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

D-29
borumis님의 대화: 요즘 제 상태가 안 좋아서.. 막판에 글을 써봅니다. 여러분들의 답변들도 차차 읽어가겠습니다.. (8) 올해 봄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를 보면서 저는 피나 시체 해부에 익숙해서 그것 자체는 별로 거슬리는 게 없었지만... 이상하게 살아있던 모습 그대로 보존해 놓은 상어나 마치 스테인드 글라스처럼 예술작품같은 triptych에 하나하나 실제 나비표본을 붙여놓은 것 등.. 존엄이나 품위는 과연 살아있는 자, 아니 사람에게만 국한된 것인가..하는 의문이 들면서 극도로 거부감이 들어서 전 이 전시회를 보러 온 것이 가장 후회되었습니다. 제가 아는 화가 두 분과 이게 과연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아니 인간으로서 괜찮은 짓인가 하면서 논쟁을 벌였는데.. 한 분은 저와 동의하고 한 분은 예술은 예술로 봐야한다 하고 동의하지 않았어요 (실은 두 분 다 불교신자들입니다;;) 저는 신앙이 없지만 해부학 실습이 끝난 후 시신 기증을 해주신 고인분들을 위한 예배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가 수 블랙의 '남아 있는 모든 것'인데 법의인류학자로서 범죄현장, 전쟁터, 자연재해의 현장에서 시신을 조사하고 분석해서 생전 고인의 정체성을 되찾아주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이야기하는데요.. 이렇게 떠나간 이들, 심지어 누군지 정체성 조차 사라진 이들의 잔재들 속에서도 정체성을 찾아주려는 사람들의 노력 속에 그런 '품위'를 찾았던 것 같아요. 우리가 살아서 어떤 기능을 한다는 현재만이 아니라 그들이 그동안 쌓아온 과거와 생명력 등 삶의 모든 것이 그들의 품위와 존엄에 기여하는 것이 아닐까..했습니다. (9) 그렇기 때문에 저는 고통 속에서도 그렇게 보이지 않을지라도 속으로 싸우고 있는 그 사람들의 품위를 봅니다. 예전에 인턴 때 중환자실에서 당뇨 합병증으로 다리를 amputation하고 처음에는 무릎 아래, 그리고 나아가서는 더 위쪽을 절단해야했으나 갈수록 몸이 썩어가서 매일마다 가서 고름을 걷어내고 소독을 하고 붕대 등을 다시 갈면서 드레싱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 분은 엄청 밝은 목소리로 항상 '안녕하세요? 냄새가 많이 나죠. 죄송해요'하고 인사하고 저도 '아니요, 이게 제 일인 걸요. 그런 거 신경 쓰지 마세요. 오늘도 밝게 인사해주셔서 고마워요'하고 수다 떨면서 드레싱해드렸어요. 나중에는 정신도 영향이 가서 인사는 커녕 알 수 없는 소리만 내고 욕창도 늘어나고 결국에는 돌아가시긴 했는데요. 말이 줄어들고 알아들을 수 없게 되어가면서도 고름과 욕창이 늘어가면서도 계속 그분의 밝고 긍정적인 모습은 제 기억에 남아있었어요. 말이 없어지고 그저 고통으로 누워서 끙끙댈 수 밖에 없던 마지막까지 싸워간 그분의 모습 속에 적어도 계속 지켜본 제 눈에는 품위가 없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10) 저는 죽음을 맞이하기 전 뿐만 아니라 삶은 회한의 반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 매일매일 아니 매 순간순간마다 과거를 곱씹기도 하고 앗차 젠장 왜 그랬을까 후회하기도 하는데요.. 자살 시도를 했을 당시는 정신이 몽롱해서 회한보다는 그저 빨리 끝내버리고 싶다는 마음이었는데 자살 시도를 실패하고 계속 상담 다닌 장시에는 후회가 밀려오더라구요. 하나는 테크니컬한 문제 (왜 그런 곳에서 바보같이) 또 하나는 제가 그런 생각을 한 걸 알고나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서요.. 어쩌면 죽기 전의 회한이 아무리 커도 죽은 후의 회한이 더 큰 여파로 남지 않을까 하는 것을 꺠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정말 그 이후에도 힘든 고비가 몇 번 왔는데 어떻게든 그 되돌릴 수 없는 회한에 빠지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 외에도 여러가지 노력을 해보았는데.. 여러가지 예를 들어 보면.. 사소한 한 거여도 좋으니 힘든 걸 더 크고 깊어지기 전에 누구한테든 이야기합니다. 소모적인 생각에 빠져서 무한반복궤도를 돌지 않기 위해 일단 당장은 아예 딴 일을 합니다. (책상정리든 달리기든 그림이든) 그리고 저는 제 문제를 객관화할 수 있는 책과 논문들을 읽고 최대한 제 문제를 객관적인 시점에서 바라보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도 실은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 필요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혼자 분석하다보면 자기 문제가 필요 이상으로 커지고 자기 중심적으로 빠지기 쉽더라구요. 니 문제가 너한테는 크고 중요한 일일지라도 전체적인 그림에서 보면 그렇게 특별한 게 아니라는 맥락화를 위해서 다른 사람들 또는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이 필요했어요.
