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

D-29
주류 의사들이 노인병학에 대해 관심을 꺼 버립니다. 속된 말로 늙은이들, 그러니까 이 삐걱거리는 고물 차를 다룰 능력이 없기 때문이에요. 고물 차 같은 이 노인들은 귀가 잘 안 들려요. 눈도 어둡고요. 기억력이 좀 안 좋은 경우도 있지요.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그리고 저는 이 책이 1994년 나올 당시에는 못 생각했던 것들을 이제서야 발견하고 있는데요.. 통계 등이야 변화가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작가의 할아버지 당시에도 인도 사회가 변화하기 시작했다는데 12년 후인 지금은 어떨지.. 인도 또한 우리나라처럼 많이 변했겠죠? 최근 동향에 대해서도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에밀리 디킨슨 시를 엄청 좋아하는데.. 에밀리 디킨슨이 과연 말년에 그렇게 정신적으로 빛나는 사람이 사람들 사이에서 사라진 듯 고립되어 일생을 부모님 집에서 보내서 행복했을까요? 제가 좋아하던 그녀의 시들도 갈수록 줄어들었습니다... 작가는 에밀리 디킨슨과 시타람 가완디를 얘기하며 '분명 다른 점이 있겠지만 모두 노인을 돌보는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의 혜택을 봤다는 데서 공통점이 있다'고 했는데, 저희가 '죽은 다음'이나 '죽음을 인터뷰하다' 등 동서양에서 모두 그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주로 혜택은 아들 쪽이 보지만 그 시스템을 제공하는 주 돌봄은 딸 또는 며느리가 제공하는 점이 불편해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이란 말이 껄끄럽더라구요.. '나이 반올림age heaping'이 재미있는데 생각해보니 요즘 우리나라도 만 나이로 변화하면서 저는 안그래도 외국과 한국 사이를 오가며 헷갈렸던 제 나이를 다 만으로 통일한 게 좋았기도 하지만 한 살이라도 적게 먹은 것 같아서 기뻤던 게 생각나네요. ^^;; 그리고 시타람 할아버지는 꽤 유능하고 자산이 있던 분 같으셨는데.. 그리고 노후에 경제력을 유지하고 '은퇴'를 할 수 있는 앨리스 할머니가 독립과 자유를 고집했듯이 과연 이런 가족의 태도의 차이 등이 모든 경제사회적 계급 사이에서 비슷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고려장이라는 게 고려 사람들이 파렴치해서 생긴 게 아니고 그럴 만큼 절박한 사회적 변화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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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노쇠 방지 장치를 삽입한 것도 아니다. 그저 처방약들을 더 단순하게 조절하고, 관절염을 관리하기 위해 세심히 지켜봤으며, 반드시 발톱을 손질하게끔 하고, 매끼 식사를 잘 챙기도록 했다. 또한 환자에게 고립이 의심되는 징후는 없는지 살피고, 사회복지사가 방문해 환자의 집이 안전한지 확인하도록 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p.76~77,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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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님의 문장 수집: "자동 노쇠 방지 장치를 삽입한 것도 아니다. 그저 처방약들을 더 단순하게 조절하고, 관절염을 관리하기 위해 세심히 지켜봤으며, 반드시 발톱을 손질하게끔 하고, 매끼 식사를 잘 챙기도록 했다. 또한 환자에게 고립이 의심되는 징후는 없는지 살피고, 사회복지사가 방문해 환자의 집이 안전한지 확인하도록 했다. "
발톱 손질이 이렇게 중요하다니.. 발톱 손질에 신경을 써야겠어요.
