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요. 최근에 나왔죠.. ^^
[그믐밤] 49. 국제 암석의 날 기념, ‘인생 록 음악’ 추천해주세요
D-29

ifrain

ifrain
비가 엄청나게 많이 내리는 밤이네요.
이성복 시인의 시를 찾다.. '돌' 이 나오는 시를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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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금산
이성복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장맥주
시 정말 좋네요. 감사합니다.
저도 돌로 시작하는 시 한편 올립니다. 국립중앙박물관장과는 동명이인인 유홍준 시인의 시 <차력사>입니다. 좋아하는 시예요.
<차력사>
돌을 주면
돌을
깼다
쇠를 주면 쇠를 깼다
울면서 깼다 울면서 깼다
소리치면서 깼다
휘발유를 주면 휘발유를
삼켰다
숟가락을 주면 숟가락을 삼켰다
나는 이 세상에 깨러 온 사람,
조일 수 있을 만큼 허리띠를 졸라맸다
사랑도 깼다
사람도 깼다
돌 많은 강가에 나가 나는
깨고
또 깼다

HL7707
좋아하는 시가 많지는 않고 마음에 담는 시는 대부분 처음 볼 때부터 마음에 확 다가오는데 이 시도 약간 그러하네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읽으면서 자기 삶에 대해 감정이입 하게 만드는 구절 같기도 합니다.
이 시에 끌려서 문단 차력사라는 별명을 지은걸까 하는 생각도 떠오르네요. 좋은 시 소개 감사합니다.

장맥주
제가 좋아하는 시가 마음에 드셨다니 기쁩니다.
문단 차력사라는 별명은 사실 이 시랑 상관 없이 지은 건데, 이 시가 너무 좋아서 요즘은 그 관련성을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흐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단 차력사라는 별명은 어떻게 지었느냐 하면... 혹시 유홍준 시인의 <차력사>라는 시 아십니까? 국립중앙박물관장과 동명이인인 시인인데요... ^^

stella15
시 좋긴한데 문단 차력사를 자처 하는 장모라는 작가가 생각나네요. 그분 잘 지내고계시겠죠? (먼산) ㅎㅎㅎ

장맥주
돌 깨면서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

stella15
와~ 진짜 남해 금산이 금방이라도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습니다. 근데 여인이 좀 슬프네요. ㅠ

SooHey
저는 이 시도, 이성복 시인도 좋아하는데...
우리 집 뒷산을 산사태 방지공사 한다고 포크레인으로 다 까놨는데, 이놈의 군은 행정을 어떻게 하는지 장마철인데도 진척 없이 그 상태인 남해 현지인 입장에서 보니... 오늘은 이 시가 겁나 무섭게 다가옵니다;;;;;
감성파괴 지송합니다....ㅠㅠ

밥심
월요일 새벽에 운좋게도 정말 오랜만에 그믐달을 봤습니다.
이번엔 각자의 가슴 한 구석에 살포시 숨어있던 추억을 소환하는 모임이었네요. 모임장님 수고하셨습니다.

stella15
아, 오늘이 벌써 마지막 날이었군요. 그것도 모르고 있었네요.
추억을 소환하기에 음악이란 강력한 매체도 없는 것 같습니다. 최애곡 들으면 마구 옛 시절로 돌아가게 됩니다. 아직도 최애곡 몇곡 더 남아있는데 다 못 올릴 것 같습니다.ㅠ
근데 제가 요즘 <신이랑 법률사무소>란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거기 나온 음악 하나가 자꾸 귓속을 맴돌아서 마지막으로 올려 볼까 합니다.
샌드 페블즈의 '나 어떡해'입니다. 듣고 있으면 찌릿찌릿하죠. ㅎㅎ
https://www.youtube.com/watch?v=8yRvIisFu7A&list=RD8yRvIisFu7A&start_radio=1
저도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는 거 못 믿겠습니다. 안 믿고 싶고요. 흐흑~
암튼 저도 즐거웠습니다. 그동안 수고하신 장맥주님과 밥심님을 비롯한 참여하신 분들께 이 곡 남겨 드리면서 이만 인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어디서 많이 듣던 멘트죠? ㅎ) ^^