히어로님의 대화: @장맥주 님, 요즘 페북을 안하셔서 이 글을 보여드릴 방법이 없어 이 방 성격과 다르지만 공유할게요. ‘재수사‘ 잘 읽었습니다. 이런 묵직한 소설 또 써주세요. 입체적인 빌드업이 돋보이는 범죄소설 장강명 저, ‘재수사’를 읽고 "나는 병든 인간이다....... 나는 악한 인간이다. 나는 호감을 주지 못하는 사람이다." 도스토옙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여는 이 문장들을 여기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그 책을 두 번 이상 정독했지만, 주인공의 사상이 듬뿍 담긴 1부를 여전히 나는 다 이해하지 못한다. 2부를 거울삼아 다시 1부로 돌아왔을 때 그나마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정도였다. 장강명의 ‘재수사’를 펼치자마자 나는 도스토옙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라는 렌즈를 착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소설은 결코 예사롭지 않겠구나, 하고 예감했다. 설상가상으로 다음 문장이 이어진다. “나는 22년 전에 사람을 죽였다. 칼로 가슴을 두 번 찔러 죽였다.” 그렇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살인자다. 스스로 자신의 범죄 사실을 고백한다. 따지고 보면 ‘지하로부터의 수기’ 주인공보다 더 진화한 캐릭터인 것이다. ‘지하로부터의 수기’ 주인공은 살인을 할 만큼의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찌질하고 허세 저는 캐릭터였고, 자신의 독단적이지만 이론적이고, 대단한 것 같지만 가소로운 사상 속에 갇힌 옹졸한 몽상가 축에 속했다. 그런데 ‘재수사’의 주인공은 범죄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살인을 하고도 태연하게 회고록 따위를 쓰면서 살인을 추억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22년이나 지난 현재 시점까지. 이 설정 하나만으로도 나는 소름이 돋았고 긴장이 되었다. 뿐만 아니다. 세 번째 꼭지에는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도 언급된다. 다음과 같다. “나는 라스꼴리니꼬프의 거울상이다. 나는 내가 보통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계획 없이 살인을 저지른 뒤 라스꼴리니꼬프가 그토록 되고 싶어 했던 비범인이 되었다. 원치 않게, 서서히.” ‘죄와 벌’의 주인공 라스꼴리니꼬프는 자신이 나폴레옹과 같은 비범인일지도 모른다는 걸 확인하기 위해 이 같은 전당포 노파를 도끼로 찍어 살해하고 곧바로 자신이 범인임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재수사’의 주인공은 이를 뒤집은 것이다. 주인공은 라스꼴리니꼬프와는 달리 아무런 살인 계획이 없었다. 테스트해 보고 싶은 사상도 없었다. 그저 충동적으로 살인을 저질렀을 뿐이다. 라스꼴리니꼬프가 계획 후 실행으로 자신의 이론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여 비극에 휘말렸다면, 이 주인공은 실행을 먼저 해 버린 후 합리화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비범인이 되어버린(혹은 되어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니 그의 사상은 객관성을 잃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미 저지른 범행을 묵인하고 나름대로의 합리화된 변명이 필요했을 테니). 라스꼴리니꼬프와 이반 카라마조프를 비교하는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주인공은 다음과 같이 쓴다. “이반 카라마조프는 라스꼴리니꼬프보다도 못했다. 자기가 직접 저지르지도 않은 살인 때문에 무너졌다.” 그리고 한 술 더 뜨는 문장. “아마 도스토옙스키가 사람을 죽여본 적이 없어서 그런 글을 쓸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아무리 대문호라 한들, 살인자에게도 일상이 찾아온다는 진리를 알 수 없었을 테니.” 아… 말문이 막혔다. 주인공의 거침없는 문장들은 분명히 주인공이 ‘지하로부터의 수기’ 주인공보다 더 지능적이며 더 계몽되었으며 더 현실적인 캐릭터라는 사실을 말해 주는 것 같았다. 