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감이요..ㅜㅜ 실은 이번에 너무 괜찮은 책들 모임을 한꺼번에 신청하고 한달 가까이 감기가 계속되고 집중력이나 독서속도가 너무 느려져서 진도 따라가기도 좀 벅찬데.. 제 문장수집이나 감상 쓰기는 커녕 다른 분들 글들 읽기도 벅차네요;;허거덕헥헥;;
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D-29

borumis

히어로
저도 웰다잉 오디세이 참여하다가 갑자기 이 모임에 들어오면 분위기가 잘 맞지 않아 흥이 나지 않더라구요. 저자인 저도 그랬는데 다들 오죽하겠는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 방은 좀 낄낄대야 제맛인데 말이예요. 그나저나 감기는 나으셨는지.

borumis
아뇨.. 제가 요즘 너무 심각한 책들을 많이 읽어서 그런가봐요..;; 진지충?이 다 되서;;; 책 자체는 정말 재미있어요.
가족들은 다 1주일도 안 가는 감기를 거의 한 달 째 안고 살아가는 약골이지만 이제 졸린 약은 완전히 끊고 거의 다 나아가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ifrain
“ A의 기능을 알아내기 위해 보통 두 가지 실험을 계획한다. 하나는 그 유전자의 발현 양을 늘려 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유전자의 발현 양을 줄여 보는 것이다. 그리고 후자의 방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유전자 자체를 염색체상에서 제거해 버리는 방법이 바로 녹아웃 기법이다. ”
『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 실험실에서 자라난 청춘들의 이야기』 p.109, 김영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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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의 특성을 알아내고, 그것을 응용하여 기존에 범접할 수 없었던 미지의 영역으로 발을 들여놓을 수 있게 문을 열어 놓는 것. 과학자의 즐거움과 기쁨은 바로 이런 데에 있지 않을까. 그리고 기초과학자의 필요성도 이런 데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 실험실에서 자라난 청춘들의 이야기』 p.112, 김영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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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 오히려 정확한 실험은 과학자의 자세와 직결된다. 과학자도 과학자이기 이전에 인간이기 때문이다. 양심을 가지고 옳고 그름을 본능적으로 아는 인간. 그럼에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양심도, 윤리도, 정의도 모두 저버릴 수 있는 인간. 그렇기에 실험 생물학자에게 정확한 실험이란, 단순히 손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넘어서 인간으로서의 제약을 뛰어넘는, 어떤 초월적 이미지마저 느껴지게 하는 행위이다. ”
『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 실험실에서 자라난 청춘들의 이야기』 p.123, 김영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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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예측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절대 장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고 했던가. 녹아웃을 해봐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 실험실에서 자라난 청춘들의 이야기』 p.129, 김영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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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 그렇게 많은 시간을 랩에서 일한다고 해서 초과 수당을 받는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열정페이 따위로 일축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거기엔 자발적이고 순수한 열정이 늘 함께 머물렀기 때문이다. 단, 랩을 이끄는 리더는 대학원생들의 이런 순수한 열정을 이용하려고 해서는 안 되며, 대학원생들은 월급에 연연하지 않고 박사 학위를 받기 전에 이 순수한 열정에 꼭 빠져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 실험실에서 자라난 청춘들의 이야기』 p.136, 김영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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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 권위를 가진 자가 협박을 해 오면, 힘없는 대학원생들은 이미 수년간의 시간을 갖다 바친 랩 생활이 아까워서라도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이 당하는 불의는 작전 상 눈을 감고 넘겨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 ”
『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 실험실에서 자라난 청춘들의 이야기』 p.149, 김영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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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 그리고 Y교수는 그로부터 며칠 뒤, 국가에서 지정한 과학자가 되어 5년간 매년 8억 원씩 지원받는 사업에 선정되었다. 실험실 사람들과 함께 찍은 사진 속 그 교수는 티 없는 어린아이처럼 활짝 웃고 있었다. 그 옆에 열 명이 넘는 대학원생들의 표정도 마찬가지였다. ”
『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 실험실에서 자라난 청춘들의 이야기』 p.151, 김영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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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 왕경태와 지욱이의 사인은 익사였다. 경찰의 말에 따르면, 그 바다 부근에서는 여름이면 한두 명씩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그 곳에 급류가 형성되어 있어서, 어지간한 수영 실력으로는 절대 헤어 나올 수 없을 만큼 물살이 세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경고문도 설치해 놓고 바리케이드까지 쳐 놨다는데, 그날 새벽 왕경태와 지욱이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우리와 함께 노래방까지 갔다가 기숙사로 돌아가지 않고 곧장 바다로 향했고, 하필 그 위험한 구간에서 바다로 들어갔던 것이다. 경고문과 바리케이드를 보지 못했던 건 술에 취하기도 했고, 가망 없을 것 같던 포르투갈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둬 흥에 겨워 있었으며, 마침 그때가 동트기 전이라 잘 보이지 않아 무심코 지나쳤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이 남는 건, 그들은 왜 갑자기 바다로 향했고 둘 다 그 깜깜한 새벽에 왜 그 속으로 들어갔냐는 것이다. 마치 누가 부르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죽은 사람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더 가슴 아픈 사건이었다. ”
『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 실험실에서 자라난 청춘들의 이야기』 pp.101~102, 김영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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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 어스름한 새벽이 되자 저수지 앞에는 물안개가 가득해 산세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도담은 불안해졌고, 그런 도담의 마음을 알아챈 해솔이 손을 꼭 잡았다.
"두려워. 무슨 일이 일어날까 봐."
해솔과 깍지 낀 손에 힘을 주며 도담이 말했다. 도담의 머릿속엔 급류에 휩쓸려 버리는 이미지가 떠올랐다. 이번에는 나쁜 쪽으로 삶이 반복되리라는 불안과 공포에 맞닥뜨렸다. 그러나 다른 방도는 없었다. 불안에 맞서 서로를 안아야 했다.
"지금 너는 행복이 두려운 거야."
해솔이 도담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도담의 눈을 바라봤다.
"도담아, 슬픔과 너무 가까이 지내면 슬프에도 중독될 수 있어. 슬픔이 행복보다 익숙해지고 행복이 낯설어질 수 있어. 우리 그러지 말자. 미리 두려워하지 말고 모든 걸 다 겪자." ”
『급류』 p.256, 정대건 지음