불로장생할 수 있다는 환상이 사회 전체에 만연해 있지만, 노인병 전문가들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라며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78,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이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그가 가라앉지 않도록 떠받쳐 주는 것이 있었다. 바로 목적의식이었다. 실버스톤 박사는 그것이 의사로 일하는 동안 자신을 떠받쳐 줬던 목적의식과 동일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어떤 식으로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생각 말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83,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계속 말다툼을 해요. 온갖 것으로 서로에게 화를 내곤 하지요.” 박사가 말한다. “하지만 우리 둘 다 서로를 용서하는 것도 참 잘합니다.” 그는 이 책임감이 짐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삶의 폭이 좁아짐에 따라, 아내를 돌보는 일은 자신의 가치를 느끼게 해 주는 주된 요인이 되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84,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하지만 잠시 후 박사 자신도 음식이 목에 걸렸다. 연어였다.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얼굴이 빨갛게 변했다. 마침내 목에 걸린 음식을 게워 내는 데 성공했지만, 다시 숨을 돌리는 데 1~2분이 걸렸다. “내 충고를 내가 안 따랐네요.”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86,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가까운 장래에 밀어닥칠 수요를 충족시키기는커녕 은퇴하는 노인병 전문의들을 대체하기도 힘든 숫자다. 노인을 전문으로 다룰 훈련을 받은 정신과 전문의, 간호사, 사회복지사도 노인병 전문의 못지않게 아쉬운 형편이지만 충분히 공급되고 있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다른 나라의 상황도 이와 비슷하거나 더 안좋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87,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그는 창문을 내리고 창틀에 팔꿈치를 올렸다. 공기는 시원하고 상쾌했다. 우리는 바퀴가 도로에 닿으며 내는 소리를 들었다. “참 아름다운 밤이네요. 그렇죠?” 그가 말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90,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현대화가 강등시킨 것은 노인들의 지위가 아니라 가족이라는 개념자체였다. 현대화는 사람들에게-젊은이와 노인 모두에게 - 더 많은 자유와 통제력을 누리는 삶의 방식을 제공했다. 거기에는 다른 세대에게 덜 묶여 살 자유도 포함되어 있다. 노인들에 대한 존중은 없어졌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젊음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독립적인 자아에 대한 존중으로 대체된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p.43-44,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장맥주님의 대화: @HL7707 님, 지금 올려주신 글 덕분에 제가 얼마나 안도했는지 모르실 거예요.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저는 혼자 어떤 상상까지 했는지 말씀드리면 많이 웃으실 텐데요... 입원형 호스피스에 있다가 콧줄 때문에 퇴소를 해서 가정형으로 바꿔도 방문하는 의료진 앞에서는 콧줄을 껴야 하나, 그러면 그런 방문도 거절해야 하나 고민했더랬습니다. (눈 감아 달라고 빌어볼까, 매수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도 했었네요. ^^;;;) 약간 다른 얘기이지만 어떤 사안을 기사로 읽고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건 참 위험한 일이구나 새삼 깨닫습니다. 정말 너무 너무 감사드려요!!!
정말 현실적인 이야기여서 고민하셨다는 것이 마음 아프네요. @HL7707 님 말씀대로 제 개인적 경험으로도 호스피스에서 콧줄 삽입 관련 실랑이는 없었습니다. 다만 오히려 식사를 못하게 되신 후 주사로 계속 영양제는 들어가는 상황에서 몸은 계속 부으시는데 이를 배출하기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견디기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소변줄이 잠시나마 환자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지는 않았을지 처음으로 연명의료 거부라는 환자의 선택에 의구심이 들었던 순간입니다. 이런 고통스러운 선택들은 최대한 하지 않으셔도 되길 바라면서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서로 원하는 바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이런 대화를 스스럼 없이 나누신다는 점이 참 존경스럽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작가님!
우리가 지향하는 삶의 목표가 독립이라면, 그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됐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KBS 선정 도서 p.27,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KBS 선정 도서하버드 의과대학과 보건대학 교수인 아툴 가완디의 책. 사람은 누구나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하고 인간답게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고 싶어 한다. 이를 성취해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내 역시 자신이 남편 옆에 있다는 사실에서 큰 의미를 찾았다. 서로의 존재에서 위안을 찾은 것이다. 실버스톤 박사는 아내의 옷을 입히고, 씻기고, 먹는 것을 도왔다. 산책할 때면 손을 꼭 잡고 걸었고, 밤이면 서로의 팔에 기댄 채 포근하게 누워 있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다. 그는 그 시간들이 가장 소중한 순간으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거의 70년을 함께 살아온 그 어느 때보다 서로를 사랑하며 잘 안다고 느낀 순간이었다는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p.95~96,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감각이라는 닻을 잃게 되자 그녀는 시간 감각까지 잃었다. 점점 극심한 혼돈에 빠졌고, 때로는 망상에 사로잡히거나 불안 증세를 보였다. 더 이상 아내를 돌볼 수가 없었다. 그는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으로 지칠 대로 지쳐 갔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96,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그것은 심신이 쇠약해져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돌보는 시스템 전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 이유이기도 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00,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할머니가 포기한 그린캐슬가의 집과 롱우드 하우스 사이에 놓인 10킬로미터 남짓한 길에서 할머니의 삶은 그녀가 전혀 원하지 않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방향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03,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눈이 멀고 귀가 먹은 할머니 한 분이 근처에 있는 매트리스에 누워 무슨 말을 반복해서 외쳐 대고 있길래 통역관에게 무슨 뜻인지 물었다. 통역관은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라며 고개를 가로젓더니, 이내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가고 말았다.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내가 경험한 것 중 가장 지옥에 가까운 광경이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08,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진짜 집이라고 느껴지는 곳에 산다는 것은 인간에게 무척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물고기에게 물이 중요한 것처럼 말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09,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롱우드 하우스는 분명 옛 집에서보다 할머니를 더 안전하게 보호하고 더 관리하기 쉽게 만들었지만, 그것이야말로 할머니가 그곳을 견디기 힘들게 만든 요인이었다. 할머니의 아파트에 '독립 주거 공간'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기는 했지만, 이전까지는 한 번도 당해 보지 않은 규칙과 간섭을 피할 수 없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11,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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