borumis
어제 다음날 재활치료를 위해 입원하고 그후 곧바로 미국으로 귀국할 예정인 지인 화가/교수 두 분을 만나뵙고 딸이 궁금했던 미술 진로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그 분의 장애인 친화형 객실에서 만났습니다. 외부의 카페나 식당보다 조용하기도 하고 집안에 초대받은 느낌이고 아줌마 아저씨가 미국에서 저를 딸처럼 키워주셨는데 저의 딸을 보고 손녀딸처럼 귀엽다고 편안하게 말해주셔서 처음에는 대망의 화가분들을 만나서 너무 떨린다고 긴장하던 딸도 준비해온 인터뷰 질문을 하나하나 꺼내면서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이야기여서 그런지 곧 아이도 질문도 갈수록 예리하고 집중되며 표정도 밝아지더라구요..
둘째가 그렇게 미술에 대해 관심 있는지도 몰랐던 제가 그동안 몸과 마음이 다소 남들과 달라서 제발 무사하게만 커달라고 첫째 아들에게만 온 신경을 집중했던 저는 어쩌면 아빠를 신경쓰느라 절 방치했다고 생각했던 엄마와 별 다를 바 없던 것 같아 미안해지기도 했구요.. 또 중학생인 아이가 진지하게 진로를 고민하는 모습에 감동했는지 미국에서 엄마 대신 절 자주 돌봐주셨던 아저씨 아줌마도 항상 허당 이미지로만 제게 다가왔는데 아이 앞에서는 정말 진지하게 본업인 화가와 미대교수처럼 자세한 테크닉과 참고할만한 화가들도 가르쳐주고 무엇보다 작품에서 가장 오랜 시간과 정성을 보여야 하는 곳은 관찰 단계라고.. 네 머리 속에 있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려고 노력하라고 하면서 또한 그것은 그림의 테크닉한 첫 단계에서 중요하지만 그냥 똑같이 그리는 건 화가 그리고 지금 이 시대에서도 인간이 할 게 아니라고.. AI는 모든 것을 다 종합해서 자세히 그리기 때문에 정확한 것 같지만 그림이 FLAT하고 재미도 개성도 없다고.. 인간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또 자신만의 이야기를 개성과 상상력을 통해 더하고 또한 본인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걸러내고 가장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에만 집중해서 그리므로 더 훌륭한 작품이 된다는 등 장강명 작가님의 '먼저 온 미래'에서도 나올 법한 이야기를 예술가들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 또한 어릴적부터 내향인답게 책읽기 음악듣기 그림그리기를 좋아했지만.. 주변에 너무 재능 넘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화가나 미술쪽을 전공할 생각은 꿈에도 못 꿨지만 아이가 그런 꿈을 가지고 있는 게 신기하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아이도 그리고 아저씨도 아줌마도 표정이 다르게 빛나는 것을 보고 놀랍고 새삼 깨달았어요. 그동안 나는 내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본 게 아닌가..


stella15
보루미스님 사진으로나마 뵙게되나 했더니 AI 미인이시군요. ㅎㅎ
우리나라에 장애인 친화형 객실이 있군요.
오래 전 레지던스에서 모임을 가져 본적이 있는데 굉장히 편하더라고요. 한나절 편히 놀다간 기억이 !

