.”"
아는 말이지만 확 와닿네요 ㅜㅜ 노화는 무언가를 잃는 대학살이군요 ㅋ
장맥주
“ 우리는 약을 거른다든지 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는 등 근시안적인 선택을 할 때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인도해 준 의료진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처음에는 두려워했던 변화에도 결국 적응하는 경우가 많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장맥주
장맥주님의 문장 수집: "우리는 약을 거른다든지 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는 등 근시안적인 선택을 할 때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인도해 준 의료진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처음에는 두려워했던 변화에도 결국 적응하는 경우가 많다."
“ 따라서 어느 시점에는 의사가 환자와 함께 더 큰 목표를 신중히 생각해 보도록 돕는 게 옳을 뿐 아니라 필요해지게 된다. 거기에는 잘못된 우선순위나 믿음을 다시 생각해 보게끔 이의를 제기하는 것까지도 포함되어 있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신경외과 전문의 에드워드 벤젤Edward Benzel 박사도 자신감이 넘쳐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의 질문들이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이해했다. 그래서 심지어는 짜증날 법한 질문에 대해서까지도 시간을 들여 성의 있게 답해 주었다. 또한 그는 그 과정에서 아버지가 어떤 상태인지 살폈으며, 이를 통해 아버지가 종양보다 수술이 끼칠 영향을 더 걱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03,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벤젤 박사는 자기 앞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정 말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서 상대방을 쳐다보는 사람이었다. 그는 우리 부모님보다 훨씬 키가 컸지만 그분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앉았고, 컴퓨터에서 몸을 돌려 온전히 마주보는 자세를 취했다. 아버지가 말하는 동안 몸을 움직이거나 움찔거리지 않았고, 심지어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는 상태로 경청했다. 상대방이 말을 끝내면 진짜 끝난 건지 확인하기 위해 잠시 기다렸다가 입을 여는 미국 중서부 사람의 습관도 가지고 있었다. 금속 테 안경 뒤로 작고 짙은 갈색 눈이 반짝였고, 반 다이크 스타일의 짙은 회색 수염으로 입은 보이지 않았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04,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그렇지만 벤젤 박사는 아버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려 했고, 아버지에게는 그 점이 중요했다. 아버지는 벤젤 박사와의 만남이 반도 채 지나기 전에 그가 믿을 만한 의사라고 결론내렸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05,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환자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정보만 말해 주면 된다. 의사가 마치 사제처럼 최선의 방법을 알고 있다고 믿는 모델이다. 종종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여전히 가장 흔한 모델이다. 특히 환자가 너무 쇠약하거나, 가난하거나, 나이 들었거나, 시키는 대로 하는 유형이면 이런 경향이 심해진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06,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의사와 환자가 맺을 수 있는 세 번째 관계 유형을 기술한다. 그들은 이를 '해석적interpretive'관계라고 불렀다. 이 관계에서 의사의 역할은 환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해석적'인 의사들은 우선 이런 질문을 던진다. "환자 분에게 가장 중요한 건 뭔가요?" "걱정되는 게 뭐지요?" 대답을 듣고 난 후에는 빨간 약과 파란 약에 대해 설명하고 환자의 우선순위에 맞는 약은 어떤 것이라고 말해 준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08,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가만 보니 내가 지금 좀 곤란한 상태인가 봐요." 그녀가 말했다. 주얼 할머니는 코에 테이프로 삽입관을 붙인 상태에서도 단발머리를 단정히 빗고, 안경을 고쳐 쓰고, 담요를 단정히 정리해서 덮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존엄성을 잃지 않으려는 것이 보였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12,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다솜726
ifrain님의 대화: 간단한 레시피 한 줄인데.. 판타지 영화가 떠오르는 건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
토마토의 저력??? ㅎㅎㅎ
ifrain
“ 그런데 우리는 전혀 예상치 못한 변화를 목격했다. 아버지는 막 임기가 시작된 로터리 클럽 지역 회장 업무에 몸과 마음을 다 바쳤다. 그 일에 전적으로 몰두한 아버지는 이메일 서명을 '아트마람 가완디, M.D.'에서 '아트마람 가완디, D.G.'로 바꾸기까지 했다.(M.D.는 Medical Doctor의 약자, D.G.는 지역 회장이라는 뜻을 지닌 District Governaor의 약자다.) 아버지는 평생 지켜 왔지만 이제는 자기에게서 멀어져 가는 정체성에 매달리는 대신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로 한 것이다. 아버지는 자신이 그어 둔 삶의 한계선을 다른 자리로 옮겼다. 바로 이것이 자율성을 갖는다는 것의 의미다. 삶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제어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스스로 써내려간다는 건 그 상황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제어할 힘을 갖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p.320~321,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장맥주님의 대화: ㅋㅋㅋㅋㅋ 명성은 1990년대부터 들었지만 30년이 지난 지금도 볼 마음은 들지 않는 영화들이네요.
