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

D-29
ifrain님의 대화: 뭔가 털 같은 것이 삐져나와서 더 궁금해졌어요. 음식물쓰레기라면 생선 가시 일까요? 그런데 보통 음식물쓰레기는 노랑색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 넣지 않나요..
제가 주로 음쓰를 버려 본 경기도와 제주도는 따로 음식물쓰레기 봉투가 없고, 음쓰만 기계에 넣으면 무게에 따라서 교통카드로 정산을 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받은 각종 봉지를 음쓰봉투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제가 추측을 해 보자면... 게딱지 아닐까요? (음쓰에 버리면 안되지만 모르고 음쓰에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딱지 가시가 딱 저렇게 삐져나오는 경우가 많은데...ㅋ
챠우챠우님의 대화: <어떻게 보낼 것인가> 라는 책은 없지만, 가장 비슷한 내용을 다룬 소설이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치매 어머니를 간병하는 중년 여성, 뇌졸중 아버지를 간병하는 20대 청년의 이야기인데 답답하고 힘든 이야기 이지만 서로 아픔을 나누면 그래도 버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희망이 조금 보이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읽으셨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문미순 작가님이 오랫동안 뇌졸중인 남편을 간병한 경험을 녹여서 쓰신 책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읽으며 참 먹먹하면서도~~ 마지막에 따뜻하고 희망이 느껴진느 소설이었어요 ~~ 반갑네용!!
다솜726님의 대화: @장맥주 @ifrain 예전에 영화로 보면서 너무 괴로워했던 생각이 납니다. 차라리 토마토를 드세요, 작가님 ㅠㅠ
제가 토마토를 엄청 싫어하는 건 아니고 그냥 좀 싫어하는 정도였는데 이제 토마토를 싫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압박감을 느낍니다. ^^;;; 토마토 주스랑 맥주랑 섞어 마시는 칵테일이 있더라고요. '레드 아이'라는 이름인데, 아무리 상상해 봐도 괴식 같지만... 나중에 @ifrain 님과 @다솜726 님을 그믐 오프라인 행사에서 뵙게 되면 레드 아이를 대접해드리겠습니다. 그때 저도 한 잔 마시겠습니다. 필요한 재료를 편의점에서 금방 구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배합비는 1대 1이라네요. ^^
ifrain님의 대화: 2018년에 성경 구절을 읽다가 끄적거린 그림이 있었어요. 2022년에 이걸 핸드폰 기능으로 색을 칠해본 것 같은데요. 저는 빗물을 눈물로 연결해서 생각하기도 합니다. ^^ 눈물이 이 세상의 더러운 것들을 깨끗하게 씻어내려가게 하고 식물들에게는 갈증을 해소하게 해주면서 더 없는 축복이 되잖아요. 과학적인 관점에서는 물의 순환으로 지구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요.
그렇네요, 정화 기능을 하는 사람의 눈물과 지구에서 물의 역할. 가만히 머물러서 그림을 보게 됩니다. 저는 잘 그린다는 기준 때문에 늘 그림에 소질이 없다고 여기며 지내왔는데, 그냥 편하게 느끼는 바를 그림으로 끄적끄적 그려보고 싶어지는 요즘이네요. 편하게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하나는 당시 페그 선생님에게서 배우고 있던 초등학생 아이들의 연주회였고, 다른 하나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옛 제자들의 연주회였다. 모두들 그녀의 집 거실에 모여 사랑하는 선생님을 위해 브람스, 드보르작, 소팽, 베토벤을 연주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80,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자신의 이야기를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마치고 싶은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80,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아무리 많은 경험을 했다 하더라도, 예측을 불허하는 자연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86,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ifrain님의 대화: 토마토의 붉은 육질을 벗어 던지고 그믐달을 향해 점프하는 토마토 꼭지의 비상을 표현해보았습니다.