borumis
아 사진속의 반바지 입은 AI 미인은 제 딸이에요..^^;; 나머지 두 분은 화가 부부

borumis
예전에 파리에서 1년 지내는 동안 혼자 돌아다니며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책읽는 사람들의 모습을 몰래 그리곤 했어요. 책에 집중해서 제가 훔쳐 보는 것을 잘 못 알아차리고 무엇보다 책을 읽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며 그 책이 어떤 내용일지 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상상하게 되며 그리는 재미가 있었거든요. 하지만 하루는 그리던 와중 대상의 시선이 책이 아니라 저와 제 그림을 향한 것을 알아차리고 죄송하다고 기분 언짢았냐고 물어보니 Ah, non, pas du tout! Continuez. (아뇨, 전혀! 계속하세요) 라고 활짝 웃으면서 다시 옆얼굴을 보여주더라구요.. 근데 그후 부끄럽고 또 들킬까봐 더이상 못 그리고 그후로 교회 조각상 등을 많이 그리게 되었는데요..
어느날 우연히 잘 노려보는 듯한 시선을 느끼고 발견한 론 뮤익의 작품 The Big Man은 hyperrealism으로 거시기 털까지 정확하게 묘사한 것도 놀랍지만 인간보다 더 큰 스케일과 불거져나오는 살집이 날 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 그리고 뭔가 고약한 심술과 불만이 가득한 날선 표정으로 관람객들을 압도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결국 그 작품에 끌려서 미술관 바닥에 주저않자 한동안 그 표정을 스케치했는데요. 그것을 그리고나서 '아, 이 작품은 지금 세상 모든 것 그리고 그 중 나 자신에 대해 가장 원망하는 나의 내면과 흡사하구나.. 그래서 이렇게 이 작품에 끌렸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그리고 싶었던 것은 책을 읽으며 꿈꾸고 상상하는 모습이나 잡지에서 그 선한 눈매에 반해서 누군지도 모르고 그냥 따라그렸던 사진의 남자같은 모습이었지만.. 실제로 제 내면의 모습은 바로 저 Big Man같은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나는 내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보기 때문에 저렇게 된 게 아닌가 싶었어요.
마찬가지로 저는 다양한 사람들을 책이나 예술 그리고 실제로 만나가면서 처음에는 편견이나 오해로 단정짓고 선 긋던 사람들이 알아가면 알아갈 수록 그리고 그들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가서 직접 경험해볼 수록 제가 처음에 가졌던 첫인상이나 편견이 무참히 깨지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아무리 이론을 배우고 분석하고 이해하려고 해도 직접 환자가 되어보니 또 다르고 육아서를 아무리 읽어도 아이를 키우면서 그제서야 제 자신의 부모님을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조금 더 이해하게 되고 어쩌면 제가 그렇게 힘들었던 이유도 다 제가 이해하고 다가가기를 거부했던 업보인가.. 했어요.




stella15
와, 사연은 사연이고, 그림 정말 잘 그리시네요. 특히 두 번째 그림 눈동자가 진짜처럼 살아있어요. 그림 전공하셨어도 잘하셨을 것 같아요. 딸내미가 엄마를 닮아 그림을 좋아하는거군요!^^
근데 빅맨이 있군요. 뭘 의미하는 걸까요? 우리안에 있는 비대해진 자아를 의미하는 걸까요? 암튼 지금도 있겠죠? 뭔가 의미가 있을텐데... 흠~

borumis
전 내향인이고 딱히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빠진 취미 중 하나고.. 딸은 워낙 인싸 중 인싸고 못하는 거 빼고 다 잘한다고 스스로 자부하는 애여서 그림은 저처럼 그냥 취미 중 하난줄 알았어요.. 앞으로 문과에서 급 이과로 바꾼 저처럼 어찌 될지 모르지만 어쨌든 지켜보고 기다려야겠어요.
Ron Mueck 작년 국내 전시에는 이 작품이 없던 게 좀 아쉬웠지만 어떤 작품이든 다 한참 응시하게 만들어요.. @stella15 님 해석도 좋네요.. 비대한 자아라..