무려 4편까지 나온 시리즈인데 한국에는 1편부터 순서대로 <토마토 공격대>, <토마토 특공대>, <토마토 대소동>, <토마토 대소동 2>라는 이름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
이런 영화는 토마토 가문에서 명예훼손죄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ifrain
“ "그건 아니다." 아버지는 육체적으로 완전히 마비된 상태, 전적으로 도움에 의존해야 하는 상태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세계와 삶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기를 원했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23,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그러나 선택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삶 자체가 끊임없이 밀어닥치는 선택의 연속이다. 선택을 하나 하고 돌아서자마자 또 다른 선택을 해야 할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27,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그녀의 상담은 내가 환자들과 여태껏 해 온 상담, 그러나 더 이상 하고 싶지 않게 된 상담의 형태를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이 의사는 정보를 제공하고 아버지에게 선택하라고 했다. 빨간 약을 원하십니까, 파란 약을 원하십니까? 하지만 각 선택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는 분명치 않았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32,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그믐30
HL7707님의 대화: 저도 올해로 암환자를 진료한 경력만 해도 15년, 내과의사로 일한 것은 22년차이지만, 여전히 암이 진행하여 임종이 머지 않았음을 고지하는 것은 매 환자마다 다르고 저 같은 성향의 사람에게는 특히 항상 어렵다고 느낍니다.
이번에 이 책을 읽고 @cjlove52 님이 수집해주신 이 문장이 저도 기억에 남았고, 오늘 낮 외래 시간에 이 표현을 써보았습니다. 최근까지 했던 항암에 반응이 없고 암이 더 나빠지기만 하는 상황이었고 다른 약을 바꿔서 할 지 그냥 그만 항암을 관둬도 그게 차라리 더 나을 수도 있는 몸 상태의 환자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써볼 수 있는 약(일반적으로 항암제는 제일 먼저 쓰는 약이 제일 좋은 약이고 후순위로 갈수록 치료 반응율이 높지 않고, 사실 거의 이 정도 우선순위의 약을 쓸만큼 환자분들이 견디기도, 생존하기도 쉽지 않은데) 한 가지가 더 남아는 있는 상태여서 쓸려면 쓸 수는 있지만 사실상 약효과가 유의미하게 있으리라 보기는 통계적으로 어려운 경우였습니다. 아마 책 어딘가, 그리고 여기서 문장수집을 누군가 해주신 것 중에 의사의 40%가 효과가 없으리라 여겨지는 처방을 한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아마 이게 효과가 없는 줄 알면서 일부러 빌런처럼 약을 줬다는 의미가 아니라 바로 오늘 제 환자 사례 같은 경우에 해당할 겁니다. 아마도.
어차피 유감입니다, 이런 말은 외교나 정치인들이나 하는 말이지 실제 구어에서 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테고, 이런식으로 말해보았습니다.
"일단 제일 먼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두분(환자와 배우자 보호자)께서는 뭐가 제일 중요한 것 같으세요? 예를 들어 어떻게든 치료를 지속한다 할 수도 있고, 계속되는 항암치료가 사실 더 효과가 없고 이제 아까 설명드린 새 약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면 차라리 이제 그만 항암하고 좀 편하게 쉬는 것도 한 방법일 수도 있구요."
