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든 검사든 판사든 생각이 없던 아빠가 결국 외교관이 되고 제가 가장 어린 시절 가졌던 기억은 사우디 아라비아에 있을 당시였는데 주재원 자녀가 그렇게 제 또래가 많진 않았던 것 같아요.. 어차피 자주 교류도 힘든 나라였고.. 볼만한 TV도 없는 집 안에서 무슬림 율법에 의해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엄만 문제적 시어머님에게 시달리고 아빤 항상 일로 바빴고 저희는 좀 방치되었어요.
https://youtu.be/aJb3uc1D1D8?si=dIfk4NLcK8OOOJ0H
Coldplay perform Iranian protest song Baraye in Buenos Aires: 'We send our support'
엄마도 제가 4살까지 말 안 했을 때는 그냥 '별로 할 말이 없나보지'하고 웃어넘겼지만 애들 책 읽어주는 것도 지겹고 본인의 독서 시간이 너무 필요해서 한글은 서둘러 가르치고 서둘러 읽기 독립을 시켰습니다. 그래서 오직 책 읽고 그림 그리고 음악 듣고 망상 속에서 노는 것 밖에 할 일이 없었어요. 나중에 로알드 달의 마틸다를 읽고 나만 저렇게 책 속에 혼자 방치된 채 큰 게 아니구나 하고 많은 위안을 받았고 저도 언젠가 Roald Dahl의 마틸다처럼 폭력적이고 억압된 세상에 반기를 들고 자유로워지길 책들로 쌓여진 피난처에서 꿈꾸었습니다.
https://youtu.be/iV1JLbG-LjE?si=g52pub3giXV0h6Qx
Matilda [MV] - "Naughty"
엄만 어린이 전집을 사줄 여유도 없고 제가 읽을 만한 책을 따로 가이드해준 적이 없어서 이웃집 언니오빠들에게서 빌려온 책을 다 읽고 난 후 엄마 아빠의 어른들 책도 읽기 시작했고.. 다소 나이대에 맞지 않는 책도 많이 읽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덕분에 이것 저것 잡다하게 주워 읽어서 나중에 미리 공부한 것 없이 한국에 돌아가서도 성적은 처음부터 좋았어요. 하지만 괴상한 생각도 많이 하고 사회성이 많이 부족한 자폐적 성향을 가진 사람으로 자란 것 같긴 해요. 로보트나 외계인 같다는 소리도 많이 듣고요.. 쟤처럼 책밖에 모르는 이상한 여자애랑 절대 사귀지 말라고 아들에게 경고하던 아줌마들도 있었어요;;(저도 아줌마나 아드님도 거절하거든요!)
[그믐밤] 49. 국제 암석의 날 기념, ‘인생 록 음악’ 추천해주세요
D-29

