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1~12장

D-29
예를 들어, 정부가 부패하고 무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하면 우리는 낙담한다. 그렇다면 그 사실을 알지 못하면 더 좋을까? 무지는 누구의 이익에 기여하는가? 만약 인간이, 예컨대 낯선 사람을 증오하는 유전적 경향을 가지고 있다면,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 유일한 해독제가 아닐까?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34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그러나 미신과 유사 과학은 방해를 한다. 쉬운 답변을 제공함으로써 우리 가운데 '버클리 씨'와 같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회의주의적 태도를 바탕으로 한 엄밀한 검토를 교묘하게 회피하게 만든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35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유사 과학은 과학보다 받아들이기 쉽다. 실재와 마주함으로써 하게 되는 마음고생을 훨씬 쉽게 회피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실재와 비교한 결과를 제어할 수 없는 경우에) 또 통용되는 증거 기준이 훨씬 더 느슨하다. 부분적으로는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일반 대중에게는 유사 과학이 진짜 과학보다 훨씬 더 쉽게 다가간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유사과학의 대중성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36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유사 과학은 강력한 감정적 호소력을 가지고 있다. 과학은 이런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유사 과학은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지만 갈망하는 개인적인 힘(오늘날에는 만화책에 등장하는 슈퍼 히어로에게 부여된 힘이고 예전에는 신에게 부여되었던 힘이다.)에 대한 환상을 부추긴다. 어떤 경우에 유사 과학은 사람들의 정신적 허기를 채워 주고 질병을 치료하고 죽음이 끝이 아님을 약속한다. ~ 중략~ 때때로 유사과학은 과거의 종교와 새로운 과학 사이에서 양자 모두로부터 불신을 받는 일종의 중간 지대이기도 하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37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시민의 감시와 과학 교육이 느슨해지면 그때마다 슬그머니 발호하는 게 유사 과학의 또 다른 특징이다. 레온 트로츠키는 아돌프 히틀러가 집권하기 직전의 독일을 이렇게 묘사했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40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오용된 과학, 유사 과학, 고금동서의 미신과 계시에 근거한 신비주의 종교들 사이에 선을 굿기는 어렵다. '컬트(cult)라는 단어는 보통 사람들이 싫어하는 종교에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의미로 쓰지 않으려고 한다. 다만, '지식'과 관련해서는 진지하게 다루려고 한다. 다시 말해 어떤 사람이 무엇을 안다고 주장할 때, 그가 그 무엇을 진짜로 아는지 따져 묻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누군가 무언가를 안다고 주장할 때 그 배경에는 그 나름의 체험이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지식이라고 할 수 있는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나는 신학의 오류나 지나침도 비판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유사 과학과 딱딱하게 굳어 버린 교조적인 종교를 구분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지난 1,000년간 종교 분야에서 일궈 온 다양한 사상과 실천의 복잡성도 인정하고 강조할 것이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45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유사 과학은 틀린 과학과 다르다. 과학은 오류를 바탕으로 발전한다. 과학은 오류를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방식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언제나 틀린 결론이 있었지만, 그것들은 잠정적이다. 가설들이 세워지지만, 그것들은 언제나 반박될 수 있다. ~중략~ 반증을 제기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과학이라는 일의 정수이다. 유사과학은 정반대이다. 유사과학의 가설들은 어떤 실험을 통해서도 반증할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심지어는 원리적으로 반증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46~47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예를 들어, 인간의 지각은 쉽게 틀릴 수 있다. 있지도 않은 것을 보기도 하고 잘못 보기도 한다. 우리는 착시의 먹이인 것이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47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아마도 과학과 유사 과학의 가장 큰 차이는 과학이 유사 과학(또는 '무오류'의 계시)보다 인간의 불완전성과 오류 가능성을 훨신 더 신랄하게 인정한다는 점일 것이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48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과학을 보급하기 위해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하는 일은 과학에서 이루어진 위대한 발견에도 온갖 우여곡절이 있었음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 어떤 오해가 있었고, 어떤 경로 변경이 있었으며, 변화를 완고하게 거부하는 이들과 변화를 추구하는 이들이 연구 현장에서 어떤 갈등을 벌였는지 진짜 역사를 전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중략~ 게다가 과학적 방법이라는 것은 겉보기에 다루기 번거로운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방법이야말로 발견 자체보다 휠씬 더 소중한 것이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1장 가장 소중한 것 49p,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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