아 그래도 최선을 다해봐야죠. 약이 있는데 안할 수가 있나요. 저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겁니다. 항암치료 계속 해야죠.
이 답변이 꼭 틀렸다고는 절대 할 수 없지요. 개인적인 판단은 할 수야 있지만, 환자/가족 입장에서 어떤 의견이나 입장이 맞다 틀렸다는 식으로 논하는 것은 성립되기 어려운 논의입니다. 어느 누가, 별것 아니라는 듯 다 내려놓고 이제 편하게 숨쉬다 갈래요, 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다만 한편으로 책과 현실은 또 다르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냥 설명을 죽 제시하고 다음에 보자고 말하는 대신 뭘 원하고 제일 중요하게 여기느냐는 (개방형의) 질문을 하는 바람에 면담과 설명이 35분을 넘어가고, 그분은 결국 끝까지 결사항전 태세로 항암제를 다시 받아갔습니다.
덕분에 2시 5분에 예약된 바로 그 다음 환자는 2시 45분이 넘어서야 차례가 돌아왔고 부산에서 올라온 그는 기차 시간을 놓쳐서 취소했다며 밖에 애먼 간호사에게 컴플레인을 하고 뒤이어 진료지연이 50분 가까이 되면서 저도 식은땀 흘려가며 조바심 내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분명한건 정답은 없다는 점입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마치 부질없는 항암치료는 멋지게 관두고 짧은 여생을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러 어디론가 떠나든지 아니면 집에서 안락하게 지내야 맞는 것 같지만, 현실의 환자들이 원하는건 또 많이 다릅니다. 반복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한참 잘못 생각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구요. 제가 이런 저런 쪽으로 유도해도 주관이 확고한 분들도 많습니다. 그들에게 자신의 인생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체중이 20 kg 씩 빠지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내내 피곤해서 누워지내는 상태에도 꿋꿋하게 항암치료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우라도 정말 임종직전 상태가 된다면 자의든 타의든 포기할 수 밖에 없지만, 아직 일상생활이 그나마 유지되는 때에 크게 도움이 안될 것 같은 확률이 높은 치료를 관두고 집에서 편히 지내시라는 권고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더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위에 언급한 분도 강릉에서 서울로 왔다 갔다 하시는 분이거든요. 지금까지도 비급여 고가 항암치료를 해오시던 상황이었고.
어쩌면 너무 임종에 임박하기까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학적 충동을 자제하려는 인식확산이 의료진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국민 캠페인을 벌여야 하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cjlove52 님 말씀처럼 @HL7707 님께서 단지 하나의 병 케이스로만 보지 않으시고, 환자의 여생과 삶에 대해 고려해주신 그 귀한 진료 상담시간에 저 또한 울컥할 정도로 큰 감동을 받았고, 과거의 보호자/미래의 환자/보호자로서 깊이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수년 전 직계가족도 면회 불가였던 코로나19 시기에 비암성 말기 중증질환자의 상주보호자였던 저는 "일이 이렇게 돼서 정말 유감입니다."라는 문구를 실제로 들었었습니다. 산소포화도가 위험 수치여서 중환자실로 옮겨 치료해도 인공호흡기로 연명할 뿐이라는 의견을 말씀하신 3차병원 임상조교수님으로부터 들은 문구였습니다.
한편, 회진을 늘 함께 오셨던 또 다른 주치의 선생님은 "중환자실은 결코 환자가 죽으러 가는 곳이 아니고 집중치료를 받아서 일반병실로 살아 돌아오는 그런 곳이라고, 현재 어머님은 산소포화도가 위험수치이기는 하지만, 집중치료실에서 인공호흡기로 집중치료를 받아 회복하시면 질병치료 가능한 확률이 높으니 이대로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일이 이렇게 돼서 정말 유감입니다."라는 문구에 저는 순간 매우 당혹스럽고 머리속이 새하애졌지만, 두 분 선생님에게 질문을 드렸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류를 작성해놓지는 않으셨지만, 늘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으신다고 하셨어요. 제 엄마가 선생님 본인의 가족이라면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하실 건가요? 아니면 이 시점 이후 모든 치료를 중단하실 건가요?"
