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

D-29
"죽음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갔었는지를 깨달을 만큼 몸이 회복되고 나니, 내게 중요한 게 무언지를 보는 눈이 굉장히 달라졌어요. 중요한 것은 내 삶에 존재하는 사람들이었어요."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53,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그녀는 자신의 새로운 관점이 노인들의 생각과 얼마나 비슷한지 처음에는 잘 몰랐다. 그러나 같은 병실에 있던 다른 환자 네 명이 모두 노인들이었다. 고관절 골절로 다리를 공중에 매달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카스텐슨 교수는 그들과 마음이 통하는 걸 느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54,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그러나 삶의 시야가 축소되어 눈앞의 미래가 불확실하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삶의 초점은 지금, 여기로 변화하게 된다. 일상의 기쁨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로 옮겨 가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p.155~156,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어제 7/7에 문을 닫는다는 책방 오늘에 다녀왔습니다. 거의 다 판매되고 몇 권 남아있지 않은 책들 가운데 그냥 나오기는 아쉬워서 필립 로스의 “새버스의 극장”을 구매했습니다. 이 또한 “죽음”에 대한 책이네요. 그믐에서 찐한 독서체험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괜히 의미부여하게 됩니다 ㅎㅎ
borumis님의 대화: 오타 발견; 1장 독립적인 삶에서 '앨리스 할머니는.... 크리스마스 스토킹을 온 가족에게 나줘 주기도 했다.' 에서 스토킹-->스타킹, 나줘-->나눠
저는 스토킹이라길래 stocking 인가? 생각했어요 ㅎㅎㅎㅎㅎㅎ
"아뇨,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그저 허물어질 뿐입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몸의 쇠락은 넝쿨이 자라는 것처럼 진행된다. 하루하루 지내면서는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대로 적응해 가며 산다. 그러다가 뭔가 일이 벌어지면 모든 게 예전 같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의학의 발전 덕분에 앞에서 말한 두 가지 궤적을 걷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의 수가 훨씬 늘었다. 평생 건강하게 살다가 나이 들어 죽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노령은 진단명이 아니다. 사망진단서에는 항상 호흡부전, 심장마비 등의 사인이 들어가게 마련이지만 사실은 한 가지 병으로 죽음에 이르는 게 아니다. 의학의 힘으로 최선을 다해 여기저기 보수하고 기워 가며 유지를 하다가 신체 기능이 종합적으로 무너지게 되면 죽음에 이르는 것이다. 혈압을 낮추고, 골다공증을 완화하고, 이 병을 치료하고, 저 병을 주시하고, 고장 난 관절, 판막, 피스톤 등을 교체하면서 중앙 관게 센터가 서서히 쇠퇴해 가는 것을 지켜본다. 많은 사람들에게 죽음의 궤적은 길고도 느린 과정이 됐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우리는 이렇게 변화한 삶의 궤적을 따라가면서, 길게 뻗은 내리막길을 걸으며 사는 것을 뭔가 당혹스러운 일로 받아들이게 됐다. 이 시기에 우리는 누구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게다가 많은 경우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그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것을 새로 받아들여야 할 정상적인 상태이자 이미 예견된 상황이라고 여기기보다 일종의 나약함으로 간주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어떤 의미에서 현대 의학의 발전은 두 가지 혁명을 가져왔다. 하나는 우리 삶의 궤적을 생물학적으로 변화시킨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 궤적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문화적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탱구밤이엄마님의 대화: 1 독립적인 삶-혼자 설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저는 결혼은 했지만 자녀가 없는데요, 저에게 죽음의 공포는 '죽는 것'에 대한 공포이기 보다, 남편 없이 제가 (또는 남편이 제가 없이) '혼자가 된다'는 공포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물론 '자식'이 있다고 해서 노년을 100% 책임져 주지는 않겠지만요. 이러한 공포는 정말 제가 손 쓸 수 없고, 해결책도 없는 것 같아 더 막막하답니다. 그리고 최근에 주변에 부고 소식이 너무 많아져서 (나이를 가리지 않고) 늘 저를 따라다니는 공포가 되었습니다. :( 시타람 할아버지가 100세 넘어서 까지 살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 자신이 자신의 '쓸모'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 그것이 삶의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이 새로운 인구 구조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 사회는 거의 없다. 