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

D-29
현대 과학 기술은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사람들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더 나은 삶을, 더 오래 누리고 있다. 그러나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나이 들어 죽어 가는 과정은 의학적 경험으로 변질되었고, 의료 전문가들의 손애 맡겨야 하는 문제가 되었다. 그런데 의학계에서 일하는 우리들은 이 문제를 다룰 준비가 놀라울 정도로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15-16,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서이음님의 대화: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지." 죽음을 목전에 두고 나오는 뻔한 대사로만 여겼는데요.. 오늘 새벽 바로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저희 집 마당에 밥 먹으러 오는 길냥이 가족이 있는데요, 태어난 지 두어 달밖에 안 된 새끼 하나가 며칠 전부터 비실거리더니 어제 저녁에 대문 앞에 쭈그리고 있더라고요. 평소에는 다가가면 날쌔게 도망가는데 기운이 없어 도망도 못 가는 걸 보고 집으로 데려왔어요. 면봉에 설탕물도 찍어 먹여보고 고양이 분유도 사다가 주사기로 입에 넣어주고 해봤는데, 먹지도 못하고 축 늘어진 게 얼마 안 남았다 싶었어요. 저녁 늦은 시간이고 전에도 두어 번 그런 상태의 길냥이를 병원에 데려갔다가 손도 못 쓰고 하늘나라 보낸 경험이 있어서, 당장 병원 데려가진 않고 상자에 넣어 천 덮어주고 두 시간에 한 번씩 분유 먹이기를 시도했어요. 밤이 늦어가고 새끼냥이는 숨을 헐떡이며 고통스러워하더라고요. 고개를 뒤로 젖히고 껄떡껄떡하는 모습을 쓰다듬으며 한참 지켜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너무 힘들어 보여서 같이 있던 저희 아이가 "엄마, 그냥 이렇게 두고 볼 거야?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지." 딱 그렇게 말하더라고요. 어휴, 새벽 두 시에 결국 24시 동물병원 찾아 차를 몰았습니다. 결국은 병원에서도 사망이 임박해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처치대 위에서 숨이 멎을 때까지 쓰다듬으며 함께 있어주었습니다. 병원에서는 반려동물 장례식장 안내문을 주더군요.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연명치료를 받고 싶지 않고, 부모님이나 다른 가족이 연명치료로 인해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가기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죽음이 다가오는 그 순간, 그저 지켜만 보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렇게 작은 생명체가 숨이 멎기까지도 오랫동안 고통 받는데, 사람이 죽을 때는 어떨까요. 사랑하는 가족이 그런 상황이라면 의료진을 붙들고 "뭐라도 좀 해주세요"라고 매달리게 될 것 같았어요. 저는 '존엄사'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었지만, 죽음은 자유의지나 선택과는 별개의 또다른 영역의 문제라는 생각도 문득 들었습니다. 생명을 가진 것들은 무릇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욕구가 있잖아요. 자신의 목숨만이 아니라 타인이나 다른 생명체의 목숨에 대해서도 '생명은 지켜야 하는 것'이라는 당위성을 띤 명제가 우리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기에 죽어가는 것을 보면 살리기 위해 당장 "뭐라도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절로 드는 게 아닐까요.. 또 하나, 반려동물 장례식장 팸플릿을 보면서 역시 장례라는 의식은 남은 자를 위로하기 위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축 늘어진 새끼냥이를 보면서 이 아이가 갈 곳이 쓰레기 봉투가 아니라 아늑하게 꾸며진 납골당이라면 내 마음이 조금 덜 미안하고 덜 괴로울 텐데..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죽음을 앞에 두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지."라는 대사가 전과는 달리 무척 공감되고 깊이 와닿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많은 현대인들이 병원에서 죽음을 맞는 것은 죽어가는 사람에게 과거와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에도 (그것이 효과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본능을 거스르는 일이기에 그처럼 어려운 게 아닐까요...