borumis

borumis
미국에서는 그나마 수도 근처여서 그런지 비슷한 외교관 자녀들도 많고 친구들이 좀 생겼습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친해지고 혼자 짝사랑하던 친구도 금새 일본으로 떠나버리고..(외교관 자녀의 비애)
그 외에 아무리 성적이 좋고 영어를 잘 하게 되어도 미국이라는 사회에서 나이가 들 수록 집단 (잘 살고 popular하고 예쁘고 운동 잘 하고 아무런 장애도 없는 외향적인 ‘정상인’ 그룹과 부유하지 않은, 유색인종이나 WASP또는 유대인이 아닌 외국인, 또는 장애나 상처를 갖고 있는 '이상한 애들'로 갈라지는 벽이 명확히 보이더라구요.
예를 들어 처음으로 운동치인 제가 기적적으로 축구경기에서 골에 성공한 것은 상대팀의 남자애가 제가 자기 팀의 중국여자애와 헷갈려서 골대 바로 근처에서 제게 자살 패스를 해서 그런 건데.. 저야 워낙 전학온지 알마 안되었고 작고 존재감 없는 애였지만 그 여자앤 어릴적부터 거기 살았고 말 많고 사교적인 여자애라 저랑 전혀 안 닮았는데 단지 같은 아시아인이란 이유로 헷갈렸다는 것도 racism에 대해 맛본 첫 경험 중 하나였어요. 그리고 집안도 엄청 부자고 성격도 밝고 스포츠도 잘하는 친구가 제가 best friend forever라고 맹세하며 부모님과 형제들도 절 너무 좋아해서 이상했는데 남동생이 누나 친구들 중 형을 보고 이렇게 같이 잘 놀고 다시 우리 집에 놀러온 사람은 누나 밖에 없었다는 말을 듣고 정말 부조리를 느꼈죠. (제 친구의 한참 나이 많은 오빠는 어린이같은 순진한 웃음을 지닌 다운 신드롬 및 자폐증이었습니다.)
그 외에 당시 초등학생 고학년 때부터 파티 다니며 늘어나는 섹스와 AIDS 등의 이야기들(당시 에이즈가 많은 이슈였죠)과 Just say no라는 문구가 유행할 정도로 이슈가 되던 마약 등 미국은 참 낯선 곳이었는데요. 인어공주 Ariel이 part of your world가 되길 바랐지만 그래서 정말 저를 받아주는 소수의 친구들 빼고는 고립된 세상에 빠졌고 너무 빨리 헤어진 첫사랑 이후 그저 책이나 영화 속의 사랑이 더 편했던 Belle처럼 또다시 책과 영화, 만화, MTV채널의 음악이 더 편한 세계에 빠졌죠.. 그리고 엄마가 자주 어디 갔는지 모르지만 절친인 화가 아저씨 아줌마 집에 맡겨진 채 자주 지냈어요.
https://youtu.be/6DP2vD6nog8?si=rUVgPXB5aTgQZqDO
The Little Mermaid (인어공주) OST - Part of Your World (Lyrics 해석)
https://youtu.be/jU77vmVuYys?si=Hg4iB0siiU6mR1ol
Beauty and the Beast (Live Action) - Belle | IMAX Open Matte Version

borumis