그 당시 두 분 모두 꽤 오랜 시간 친절하고 정성스럽게 상담을 해 주셨고, 그 상담시간 자체만으로도 불안 공포 중압감에 휩싸여버린 보호자에게는 정말이지 천군만마 큰 위안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 죽음 공부를 해 오면서 저희 엄마는 말기·임종기 구분이 모호한 중증질환자였기 때문에, 그리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류에 의한 연명의료 중단은 임종기 진단이 내려진 환자에 국한된다는 것 때문에, 두 분 선생님의 견해가 다른 것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10여년전 처음 접했던 <어떻게 죽을 것인가>의 2차 완독을 앞둔 이 시점에 와서야, 그래도 3차병원 입원기간까지는 상주보호자와 라포를 형성한 의료진이, 너무나 감사하게도, 회복과 후퇴를 반복하며 매우 느린 하향선을 그리며 사그라든 비암성 말기 중증질환자였던 저희 어머니에게 정성스런 돌봄(Care)을, 그 당시/현행 의료법상으로는 받을 수 없었던 완화의료 돌봄(Care)을 여러 다양한 대안들로나마 제공해주셨다는 것 또한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감히 요청드리는 듯 하여 매우 송구하지만, @HL7707 님께서 앞으로 단 1퍼센트라도 이상을 현실로 만들 기회가 닿으신다면 그 귀했던 진료 상담시간을 재차 삼차 N차 해 주시는 것 또한 대국민 캠페인 못지 않은 선한 영향력이 널리널리 퍼져나갈 것이라 확신합니다.
P.S. @HL7707 님의 팩트 체크와 진심어린 조언들 늘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그믐30
HL7707님의 대화: 저도 올해로 암환자를 진료한 경력만 해도 15년, 내과의사로 일한 것은 22년차이지만, 여전히 암이 진행하여 임종이 머지 않았음을 고지하는 것은 매 환자마다 다르고 저 같은 성향의 사람에게는 특히 항상 어렵다고 느낍니다.
이번에 이 책을 읽고 @cjlove52 님이 수집해주신 이 문장이 저도 기억에 남았고, 오늘 낮 외래 시간에 이 표현을 써보았습니다. 최근까지 했던 항암에 반응이 없고 암이 더 나빠지기만 하는 상황이었고 다른 약을 바꿔서 할 지 그냥 그만 항암을 관둬도 그게 차라리 더 나을 수도 있는 몸 상태의 환자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써볼 수 있는 약(일반적으로 항암제는 제일 먼저 쓰는 약이 제일 좋은 약이고 후순위로 갈수록 치료 반응율이 높지 않고, 사실 거의 이 정도 우선순위의 약을 쓸만큼 환자분들이 견디기도, 생존하기도 쉽지 않은데) 한 가지가 더 남아는 있는 상태여서 쓸려면 쓸 수는 있지만 사실상 약효과가 유의미하게 있으리라 보기는 통계적으로 어려운 경우였습니다. 아마 책 어딘가, 그리고 여기서 문장수집을 누군가 해주신 것 중에 의사의 40%가 효과가 없으리라 여겨지는 처방을 한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아마 이게 효과가 없는 줄 알면서 일부러 빌런처럼 약을 줬다는 의미가 아니라 바로 오늘 제 환자 사례 같은 경우에 해당할 겁니다. 아마도.
어차피 유감입니다, 이런 말은 외교나 정치인들이나 하는 말이지 실제 구어에서 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테고, 이런식으로 말해보았습니다.