아.. 이제야 이 글을 읽다니..ㅜㅜ 작은 생명 챙겨주시는 서이음님 새벽부터 수고 많으셨습니다. 입양묘 입양견들을 여러번 하늘 나라 보내며 나중에는 똥오줌도 손으로 받아냈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남 얘기 같지 않아요.. 저 안 그래도 실은 첫번째 반려견을 당시 엄마아빠는 한국에 없고 철없는 남동생과 둘이서 하늘 나라로 보낸 후 평소 같이 산책한 산에 묻었는데요. 꺼이꺼이 울고 있는 저희를 보고 갑자기 거기 근처의 훈련소에서 온 군인 아저씨?오빠?가 저희를 멈춰 세우면서 거기서 뭐하시는 겁니까?하고 묻더니 상황을 파악하더니 결국 그냥 말없이 가시더라구요.. 저희가 너무 딱해보인건지 한심해보인건지..;;; 당시엔 우리 둘이 고딩 대딩이었는데 그게 불법인 줄도 몰랐어요;; 그때 그냥 눈감아주시고 가신 군인 분께 감사드립니다.. 저도 아직도 쓰레기 봉투에 담아 보내는 게 적응이 안 되더라구요..ㅜㅜ
책을 읽기 시작하고 얼마 후에, 일흔이 되신 친척 분이 백혈병 진단을 받고 치료를 선택하시고 바로 돌아가시는 일이 생겼어요. 시어머니의 가족이었는데요. 치료를 하지 않았으면 몇 개월 더 사셨을 거라고 시어머니가 안타까워 하셨어요. 책의 도입부가 생각이 났지요. 시어머니도 시아버지도 이미 고령이셔서 같은 상황이 온다면 어찌해야 하나 이야기를 해보면 좋을텐데, 건강하실 때 이야기를 나눠야 할텐데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하나, 참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로구나 했어요. 두 분이 연명의료거부의향서를 작성하셨다는 말씀 해주셔서 고개만 끄덕끄덕.
borumis님의 대화: 와! 이런 전문적 소개 감사드립니다. 근데 완화적 진정과 조력사 사이의 차이는 약물 종류? benzodiazepine대 barbiturate, 투여량 외에 또 다른 의료행위의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중앙 보훈 병원에서 완화적 진정에 대한 동영상이 있네요. https://www.bohun.or.kr/hospice1/na/ntt/selectNttInfo.do?mi=32867&nttSn=110112
아니요, 조력사와는 개념이 다릅니다. 완화적 진정은 치사량의 약물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고 의식을 가역적으로 재우는 것이기 때문에(수면내시경처럼),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취지이지 죽음을 앞당기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진정상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약물이 주입되고, 또 약을 중단하면 의식이 돌아올 수 있습니다(상태가 안좋은 분들은 안될 수도 있지만). 완화적 진정은 일부러 죽음을 야기하는 조치가 아니기 때문에 국내법에 저촉되지 않습니다. 반면에 조력/안락사는 이와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특정 약물을 치사량으로 사용하며, 1회의 시술로 생을 종결하는 과정입니다. 완화적진정과 조력사의 가장 근본적인 개념 차이는 조절되지 않는 정신/신체적 고통을 동반한 환자가 임종기에 접어들었을 때 고통을 덜어준다는 취지는 동일하지만, 인위적으로 삶을 마감하도록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화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자유와 통제력을 누리는 삶의 방식을 제공했다. 거기에는 다른 세대에 덜 묶여 살 자유도 포함되어 있다. 노인들에 대한 존중은 없어졌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젊음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독립적인 자아에 대한 존중으로 대체된 것이다. 이런 삶의 방식에는 한 가지 문제가 남아 있다. 독립적인 자아에 대한 숭배가 삶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독립이라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때가 온다는 현실 말이다. 언젠가는 심각한 질병이나 노환이 덮쳐 오게 될 것이다. 해가 지는 것 만큼이나 피할 수 없는 자연현상이다. 여기서 질문 하나가 떠오른다. 우리가 지향하는 삶의 목표가 독립이라면, 그걸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됐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미식가들님의 대화: 이 부분 읽고 눈물이 핑 돌았네요. 부모님 생각도 나고, 저와 배우자의 미래도 그려지고... 갑자기 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이 떠올랐어요. 배에 물이 들어차서 다들 살기 위해 기를 쓰고 달아날 때 어느 노부부가 달아나기를 포기하고 침대에 누워 서로를 꼭 껴안는 장면이에요. 아주 짧은 장면이었지만 영화의 다른 장면보다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어요. 살다가 한 번씩 떠오르면서 가슴이 먹먹해더라고요.