중학교 때 한국에 돌아왔더니 교무실에서 학주선생님이 ‘머리가 이게 모니?’하고 느닷없이 가위를 꺼내 그 자리에서 제 머리채를 싹둑 자르는 신박한 경험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 시험을 잘 보고 (한국은 단답식, 객관식 문제가 주여서 시험이 그리 어렵지 않았어요) 나서 성적이 상위권에 계속 있으니 선생님들 태도는 완전 달라졌어요. 공부를 잘 하면 수업 시간에 졸거나 멍하니 딴짓해도 터치 안하고 반대로 공부를 못하거나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아이들에게 제 머리를 자르는 것보다 훨씬 더 끔찍한 식으로 파이프 등으로 머리를 때리고 더 모욕적인 것은 반에서 돈이 사라졌는데 아무런 근거도 없이 그 애들을 제일 먼저 지목해서 심문하듯이 체벌을 하는 것을 보고 또 그런 교사가 대놓고 촌지를 바라거나 사대주의적 사고방식을 주입하려는 것도 봤어요. 그래서 한번은 국어선생님이 어렵다고 생각한 문제 맞추면 상을 줄게~하고 던졌는데 제가 진짜로 맞추니까 10원짜리 동전을 제게 주고 옛다 상~그러길래 열받아서 그 동전을 선생한테 집어던지고 교무실에 엄마가 불려오기도 했죠;; (여러 선생들에게 그렇게 공부는 잘하지만 이상한 문제아로 찍힌 것 같아요)
그렇게 어른들의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모습에 실망한 반면 아이들에게는 교실 밖에 내보내 선생님이 올 때까지 복도 밖으로 갇히기도 하고 너무 한국 욕이나 유행어를 몰라 놀림받기도 하구… 이게 한국의 놀이문화인가 고민하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엄마는 제가 두 번이나 100점 맞은 시험을 OMR 답안지를 실수로 가져나와서 0점 처리되자 뭔가 정신적 문제가 있지 않은지 해서 절 정신과에 데려가기도 한 반면 성적표 나오면 보지도 않고 바로 사인만 하는 등 중학교 이상 되면 다들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는데 애초에 제 공부에도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어요;; 반면 그 때 엄마가 몇주 동안 사라지고 알고보니 기도원에 갔다는 걸 나중에 알게되었어요..기도원에 갔다오더니 소름끼칠 정도로 나긋나긋 모든 것을 사랑하는 식으로 말하고 정말 이상했어요..;;다행히 저희 엄마도 저처럼 성질이 좀 있는 편이라 얼마 가진 않았습니다;;
https://youtu.be/eT79ZPL3to4?si=tAWXeL_ilErYKA5Q
(1994) 서태지와 아이들 - 교실 이데아 (feat. 크래쉬) [싱크가사/Lyric Video]
https://youtu.be/eTeg1txDv8w?si=LfIbVWZaMwo7hl-Z
Crash Test Dummies - Mmm Mmm Mmm Mmm (Official Video)

