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 봐.”
“응, 조심하고!”
손을 맞잡고 걱정의 말을 주고받는 부모가 남사스러웠는지 아들은 열기구 바구니에서 내 건너편에 자리 잡고 서서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딴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고소공포증 때문에 결국은 열기구 탑승을 포기한 아내는 가이드가 대신 지프차를 태워주기로 했다며 땅에서 열기구를 열심히 따라가보겠다고 호기롭게 외쳤다. 손흔드는 아내의 모습이 점점 멀어졌다. 열기구가 올라가는 속도는 예상보다 빨랐다. 겁이 나서 바구니 내에 설치된 줄을 꽉 쥐었다. 아들의 손에도 힘이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쑥쑥 올라가던 열기구가 어느 정도 고도를 유지하자 그제야 주위가 보이기 시작했다. 구름 사이로 떠오르는 해가 보였다. 조심스레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이런 광경 처음 봐. 너무 멋있어.”
아들이 말했다. 이제 대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에게도 그랬겠지만 그 보다 30년을 더 산 나 역시 믿기지 않는 풍경이었다. 나와 아들은 연신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다. 아래로는 카파도키아의 비현실적인 암석 지형들이, 위로는 떠오르는 태양을 배경으로 수십 개는 되어 보이는 알록달록한 열기구들이 떠있었다. 마치 애니메이션 <붉은 돼지>에 나오는 비행기의 무덤 장면이 연상될 정도였다. 저 밑에서 아내는 들썩거리는 지프차를 타고 하늘에서 둥둥 떠가는 우리를 잘 따라오고 있을까?
“그런데, 아빠.”
“응?”
“우리 점심은 뭘 먹어?”
새벽부터 열기구 타러 오느라 아침식사를 제대로 먹지 못한 아들은 갑자기 배가 고파졌나 보다. 그래도 그렇지,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2015년 1월 튀르키예 카파도키아에서 열기구를 타던 순간을 2026년 7월에 재구성해보았습니다. 누가 해외 여행지로 어딜 추천하느냐 물으면 전 튀르키예를, 튀르키예에서도 카파도키아를, 카파도키아에 간다면 열기구를 탈 것을 강력히 권고합니다. 카파도키아의 요상한 지형은 화성암 중 하나인 현무암과 화산 폭발로 튀어나온 화산재들이 퇴적되어 만들어진 응회암이 오랜 세월 동안 풍화 침식되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버섯 모양 같은 바위의 검은 윗부분이 현무암이고 상대적으로 하얀 아랫부분이 응회암입니다. @SooHey 님의 기억 소환 덕분에 알게 된 모스 경도로 볼 때 응회암은 대략 3~5 정도의 수치를 보이므로 아주 단단한 암석은 아닙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카파도키아에는 응회암을 파서 만든 동굴집들이 많이 있죠. 동굴 호텔도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팔과 다리는 제 것입니다. ㅎㅎ
@장맥주 님이 소개하신 장가계, 제임스 본드 섬, 둔황, 그리고 페트라는 저 역시 가보고 싶었지만 아직은 동영상과 사진으로만 숱하게 봤지 직접 눈으로 보진 못했습니다. 언젠가 보게 되리라 기대해봅니다. 내일은 제가 애정하는 암석 마지막 5탄을 소개하겠습니다. 이번엔 카파도키아와는 사뭇 결이 다른 국내 토종 응회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