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

D-29
장맥주님의 대화: @꽃의요정 @ifrain 간만에 본 영화가 나와서 저도 잡담을 하자면... 저는 <휴민트>에서 조인성 배우님이 멋있어 보이면서 멋있어 보이지 않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요. ^^;;; 왜 그런 이상한 기분이 들었나 극장을 나와서 생각해 보니, 그 영화의 주인공이 조인성이나 박정민이면 안 되는 거였더라고요. 두 캐릭터가 겪는 위기라고 해봤자 중년 위기나 남성성 위기 같은 것에 불과하잖아요. 신세경 캐릭터가 겪는 위기야말로 진짜 무시무시하고 감당하기 어렵죠. 주인공이 신세경 캐릭터였어야 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신세경 캐릭터 관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됐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조인성 캐릭터나 박정민 캐릭터 모두 분량은 줄어도 훨씬 인상 깊고 더 멋있어질 수 있었을 거라 생각했어요. 영화도 더 재미있고 울림 있었을 거 같고요. 어쨌든 조인성 배우님의 잘못은 아니네요. ^^
어? 갑자기 북한 생각하니 옛날 옛적에 읽었던 <우리의 소원은 전쟁>의 주인공 남성? (이름 까먹음)이 생각납니다. 디테일은 하나도 생각 안 나는데, 소설속 주인공답지 않게 외모가 멋있지도 않고, 명석함과는 거리가 멀고 우직한 캐릭터라 인상적이었던 것만 기억 납니다. <휴민트>는 <베를린> 같은 수준을 기대하고 갔는데, 대실망이었어요. ㅜ.ㅜ 조인성이 신세경을 꼭 구하러 가야 할 명분을 첫장면에서 보여주지만 그렇다고 꼭 가야 할 이유인가란 생각도 들었고, 우리나라 국정원은 두 명만 일하나? 협동작전 같은 거 없나?란 생각을 영화 보는 내내 했어요. 비교할 건 아니지만, 미국 영화에선 5분만 지나면 SWAT 뜨고 난리잖아요. 근데 나쁜 놈들은 바퀴벌레처럼 죽여도 죽여도 계속 나오는데, 우리편?착한놈?들은 합쳐봤자 5명 이내;;; 아들에게 "우리 동네엔 아줌마 휴민트들(엄마 친구)이 많으니 길에서 핸드폰 보면서 걸어다니지 말아라"라는 명언만 남긴 영화였어요. (같이 보진 않았고, 휴민트가 무슨 의미인지만 설명해 줬어요. ㅋㅋ)
장맥주님의 대화: @꽃의요정 @ifrain 간만에 본 영화가 나와서 저도 잡담을 하자면... 저는 <휴민트>에서 조인성 배우님이 멋있어 보이면서 멋있어 보이지 않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요. ^^;;; 왜 그런 이상한 기분이 들었나 극장을 나와서 생각해 보니, 그 영화의 주인공이 조인성이나 박정민이면 안 되는 거였더라고요. 두 캐릭터가 겪는 위기라고 해봤자 중년 위기나 남성성 위기 같은 것에 불과하잖아요. 신세경 캐릭터가 겪는 위기야말로 진짜 무시무시하고 감당하기 어렵죠. 주인공이 신세경 캐릭터였어야 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신세경 캐릭터 관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됐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조인성 캐릭터나 박정민 캐릭터 모두 분량은 줄어도 훨씬 인상 깊고 더 멋있어질 수 있었을 거라 생각했어요. 영화도 더 재미있고 울림 있었을 거 같고요. 어쨌든 조인성 배우님의 잘못은 아니네요. ^^
저는 아직 <휴민트>를 못보았는데 장맥주님의 말씀을 듣고 보고 싶어졌어요. 신세경은 신비로운 눈빛을 가진 배우라고 생각해서 좋아합니다. <호프>에서 조인성이 초반에 그렇게 큰 비중이 아닐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뒤로 갈수록.. 영화에서 캐릭터의 역할 배분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호프>에서는 인물들의 비중이 적절하게 배분되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영화를 다시 보면 생각이 바뀔지 모르겠어요. 제가 본 드라마나 영화 중에서 ‘씨X’, ‘개XX’ 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나온 것 같아요. 세어보지 않아서 정확한 횟수를 알 수는 없지만 대사에 수십? 수백? 번 써있었으려나요. 그런데 그 용어 사용의 맥락이 모두 납득이 되어서 전혀 불쾌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대부분 다른 방향에서 똑같이 끔찍한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듯하다. 노력을 너무 적게 하는 것만큼이나 너무 많이 하는 것도 한 사람의 삶을 파괴할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35,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의사로서 우리 세 사람의 경력을 모두 합치면 120년이 넘는다. 그러나 이 문제는 그 경험으로도 풀 수 없는 수수께끼처럼 보였다.