저도 같은 마음이에요. 지금 수집해주신 문장도, 말씀하신 <타이타닉> 장면도, 저한테도 강렬하게 남아 있어요. 그것도 모든 사람이 누리지는 못하는 축복이겠지요? 이렇게 적고 나니 왠지 더 슬프네요.
SooHey님의 대화: 앞서 다루었던 <죽음을 인터뷰하다>에서 호스피스 의사 김여환 선생이 말씀하신 바로 그 내용과 관련 있는 듯하네요. "암성 통증의 단계를 우리는 0에서 10으로 표현하는데 10은 정말 견딜 수 없을 때, 고층 건물에서 뛰어내리고 싶을 만큼 아플 걸 10으로 표현해요. 의사들이 만성 통증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을 쓰기 시작하는 통증은 4부터입니다. 4가 어느 정도냐면 치통을 겪을 때 4로 쳐요.. 7 정도면 아기를 낳는 고통이고요. 그런데 환자들 대부분은 10의 고통을 호소합니다. 비유하자면 매일 아기를 낳는 고통을 겪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죠. .... 그런 끔찍한 고통이 매일 지속되는데 마약성 진통제를 쓰면 그걸 0으로 만들 수 있단 말이예요.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요즘 의학으로 통증은 95퍼센트가량 조절할 수 있어요. 그래서 암 환자는 통증이 줄어들도록 보살펴드려야 해요. 저의 외할머니가 왜 앉아서 돌아가셨겠어요? 너무 고통이 심하니까 그러신 거죠. 이제 그런 일은 없어야죠."
책 속에 선생님 말씀도 맞지만, 완화적 진정은 글에서 언급한 통증조절 방법으로도 듣지 않는 상황을 전제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마약성 진통제를 쓰더라도 조절되지 않는 신체적 정신적 괴로움이 너무 클 때 써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글 내용 대로 진통제를 얼마든지 써서 통증을 경감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깔끔하고 손쉽게 통증 조절이 잘 되지는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통증이 제일 흔한 문제이긴 하지만, 호흡곤란, 오심, 구토, 섬망 등 여러가지 복잡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척척 조절되기란 쉽지 않다보니, 결국 잠재우는 것이 거의 유일한 방법일 때도 있습니다. 아주 널리 시행되는 것은 아니고, 여러가지 다른 조치를 충분히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상 조절이 너무 안되어 환자나 가족들이 고통받을 때 마지막 수단으로 써볼 수 있는 조치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HL7707님의 대화: 아니요, 조력사와는 개념이 다릅니다. 완화적 진정은 치사량의 약물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고 의식을 가역적으로 재우는 것이기 때문에(수면내시경처럼),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취지이지 죽음을 앞당기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진정상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약물이 주입되고, 또 약을 중단하면 의식이 돌아올 수 있습니다(상태가 안좋은 분들은 안될 수도 있지만). 완화적 진정은 일부러 죽음을 야기하는 조치가 아니기 때문에 국내법에 저촉되지 않습니다. 반면에 조력/안락사는 이와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특정 약물을 치사량으로 사용하며, 1회의 시술로 생을 종결하는 과정입니다. 완화적진정과 조력사의 가장 근본적인 개념 차이는 조절되지 않는 정신/신체적 고통을 동반한 환자가 임종기에 접어들었을 때 고통을 덜어준다는 취지는 동일하지만, 인위적으로 삶을 마감하도록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하 감사합니다. 그렇군요. 취지와 국내법에 저촉되지 않는 점도 중요하네요. 용량 뿐만 아니라 조력사는 benzodiazepine, 완화적 진정은 barbiturate을 쓸 것 같은데 맞나요?