와 이렇게 금방 토마토 꼭지가 예술이 되네요…
어느 누구도 자신이 이렇게까지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않는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아버지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고, 나는 카테터를 삽입했다. 소변이 파도처럼 쏟아져 나오면서 바다 같은 안도감이 밀려왔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89,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우리는 사람들의 건장과 생존을 보장하는 것이 주된 임무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 이상의 일을 해내야 한다. 바로 환자의 행복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행복은 한 사람이 살아 있기를 바라는 이유와 깊은 관련이 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94,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모든 의료계 종사자들이 환자들을 돌볼 때 같은 사고방식을 적용할 수 있게 될 때에야 비로소 샴페인을 터뜨릴 수 있을 것이다. 완화치료 분야가 따로 필요하지 않은 상태 말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95,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힌두 신화에 따르면 망자의 유해가 위대한 강에 닿는 순간 그는 영원한 구원을 받는다고 한다. 수천 년 동안 유족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재를 갠지스강에 가서 뿌렸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96,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ifrain님의 대화: @분홍하늘 실패를 받아들이고 넘어가는 것도 능력이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이론적으로는 그래야지 하면서도 막상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패도 역시 경험이라는 생각에 많이 실패해본 사람이 그만큼 실패의 다양한 맛을 알고 다시 일어서는 시간도 짧아지고 마음의 상처도 서둘러 아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장맥주 ‘패배하고 그게 어떤 기분인지 알았기 때문에 다시 겪는 것을 예전만큼 두려워하지 않게 된 대상도 있다’ 는 말씀도 이해되고요. 어떤 기분인지 알게 되는 것도 그 상황에 대해 덜 두려워하게 만들고 그건 예전의 나보다 ‘조금 더’ 성숙하고 강해졌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나이들면서 경험이 쌓이는데도 여전히 두렵거나 심지어는 더 두렵고 더 예민해지고 더 견디기 싫어질 때였던 것 같습니다. 경험이 아직도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경험이 너무 많아서인지 아니면 그저 노화의 숙명인 것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장맥주 님 말씀처럼 그 느낌 아니까 덜 두려워지는 상태를 여전히 꿈꿔요. @ifrain 말씀대로 실패의 다양한 맛을 음미하고 소화할 줄 알아야할 것 같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종교 중 하나인 힌두교에서는 갠지스강을 성스럽게 여길지 모르지만, 의사인 나는 그곳이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강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이 더 신경 쓰였다. 완전히 화장되지 않은 채 강으로 던져지는 시신들도 강을 오염시키는 데 한 몫을 했다. 강물을 조금 마셔야 한다는 걸 알고 있던 나는 갠지스강물의 박테리아 지수를 미리 확인해서 적합한 항생제를 먹어 두었다(하지만 편모충에 감염됐다. 기생충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한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98,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그와 더불어, 비록 컵에 담긴 강물이나 잿빛 유해 그 어느 것에서도 아버지를 느낄 수는 없었지만, 그토록 오랫동안 사람들이 의식을 치러 온 그곳에서 나는 아버지가 우리보다 훨씬 큰 무언가와 연결되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p.398~399,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나는 넘실거리는 강물 위에서 수많은 세대가 손을 맞잡고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아버지는 우리를 그곳에 데려감으로써 자신이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의 일부분이고, 우리도 그렇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399,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모른다. 그럴 기회가 있었기에, 아버지는 우리에게 자신이 평화를 찾았다는 걸 알릴 수 있었고, 덕분에 우리도 평화를 찾을 수 있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400,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챠우챠우님의 대화: @HL7707 님이 중요한 내용을 잘 설명해 주신 것 같습니다. 호스피스 케어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말기암 환자분들의 경우 본인이나 가족의 의사에 반해서 콧줄을 꼽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기사에 나오는 요양병원 사례는 대부분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뇌졸중, 치매 환자분들에 해당하는 이야기 입니다. 