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많았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39,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우리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대신 오늘을 최선의 상태로 살기로 한 결정의 열매를 눈으로 확인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47,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끔찍한 종양이 아버지에게 허락한 그 좁은 틈에서나마 살아 낼 여지를 다시 찾은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47,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나는 아버지가 일어서는 걸 도와 드렸다. 아버지는 내 팔을 붙잡고 걷기 시작했다. 지난 반년 동안 걸어 다닌 거라고는 거실을 가로지를 때뿐이었다. 그 이상 걷는 걸 본 일이 없었따. 하지만 아버지는 천천히 농구 코트를 지나서 콘크리트 계단 20개를 올라가 관중석에 마련된 가족석에 앉았다. 그 광경은 나를 완전히 압도하고 말았다. 이것이야말로 전혀 다른 방식의 케어-그리고 전혀 다른 방식의 의학-덕분에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어려운 대화가 이뤄 낸 일이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p.348~349,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용기란 무얼 두려워하고 무얼 희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을 직면할 수 있는 힘이다. 그리고 지혜란 분별 있고 신중한 힘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55,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종양이 림프 시스템을 꽉 막고 있어서 생긴 일이었다. 림프 시스템은 신체 내벽에서 분비되는 윤활액이 한군데 고이지 않게끔 하는 배수관 역할을 맡고 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56,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그녀는 고통받는 게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 고통을 줄이려고 수술하기로 한 건데, 그로 인해 고통이 더 늘어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61,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책을 살펴보니, 2017년 초판 24쇄이군요. 거의 10년이 지난 후 재독을 했습니다. 처음 읽을 때와는 저도 부모님도 많이 달라져서 어머니는 벌써 2년 전에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노쇠하셨습니다. 저는 어머니와 ‘어려운 대화‘를 나누지 못했고 아버지와도 지금 실패하고 있는 중이어서 이번에 읽으면서 제 두려움이 무엇인지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용기내어 시도해 봐야겠지요. 그리고 아이와도 그 어려운 대화를 미리 시작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원래 재독을 잘 안하는 편인데, 역시 대부분 기억 못하는 것을 확인하면서 훌륭한 책은 여러 번 읽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네요. @장맥주과 새섬대표님 덕분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일할 것인가] 안 읽을실 겁니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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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님의 대화: @모임 안녕하세요, 여러분. 올려주시는 다양한 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모두 감사해요. 모임지기의 네 번째 질문이자 마지막 질문 올립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서 직접 다루는 사안은 아니지만, 책을 읽다가 제가 떠올린 질문들이에요. 이번에도 제가 궁금해서, 팁을 얻고 싶어 올립니다. (8) 존엄이라는 개념은 저에게 아직 너무 추상적이네요. 그래서 조금 각도를 달리 해서 품위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여러분은 품위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간의 품위를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9) 위에서 정의한 인간의 품위는 거동이 불편한 상태에서도, 생리 작용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발휘할 수 있나요? 고통 속에서도 드러낼 수 있나요? 어떻게 가능한지요? (10)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죽음을 예감하며 천천히 시간을 보내는 상태에 대해서도 상상해 봅니다. 과거를 곱씹는 버릇이 있는 저는 그때 몇 가지 회한에 시달릴 거 같습니다. 여러분은 회한에 어떻게 대처하십니까? 대처하는 좋은 요령이 있을까요?