borumis
고등학교는 스위스에서 보내면서 학교 근처 밭에서 애들이 마약에 취해 늘어져 있거나 섹스 및 화장과 명품 쇼핑이나 자기 소유의 말과 마굿간에 대한 수다 등 저와 너무 동떨어진 세계의 애들에게 익숙해지지 않았어요. 게다가 여기는 그 전에도 몰래 학교 근처 밭에서 마약하고 있지만 16세 이후로는 당당하게 합법적으로 교사와 함께 교정에서 담배 피는 등 개방적 문화이고 토론과 에세이 위주의 IB 교육인 것 같긴 하지만 실은 서구 중심적인 역사관이나 차별, 그리고 자본주의적 계급사회도 보이고 스위스의 많은 국제기구와 대비되는 독재자들의 비자금을 안전히 보관한 은행들도 보였어요. 실제로 그곳에서 제가 알고 지낸 아이가 외교부인 척하는 안기부 자녀라고 엄마가 친하게 지내는 걸 좀 탐탁치 않아하고 엑스포에서 마주친 북한 아저씨와 대화를 하자 아까 무슨 얘기한 거냐고 불안하게 묻던 엄마, 서재에 꽂아둔 키신저의 책을 보고 키신저가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다른 나라의 고통은 아랑곳도 않는 아이히만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냐는 제 코멘트에 실은 그 책 한번도 읽어본적 없다고 자백하는 외무부 아저씨 등 국가공무원은 절대 되고 싶지 않다고 결심하게 된 여러 일들이 있던 곳도 그곳이었죠. . 게다가 제가 못 알아듣는 줄 알고 동양인의 뒷담화를 까는 백인들이나 흑인 및 아랍인은 욕하면서 아시아인은 좀 말이 통하고 예의 바르다고 하는 선택적(이중적) 인종차별을 목격하기도 했죠. 다국어를 이해하는 것은 어쩌면 축복이 아니고 저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https://youtu.be/0XbHhKpDpuI?si=fZmSYMwhWYLPrppm
델리스파이스 - 챠우챠우 [가사/Lyrics]
제가 한국에서든 외국에서든 아무 곳에서도 진정한 제 고향이나 집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던 것은 다른 외교관 자녀나 소위 army kid 등에서 많이 나타나는 거겠지만 안 그래도 사회성이 떨어지고 뭔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 바로 따지고 드는 조용한 쌈닭 기질이 많아서 그런지 한국처럼 공부 잘하는 애들을 편애하는 곳에서조차 선생님들은 '쟤는 좀 특이하고 위험한 애'라고 느꼈던 것 같아요..;; 마틴루터킹보다 맬콤 엑스같은 사람이 진정 미국에 필요한 개혁을 위한 사람이었고 미국 정부와 승자들이 쓴 미국 역사에 의해 미국 Native American들처럼 파묻혀버린 위인이라고 수업시간에 발표하기도 하고..;;; 그나마 스위스의 많은 교사들은 그렇게 뭔가 비판적으로 보는 태도를 좋게 보고 미국 아이비리그에 가라고 추천했고 그곳에서도 오라고 제안을 받았죠. 주변 어른들도 본인 아들과는 절대 결혼시키면 안되겠다고 생각한 듯 하지만..;; 공부를 잘하고 언어에 능하다는 소문이 나서 외교관이나 다른 국제적인 직업을 택할 거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저도 엄마아빠의 National Geographic, Times, Newsweek, Economist를 보고 컸으니 그런 것에 관심은 있었구요.
https://youtu.be/jPeheoBa2_Y?si=5Rhh3zI49QQCnQ-f
björk : army of me (HD)
https://youtu.be/8-r-V0uK4u0?si=t0GlZCG1n1Qe4TV9
The Smashing Pumpkins - Bullet With Butterfly Wings