이 분들의 경우 '임종기'에 접어들기 훨씬 이전에 병원이나 요양병원에 입원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뇌경색으로 반신마비와 연하곤란이 온 80세 환자분 처음 병원에 왔을 때는 콧줄을 삽입하게 됩니다. 아무리 나이가 많더라도 급성 뇌경색으로 인한 연하곤란은 회복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폐렴을 방지하고 약을 드리기 위해 (주사제로 드릴 수 없고 경구로 드려야 하는 약이 꽤 많습니다) 콧줄을 삽입합니다. 뇌경색 급성기가 지나고 편마비와 연하곤란이 고착되고 점차 쇄약해지는 상황이 되면 고령의 환자분들은 요양병원으로 전원을 하게 되고, 콧줄을 유지한 채 요양병원으로 가시게 됩니다. 그러면 요양병원에서는... 이미 삽입되어 있는 콧줄을 빼기가 어려워 집니다. (혹시라도 폐렴이 생기거나, 경구약을 못 드려서 뇌경색이 재발하는 상황이 오면 가족 중 누구 한 명이라도 문제 제기를 하면 책임을 면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렇게 되면 요양병원에서는 콧줄을 계속 끼고 계시다가 임종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천천히 진행하는 치매의 경우에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치매 초기에는 연하곤란이 없지만 치매가 상당히 진행하면 연하곤란도 생기게 되고 폐렴으로 입원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러면 (혹시라도 회복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폐렴이 더 악화되면 바로 사망할 수 있기 때문에) 콧줄을 유지하게 되고... 장기화되면 요양병원에 콧줄을 가지고 가게 됩니다. 그러면 뇌경색으로 처음 병원에 왔을 때, 폐렴으로 처음 병원에 왔을 때 콧줄을 제외한 치료만 하면 되지 않느냐... 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이게 참 어렵습니다. 아무리 고령의 환자에게 생긴 뇌경색이더라도 분명 회복되는 경우가 있고, 뇌경색 치료에서 중요한 약들은 대부분 먹는 약입니다. 폐렴의 경우에도 회복되는 경우가 분명히 있고 콧줄을 안 꽂으면 폐렴은 계속 악화가 됩니다. 그러니 대부분 콧줄을 꼽게 되죠. 지금 근무하는 병원은 워낙 고령이신 분들이 많이 오셔서 가끔은 아예 콧줄을 안 꼽는 것을 포함해서 연명치료를 하지 말자고 가족분들하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임종기가 아닌 급성 뇌경색, 폐렴으로 입원하게 되는 가족들이 이걸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저 자신이 나중에 무슨일이 생길까 봐 방어적이 되는 것도 무시할 수 없고요. 저도 매번 고민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챠우챠우 님께서 근무 중이시라니 오랜 궁금증이 다시 한 번 올라와 실례 불구하고 여쭙습니다. 말기 암환자이셨지만 큰 부작용 없이 정정하셨던 저희 가족분이 작년 이맘때쯤 대상포진으로 시작된 갑작스러운 고통으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시다 항암이 지금은 불가하다고 하니 그럼 차라리 호스피스에 가시겠다고 갑작스레 선언하셨습니다. 그런터라 호스피스에서 일주일만에 세상을 떠나시리라고는 가족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는데요. 제가 간병하던 당시 더이상 식사를 못하셔서 주사로 영양제와 진통제는 계속 들어가는데 일어나지도 못하셔서 몸이 많이 부으신 날이 있었습니다. 간호사분께 말씀드리니 가실 때가 되서 소변이 안나오시는 거라고 하셨는데 제 생각에는 연명의료는 안하더라도 배출이 될 수 있도록 소변줄은 필요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요. 적어도 그게 고통을 줄여드릴 수 있었던 건 아닌지 아니면 불필요한 고통을 야기할 수 있어 안하는 것이 나았던 건지 일년이 지난 지금도 문뜩문뜩 생각이 납니다. 완화의료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요? 이런 상황에서 무엇이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일까요? 어떤 의견이라도 남겨주시면 소중히 읽겠습니다. @HL7707 님도 가능하시면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제 짧은 경험으로 말씀드리자면 아마 그 때는 소변줄을 꼽으셨더라도 소변이 안 나왔을 겁니다. 임종기에 접어들면 신장이나 심장기능도 문제가 생기게 되고 그로 인해서 붓고 소변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얼마전에 아버지를 보내드렸는데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동안 내가 뭘 잘못해서 더 힘드셨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분홍하늘 님께서도 그런 생각 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호스피스에서 충분히 덜 힘들게 잘 돌봐드린 것 같습니다. 너무 마음쓰지 마세요.
질병과 노화의 공포는 단지 우리가 감내해야 하는 상실에 대한 두려움만은 아니다. 그것은 고립과 소외에 대한 공포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부터는 그다지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돈을 더 바라지도, 권력을 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가능한 한 이 세상에서 자기만의 삶의 이야기를 쓸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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