급류2020년 《한경신춘문예》에 장편소설 <GV 빌런 고태경>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소설가 정대건의 두 번째 장편소설 <급류>가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40번으로 출간되었다. <급류>는 저수지와 계곡이 유명한 지방도시 ‘진평’을 배경으로, 열일곱 살 동갑내기인 ‘도담’과 ‘해솔’의 만남과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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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급류'라는 단어가 나와서.. 정대건 작가의 <급류>가 생각났습니다. 개인의 힘은 너무나 미약하게 느껴지고 저항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시련이나 운명이 휩쓸어 버리는 삶의 비극적인 측면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히어로
그 책도 읽어보고 싶은데 짬이 나질 않네요 ㅜㅜ

HL7707
문장수집의 차원은 아니고, 궁금한 것이 있어서 또 글을 달아봅니다.
3부 194-195쪽에 나오는 실험 이야기에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나는 첫 번째로, 녹아웃 마우스의 골수를 채취한 뒤, 방사선인 감마선으로"로 시작하는 부분인데요.
아마 그 앞 페이지에 나오는 비혈구세포에서 Mind 유전자의 기능을 제거한 마우스에서 골수증식이 발견되었는데 그것이 골수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그 비혈구세포 유래 기능손상에 의한 결과임을 뒷받침하는 실험인 것으로 이해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골수증식 표현형이 나타난 마우스의 골수세포를 정상에 이식해보고 또 그 반대로도 해보았는데 결국 이식편에 의해서는 발병이 좌우되지 않았다는 결론이라는 내용으로 이해하였습니다.
제가 이해한 게 틀렸을 수도 있지만, 여기서 궁금한 것은,
1) 방사선 처치를 통해 해당마우스의 골수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고 잔존 골수기능이 남아있었을 가능성
- 왜냐하면 마우스가 이후 한두달 이상 생존하였는데 방사선 당시 완전히 ablation 되었다면 새로운 골수세포가 들어와도 생착되기도 전에 죽을 수도 있는 건 아닌가.
2) 그냥 단지 말초혈관으로 이식된 골수세포가 이식받은 생쥐의 골수에 생착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
- graft-versus-host effect로 본래의 자기골수가 싸워 다시 재생되고 살아남았을 가능성
(스포가 될지 모르겠지만) 결국 뒤에 가서 이 연구가 최고의 저널 중 하나에 (CNS 저널은 아니라고 하셨지만) 게재되는 해피엔딩이었기에 방법상 뭔가 잘못되었으리라 제가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저의 무지로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이런 질문이 다른 독자분들께서 보시기엔 저 사람 뭐야 좀 안다고 막 용어까지 써가며 .. "어떻게 죽을 것인가" 방에서도 대게 아는 척 하며 말하더니, 이 사람 별로다. 하는 생각을 심어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한참을 게시하다가 말았다가 고민하다가, 그래 궁금한거 물어보는게 죄냐, 이 책도 궁극적으로 그런거 - 궁금과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어 과학도의 길을 택한 청춘의 이야기 아닌가.
그리고 이 나이에 더 이상 남의 눈치 보지 말자, 온라인 에서도 그렇게 살면 피곤해진다. 싶어서 그냥 한번 올려보기로 작정하고 글 남깁니다. 가능하시다면 조금 쉬운 말로 설명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히어로
(1) Recipient 골수와 Donor 골수를 각각 표지할 수 있는 마커가 있답니다. 저는 CD45.1과 CD45.2를 사용했어요. congenic 관계입니다. CD45 단백질의 특정 부분만 다를뿐 나머지는 완전히 똑같은 녀석들이에요. 차이는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고요. 마우스 유전학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시스템이랍니다. 그래서 둘을 쉽게 구분할 수 있었어요.
(2) (1)과 연결되는 내용 같아요. 골수 안착된 것은 나중에 마우스를 죽여서 골수를 조직검사해서 그 안에 있는 모든 세포가 Donor로부터 온 것이었음을 증명했답니다. FACS로도 증명했고요. peer 논문 리뷰를 통과하려면 이런 것들을 다 해야 하는 것들이예요. 당연히 했지요. 책에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었지만요. hematooncologist라서 이쪽에 대해 많이 아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대할 때랑 마우스를 대할 때가 많이 다르죠^^

HL7707
오 그렇군요. 궁금증이 해소되었습니다.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히어로
네 아무 질문이나 괜찮으니 맘껏 해 주세요~ @HL7707 님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부담없이 질문하고 나누는 게 가장 좋은 독서모임이라고 믿어요.

HL7707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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