총 백 꼭지로 이뤄진 이 소설의 홀수 꼭지는 주인공의 회고록이고, 짝수 꼭지는 주인공이 22년 전에 범했으나 미제로 남은 살인사건을 재수사하는 (결국 주인공을 22년 만에 범인으로 잡는) 형사들의 이야기다. 홀수 꼭지는 비교적 짧은 대신 ‘지하로부터의 수기’ 1부만큼은 아니지만 난해한 편이고, 짝수 꼭지는 소설 전반의 서사를 이끌어가는 주축으로 작동한다. 그래서 이 소설은 장단의 리듬의 타며 읽어가도록 설계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 리듬을 과연 독자들이 얼마나 잘 타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갈 수 있을지 나는 솔직히 우려가 되었다. 홀수 꼭지를 읽고 다 이해하는 독자는 아마도 거의 없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있다 하더라도 극소수 엘리트 지식인층에 속하지 않았을까. 그걸 다 이해하려면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도스토옙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뿐 아니라 5대 장편들도 꿰고 있어야 하고, 자본주의, 마르크스주의, 계몽주의 등의 철학 및 사상들의 골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짝수 꼭지를 읽을 땐 장강명 특유의 사회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이 듬뿍 담긴 르포르타주식의 소설 맛을 만끽할 수 있다. 아마도 이 책을 손에 든 절반 이상의 독자들은 홀수 꼭지는 초반에나 읽다가 중반부터는 대충 읽거나 건너뛰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나도 도스토옙스키 관련 내용은 흥미롭게 읽고 감탄을 했지만, 철학과 사상, 특히 장강명 작가가 만들어낸 ‘사실-상상 복합체’ 개념을 풀어놓을 땐 자주 집중력을 잃어버렸고 읽었던 곳을 읽은 줄도 모르고 또 읽기도 했다. 책을 읽어 나갈 때 저자가 쓴 텍스트들이 나를 관통하지 않고 계속 미끄러지는 것 같은 느낌은 결코 유쾌하진 않은데, 이런 경험은 이 책을 완독 하기 위한 필수 코스이지 않나 싶다. 반면 짝수 꼭지는 정말 재밌다. 중간쯤 살짝 긴장이 풀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그러니까 범인 색출에 점점 가까이 갈수록 이 책은 페이지 터너가 되었다. 혼자 밥 먹으면서도 계속 페이지를 넘길 만큼. 장르를 따지자면 범죄소설로 분류할 수 있을 이 소설은 긴장과 스릴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어떤 부분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눈앞에 그려지기도 했다. 장강명 작가의 필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반전도 있었다. 나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수상하다 싶었던 인물이 범인으로 드러나 그렇게 놀라진 않았지만 (나름 추리소설로 독서의 세계에 입문했다는 게 도움이 되었던 걸까), 아마도 대부분의 독자들은 소설의 절정 부분에서 용의자를 체포할 때 이야기가 끝난 줄로 알지 않을까 싶다. 나는 그 부분에서 오히려 그게 연막이라는 걸 알았지만. 하지만 그렇게 대충 짐작하고 읽어도 정말 끝까지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그만큼 잘 쓰인 작품인 것이다. 홀수 꼭지가 없었다면, 그러니까 짝수 꼭지만으로 이 소설이 구성되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뭐 그래도 전체 이야기를 파악하는 덴 큰 문제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랬다간 이 소설의 가치가 현격히 떨어진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소설의 절정과 결말까지 가는 빌드업이 약해진다는 것. 이 소설은 범인의 고백부터 시작하지만 마지막에 가서야 정체가 드러난다. 