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1~12장

D-29
그러나 인간은 스스로를 속이는 지능을 타고난 존재이다. 그러므로 우주를 탐험하는 사람이라면 도구 상자 속에 반드시 회의주의, 즉 의심의 정신을 챙겨 넣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길을 잃을 것이다. 우리가 만들어 내지 않아도 저기 밖에는 경이로운 일들이 충분히 있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04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4장 외계인
인류는 달과 다른 행성들로 가려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긴 역사를 가지고 더 슬기로운 다른 세계의 존재들도 자신들의 별을 떠나 우리에게로 오려고 하지 않을까? 그러지 않을 이유가 무엇일까?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11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찰스 맥케이 《대중의 미망과 광기》라는 책에서 ~ 중략~ 내 눈을 특히 더 강하게 사로잡은 것은 십자군에 관한 장이었다. 그 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어느 시대든 그 시대 나름의 어리석음이 있다. 그것은 음모나 계획일 수도 있고 환상일 수도 있다. 사람들은 그것을 향해 달려드는데, 경우에 따라 획득에 대한 욕망이나 자극에 대한 필요, 아니면 흉내라도 내야 한다는 압박이 박차를 가하기도 한다. 어느 것이든 여기에는 일종의 광기가 따른다. 그러한 광기를 정치적,종교적 또는 양자가 결합된 대의명분이 자극한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13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사람들이 열정을 가지고 뜨겹게 옹호했지만 나중에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밝혀진 가설이 얼마나 많았던가! 이렇게 나도 인간이란 본디 오류를 범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며 하늘을 나는 원반에 대해서도 다른 설명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16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우리는 아직 지구 밖에도 생명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 만큼의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 다. 우리는 이제 막 그 탐사를 시작했다. 오늘 우리가 아는 것은, 내일이 오면 더 새로운 정보, 더 나은 정보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것뿐이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22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회의주의, 즉 의심의 정신을 갖추는 데 학위 같은 고학력은 필요없다. 중고차를 살 때 보면 대부분의 사람이 이 정신을 멋지게 발휘한다. 나는 회의주의의 민주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생각은 어떤 지식을 건설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이 의심의 정신을 필수적인 도구로서 자신들의 도구 상자 속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이 요구하는 회의주의도 우리가 중고차를 살 때나 텔레비전 광고를 보고 진통제나 맥주를 살까 말까 판단할 때 취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것이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28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그러나 이 회의주의가 담긴 도구 상자를 일반 시민이 쉽게 구할 수 없는 것도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의심의 정신이라는 것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무언가에 실망할 때마다 자발적으로 싹트는 것이기는 하지만,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제대로 가르쳐진 적도 없고, 심지어는 과학 학회에서도 거의 언급된 적이 없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29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우리의 정치, 경제, 광고, 종교(뉴에이지든 전통 종교든) 문화에는 무엇이든지 가볍게 믿어 버리는 경신의 풍조가 만연되어 있다. 회의주의자들이라면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회의주의의 싹이라면 나자마자 솎아 내려는 이들이 사회 곳곳에 포진해 있다고. 무언가를 팔려는 사람들,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는 사람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들일 것이라고.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29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과학의 모든 분야에는 그것에 해당하는 유사 과학이 달라붙어 있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78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5장 속임수인가, 비밀주의인가
강력한 힘을 가진 외계 생명체가 지구인을 농락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방송과, 이런 이야기가 나도는 것은 인간의 약점과 미성숙 때문이라고 잔소리하는 방송 중에 어떤 게 시청률이 더 높을까? 어느 쪽이 더 믿을 만하고. 어느 쪽이 더 재미있을까? 어느 쪽이 현대인의 심금을 더 강하게 울릴까?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33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많은 사람이 UFO를 그냥 받아들이는 것은 애초부터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기 때문임을 나는 발견했다. 그들은 목격 증언은 신뢰할 만하고,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망상이나 장난은 그 정도 규모로는 불가능하며 우리가 진실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정부 상층부가 장기간에 걸쳐 고도의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믿어 버리는 것이다. UFO 이야기에 쉽게 속아 넘어가는 풍조는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정부에 대한 불신을 양분 삼아 만연하고 있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34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방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기밀로 취급하는 게 합법인 정보도 있고, 군사 설비 관련 정보라면 비밀 유지가 국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군부, 정계, 정보 기관에는 내부 사정 때문에 비밀 유지를 중요시하는 풍조가 있다. 비밀 유지는 자신들의 무능과 그것보다 나쁜 오류에 대한 비판을 막고. 책임을 모면하는 한 가지 방법이기 때문이다. 비밀주의는 국가 기밀을 취급할 수 있는 소수의 엘리트 계급이나 기득권 집단을 만들어 낸다. 그들은 그런 정보를 얻지 못하는 일반 시민 대중과 구분된다.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면, 비밀주의는 민주주의나 과학과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하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46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인류의 역사에는 이것과 비슷한 사례들이 많다. 출처가 의심스러운 문서가 갑자기 발견되고 발견자의 입장을 강력하게 지지해 주는 중요한 정보가 그 문서를 통해 드러난다. 주의 깊게, 때로는 과감하게 조사하다 보면 그 문서가 가짜였음이 밝혀진다. 문서 위조자들의 동기를 이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47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냉전 종식 이후에 NASA는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고, 자신들의 존재를 정당화해 줄 사명을 찾아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우주에서의 인간 활동을 정당화해 줄 훌륭한 이유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만약 우호적이지 않은 외계인들이 매일매일 지구를 방문하고 있다면, 정부 예산에 목매는 NASA가 이것을 증액의 지렛대로 이용하지 않을 리가 없다. 그리고 만약 외계인의 침략이 착착 진행 중이라면, 전통적으로 조종사 출신이 주도권을 가지는 공군이 유인 우주 비행에서 한 걸음 물러나서 무인 부스터 로켓만 쏘아 올릴 리도 없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50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다른 나라에서도 그렇지만 국방부는 실제든 가상이든 적이 있어야 잘 나갈 수 있는 조직이다. 적이 존재한다는 사실로부터 최대의 이익을 얻는 조직이 적이 있다는 사실을 감춘다는 것은 가능성이 극히 작은 이 야기이다. 탈냉전 시대 미국에서(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군사 분야든, 민간 분야든 우주 계획이 기를 펴지 못하는 것을 보면, 우리 곁에 이미 외계인이 와 있다는 생각을 강력하게 부정하게 만든다. 물론 국방개혁을 수립하는 사람들도 그런 사실을 모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50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사람은 잘 알지 못하는 문제를 마주하게 되면 감정이 고조된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말해 준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외계인 납치 관련 보고들이 일으키는 혼란과 관련해서 이것은 참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인간을 대상으로 성적 실험을 하는 외계인이 침략하고 있다는 가설이든, 환각과 망상이 전염병처럼 유행하고 있다는 가설이든 간에 무언가 중요한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우리가 이런 주장들에서 강렬한 느낌을 받는 것은, 두 대안 가설 모두 불쾌한 함의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52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6장 환각
나는 이런 의문이 든다. 어째서 UFO의 승조원들은 우리 행성의 최신 문제나 당면 위기에 대해서만 우려하는 것일까?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58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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