"일단 제일 먼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두분(환자와 배우자 보호자)께서는 뭐가 제일 중요한 것 같으세요? 예를 들어 어떻게든 치료를 지속한다 할 수도 있고, 계속되는 항암치료가 사실 더 효과가 없고 이제 아까 설명드린 새 약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면 차라리 이제 그만 항암하고 좀 편하게 쉬는 것도 한 방법일 수도 있구요."
아 그래도 최선을 다해봐야죠. 약이 있는데 안할 수가 있나요. 저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겁니다. 항암치료 계속 해야죠.
이 답변이 꼭 틀렸다고는 절대 할 수 없지요. 개인적인 판단은 할 수야 있지만, 환자/가족 입장에서 어떤 의견이나 입장이 맞다 틀렸다는 식으로 논하는 것은 성립되기 어려운 논의입니다. 어느 누가, 별것 아니라는 듯 다 내려놓고 이제 편하게 숨쉬다 갈래요, 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다만 한편으로 책과 현실은 또 다르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냥 설명을 죽 제시하고 다음에 보자고 말하는 대신 뭘 원하고 제일 중요하게 여기느냐는 (개방형의) 질문을 하는 바람에 면담과 설명이 35분을 넘어가고, 그분은 결국 끝까지 결사항전 태세로 항암제를 다시 받아갔습니다.
덕분에 2시 5분에 예약된 바로 그 다음 환자는 2시 45분이 넘어서야 차례가 돌아왔고 부산에서 올라온 그는 기차 시간을 놓쳐서 취소했다며 밖에 애먼 간호사에게 컴플레인을 하고 뒤이어 진료지연이 50분 가까이 되면서 저도 식은땀 흘려가며 조바심 내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분명한건 정답은 없다는 점입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마치 부질없는 항암치료는 멋지게 관두고 짧은 여생을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러 어디론가 떠나든지 아니면 집에서 안락하게 지내야 맞는 것 같지만, 현실의 환자들이 원하는건 또 많이 다릅니다. 반복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한참 잘못 생각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구요. 제가 이런 저런 쪽으로 유도해도 주관이 확고한 분들도 많습니다. 그들에게 자신의 인생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체중이 20 kg 씩 빠지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내내 피곤해서 누워지내는 상태에도 꿋꿋하게 항암치료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우라도 정말 임종직전 상태가 된다면 자의든 타의든 포기할 수 밖에 없지만, 아직 일상생활이 그나마 유지되는 때에 크게 도움이 안될 것 같은 확률이 높은 치료를 관두고 집에서 편히 지내시라는 권고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더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위에 언급한 분도 강릉에서 서울로 왔다 갔다 하시는 분이거든요. 지금까지도 비급여 고가 항암치료를 해오시던 상황이었고.
어쩌면 너무 임종에 임박하기까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학적 충동을 자제하려는 인식확산이 의료진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국민 캠페인을 벌여야 하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이러저러한 상황에 정답은 없지만, 임종기 의료에 대해 의료진뿐만 아니라 전국민 캠페인이 필요하다는 @HL7707 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하면서,
지난 주 @꽃의요정 님도 언급해주신 <생로병사의 비밀 1000회 특집 1부>에 소개되었던 내용 중에서도 특히, 영국의 죽음 인식 개선 주간(Dying Matters Awareness Week)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https://program.kbs.co.kr/1tv/culture/health/pc/board.html?bbs_loc=T2002-0429-04-185153,read,,342,1499346&smenu=9725de
죽음 인식 개선 주간(Dying Matters Awareness Week)은 죽음 임종 사별 인식 개선 주간으로, 2009년부터 매년 5월 일주일간 영국 전역에서는 데스카페를 비롯해 죽음을 이야기하는 행사가 수백개가 열리는 등 지역 사회와 의료계가 함께 만드는 전국적인 움직임이라고 합니다.