우리는 여전히 65세에 은퇴하는 개념을 고수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가 아주 적은 비율이었을 때나 말이 됐지, 그 비율이 20%를 육박해 감에 따라 점점 유지하기 어려운 개념이 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사람들이 노후를 위해 저축해 두는 액수는 대공황 이후 최저 수준이다. 최고령층의 절반 이상이 배우자 없이 살고 있으며, 우리 대부분은 전례 없이 적은 수의 자녀를 두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우리는 노후에 혼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거의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탱구밤이엄마님의 문장 수집: "이 새로운 인구 구조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 사회는 거의 없다. 우리는 여전히 65세에 은퇴하는 개념을 고수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가 아주 적은 비율이었을 때나 말이 됐지, 그 비율이 20%를 육박해 감에 따라 점점 유지하기 어려운 개념이 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사람들이 노후를 위해 저축해 두는 액수는 대공황 이후 최저 수준이다. 최고령층의 절반 이상이 배우자 없이 살고 있으며, 우리 대부분은 전례 없이 적은 수의 자녀를 두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우리는 노후에 혼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거의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제가 요즘 늘 안고 있는 걱정거리 입니다.
블루다우 과장은 나중에 내게 어떤 의사든 환자가 삶의 질을 유지하도록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 말은 질병의 폐해로부터 가능한 한 자유로울 수 있게 하고, 세상에 능동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기능을 유지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의미였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불로장생할 수 있다는 환상이 사회 전체에 만연해 있지만, 노인병 전문가들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라며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가끔 우울해져요." 그가 말했다. "우울증을 반복적으로 앓는 것 같아요. 장애가 될 정도는 아니지만, 그런 증상이 나타나면…" 그는 적당한 표현을 찾으려는 듯 잠깐 생각에 잠겼다. "불편하지요."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그는 이 책임감이 짐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삶의 폭이 좁아짐에 따라, 아내를 돌보는 일은 자신의 가치를 느끼게 해 주는 주된 요인이 되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2 무너짐-모든 것은 결국 허물어지게 마련이다 2장 읽는 내내 너무 서러웠어요, 나이듦이란 무엇이길래 사람을 저 바닥까지 끌고 내려가는 것일까요. 1장에서 시타람 할아버지가 자신의 쓸모를 유지했기에 삶의 원동력이 되어 100세 넘어서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지 않았나 생각했는데, 2장에서도 실버스톤 박사가 아내를 돌보는 일에 책임감을 느끼며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려는 모습이 시타람 할아버지의 쓸모와 겹쳐지네요.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주치의'제도가 정착되면 좋겠어요. 너무 '병'으로 인한 불편함을 없애는 치료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아요. 미국에도 '노인병 전문의'가 품귀현상이고 우리나라에는 비인기 전문의 (소아과 등)도 모자란 판이지만..
그들은 9.11 테러 직후 미국에서, 2003년 봄 사스 전염병이 창궐해 몇 주 만에 300명이 목숨을 잃은 홍콩에서 또다시 같은 조사를 했다. 연구 팀의 표현을 빌리자면 "생명의 덧없음을 두드러지게 느낄 때"면 삶의 목표와 동기가 완전히 변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관점인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57,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톨스토이는 생명의 덧없음과 씨름해야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관점 사이에 얼마나 깊은 틈이 있는지를 본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58,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게라심이 해낸 이 단순하지만 심오한 보살핌은 100년도 더 지난 오늘날까지도 가슴 아플 만큼 부족한 게 현실이다. 즉 우리는 지금도 저물어 가는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그가 편안한 일상을 보낼 수 있게, 곁에 있는 누군가와 마음을 나눌 수 있게, 그리고 그저 수수한 목표를 성취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159,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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