borumis
저는 돌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돌로 된 건축물이나 마치 사람의 형상을 닮은 듯한 돌들, 돌로 쌓은 탑 등을 보면 그 돌을 그냥 돌인 채로 보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이 담기며 반영된 것이 보입니다. 등산하면서 돌들이 위태위태하지만 오묘한 균형을 이루며 쌓아 올린 사람들의 마음, 돌에서 여왕이나 인디언 추장의 옆모습을 상상하는 사람들, 돌에서 어떤 인공의 조각을 상상하거나 또다른 산물을 발견하려는 마음..
전 솔직히 보석을 보는 눈도 관심도 없고 피부가 잘 곪아 귀 뚫는 귀걸이도 못하는 데요. 유일하게 좋아하는 보석?이 있다면 바로 진주예요. 왜냐하면 진주는 살아 있는 생물의 깊숙이서 켜켜이 쌓이는 세월 속에 자라나는 생물같은 돌이라고 해서 그 기원도 매력적이지만 진주는 하나같이 원석을 비슷하게 깎아낸 보석들과 다르게 한 알 한 알 각자의 굴곡과 윤기를 머금은 채 저마다 다르더라구요. (물론 인공 진주도 있긴 하지만요;;) 게다가 요즘 유행하는 밥알 진주?라는 것은 더욱더 자연 그대로의 다양성을 뽐냅니다. 그 다양한 모습으로 내면의 빛을 내뿜는 진주가 한 알 한 알 모이고 실에 꿰면 진주목걸이가 되는데요.. 가끔 심한 의견충돌도 있고 상처받고 섭섭해질 때도 있지만 인간 사회, 그리고 그 인간 사회의 작지만 소중한 일부분이고 저처럼 온라인 독서모임이 힘든 사람에게 더 소중한 그믐은 그런 진주 목걸이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었어요..
그리고 그 진주목걸이가 참 잘 어울릴 것 같고 제게 그런 존재가 되어준 새섬님의 웃는 표정도 심각하게 생각에 잠긴 표정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특히 좋아하는 사진이 있어요. 어제 화가분께서 말했듯이 가장 필수적인 것, 가장 아름다운 것에 집중해서 필요없는 것들을 생략한 듯한 사진..이에요..
그 사진 속 눈부시게 웃고 있는 새섬님.. 그리고 스티브 잡스처럼 미니멀한 검정 터틀넥에 저는 새섬님에게 어울리는 진주 목걸이를 걸어주고 싶어요. 하지만 그것 또한 이미 눈부신 진주에 더해지는 제 상상이겠죠. 노래가사나 시나 소설이나 그림이나.. 작품의 원 작가 뿐만 아니라 그 작품의 영향을 받는 사람 또한 자신만의 삶의 이야기, 자신만의 느낌과 상상을 담아 새로운 작품을 또 그들 안에서 만들어내고 그런 느낌을 공유하면서 또 다른 이들에게 영향을 받으며 또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는 작품은 계속 조개껍질 속 미네랄 성분과 상태에 따라 모습도 변해가는 진주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혼자만이 아닌 여럿이서 읽고 이야기 나누는 그믐 모임과도 흡사합니다.


stella15
와, 김새섬닌 저 웃는 모습 너무 예쁘고 보기 좋네요! 이 글 읽으시면 넘 좋아하실 것 같은데 나중에라도 보시겠죠?
저도 진주 좋아해요. 물론 실제로 가지고 있지 않지만. 아, 이 글 넘 사랑스럽네요!
저.. 그런데 저도 별 수 없는 한궄 사람인가 봐요.
보루미스님 전공은 뭘하셨고, 지금은 무슨 일을 하시는지 알고 싶은데 이번에 알 수 있을까 했더니 아니네요. 그냥 대학이나 병원에서 일하시나 짐작만하고 있다는. ㅋ
암튼 쉽지 않으셨을텐데 끝까지 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십시오!

borumis
새섬님은 정말 좋은 모델이에요. 자꾸 그리고 싶어지는 분 같아요. 제 못난 손이 아쉬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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