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1~12장

D-29
어떤 민족이나 국가에 대한 편견이 세를 얻었을 때, 기근이 횡행하며 국기의 위신이 도전을 받았을 때, 우주 속에서 우리의 위치와 목적이 흔들린다고 일부 사람들이 탄식할 때, 또는 우리 주위에서 광신적 행동이 거품처럼 일 때, 그때 예전부터 익숙한 사유 습관들이 우리를 지배하기 위해 손을 뻗는다. 촛불이 점차 희미해진다. 초의 작은 불꽃 웅덩이가 떨린다. 어둠이 모인다. 악령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55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과학은 지식을 추구하는 완벽한 도구라고 할 수는 없다. 과학은 우리가 가진 최선의 도구일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과학은 민주주의와 비슷하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55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과학 성공 이유 - 과학적 사고방식, 오류 수정 장치
우리가 자신에 대해서 관대하고 무비판적일 때, 희망과 사실을 혼동할 때, 우리는 유사 과학과 미신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56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인간은 절대적인 확실성을 간절히 바란다. 인간은 그것을 동경하는 것 같다. 일부 종교 분파는 그런 절대적 확실성을 획득했다고 뽐내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 지식 획득의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과학의 역사가 가르쳐 주는 것처럼 우리가 희망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은 우리가 이해하는 것을 조금씩 늘려 가고 실수 속에서 배우며 우주에 점진적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는 결코 절대적 확실성을 손에 넣을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오류로 얼룩져 있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57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과학의 위대한 계명들 가운데 하나는 '권위에 호소하는 논증을 믿지 마라 '이다. (물론 과학자들도 영장류이고 집단 내 위계에 약한 존재라 이 계명을 항상 지키지는 못한다.) 권위에 호소하는 논증은 거의 대부분 거짓으로 입증되었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58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과학에는 신성 불가침의 진리 따위는 없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개방성과 더불어 모든 아이디어를 회의적인 태도로 엄밀하게 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밀에서 겨를 걸러 낸다. ~중략~ 과학의 세계에서 가치있는 것은 다양성과 논쟁이다. 이 세계에서 장려하는 것은 각자의 의견을 내놓고 옳고 그름을 철저하게 다투는 일이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62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과학자들은 확립된 것처럼 보이던 믿음을 뒤집어 버린 사람들에게 최고의 보상을 준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65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기성종교는 종교를 의심하는 자들에게 어떤 보상을 주는가? 이 문제와 관련해서 사회는 기성 사회와 기존 경제 체제를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보상을 주어 왔는가? 앤 드루얀(Am Druryan, 1949년-)이 썼듯이, 과학은 언제나 우리 귀에다 이렇게 속삭인다. "명심해, 너는 미숙해. 너는 실수하고 있는지도 몰라 전에도 틀린 적이 있잖아." 이처럼 겸허한 말이 종교에도 있다면, 가르쳐 달라. ~중략~ 물론 내가 틀릴 수도 있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68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진리는 우리를 당황하게 하거나 직관에 반하는 기묘한 것일 수 있다. 진리는 기존의 믿음과 심각하게 모순될 수도 있다. 과학은 실험을 통해 그 진리를 다루어 나간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71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혼돈과 기만의 거대한 대양에 이따금 떠오르는 진리를 발견하는 일은 신중함과 헌신, 용기를 요한다. 그러나 만약 이 힘든 사고 습관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직면한 정말로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희망은 우리를 찾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순진무구한 젖먹이를 노리며 어슬렁대는 유괴범이나 돌팔이가 판치는 나라와 세상에 살게 될지도 모른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74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3장 달의 남자, 화성의 얼굴
이처럼 전문 과학자들이라고 하더라도 패턴 인식과 관련해 심각한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심지어 훌륭한 발견을 이룩했던 유명한 천문학자들도 여기서는 자유롭지 않다. 특히 우리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한 발견과 얽혀 있는 것으로 보일 경우 우리는 적절한 자기수양과 자기 비판을 잊어버리고는 한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88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 아미추어들, 그리고 때때로 전문가들까지도 혼란에 빠질 수 있다. 그들의 바람과 두려움, 위대한 발견일지도 모른다는 흥분이 희의주의적이고 신중한 접근을 신조로 하는 과학의 발걸음을 어지럽힐 수 있는 것이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90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과학은 본래 비밀주의적이라는 생각에 나는 반대한다. 과학의 문화와 윤리는 근본적으로 집단적이고 협력적이며 소통적이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97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이러한 종말론적 과장과 별난 생각으로 가득한 이야기만 유행하게 되면, 대중은 진정한 위험과 타블로이드 신문의 허구를 구분하기 어렵게 되고, 그 위험에 대처할 인류의 능력을 저하시키게 된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01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타블로이드 신문은 애초에 오락거리이기 때문에 발행자나 독자 모두 그 매체들이 다루는 이야기의 부조리를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에 증거라는 짐을 지울 필요가 없다고 여긴다. 그러나 사람들이 내게 보낸 편지들은 꽤 많은 미국인들이 타블로이드 신문을 매우 진지하게 열독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02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1 타블로이드 스타일의 싸구려 기사가 그렇게 확산되는 것은 팔리기 때문이다. 그것이 팔리는 이유는 단조로운 일상을 벗어나게 해 줄 자극을 갈망하고, 어린 시절에 우리가 느꼈던 불가사의한 경이를 다시 느끼고 싶어 하며, 인류보다 오랜 역사를 살아오며 더 슬기로워진 누군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믿음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우리 가운데 많기 때문이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03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2 적어도 믿음으로만 살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 사람들은 확실한 증거와 과학적 증명을 요구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들은 과학의 승인 도장을 갈망하지만, 그 증거에 요구되는 엄격한 기준을 기꺼이 견뎌 낼 마음은 없다. 의심하지 말고 믿기만 해도 된다면 얼마나 편할까. 그렇게 된다면 자기 일은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는 진저리쳐지는 부담도 벗을 수 있을 것이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03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3 여기에서 현대의 기적이 만들어진다. 적당히 만들어진 그 기적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사람들의 보증을 받아 회의주의적이고 공식적인 검사를 받지 않은 채, 사람들이 타블로이드 신문을 사는 전국 슈퍼마켓과 잡화점, 편의점의 판매대에 깔린다. 타블로이드 매체들은 과학의 이름으로 오래된 신앙을 포장한다. 우리가 낡은 믿음을 의심하는 데 사용하는 도구인 과학을 말이다. 그러고는 유사 과학과 사이비 종교를 하나로 묶는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03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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