회고록의 절반 이상은 주인공의 철학 및 사상을 설파하는 내용으로 이뤄지지만, 중간중간 단서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그것들을 수집하는 재미와 그것으로 주인공의 정체를 추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쓰인 짝수 꼭지만으로 추리 과정을 거치는 것과 범인의 독백을 도움 받아 추리 과정을 거치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외형적인 서사에서 안으로 서서히 좁혀가는 방식과 내면적인 독백에서 점점 자신의 정체를 밝혀가는 방식이 조화롭게 춤을 추며 결말을 향해 나아가는 입체적인 빌드업을 경험하며 나는 쫄깃한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하나는 이 작품의 무게가 가벼워진다는 것인데, 이 소설이 중후함을 주는 요인은 짝수 꼭지가 아니라 홀수 꼭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회고록은 얼마나 주인공이 비뚤어져 있는지를 알려주는 기능을 충실히 담당하는 동시에 주인공이 그렇게 비뚤어진 이유에 대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든다. 또한 주인공이 살인자가 된 것도 단순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넘어가지 않도록 만드는 역할도 담당한다. 사회 밑바닥에 깔려 있는 시스템의 문제를 직시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장강명 작가의 숨은 메시지가 홀수 꼭지에 많이 담겨 있다는 말도 된다. 주인공의 입을 빌려서 말하는 우리나라의 ‘형사사법시스템’과 장강명 작가가 ‘작가의 말’에서 말하는, 이 시대 한국 사회가 깊이 내재하고 있는 두 가지 문제인 ‘불안’과 ‘공허’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사회적인 문제점들을 정확히 짚고 공론장에 올리기 위해 전직 기자 장강명의 르포르타주식 글쓰기와 소설가 장강명의 허구적 상상력이 만나 쓰인 열매가 바로 이 작품 ‘재수사’의 정체성인 것이다. 그러므로 아직 이 소설을 읽지 않은 미래의 독자에게 조언을 한다면, 홀수 꼭지에서 난해한 부분이 나와서 이해가 안 가더라도 적어도 맥락만은 파악하겠다는 마음으로 절대 건너뛰지 말고 읽으라고 말하고 싶다. 홀수 꼭지와 짝수 꼭지의 리듬과 화음이 이 소설의 중추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고 충분히 맛보며 작품을 즐기라고 말하고 싶다. 묵직한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장강명 작가가 이 정도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더 써주었으면 한다. 우리나라엔 그런 작품이 필요하다. #은행나무 #김영웅의책과일상
와!! @히어로 님의 <재수사> 감상평 읽으니 제가 더 조으네요~감사합니다^^ 전 도스토옙스키를 접하게 된 이유가 <재수사>도 한몫하거든요 <재수사> 책 속에 제가 모르는 인물들이 너무 많아서요😅 그 때가 2023년인데 2026년에 도스토옙스키 전작을 읽고 작가활동과 북클럽까지 운영까지 하신 @히어로 님의 후기글을 읽으니 ㅎㅎ 좋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이책은 짝수 책터만 읽으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 그러면 책의 매력이 떨어지지요 아직 <지하로부터의 수기>도 읽지 않았고 다른 작품들도 간신히 읽은 수준이지만 지난번 @히어로 님과 <도스토옙스키와 저녁식사를>도 함께 읽고 여러 이야기들을 들어서 좀 레벨업이 되었겠지요^^
주얼 할머니는 코에 테이프로 삽입관을 붙인 상태에서도 단발머리를 단정히 빗고, 안경을 고쳐 쓰고, 담요를 단정히 정리해서 덮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존엄성을 잃지 않으려는 것이 보였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거북별85님의 대화: 와!! @히어로 님의 <재수사> 감상평 읽으니 제가 더 조으네요~감사합니다^^ 전 도스토옙스키를 접하게 된 이유가 <재수사>도 한몫하거든요 <재수사> 책 속에 제가 모르는 인물들이 너무 많아서요😅 그 때가 2023년인데 2026년에 도스토옙스키 전작을 읽고 작가활동과 북클럽까지 운영까지 하신 @히어로 님의 후기글을 읽으니 ㅎㅎ 좋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이책은 짝수 책터만 읽으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 그러면 책의 매력이 떨어지지요 아직 <지하로부터의 수기>도 읽지 않았고 다른 작품들도 간신히 읽은 수준이지만 지난번 @히어로 님과 <도스토옙스키와 저녁식사를>도 함께 읽고 여러 이야기들을 들어서 좀 레벨업이 되었겠지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정말 감사해요!^^ 그 책도 1쇄가 다 팔리면 좋겠습니다 ㅜㅜ 요럴 땐 인지도가 정말 간절해져요.
