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우리는 전혀 예상치 못한 변화를 목격했다. 아버지는 막 임기가 시작된 로터리 클럽 지역 회장 업무에 몸과 마음을 다 바쳤다. 그 일에 전적으로 몰두한 아버지는 이메일 서명을 '아트마람 가완디, M.D.'에서 '아트마람 가완디, D.G.'로 바꾸기까지 했다.(M.D.는 Medical Doctor의 약자, D.G.는 지역 회장이라는 뜻을 지닌 District Governaor의 약자다.) 아버지는 평생 지켜 왔지만 이제는 자기에게서 멀어져 가는 정체성에 매달리는 대신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로 한 것이다. 아버지는 자신이 그어 둔 삶의 한계선을 다른 자리로 옮겼다. 바로 이것이 자율성을 갖는다는 것의 의미다. 삶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제어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스스로 써내려간다는 건 그 상황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제어할 힘을 갖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p.320~321,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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