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5. SF

D-29
사회 단계 1: 황야 <주인공> 황야 단계를 그린 스토리에서 주요 적대자는 자연 또는 자연을 상징하는 무언가다. 사람들은 자연과의 대립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신과 초인을 만들어낸다. 현대에는 이 단계를 그린 스토리를 찾아보기 어렵다. SF에서는 종말 이후 세상을 다시 만드는 설정이 자주 등장한다. <그래비티>의 작가들은 우주 공간에서 진정한 황무지를 탄생시켰다. *스토리 예시: <스타워즈>, <매드 맥스>, <로빈슨 크루소>, <마션> 324-325p
장르의 해부학 - 창작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장르 스토리텔링의 비밀 존 트루비 지음, 신솔잎 옮김
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며 그대의 손에 무한을 쥐고 찰나의 시간에 영원을 보라
장르의 해부학 - 창작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장르 스토리텔링의 비밀 318, 존 트루비 지음, 신솔잎 옮김
책 읽다 말고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에 꽂혔네요. 시가 너무 좋아요. 윌리엄 블레이크가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우주적인 경이감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To see a world in a grain of sand And a heaven in a wild flower Hold infinity in a palm of your hand And eternity in an hour
SF는 사회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더 정확하게는 더 나은 사회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이야기하는 장르다.
장르의 해부학 - 창작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장르 스토리텔링의 비밀 존 트루비 지음, 신솔잎 옮김
SF는 거대한 무대를 불러오기 위해서 에픽 스토리 구조를 채택한다. 에픽의 기술적 정의는 한 개인 또는 한 가족의 일련의 행동으로 국가의 운명이 결정되거나 표현되는 이야기다. 에픽이 신화에서 자주 활용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 에픽은 개인과 사회의 연걸에 중점을 둔다. 한쪽이 무너지면 다른 한쪽도 무너진다는 것이다. 신화는 여정을 통한 서사를 활용해 주인공이 자신의 운명을 깨닫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SF 에픽은 한 국가의 운명이 아니라 우주의 운명을 논한다. 이 장르는 이런 질문을 한다. 다음 단계의 지구 또는 최선의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기술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우리의 도구가 이렇게 강력해지고 이토록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상황에서 과연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장르의 해부학 - 창작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장르 스토리텔링의 비밀 존 트루비 지음, 신솔잎 옮김
수치심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내가 무언가를 성취하지 못했을 때 느끼는 공개적인 당혹감이다. 죄의식은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을 때 스스로에게 가하는 사적인 자기 비난이다. -327p
장르의 해부학 - 창작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장르 스토리텔링의 비밀 존 트루비 지음, 신솔잎 옮김
실제 작품을 쓸 때 수치심과 죄의식을 구분해서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보통 주인공의 내적 난관은 수치와 죄의식이 뒤섞인 형태인 경우가 많아서. 그래도 사회 단계별 예시로 든 <스타워즈>, <프랑켄슈타인>을 비교하면 그 차이를 알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스타워즈>는 1단계 문화(황야에서 마을로: 수치심의 문화)에 해당하고 <프랑켄슈타인>은 2단계 문화(마을에서 소도시로: 죄의식의 문화)에 해당합니다. 스타워즈의 영웅담, 영웅실패담 화소들은 사회적, 공개적 당혹감인 수치를 보여주고, 프랑켄슈타인의 사적 회고담은 닥터 프랑켄슈타인의 자기변명, 후회를 보여주며 죄의식의 좋은 예시가 되는 듯합니다. <인터스텔라>가 2단계 죄의식의 문화의 예시로 등장하는 것도 곱씹어볼 지점인 듯합니다.
@미식가들 윌리엄 블레이크를 좋아하신다니 그분의 그림 하나 두고 갑니다. <뉴턴>(1795)입니다. 뉴턴이 바다 밑에서 컴퍼스로 그림을 그리는 장면입니다. 드넓은 우주를 앞에 두고도 뉴턴은 자신이 계산할 수 있는 세계만 본다는 비판을 담았다고 합니다. 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는 윌리엄 블레이크라면 뉴턴의 유물론적 기계론적 세계관을 싫어할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뉴턴이 자신이 계산할 수 있는 세계에 집중한 덕에 우리는 우주의 신비에 다가가고, SF라는 예술 장르도 생겨났지만요.