ifrain님의 대화: 토마토도 사실 동그라미 하나 그려놓고 빨강으로 칠하고 초록 별 하나 더해주면 됩니다. ^^
ㅎㅎ 감사합니다~ 이런 식으로 저도 끄적끄적해보렵니다♡
장맥주님의 대화: (10) 나이 들수록 회한이 줄어든다는 @거북별85 님 부럽고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잘 모르겠어요. ‘뭔가를 해보지 않았다’는 회한을 갖는 분도 많다는데, 저는 ‘그러지 않았어야 했다’는 회한이 있고, 그건 이미 해버린 일이니 나이가 들어서도 사라지지 않을 거 같네요. 이 또한 자의식이 커서 그런 건 아닐까, @jojo 님 말씀대로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생각하며 삭혀보겠습니다. 덧붙여 두 가지 생각을 더 해봅니다. 하나는 잡념을 사라지게 하는 몰입거리는 많이 찾을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얼마 전에 지그소 퍼즐을 했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을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좀 놀랐습니다. 동영상 시청보다 더 오래 집중할 수 있었고, 동영상 시청만큼 뒷맛이 나쁘지도 않았습니다. 두 번째 생각은 좀 복잡합니다. 어떤 회한은 잊지 않고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좋은 삶에는 정직함이라는 요소가 반드시 포함되리라 봅니다. 자신이 한 일을 객관적으로 보고 거기에 책임을 지는 삶이 그렇지 않은 삶보다 좋은 삶이겠지요. 그때 발생하는 회한은 짊어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믐30 님, 저도 <걱정말아요 그대> 노래 좋아합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겠지요? 이 두 가지 생각이 별로 조화되지 않는데, 아직까지는 여기서 더 어떻게 해야 할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
@장맥주 님의 '어떤 회한은 잊지 않고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좋은 삶에는 정직함이라는 요소가 반드시 포함되리라 봅니다.' 말에 적극 동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당장의 삶이 편하기 위해 자신의 회한도 묻어두고 정직함도 외면하지요 어렸을 때 되고 싶었던 사람 중 하나가 '지혜로운 할머니'였거든요 어릴 적 동화읽으면 주인공이 어려움이 처했을 때 어떤 노인이 주인공에게 고난을 헤쳐나갈 비법을 알려주곤 하는 모습이 멋져보였거든요^^ 그런데 그런 지혜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다면 나이들수록 기력 딸린다고 자꾸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자꾸 범하면 안되겠지요~ㅜㅜ(내가 다 해봐서 다 알아!! 이런식으로) 전에도 말했지만 나이들수록 회한이 줄어드는게 문제를 명확히 바라보려는 정직함이 줄어들어서는 아니길 바랍니다🙏 그리고 확실히 젊을 때보다는 선택지들이 많이 줄어들어 회한이 줄어드는거 같기도 하구요^^;; 젊었을 때 수많은 이불킥들의 고통스러운 시간의 연속이었는데 그 시간이 있어 삶의 방향도 단단함도 생기는거 같습니다^^
ifrain님의 대화: 첫번째 사진 : A님의 작품입니다. 자신에게 소중한 물건 그리기 였어요. 이 카우보이 모자를 무더운 여름에도 꼭 쓰고 다니시는데 직접 그리고 오려서 만든 동물들로 모자를 장식하셨습니다. 독수리가 보이네요. 그림의 연출로 독수리가 입에 열매를 물고 있는 것으로 그렸어요. 풀밭 위에 떨어진 열매와 연결되어 보입니다. 작품 과정 중의 사진이에요. 두번째 사진 : C님 작품의 부분 컷이에요. 그림 실력이 상당하세요. 처음 유화를 그리셨다는 사실. 주로 본인이 가고 싶은 ..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풍경을 그리셨어요. 세번째 사진 : 또 다른 분이십니다. 사과를 좋아하셔서 사과를 그리신다고 했어요.
