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ain님의 문장 수집: " 루 할아버지의 동반자가 되는 데는 많은 것이 필요한 게 아니었다. 한 직원은 할아버지를 볼 때마다 따뜻하게 포옹을 해 줬다. 할아버지는 셰리에게 이 인간적인 접촉이 얼마나 좋은지 털어놨다. 그와 포옹할 때를 제외하고는 그럴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에는 여전히 찾아오는 친구 데이브와 함께 커피숍에서 크리비지 게임을 한다. 할아버지는 다른 층 그린 하우스에 사는 한 사람에게도 크리비지 게임을 가르쳐 줬다. 뇌졸증으로 마비가 된 사람이었는데, 가끔 할아버지 집에서 둘이 함께 게임을 즐긴다. 그럴 때면 직원 하나가 그의 카드를 들어 주기도 하고, 필요한 경우 루 할아버지가 그 일을 대신하기도 한다. 상대의 카드를 훔쳐보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말이다. 카드놀이를 하지 않는 날 오후에는 할아버지가 사랑하는 개 베이징과 함께 셸리가 들른다.
하지만 그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내는 것도 행복해한다. 그런 날 할아버지는 아침식사를 한 후 자기 방으로 돌아가 텔레비전을 본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엉망으로 돌아가는 세상 꼴을 봐야 하기"때문이다."
@그믐달빛 저는 보슬보슬 내리는 비도 좋고 우르르 쾅쾅 번개 치면서 쏟아지는 비도 좋아합니다. 왜 그런가 생각을 해보았는데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서 이 대목과 연결해서 생각하게 되었어요.
"엉망으로 돌아가는 세상 꼴을 봐야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는 노화를 비롯한 여러 이유로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잖아요. 죽음 앞에서 삶이 달리 보일 거라는 생각 때문에 루 할아버지가 티비를 보는 관점이 궁금했어요. 루 할아버지가 '엉망으로 돌아가는 세상'을 확인하는 행위로 인해 스스로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일상의 소중함이 더 극대화되었을 것 같아요. 어지러운 바깥세상과 달리 평화롭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에 만족감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누구나 그렇듯이 한겨울에 눈 내리는 풍경을 좋아하는데요. 특히 따뜻한 집 안에 있으면서도 밖에서 눈이 내린다는 사실을 알고 창밖으로 그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상황 때문에 좋아합니다. 물론 바깥에 나가 눈을 맞으며 감상할 수도 있겠지만.. 바깥 공기와 대조되는 고요하고 따뜻한 집안에 머물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심리가 있어요. 세차게 비가 내릴 때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바깥 상황에 귀를 기울일 때의 느낌도 비슷한 것 같고요.
루 할아버지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엉망으로 돌아가는 세상'을 죽음으로 보았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