오~ 감사합니다. 독특한 그림이네요. 나무위키에 올라온 윌리엄 블레이크의 다른 그림을 봤는데 그것도 화풍이 독특하더라고요. 사실 뉴턴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고, 그래서 자신이 하는 일이 신이 우주를 창조한 원리를 찾는 거라 믿었다고 합니다. 수학이 그에게는 신의 원리였던 거죠. 그 전까지는 물리학이 뇌피셜의 영역이었기에 , 수학으로 우주를 이해하려는 뉴턴의 태도가 블레이크는 이해가 되지 않았나 봅니다. 지금은 그게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지만요. 그렇게 되도록 혁명을 일으킨 사람이 뉴턴이고요. 아마 블레이크가 요즘 사람이었다면 뉴턴을 이해해주지 않았을까 싶어요. ^^ 뉴턴을 위한 변명 같은 댓글이 되었네요. 재미있는 그림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
자기 연구밖에 모르는 고집불통의 천문학자를 주인공으로 단편을 쓰다가 세상 사람들이 그를 비난하는 장면에서 이 그림이 떠올라서 작품에 이 그림을 등장시켰습니다. 심오한 해석까진 아니고 그냥 짧게 언급하고 지나가는 정도지만 그래도 글이 한결 풍부해진 것 같아요. 이 그림 알려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장맥주 작가님 저도 그믐에서 처음 인사드립니다. 전에 소울문 앤솔 톡방에서 간단히 인사만 나누었지요. 팟캐스트 늘 잘 듣고 있었습니다. 그믐의 열혈 유저가 되는 게 새섬 대표님을 응원하는 길이라 생각하고, 그믐에서 좋은 책 많이 읽고 나누려고 합니다. 다음에 기회 되면 오프에서도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아직 작가님, 이렇게 다시 인사 드릴 수 있어서 기쁘고 영광입니다!! ^^ 나중에 오프라인에서 뵙고 인사 드리고, 또 친하게 지내고 싶습니다. 저희 부부 팟캐스트도 들어주시는 줄 몰랐습니다. 아내랑 같이 감사드려요. 자기가 사이트를 관리하지 못하는 시간에도 그믐에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신다는 얘기에 아내가 무척 뿌듯해 하고 또 안심합니다. 작가님 덕분이에요. 저희가 함께 한 앤솔러지도 곧 나오겠네요. (저는 원고를 작년 9월에 넘겼는데 이제 거의 1년이 다 되어 가는군요...) 저는 그때까지 "골고루 먹고 가시게"를 읽겠습니다. 교보문고 sam에 있네요. ^^
@장맥주 앤솔은 가을에 출간된다고 들었습니다. 작가님은 어떤 이야기를 쓰셨을지 궁금합니다. 앤솔 나오면 참여작가들 한 번 만나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인받을결심
저도 가벼운 미스터리를 썼는데 <사람 고기를 내어드리니>에 못 미치는 거 같습니다. (진심이에요.) ^^;;; 정말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 저도 참여 작가님들 뵙고 싶은데 가을에 제가 외출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네요... 가을이든 조금 이후든, 조만간 뵐 수 있겠지요? 해시태그 감사합니다. ^^
도시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에서 시민인 주인공의 주요 적대자는 또 다른 시민이다. 하지만 도시 속 갈등은 보통 부당한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서 비롯된다. 주인공은 여전히 보통의 평범한 인간이다. 다만 이제 이 주인공의 두 가지 주된 관심사는 사회 정의를 위해 싸우는 것과 관료제의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스토리 예시: 헝거 게임, 웨스트월드, 인셉션, 롤러볼, 브라질, 메트로폴리스, 트루먼 쇼
장르의 해부학 - 창작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장르 스토리텔링의 비밀 존 트루비 지음, 신솔잎 옮김
도시화의 가장 큰 특징은 자본이 권력의 정점에 있다는 것이다. 책에서 말한 "부당한 권력을 가진 사람"도 자본계급의 최상위층이다. 스토리 예시로 든 <트루먼 쇼> 에서 한 개인을 철저히 대상으로 만들어 세상에 전시한 권력도 제작사와 광고주라는 최상위 자본가들이었다.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4단계에선 이 자본가들이 막강한 통제권력을 확보하여 디스토피아가 열릴 것만 같다.