우와!! 그림들이 정말 멋져요♡ 역시 AI와는 다른 감동이 있습니다
장맥주님의 대화: 명저임에 이견이 없으시다니, 뿌듯합니다! ^^ 정성스러운 감상문 감사해요. 아내에게도 전할게요. 그믐에서도, 팟캐스트에서도 @거북별85 님의 댓글 읽으며 저희 두 사람 다 기운을 냅니다. 계속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처음 들어올 때 막막하고 답답함 속에 그나마 숨쉴 수 있는 곳이 그믐이었거든요 ^^ 김새섬 대표님과 @장맥주 님 덕분에 힘내고 버텼던거 같아요 새섬님도 재활 잘 하셔서 그믐에 다시 돌아오셔서 함께 하길 바랍니다^^ 실은 어제 국립극단의 안톤체홉 <갈매기> 연극을 봤거든요 전 새섬님이 체홉 4대극 중 <갈매기>를 꼽으셔서 음~했는데(전 다른 작품들이 더 재미있었거든요) 어제직접 보니 와!! 좋더라구요~ 어제 <갈매기> 보는데도 새섬님 계속 생각났습니다^^
히어로님의 대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정말 감사해요!^^ 그 책도 1쇄가 다 팔리면 좋겠습니다 ㅜㅜ 요럴 땐 인지도가 정말 간절해져요.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고전작품들 중 아무리 뛰어나도 일반인에게 쉽게 닿기 힘든 작품들도 있거든요 전 도스토옙스키가 그런 느낌인데^^;; @히어로 님이 그 점에서는 친절하고 재미있게 도스토옙스키에게 가는 가교 or 안내자 역할을 무척 잘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ifrain님의 대화: @히어로 님이 쓰신 <세포처럼 나이 들 수 있다면> 독서 모임 모집 중입니다. ^^ <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독서모임에서 제가 슬쩍 김영웅 작가님께 제안을 드렸는데 독서모임을 열어주셨어요. 모집 성공 인원이 아직 1명 부족하네요. 건강하게 나이드는 법을 깨쳐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과학서이지만 함께 나이 들어가는 일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가 아파요. 저기가 아파요.. 그런 이야기 있잖아요. 뭘 먹으면 좋아요. 운동은 뭐가 좋아요. 그런 이야기들이요. https://gmeum.com/gather/detail/3750
덕분에 모집 성공입니다^^ @ifrain 님, @HL7707 님, @borumis 님, 은혜를 입습니다!
거북별85님의 대화: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고전작품들 중 아무리 뛰어나도 일반인에게 쉽게 닿기 힘든 작품들도 있거든요 전 도스토옙스키가 그런 느낌인데^^;; @히어로 님이 그 점에서는 친절하고 재미있게 도스토옙스키에게 가는 가교 or 안내자 역할을 무척 잘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알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더 널리 알리고 싶은데 맘대로 되지 않네요. 그래도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 믿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 읽기에 힘을 쏟겠습니다^^
퇴원하기 전, 암 전문의와 암 병동 간호사가 할머니를 만나러 왔다. 할머니는 그들에게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물었다. "두 사람 다 눈물을 글썽거렸어요." 할머니가 말했다. 그게 답이었죠."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68,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삶의 마지막 단계를 제어할 수 있다는 개념을 제안한다는 것은 보통 조심스러운 일이 아니다. 마지막 순간을 진정으로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 삶을 지배하는 것은 결국 물리학과 생물학, 그리고 우연일 뿐이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우리 역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지는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다. 용기란 이 두 가지 현실을 모두 인식할 수 있는 힘이다. 우리에게는 행동할 여지가 있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가능성이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범위가 점점 더 좁아지기는 하지만 말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70,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사람들은 추억을 나누고, 애정이 담긴 물건과 지혜를 물려주고, 관계를 회복하고, 이 세상에 무엇을 남길지 결정하고, 신과 화해하고, 남겨질 사람들이 괜찮으리라는 걸 확실히 해 두고 싶어 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마치고 싶은 것이다. '죽는 자의 역할‘이라는 개념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이것이야말로 죽는 자에게나 남는 자에게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에 속한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80,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이제 어른이 되어 아버지가 삶의 마지막 여정을 걷는 걸 지켜 보면서, 나는 아무리 노력하고 바라도 사라지지 않는 한계를 어떻게 받아들이게 되는지 이해했다. 