꽃의요정
borumis 님의 유년 시절 이야기 너무 재미있는데, 저걸 어떻게 다 기억하시는 건가요? 진짜 대단합니다. 전 단편적으로는 기억이 나는데, 저렇게 쓰라고 하면 절대 못 쓸 거 같아요.

borumis
그나마 많이 미화되거나 생략되서 선택적으로 기억하는 것 같아요;; 정신과 상담할 때 많이 얘기하긴 했어요..

알마
선택적 기억이라 해도 대단하셔요. 상담 경험이 있어서 떠올려진 기억들도 많으시겠다... 저는 상담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 친구가 추천하더라구요. 심리적인 문제가 있는 게 아니더라도 한 번쯤 받아보면 인생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borumis
네 다소 조심스럽고 느리고 상처가 많은 아이를 어렵게 키우면서도 그게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제 자신을 먼저 돌보아야 다른 사람을 돌보고 키울 수 있더라구요.

ifrain
소중한 삶의 이야기 나누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borumis
그러나 어느날 파리 여행에서 엄마가 드디어 아빠의 문제에 대해 고백을 했어요. 엄마가 왜 미국에서부터 그렇게 갑자기 저희를 아줌마한테 맡기고 사라지고 중학교 때는 가출 후 기도원에 갔는지 아빠랑 그렇게 소리지르며 싸웠는지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아빠도 자주 사라지고 아주 가끔 집에 있을 때 왜그렇게 가끔 무슨 소린지 알아듣지 못하는 소리를 하고 교내에서 마약에 쩔어서 좀비같이 쓰려져 있던 애들같이 되는지도요.. 아빠는 매일 lithium이 필요한 조울증이 발병한 것이고 안그래도 남들 눈을 신경 쓰고 살아야하는 외교관 생활에서 이런 게 밝혀지면 스티그마가 커서 엄만 계속 속으로는 쓰라린데 겉으론 아무 문제 없는 듯 지냈지만 계속 말도 없이 사라지거나 사고치고 다니는 아빠 때문에 갈수록 한계로 몰린 듯해요. 아마 제가 방치되는 느낌이 들거나 엄마가 가끔 이유도 없이 제게 화풀이하는 것도 그런 것 때문이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아빠를 떠날 만큼의 의지도 없었고..전 엄마를 배신하며 반복해서 상처 준 아빠에게도 분노하고 아빠를 욕하면서도 떠나지 못하고 항상 아무 문제 없는 척하는 엄마도 답답하고 나는 절대로 엄마나 아빠처럼 되지 않겠다는 생각만 앞선 것 같아요.
그리고 책이나 엄마아빠의 잡지 등을 읽으면서 세상과 인류를 향한 분노나 실망감도 극도로 달했던 때라 솔직히 너무 클리셰같지만 않았으면 그곳에서 너무 구하기 쉬운 마약에 빠지기도 했을지도요. 하지만 약에 쩔어서 멍청하고 좀비 같은 애들을 실제로 보면 그럴 마음도 사라졌고 무엇보다 전 거기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기 졸업 후 미국 대학들에서 오라는 초대도 있었지만 전 되도록 경제적으로도 엄마아빠에게 빚지고 살기 싫어서 전 학자금 융자가 가능하고 학비 및 기타 비용이 적게 드는 한국을 택했어요. 그리고 너는 정말 아빠를 닮았다고 매번 비난하는 듯한 엄마 말을 들으면 제 자신에게도 언젠가 정신적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걱정이 되었어요.. 그래서 대학생 때 DSM-IV도 열심히 읽어보곤 했구요..
https://youtu.be/LLs-JP5FGAg?si=uLys3RmUgx0nzLjY
Skunk Anansie - Hedonism
https://youtu.be/jk4ElKecuz4?si=Y3lO7YH3mnvFF11j
K's Choice – Not An Addict (BE) (1995) Original Video Refreshed
https://youtu.be/695QsuFS-d4?si=MVGjvTLAq4QrsmmV
나 괜찮은거라고 말해줘 Nirvana(너바나)-Lithium[가사/해석/lyrics]
https://youtu.be/dn3j6-yQKWQ?si=VzxCE7Bx0h7Fj-Ol
Nine Inch Nails - The Perfect Drug
https://youtu.be/V2yy141q8HQ?si=dJ4uyngkN_Ru4tli
Eels - Novocaine For The Soul (Official Video)
이런 식으로 성적에는 문제 없었지만 성격에 문제가 많고 날이 갈수록 아무 곳에도 제대로 소속되지 않은 고립감 및 자기혐오가 깊어지면서 결국 한국에 가기를 택했어요. 미국이든 유럽이든 부조리와 은근한 차별을 느껴서 그런지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그나마 비교적 학비나 생활비가 싼 곳으로 가고 빨리 빚을 청산하고 사라지자는 생각을 했어요. (나중에는 제가 살던 미국동네에서 스나이퍼 연쇄 살인마도 나와서 공포 분위기인데 교사가 된 제 미국의 옛 친구는 아이들에게 만약 총기를 가진 사람이 난입하면 어떻게 도피하고 대처할 지 등 소방훈련처럼 가르쳐야 하는 이 상황에 개탄하더라구요. 제가 있을 때도 마약, 빈곤, 차별과 HIV 등이 문제였는데 날이 갈수록 사회 문제가 곪아가면서 이곳 저곳에서 총기폭력이 심각해지더라구요.)
https://youtu.be/MS91knuzoOA?si=eKGIVWhLqQfJZgDL
Official HD Video for "Jeremy" by Pearl Jam (Don't see the video in...
youtu.be
https://youtu.be/a08Eeftz7Po?si=M2YjcliXyPMIRxaX
Foster The People - Pumped Up Kicks