4단계: 억압적 도시 그렇게 탄생한 사회는 불평등하고, 불공평하며, 억압적이고, 많은 이에게 성공을 향한 길이 차단된다. 도시는 전형적인 제로섬게임의 형태를 띤다. 소수가 모든 부와 권력을 지배하고 나머지는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것으로 사회는 양분된다. 331p
장르의 해부학 - 창작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장르 스토리텔링의 비밀 존 트루비 지음, 신솔잎 옮김
예상대로 4단계 사회는 디스토피아였다. 하지만 저자가 억압적 도시라 명명한 4단계 사회의 특징이 2026년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우리가 디스토피아의 문턱에 있거나, 자멸적 흐름을 타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수의 디스토피아물은 현시대의 거울상으로 읽히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참정권마저 남편에게 위임하겠다는 미국의 보수 개신교 여성들을 보며 제발로 <시녀 이야기>의 서사로 걸어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던 것 또한...
1단계 : 황야에서 마을로. 주요 활동: 생존 문화 : 주인 도덕, 수치 문화, 무력, 용기, 성취, 신체적 능력, 힘, 명예, 영광, 성과, 남성 지배적 주요적대자 : 자연, 외부인, 야만인 주인공 : 전사 2단계 : 마을에서 소도시로 주요 활동 : 농업, 건축, 영토 확장, 조직화 문화 : 죄의식 문화, 친목, 공정성, 신의, 신뢰, 자기희생, 친밀한 사회적 상호 작용 주인공 : 평범한 인간 -> 사적 정의, 남녀 간 또는 부모와 자식 간의 정의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 3단계 : 소도시에서 도시로 주요 활동 : 수직적 확장, 전문화, 국가 수립, 규칙과 통제 증가, 첨단 기술 발전, 개인의 고립, 가족의 부재, 범죄 증가 문화 : 다수의 타자와 공존->가치관의 양극화, 우리는 모두 인간이다->다양성, 관용, 공정성, 협력, 친숙함이 무례함을 낳는다->편협함, 인종차별, 민족주의, 계급의식, 내가 우선이라는 사고방식, 개인의 원자화->개인주의, 냉소적 의식 상태 소비자 문화 적대자 : 또다른 시민, 부당한 권력을 가진 사람 주인공 : 평범한 인간->사회 정의를 위해 싸움, 관료제의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것 4단계 : 억압적 도시 주요 활동 : 복잡화, 규칙 증가, 통제, 감시, 권력 집중, 소비자 문화 확대, 양분화 문화 : 공포 문화(보이지 않는 상위 권력에게 처벌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소비 문화, 정경 유착 적대자 : 악압적 시스템 주인공 : 안티히어로 인류의 역사를 간략하게 돌아본 느낌이네요. 기술 발전은 필연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 같습니다. 농업 혁명, 산업 혁명, 정보 기술 혁명... AI가 과연 그 정도의 파급 효과를 일으킬지는 아직 좀 미심쩍은데... 미래는 어떻게 변하게 될까요...? 예전에 장강명 작가님께 SF 창작 수업 들을 때 소설 속에 등장하는 세상에 대해 구체화하는 작업을 별도로 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그러한 작업은 다른 장르도 그렇지만 특히 SF를 쓸 때는 꼭 필요한 일인 듯 합니다. 어떤 기술이 존재하느냐에 따라 사회의 모습이 달라지고, 주인공의 욕망과 행동이 달라지니까요.
스토리 기법: 주축 기술 이 장르가 전하는 심오한 통찰 중 하나는 우리가 기술을 창조하는 동시에 기술 또한 우리를 재창조한다는 것이다. 기술과 인류는 끝없이 계속되는 피드백 루프에 함께 하는 셈이다. SF 장르에서 이 피드백 루프는 보통 로봇, 기계 인간으로 표현된다. 로봇은 한 가지 질문을 꾸준하게 불러일으킨다. 로봇과 사람 중에 누가 더 인간적인가? <블레이드 러너>와 <엑스 마키나>에서 그 답은 로봇이었다. [...] 주의사항이 있다. 스토리의 전개 속도를 높이려는 욕심에 미래 세계를 거친 붓질로 대략적인 윤곽만 잡는 작가가 많다. 질감이 스토리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 핵심: 사회-문화를 상세하게 그리지 못하면 피상적이고 예측 가능한 SF가 탄생한다. -335-336p
장르의 해부학 - 창작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장르 스토리텔링의 비밀 존 트루비 지음, 신솔잎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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