HL7707님의 대화: 책 속에 선생님 말씀도 맞지만, 완화적 진정은 글에서 언급한 통증조절 방법으로도 듣지 않는 상황을 전제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마약성 진통제를 쓰더라도 조절되지 않는 신체적 정신적 괴로움이 너무 클 때 써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글 내용 대로 진통제를 얼마든지 써서 통증을 경감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깔끔하고 손쉽게 통증 조절이 잘 되지는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통증이 제일 흔한 문제이긴 하지만, 호흡곤란, 오심, 구토, 섬망 등 여러가지 복잡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척척 조절되기란 쉽지 않다보니, 결국 잠재우는 것이 거의 유일한 방법일 때도 있습니다. 아주 널리 시행되는 것은 아니고, 여러가지 다른 조치를 충분히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상 조절이 너무 안되어 환자나 가족들이 고통받을 때 마지막 수단으로 써볼 수 있는 조치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Opiates로도 진정 안되는 통증을 전제한다면 그것은 호스피스 전문의가 환자들이 호소하는 통증을 기준 삼아 평가하는 건가요? 전 이게 항상 궁금했어요. 호스피스는 아니었지만 예전에 페티딘 패치를 극미량 처방받은 적 있는데 병원에서 통증 사정도구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것 같아 보였거든요.
과거에는 노인이 될 때까지 살아남는 경우가 흔치 않았고, 그렇게 살아남은 사람은 전통과 지식, 역사의 수호자로서 특별한 기능을 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조금 딴 얘기이지만, 인간의 노화에 대한 진화생물학적인 관점은 포식자의 부재로 해석하곤 한답니다. 대부분의 동물은 노화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합니다. 잡혀먹히는 거죠. 그런데 인간의 노화는 잡아먹고 잡혀먹히는 환경으로부터 벗어난 이후에 가능해졌다고 해요. 의학의 발전은 이를 더 증진시킨 것이고요. 노화라는 현상의 근원이 의학 발전이 아니라는 점을 이런 식으로 짚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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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님의 대화: 조금 딴 얘기이지만, 인간의 노화에 대한 진화생물학적인 관점은 포식자의 부재로 해석하곤 한답니다. 대부분의 동물은 노화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합니다. 잡혀먹히는 거죠. 그런데 인간의 노화는 잡아먹고 잡혀먹히는 환경으로부터 벗어난 이후에 가능해졌다고 해요. 의학의 발전은 이를 더 증진시킨 것이고요. 노화라는 현상의 근원이 의학 발전이 아니라는 점을 이런 식으로 짚어봅니다.
어쩌면 의학의 발전보다 농업 무기 제조술 그리고 이후에는 산업의 발전 (앗 총균쇠;?)이 포식자 부재 그리고 노화의 근원이 된 것일수도 있겠네요..
borumis님의 대화: 아하 감사합니다. 그렇군요. 취지와 국내법에 저촉되지 않는 점도 중요하네요. 용량 뿐만 아니라 조력사는 benzodiazepine, 완화적 진정은 barbiturate을 쓸 것 같은데 맞나요?
완화적 진정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 중 benzodiazepine도 포함됩니다. 조력사에서 어떤 약을 쓰는지는 문헌에서만 보고 경험은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그는 아내가 옷 입는 것을 돕고 복용해야 할 약을 챙겨준다. 아침과 점심을 챙기는 것도 그의 일이다. 아내를 산책시키고, 예약된 날에 의사에게 데려가기도 한다. "지금은 아내가 내 인생의 목적이에요"그가 말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84,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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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님의 대화: Opiates로도 진정 안되는 통증을 전제한다면 그것은 호스피스 전문의가 환자들이 호소하는 통증을 기준 삼아 평가하는 건가요? 전 이게 항상 궁금했어요. 호스피스는 아니었지만 예전에 페티딘 패치를 극미량 처방받은 적 있는데 병원에서 통증 사정도구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것 같아 보였거든요.