borumis
제게는 어느 나라든 더 나은 게 아니라 그저 각자에게 맞는 나라가 있는 것 같아 보였고 저처럼 공부밖에 못하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사람은 파티도 싫고 연애도 싫어서 한국대학으로 가겠다고 했어요.
뭐 한국에 와서도 실은 외국에서 오래 지낸 저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그대로고 그 외에 여러가지 현실과 부딪히며 갈수록 비뚤어지고 사람들을 믿기가 어려워지며 자기 혐오나 염세적 태도도 늘어난 것 같아요. 그러나 어딜 가든 안 그랬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노래 중 Say Sue Me라는 밴드의 Old Town은 갈수록 고향을 떠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지방에 남겨진 것에 대한 노래인데요.. 저와 다른 상황이지만.. I just wanna stay here. But I wanna leave here. 이 마음 저는 알 것 같아요..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 마음은 항상 왜 그런지 버림받고 방치되고 모순이 넘치고 고립된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원했던 것은 그저 제 고향이라고 제 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이었던 것 같은데 결국 아무 것도 내 안에서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어요. I feel nothing inside (I’m dying inside) 이런 식으로 대학교 가서도 계속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데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는 상태에 의미 없는 멍청한 나날은 흘러갔죠.
https://youtu.be/0qfvMt67MwE?si=mN5Aw1n8RNJEBb77
[M/V] Say Sue Me 세이수미 - Old Town
Everyone left this old town
Only I'm getting old with this town
I just wanna leave here
But I wanna stay here
All the friends I used to know left this town
Only I'm getting old with this town
I just wanna stay here
But I wanna leave here
Don't know why
Time chose that
Instead of me
Everyone left this old fucking town
Only I'm getting old with this town
I just wanna stay here
But I wanna leave here
All the friends I used to know left this town
Only I'm getting old with this town
I just wanna leave here
But I wanna stay here
I'm always late
Time chose that
Instead of me
How are you today?
The street where we used to hang out is fine
How are you today?
The beach where we used to hang out is fine
There's just another stupid day
Being together was all that mattered to me
There are so many people like it used to be
But I feel nothing inside
Nothing inside
Nothing inside
Nothing inside

stella15
아, 보루미스님 정말 파란만장한 인생을 사셨네요. 대단하세요.
저도 중학교 때 한국이 싫어서 미국 가서 공부하고 싶어 기도를 열라 했던 적이 있어요. ㅎ 근데 어느 날 갑자기 그 기도를 접었어요. 그 이유가 좀 우습긴한데 그때 666 짐승의 표 어쩌구했던 적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이상한 종교가 퍼뜨린 종말론 같은건데 그걸 믿고 이것에 가장 잘 사는 나라가 먼저 받을 것이다. 그럼 미국이 가장 먼저 아닌가? 난 미국 가서 그런 표 받을 수 없다 그래서 그만둔 거죠. 애들은 진짜 넘 엉뚱한 것 같아요. ㅎㅎㅎ
근데 보루미스님 얘기 읽으니까 다시한번 미국 안 가길 잘했다 싶기도 하네요. 저 같으면 그 상황에서 버티기 힘들었을 거 같아요. 도 선생님은 유럽의 질병을 간파했을 거란 장맥주님 말씀도 생각나고.
사느라고 애쓰셨습니다. 쉽지 않을 인생 고백해 주셔서 고맙구요. 갑자기 끝난 걸 보면 뒤에 뭐가 좀 남은 것 같은데 기회되는 대로 남겨주시면 좋고 바쁘거나 내키지 않으면 안 쓰셔도 됩니다. 잘은 몰라도 그래도 한국행 결정은 보루미스님이 잘 하시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아이들 때문에 힘들어 하시지만 그건 누구니 겪는 일이고 그래도 좋은 신랑 만나 안정적으로 잘 살고 계시는 것 같아 보기 좋거든요. 아닌가? 하하. 암튼 쓰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borumis
666... 요한계시록과 관련된 건 가봐요.. 그당시 하두 밀레니엄 관련 cult가 많았죠.. ㅎㅎㅎ 전 휴거 관련 꿈꾸며 하늘을 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단순한 생각만;;
안그래도 아들이 좀 느리고 정서적으로 너무 민감해서 저희 친정엄마가 미국에 보내자고 했는데 버지니아 테크의 사건 등과 제가 다닐 때도 심했던 마약 및 차별 등을 생각하면 안 보낸 게 잘 한 것 같아요. 잘 적응하면 참 좋은 곳이겠지만.. 여기서도 적응이 힘들었고 무엇보다 가족이 떨어져 사는 것은 생각하기도 힘들었어요;;(저희 엄만 본인이 돌보지도 못하면서 일단 던지고 보는;;) 맞아요. 유럽의 질병.. 정말 갈 수록 심해지는 것 같아요.. 제가 있을 당시에도 인종차별주의로 Neonazi들에게 느닷없이 다리 위에서 두들겨 맞은 Chinese American 친구도 있었고 코로나 때 아마 더 심해졌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시아인은 좀 덜해도 아랍이나 아프리카 이민자들에게 대한 차별도 장난 아니었구.. 파리나 스페인 이태리 등은 여성으로서 너무 성추행이 많아서 전 아마 오래 살지는 못할 것 같아요;; 나라마다 장단점이 있었지만.. 일단 저는 한국 음식을 정말 좋아하고 한국 언어도 정말 좋아해요. 한강의 시도 좋아하지만 한글 시가 좋아서 국어시간에 조지훈의 승무와 천상병의 귀천을 읽고 갑자기 눈물이 막 나서 애들이 어디 아프냐고 물어본 적도 있을 정도로 한글이 참 아름다운 언어같아요.