(8) 인생이라는 개인의 서사를 채우는 것은 글쓰기나 그림 그리기 혹은 조각 작품을 만드는 행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은 그 모든 과정에서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글을 쓸 때 타인의 생각을 내 것처럼 옮겨 적지 않습니다. 내가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풀어냅니다. 그림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사람이 똑같은 대상을 보고 그림을 그려도 저마다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대상에 대해 품고 있는 기억과 감정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서사를 위해 길어 올리는 소중한 경험과 기억은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온 것입니다. 존엄과 품위는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곁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사람 인人 자가 두 사람이 기대어 선 모양인 것처럼 인간은 혼자 서 있을 수 없습니다. 인간의 품위는 내 생각만 옳다고 고집을 부리지 않는 태도에서 나옵니다. 아픈 상황이나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 의사에게 조언을 구하고 자녀들의 생각에 귀 기울일 수 있습니다. 물론 최종적인 결론은 스스로 내려야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살아가면서도 물론 주변의 의견을 참고하여 결정하는 자세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는 많은 부분을 병원이나 가족에게 의지해야 하기 때문에 나의 편의 대로만 결정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약해진 순간이기 때문에 곁에 있는 사람에게 기댈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물론 선택의 중심에는 나의 주관이 단단히 자리 잡고 있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9) 유한한 인간이 무한을 꿈꾸기 시작하면서 다른 동물들과 달라졌습니다.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면서 땅에서 눈을 떼고 멀리 내다보기 시작했습니다. 멀리 산 너머와 바다 건너를 생각하고 지구를 벗어나 태양계를 지나 더 멀리 우주를 유영합니다. 생각은 끝도 없이 펼쳐지지만 인간의 두 발은 언제나 지상에 붙어 있습니다. 가닿을 수 없다는 깨달음에 가끔 멈칫하면서도 무한을 꿈꾸며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자신 안의 영원성을 발견한 인간은 종종 스스로의 유한함을 잊곤 합니다. 인간은 내면의 불멸성을 붙들고 삶과 죽음의 모순 위에서 위태로운 춤을 춥니다. 지상의 비굴함과 비천함은 조상의 과거일일 뿐이라고 치부하며 영원성에 어긋난 세상을 흘겨보고 나무랍니다. 내 안에 남아 있는 찌꺼기에는 평가의 잣대를 대는 것을 잊어버리고 창밖을 향해 정확하게 오차를 재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적으로 대단한 업적을 쌓은 사람이든, 폐지를 주워 매일의 위대한 금자탑을 쌓아온 사람이든, 마지막 순간에는 더 이상 삶을 이겨내게 했던 불멸의 정신에 의지할 수 없습니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모든 절망의 순간을 견뎌온 힘을 가장 필요할 것 같은 최종의 장에서는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비루한 벌레나 하루살이와 동화되어야 하는 죽음의 때를 만나면 평생 삶을 추동해온 열망은 포기하기 힘든 고통이 되고 맙니다. 그러므로 고통 속에서도 품위를 유지하려면 인간으로서 지닌 필멸의 한계를 담담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병원에 남아 치료를 이어가든지 집으로 돌아와 남은 시간을 보내든지 어떤 식으로든 선택을 내리게 될 것입니다. 아무리 심사숙고하여 결정하더라도 예상과 다른 결과를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처음 계획하고 바랐던 것과 방향과 다르게 상황이 전개되더라도 그 상황을 조용히 받아들이는 것이 품위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사도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서 수술에 임합니다. 생각만큼 치료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집에 돌아와 생활하는 동안 예기치 못한 시련이 찾아올 수도 있을 겁니다. 어떤 순간이 오더라도 현실을 받아들이는 용기를 갖고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해내길 바랍니다. 그건 곁에 있는 이에게 보여주는 따뜻한 미소일 수도 있고, 옷매무새를 가다듬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옆에서 애써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주 ‘고맙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0) 죽음은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검은색일까요? 죽음을 기다리는 내내 초조하고 불안해집니다. 그가 알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겠죠. 죽음의 순간에 깊은 회한이 밀려오더라도 내가 떠올리는 그 사람은 이미 다다를 수 없는 곳에 있을 겁니다. 이제 더 이상 만나고 싶은 사람을 그리워할 수도 없고 기다릴 수도 없는 때가 오겠지요. 그럴 때는 마음속으로 그 사람에게 전하지 못한 말들을 건네고 싶습니다. 기도의 목소리로 전하는 진실한 마음이 언젠가는 가닿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슬픔은 맑은 푸른색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원히 밀려오는 파도에 모두 부서지고 내리는 빗물에 전부 흘러 내려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죽음은 가벼운 흰색이길 바랍니다. 지상의 것들을 남겨두고 떠나는 여행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는 의도적으로 정신을 집중하는 전략이 먹히지 않을 때가 있다는 걸 인정했고, 나와 대화를 나누다가 같은 이야기를 두 번 반복하기도 했다. 