네 통증사정은 기본적으로 환자분이 호소하는 증상, 위에 인용해주신 책에 나온 방법이 가장 널리 사용됩니다. 의사표현이 어려운 환자는 글, 손동작, 표정, 신음소리 유무 등으로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cjlove52님의 문장 수집: "그는 아내가 옷 입는 것을 돕고 복용해야 할 약을 챙겨준다. 아침과 점심을 챙기는 것도 그의 일이다. 아내를 산책시키고, 예약된 날에 의사에게 데려가기도 한다. "지금은 아내가 내 인생의 목적이에요"그가 말했다."
제 2의 사랑이 시작된 것 같아요~~ 아내를 돌보기 위해 자신의 건강과 자신의 능력에 주의를 기울이고, 재정적으로 궁핍하지 않게 미리 준비한 덕분에 정겨운 사랑도 가능하네요. 부인 입장은 어떨까? 남편이 이렇게 말해주고 챙겨주면 너무나 고맙고 둘만의 시간이 행복할 것 같아요. 현실이 만만치는 않지만 저라면 너무나 만족입니다. 남편과 저도 이렇게 지낼 수 있었으면 ㅎㅎ
HL7707님의 대화: 이쯤해서 또 새로운 개념 하나를 제시하여 드리겠습니다. 저는 안락사, 조력사에는 아직 개념상 반대입장입니다만, 일부러 죽음을 앞당기지는 않으면서, 자연적인 경과에 따른 죽음에 이르는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기관에서는 "완화적 진정(palliative sedation)"이라는 특정 정해진 형태의 의료적 조치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것을 일일이 설명하긴 여기서 어렵지만, AI에 물어보시면 쉽게 설명해줄 것입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수면내시경하고 비슷한 것이라고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의사 입장에서는 훨씬 어렵고 복잡하지만. 꼭 힘들게 사투를 벌이거나, 아니면 조력 안락사 이 두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공유해드립니다.
이번에도 정말 감사합니다. AI에게도 물어봤습니다. 이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거군요... 정말 위안이 되었어요. 저희는 이번에 꼭 20일 입원했는데 2주 정도를 재활병동에서 옆 방 환자 때문에 적잖이 고생했어요. 깨어 있는 내내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는 분이었는데, 특히 밤에 비명을 지르셨어요. 어지간히 무던한 편인 아내도 스트레스를 크게 받았고 까칫한 편인 저는... 뭐... 힘들었습니다. 진상 환자가 되지 않으려고 했지만 어느 날 밤 새벽 4시 반까지 뜬눈으로 지새우고 나니 나중에는 담당 교수님과 주치의, 간호사들께 무슨 방법 없겠느냐고 하소연하게 되더라고요. 간호사들도 귀마개 외에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미안해하셨습니다. 사실 저희가 듣는 설명은 그때그때 달랐는데 ‘그런다고 우리가 진정제를 놓을 수는 없다’는 설명을 하시는 분도 계셨고, ‘밤 몇 시 이전에 비명을 지르면 수면제를 놓는데, 저 분이 그 시각 이후로 비명을 지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을 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비명이 너무 심한 날에는 간호 스테이션 옆 관찰실로 옮기기도 했는데(저희가 아니라 다른 환자가 요청한 거 같았습니다), 관찰실에 다른 환자가 있는 경우도 있어서 매번 그러지는 못했습니다. 환자 가족은 그 분을 2인실에 모시려 했는데 간호사실에서 “2인실은 절대 안 된다, 반드시 1인실에 둬야 한다”고 해서 1인실로 모셨다고 하더라고요. 그 환자의 비명은 엄청 잦았는데, 1분에 2번꼴로 밤 내내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 비명은 진짜 아파서 내는 소리 같지가 않았어요. “아파요, 아파 죽겠어요, 너무 아프단 말이에요, 살려주세요” 같은 말을 크고 조리 있게, 또박또박, 열의 없이 했습니다. 공격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동정이 가는 비명도 아니었습니다. 어떤 병을 앓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떤 간호사는 그 환자 분이 통증에 민감하다고 했고, 어떤 간호사는 치매라고 했고(이 말을 듣기 전까지 저는 그 환자 분이 어린 소년인지, 나이 든 여성인지 몰랐습니다), 진통제가 안 듣는 통증이라거나 몸이 굳어서 그렇다고 설명하시는 분도 계셨죠. 퇴원 무렵에야 복도에서 그 환자 분을 보게 되었는데 굉장히 고령으로 보였고, 저 작은 몸에서 어떻게 저런 비명이 나올까 싶을 정도로 몸집이 작았어요. 이 이야기를 길게 적는 것은 그 환자 분 간병인 때문입니다. 