stella15
맞아요. 밀레니엄 땜시. 막상 아무 일도 안 일었구만. ㅎㅎ
아, 보루미스님 행복해 하시는 게 보이는 것 같아요. 그 행복 계속 이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ifrain
마음의 상처는 눈에 보이지 않기에
더 조용히 더 깊숙이 스며듭니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살아 있다는 것의 무게를 느꼈습니다
누구에게도 꺼내지 못할 마음을 품고 살아간다는 것
그건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이토록 복잡하고 이토록 애틋한 것이구나
그때 처음 그렇게 느꼈습니다
- 소세키

stella15
오, 소세키! 정말 그러네요. 흐흑~

ifrain
이승철님 노래를 올려봅니다. 중학교 때 독서실에서 공부하다 새벽에 일어났는데 기상 음악으로 이 노래가 나왔던 적이 있어요.
이승철 with 부활 - 희야 (LIVE 2002)
http://youtube.com/watch?si=1ew-JSxnoPCs1OGs&v=Ok0Nws_-zhY&feature=youtu.be
[1986] 부활 - 희야
http://youtube.com/watch?si=2RGgITH0UZmDm53s&v=Fy3OUzgwORE&feature=youtu.be
이승철, 비와 당신의 이야기, 25 ANNIVERSARY CONCERT(2010.6.5)
https://www.youtube.com/watch?v=dsRliFN0E9Q
희야 날좀 바라봐 너는 나를 좋아했잖아
너는 비록 싫다고 말해도 나는 너의 마음 알아
사랑한다 말하고 떠나면 나의 마음 아파할까봐
빗속을 울며 말없이 떠나던 너의 모습 너무나 슬퍼
하얀 얼굴에 젖은 식어가는 너의 모습이
밤마다 꿈 속에 남아 아직도 널 그리네
희야 날 좀 바라봐 너는 나를 좋아했잖아
너는 비록 싫다고 말해도 나는 너의 마음 알아
사랑한다 말하고 떠나면 나의 마음 아파할까봐
빗속을 울며 말없이 떠나던 너의 모습 너무나 슬퍼
하얀 얼굴에 젖은 식어가는 너의 모습이
밤마다 꿈속에 남아 아직도 널 그리네
희야 날 좀 바라봐 오 희야 오 날 좀 봐
오 희야 희야 오 희야 오 희야
오 나의 희야

stella15
캬~ 이승철! 희야~ 부르면 소리지르고. 조용필이 아마나는~하면 소리지르는 거하고 좀 다르죠? 이번 추석 때 이승철이 콘서트 한다는군요. 전 예전에 이승철 좋은 줄 몰랐는데 나이 드니까 좋더라고요.^^

ifrain
조용필님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이승철님도 살짝 멀리 느껴지긴 합니다. ㅎㅎ 요즘은 김경호 노래도 많이 찾아듣고요. 뒷북이..

borumis
안그래도 엊그제 남편과 '성시경의 고막남친'에서 이승철 나온 거 들으며 역쉬.... 이승철 건재하네..하고 감탄을..
보컬 중 원탑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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