그의 마음속에 난 생각의 줄기가 익숙한 길로 흐르려는 경향이 있어서 아무리 애써 새로운 길로 접어들려 해도 말을 잘 안 들을 때가 있는 것이다. 그는 노인병 전문의로서 지닌 지식 때문에 자신의 노쇠 현상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59,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경험하는 자아는 한 시간 내내 즐거움을 느꼈고, 딱 한 순간만 실망감을 맛봤을 뿐이다. 그러나 이 경우 기억하는 자아는 전혀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63,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인간에게 삶이 의미 있는 까닭은 그것이 한 편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그 자체로 온전한 하나의 단위라는 느낌을 준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64,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주얼 할머니의 이야기는 그녀가 마음속에 그리던 대로 끝나 가고 있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을 선택할 기회는 가질 수 있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70,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용기란 이 두 가지 현실을 모두 인식할 수 있는 힘이다. 우리에게 행동할 여지가 있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가능성이 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70,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장맥주님의 대화: @모임 안녕하세요, 여러분. 올려주시는 다양한 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모두 감사해요. 모임지기의 네 번째 질문이자 마지막 질문 올립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서 직접 다루는 사안은 아니지만, 책을 읽다가 제가 떠올린 질문들이에요. 이번에도 제가 궁금해서, 팁을 얻고 싶어 올립니다. (8) 존엄이라는 개념은 저에게 아직 너무 추상적이네요. 그래서 조금 각도를 달리 해서 품위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여러분은 품위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간의 품위를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9) 위에서 정의한 인간의 품위는 거동이 불편한 상태에서도, 생리 작용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발휘할 수 있나요? 고통 속에서도 드러낼 수 있나요? 어떻게 가능한지요? (10)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죽음을 예감하며 천천히 시간을 보내는 상태에 대해서도 상상해 봅니다. 과거를 곱씹는 버릇이 있는 저는 그때 몇 가지 회한에 시달릴 거 같습니다. 여러분은 회한에 어떻게 대처하십니까? 대처하는 좋은 요령이 있을까요?
(8) 품위란 존재 자체에서 뿜어져나오는 아우라(aura)라고 생각합니다. (9) 몸이 온전치 않아도 품위는 발휘될 수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보았던 90세가 넘으신 할머니 한 분은 거동이 불편해서 이동을 할 때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했지만 그분으로부터 느꼈던 아우라는 잊혀지지 않습니다. @ifrain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가장 약해진 순간에 곁에 있는 사람에게 기댈 줄 아는 용기 , 덧붙여서 한계를 수용하는 자세, 그 마음이 품위를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10) 회한이 찾아오면 힘들지만 강물을 떠올리며 물 흐르듯 흘려 보내려고 합니다. 동시에 지금 이 순간도 돌이킬 수 없는 과거가 될 것을 알기에 회한이 덜 남을 선택, 대화, 제 마음의 태도를 자주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Nana님의 대화: 책을 살펴보니, 2017년 초판 24쇄이군요. 거의 10년이 지난 후 재독을 했습니다. 처음 읽을 때와는 저도 부모님도 많이 달라져서 어머니는 벌써 2년 전에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노쇠하셨습니다. 저는 어머니와 ‘어려운 대화‘를 나누지 못했고 아버지와도 지금 실패하고 있는 중이어서 이번에 읽으면서 제 두려움이 무엇인지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용기내어 시도해 봐야겠지요. 그리고 아이와도 그 어려운 대화를 미리 시작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원래 재독을 잘 안하는 편인데, 역시 대부분 기억 못하는 것을 확인하면서 훌륭한 책은 여러 번 읽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네요. @장맥주과 새섬대표님 덕분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일할 것인가] 안 읽을실 겁니꽈아..)
<어떻게 일할 것인가> 전에 엔도 슈사쿠의 <침묵>을 읽을 거 같습니다. 일하는 방법이 궁금한 나이가 지나서... ㅎㅎㅎ 이래서 제목이 중요하다니까요. 저는 아직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겪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보낼 것인가> 같은 제목의 책이 있다면 읽고 싶습니다.
장맥주님의 대화: <어떻게 일할 것인가> 전에 엔도 슈사쿠의 <침묵>을 읽을 거 같습니다. 일하는 방법이 궁금한 나이가 지나서... ㅎㅎㅎ 이래서 제목이 중요하다니까요. 저는 아직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겪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보낼 것인가> 같은 제목의 책이 있다면 읽고 싶습니다.
침묵 읽어본지 오래되었는데 다시 읽고 싶네요. 마틴 스콜세지가 영화로도 만들었다는데 그걸로 볼까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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