저라면 아무리 돈을 많이 받는다 해도 도저히 못 버틸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보살이나 다름없는 분이시더라고요. 어떻게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는 걸까. 나는 만약 사랑하는 사람이 저런 병을 앓고 있으면 저 직업 간병인처럼 평상심을 유지하면서 옆에서 생활할 수 있을까.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밖에 없었고, 솔직히 자신이 없었습니다. 완화적 진정이 환자뿐 아니라 간병인의 고통도 덜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두려움이 많이 가십니다. 비명을 지르는 환자 분은 저희가 퇴원하기 하루 전에 퇴원하셨는데, 그때 그 분 가족을 잠시 스쳤습니다. 간병인보다 오히려 더 사무적이고 무관심한 모습이었는데, 잠깐 위화감을 느꼈지만 이내 제가 그 위치였어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환자 분은 이 병원을 나와서는 어디로 가시는 걸까 궁금해 하기도 했습니다.
장맥주님의 대화: 이번에도 정말 감사합니다. AI에게도 물어봤습니다. 이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거군요... 정말 위안이 되었어요. 저희는 이번에 꼭 20일 입원했는데 2주 정도를 재활병동에서 옆 방 환자 때문에 적잖이 고생했어요. 깨어 있는 내내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는 분이었는데, 특히 밤에 비명을 지르셨어요. 어지간히 무던한 편인 아내도 스트레스를 크게 받았고 까칫한 편인 저는... 뭐... 힘들었습니다. 진상 환자가 되지 않으려고 했지만 어느 날 밤 새벽 4시 반까지 뜬눈으로 지새우고 나니 나중에는 담당 교수님과 주치의, 간호사들께 무슨 방법 없겠느냐고 하소연하게 되더라고요. 간호사들도 귀마개 외에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미안해하셨습니다. 사실 저희가 듣는 설명은 그때그때 달랐는데 ‘그런다고 우리가 진정제를 놓을 수는 없다’는 설명을 하시는 분도 계셨고, ‘밤 몇 시 이전에 비명을 지르면 수면제를 놓는데, 저 분이 그 시각 이후로 비명을 지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을 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비명이 너무 심한 날에는 간호 스테이션 옆 관찰실로 옮기기도 했는데(저희가 아니라 다른 환자가 요청한 거 같았습니다), 관찰실에 다른 환자가 있는 경우도 있어서 매번 그러지는 못했습니다. 환자 가족은 그 분을 2인실에 모시려 했는데 간호사실에서 “2인실은 절대 안 된다, 반드시 1인실에 둬야 한다”고 해서 1인실로 모셨다고 하더라고요. 그 환자의 비명은 엄청 잦았는데, 1분에 2번꼴로 밤 내내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 비명은 진짜 아파서 내는 소리 같지가 않았어요. “아파요, 아파 죽겠어요, 너무 아프단 말이에요, 살려주세요” 같은 말을 크고 조리 있게, 또박또박, 열의 없이 했습니다. 공격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동정이 가는 비명도 아니었습니다. 어떤 병을 앓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떤 간호사는 그 환자 분이 통증에 민감하다고 했고, 어떤 간호사는 치매라고 했고(이 말을 듣기 전까지 저는 그 환자 분이 어린 소년인지, 나이 든 여성인지 몰랐습니다), 진통제가 안 듣는 통증이라거나 몸이 굳어서 그렇다고 설명하시는 분도 계셨죠. 퇴원 무렵에야 복도에서 그 환자 분을 보게 되었는데 굉장히 고령으로 보였고, 저 작은 몸에서 어떻게 저런 비명이 나올까 싶을 정도로 몸집이 작았어요. 이 이야기를 길게 적는 것은 그 환자 분 간병인 때문입니다. 저라면 아무리 돈을 많이 받는다 해도 도저히 못 버틸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보살이나 다름없는 분이시더라고요. 어떻게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는 걸까. 나는 만약 사랑하는 사람이 저런 병을 앓고 있으면 저 직업 간병인처럼 평상심을 유지하면서 옆에서 생활할 수 있을까.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밖에 없었고, 솔직히 자신이 없었습니다. 완화적 진정이 환자뿐 아니라 간병인의 고통도 덜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두려움이 많이 가십니다. 비명을 지르는 환자 분은 저희가 퇴원하기 하루 전에 퇴원하셨는데, 그때 그 분 가족을 잠시 스쳤습니다. 간병인보다 오히려 더 사무적이고 무관심한 모습이었는데, 잠깐 위화감을 느꼈지만 이내 제가 그 위치였어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환자 분은 이 병원을 나와서는 어디로 가시는 걸까 궁금해 하기도 했습니다.