(노퍽 호스피스 자비로운 공동체 개발팀장The Norfolk Hospice Compassionate Communities)
한국에서는 가정의 달인 5월에 각종 가족행사로 심신이 지쳐만 가고, 정작 가족 간의 중요한 대화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연례행사로는 "죽음이야기주간" 정도가 검색되는데, 국내에도 이미 저희가 모르는 죽음 인식 관련 캠페인이 있을까요?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122205 (죽음이야기주간)
HL7707
그믐30님의 대화: 이러저러한 상황에 정답은 없지만, 임종기 의료에 대해 의료진뿐만 아니라 전국민 캠페인이 필요하다는 @HL7707 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하면서,
지난 주 @꽃의요정 님도 언급해주신 <생로병사의 비밀 1000회 특집 1부>에 소개되었던 내용 중에서도 특히, 영국의 죽음 인식 개선 주간(Dying Matters Awareness Week)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https://program.kbs.co.kr/1tv/culture/health/pc/board.html?bbs_loc=T2002-0429-04-185153,read,,342,1499346&smenu=9725de
죽음 인식 개선 주간(Dying Matters Awareness Week)은 죽음 임종 사별 인식 개선 주간으로, 2009년부터 매년 5월 일주일간 영국 전역에서는 데스카페를 비롯해 죽음을 이야기하는 행사가 수백개가 열리는 등 지역 사회와 의료계가 함께 만드는 전국적인 움직임이라고 합니다.
(노퍽 호스피스 자비로운 공동체 개발팀장The Norfolk Hospice Compassionate Communities)
한국에서는 가정의 달인 5월에 각종 가족행사로 심신이 지쳐만 가고, 정작 가족 간의 중요한 대화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연례행사로는 "죽음이야기주간" 정도가 검색되는데, 국내에도 이미 저희가 모르는 죽음 인식 관련 캠페인이 있을까요?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122205 (죽음이야기주간)
호스피스의 개념이 영국에서 처음 제대로 태동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그만큼 의료가 발전된 국가이기도 하고 선진국인만큼 먹고사는 문제를 지나 삶의 질과 더 나은 죽음 등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공감대가 잘 이루어지는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에게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도서 증정 이벤트] 김봉중 교수 강력 추천! <한 권으로 읽는 미국의 거의 모든 역사>[다산북스/책 증정] 인간 본성의 불편한 진실!『다정함의 배신』을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웰다잉 오디세이로 계속 이어집니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
천천히 읽어요
세계문학전집 느리게 읽기 (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안 노란 책을 찾아라!
안노란 책 리뷰 <지금, 그리고 그때>안노란책 리뷰 <슬픔의 물리학>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안노란 책 리뷰 <영원히 계속되다가 끝이 난다 > 앤 드 마르켄안노란 책 리뷰 <메데이아> 에우리페데스안노란 책 리뷰 <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하임 마이어호프
새벽엔 느낌 좋은 소설로 하루 시작해요
[느낌 좋은 소설 읽기] 3.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느낌 좋은 소설 읽기] 2. 오버스토리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
아티초크의 멋진 책!
[아티초크/책증정] 세계 여성 시인선 100『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와 함께해요.[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
‘인생 록 음악’ 추천!
[그믐밤] 49. 국제 암석의 날 기념, ‘인생 록 음악’ 추천해주세요[김영사/책증정] 대화도 음악이 된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 면> 함께 읽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새폴스키의 책을 읽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6.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동구권 SF 함께 읽어요!
[함께 읽는 SF소설] 12.신이 되기는 어렵다 - 스트루가츠키 형제[함께 읽는 SF소설] 11.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3) 프랑켄슈타인[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2회차 『로빈슨 크루소』(다니엘 디포, 1719)[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3권의 책 종류
『육식의 종말』완독 하기! (책 증정)[김영사/책 증정] 장안의 화제! 노화과학을 다룬 <우리는 왜 죽는가>를 함께 읽어요 [인플루엔셜/책증정] 진정한 앎은 무엇인가? <지식의 탄생> 읽고 함께 이야기해요!
청명하다, 꾸준히 읽는 중
독서기록용_웍과 칼독서기록용_필요의 탄생독서기록용_제자리에 있다는 것독서 기록용_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