한계에 도전하기를 멈추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시점이 분명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한계에 도전함으로써 치러야 할 대가가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가치를 넘어서는 순간이 온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99,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거북별85님의 대화: @장맥주 님의 '어떤 회한은 잊지 않고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좋은 삶에는 정직함이라는 요소가 반드시 포함되리라 봅니다.' 말에 적극 동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당장의 삶이 편하기 위해 자신의 회한도 묻어두고 정직함도 외면하지요 어렸을 때 되고 싶었던 사람 중 하나가 '지혜로운 할머니'였거든요 어릴 적 동화읽으면 주인공이 어려움이 처했을 때 어떤 노인이 주인공에게 고난을 헤쳐나갈 비법을 알려주곤 하는 모습이 멋져보였거든요^^ 그런데 그런 지혜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다면 나이들수록 기력 딸린다고 자꾸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자꾸 범하면 안되겠지요~ㅜㅜ(내가 다 해봐서 다 알아!! 이런식으로) 전에도 말했지만 나이들수록 회한이 줄어드는게 문제를 명확히 바라보려는 정직함이 줄어들어서는 아니길 바랍니다🙏 그리고 확실히 젊을 때보다는 선택지들이 많이 줄어들어 회한이 줄어드는거 같기도 하구요^^;; 젊었을 때 수많은 이불킥들의 고통스러운 시간의 연속이었는데 그 시간이 있어 삶의 방향도 단단함도 생기는거 같습니다^^
저도 장맥주님 말씀에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생각에 보니 어느 정도의 회한은 정직함에 가닿기 위한 필요악과도 같겠네요. 타인에게 고통을 주고도 회한이라고는 없어보이는 파렴치한만은 정말 되고 싶지 않아서요. 단 지나친 회한이 삶을 삼켜 버리지 않도록 하는 나만의 방어벽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결국 이것도 균형의 문제일 수 있겠네요. 한달동안 꿰뚫어보는 문제들을 출제해주시고 멋진 대답들을 이끌어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ifrain님의 대화: 그랜마 모지스Grandma Moses 는 78세에 그림을 시작해서 미국 국민들이 사랑하는 화가가 되었죠. 전세계적으로도 너무 유명하고요. 그녀의 그림을 보면 원근법이 틀린 부분이 있지만 그런 점이 중요하지 않은 거 같아요.
@ifrain 님 말씀에 91세 할머니 화가 여유재순 님도 생각났어요! https://www.instagram.com/yeoyujaesun
ifrain님의 대화: 그랜마 모지스Grandma Moses 는 78세에 그림을 시작해서 미국 국민들이 사랑하는 화가가 되었죠. 전세계적으로도 너무 유명하고요. 그녀의 그림을 보면 원근법이 틀린 부분이 있지만 그런 점이 중요하지 않은 거 같아요.
모시스 할머니 그림 너무 좋아해요. 따뜻하고 동화같은 그림들이죠. 완전 똥손인데, 저도 어반스케치 이런거 배워보고 싶어요.
히어로님의 대화: 덕분에 모집 성공입니다^^ @ifrain 님, @HL7707 님, @borumis 님, 은혜를 입습니다!
‘희망은 스스로 일어서는 자의 손을 잡아준다.’ 라는 문장이 떠오르네요. 제가 지었습니다. ㅎㅎ @히어로 님 흔쾌히 독서 모임 열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쉽사리 모임 성공이 안되면.. <호프>를 한 번 더 보아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어요.
거북별85님의 대화: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처음 들어올 때 막막하고 답답함 속에 그나마 숨쉴 수 있는 곳이 그믐이었거든요 ^^ 김새섬 대표님과 @장맥주 님 덕분에 힘내고 버텼던거 같아요 새섬님도 재활 잘 하셔서 그믐에 다시 돌아오셔서 함께 하길 바랍니다^^ 실은 어제 국립극단의 안톤체홉 <갈매기> 연극을 봤거든요 전 새섬님이 체홉 4대극 중 <갈매기>를 꼽으셔서 음~했는데(전 다른 작품들이 더 재미있었거든요) 어제직접 보니 와!! 좋더라구요~ 어제 <갈매기> 보는데도 새섬님 계속 생각났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거북별85 님. 와, 어제 연극 보셨군요. 부럽습니다. 저는 체호프 4대 장막극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벚꽃동산>이네요. 저도 <갈매기>에 대해서는 별 감흥이 없는데, 김새섬 대표는 남편이 소설가 지망생이었던 시기를 잘 기억하기 때문에 인상적이었겠다 싶은 생각도 드네요. 당시에 아내는 제가 데뷔 못할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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