ㅠㅜ......
@장맥주 작가님. 김새섬 대표님 근황이 궁금했는데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분 위해 계속 기도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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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님의 대화: '더 로드'는 꼭 영어로 읽으세요. 영어로는 완전 시 같은 책이었어요. 전부 이해는 못 해서 한국어로 다시 읽었지만유 ^^
영어로 읽으면 좋을 책들 궁금했는데 살포시 넣어둡니다^^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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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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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 오디세이로 계속 이어집니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
천천히 읽어요
세계문학전집 느리게 읽기 (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안 노란 책을 찾아라!
안노란 책 리뷰 <지금, 그리고 그때>안노란책 리뷰 <슬픔의 물리학>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안노란 책 리뷰 <영원히 계속되다가 끝이 난다 > 앤 드 마르켄안노란 책 리뷰 <메데이아> 에우리페데스안노란 책 리뷰 <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하임 마이어호프
새벽엔 느낌 좋은 소설로 하루 시작해요
[느낌 좋은 소설 읽기] 3.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느낌 좋은 소설 읽기] 2. 오버스토리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
아티초크의 멋진 책!
[아티초크/책증정] 세계 여성 시인선 100『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와 함께해요.[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
‘인생 록 음악’ 추천!
[그믐밤] 49. 국제 암석의 날 기념, ‘인생 록 음악’ 추천해주세요[김영사/책증정] 대화도 음악이 된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함께 읽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새폴스키의 책을 읽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6.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동구권 SF 함께 읽어요!
[함께 읽는 SF소설] 12.신이 되기는 어렵다 - 스트루가츠키 형제[함께 읽는 SF소설] 11.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3) 프랑켄슈타인[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2회차 『로빈슨 크루소』(다니엘 디포, 1719)[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3권의 책 종류
『육식의 종말』완독 하기! (책 증정)[김영사/책 증정] 장안의 화제! 노화과학을 다룬 <우리는 왜 죽는가>를 함께 읽어요 [인플루엔셜/책증정] 진정한 앎은 무엇인가? <지식의 탄생> 읽고 함께 이야기해요!
청명하다, 꾸준히 읽는 중
독서기록용_웍과 칼독서기록용_필요의 탄생독서기록용_제자리에 있다는 것독서 기록용_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삼국지를 가슴에 품다
삼국지 전권독파 - 요시카와 에이지 버전으로[모집] 평생의 숙제 인간관계, 삼국지의 영웅들에게 답을 묻다 (w. 『최소한의 삼국지』)
혼자이기에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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