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독자가 될게요

D-29
은희경이나 공지영 같은 나이 들고 경험이 많은 사람이 아무래도 도움이 된다.
이해가 잘 안 가는 부분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다른 사람의 말을 다 이해하긴 힘들다. 그가 잘 표현했다고, 자기 마음을 정확하게 표현했다고 하기도 힘들고 그 말을 그가 의도한 대로 내가 이해 했다고도 힘들기 때문이다.
여성 선호 드라마가 많아 혼자 냉혹하게 가는 남자 주인공이 있고 여자가 나타나 그와 함께 일을 해결해 나가는 것으로 끝난다. 이걸 여자들이 궁극적으로 원하기 때문이다.
여린 구석이 없는 창작자는 만나보지 못했다.
기질적으로 질투에 잘 빠지는 편이라면 매우 경계해야 하겠다.
비슷해야 질투한다 난 처음에 카이스트가 왜 자살하나 했다. 그러나 다음엔 이해가 갔다. 인간은 비슷해야 더 질투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본을 무시한다. 비슷하기 때문이다. 미국을 무시하진 않는다. 작가는 손흥민을 안 질투하지만, 한강은 잘 질투한다. 비슷한 자기 분야이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메시를 질투할 것이다. 자기 맘대로 안 되면 자살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 일반인은 그렇게 돈을 잘 버는데 왜 할 것이다. 우리나라 삼성과 SK가 서로 분명 질투할 것이다. 난 그게 이해가 안 가지만.
지금은 유명 배우들의 몸값이 장난이 아니다. 연속극 50회는 이제 없다. 길어야 16회다. 이런 게 있다면 한물간 배우거나 별로 인기 없는 배우들이 맡는다. 예술도 아니지만 돈의 논리가 드라마에도 침입했다.
결국 그때그때 사람마다 케바케다, 라는 얘기다.
읽을 때 이해가 잘 안 가는 부분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다른 사람의 말은 다 이해하긴 힘들다. 그가 잘 표현했다고, 자기 마음을 정확하게 전달했다고 하기도 힘들고 그 말을 그가 의도한 대로 내가 100% 이해했다고도 힘들기 때문이다. 심지어 발화(發話)되는 마음 자체를 작가가 뭔지 모를 수도 있는 것이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라는 말이 따로 있을 정도로, 한국은 잘 설명하는 것보다 잘 알아듣는 것에 더 중점은 두는 경향이 없는 게 아닌 듯 싶은데, 실은 오해 없도록 잘 설명하고 전달하는 게 더 중요한데도 말이다. 별로 좋은 건 아니기에 버려야 할 문화다. 이건 당연한 얘기 같은데, 누구나 자기 전공이 있다. 보다 거기에 더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다. 씨름선수가 배드민턴을 칠 때 어디에 더 중점을 두겠나. 소설가가 가끔 수필을 쓰면 어디에 더 애정을 갖고 덤비겠나. 그가 나중에 수필가로 전향한다고 해도 지금은 소설이다. 그는 수필보단 아무래도 소설에 더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그런 그가 소설을 쓸 때 더 진지하고 수필을 쓸 땐 덜 진지하다는 건 독자도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할 것이다. 원래는 수필가(隨筆家)인데 이번에 어쩌다 시를 썼다면 아무래도 완성도에서 좀 떨어짐을 알고 읽어야 한다. 이건 문학뿐 아니라 다른 곳도 마찬가지인데, 이번 선관위 투표지 부족 사태도 비상임 위원이 많아 자기 본업인 법원 사무보다 덜 신경을 써서 그런 결과를 낳은 것이다. 선관위는 그냥 외유(外遊)나 가고 심심풀이 땅콩으로 임해 조직 장악력과 책임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구조였다. 그게 뭐가 됐든, 인간이 하는 거의 모든 것엔 견제와 균형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그게 치우치면 한쪽 소리만 들리게 마련이다. 지금 여성 작가 전성시대라고 하는데 물론 우리나라 얇은 독자층에도 그나마 이들의 독자층이 주로 20~30대 여성이어서 그것에 힘입어 그렇게 탄생한 면도 없지 않지만 그렇게 되면 결국 세상엔 한 가지 소리만 들릴 위험이 있다. 그게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고 자기와 다른 계층은 관심도 솔직히 덜하고 잘 알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게 좋은 현상(現狀)은 아니다. 전엔 남성 작가들이 한자리를 차지해 서로 밀어주고 끌어줘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그렇게 된 면이 없는 건 아니더라도 역시 이것 외엔 균형과 견제를 더는 묵과(默過)할 수 없다. 그것에 더해 다양성을 위해서도. 요즘 여성 작가들만 있다면 그걸 해소하기 위해 예전 작가들의 책을 찾아 읽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김훈이나 김영하, 장강명, 박민규, 아니면 그 이전의 작가들, 황석영, 김연수, 조성기, 김원일, 이청준, 김승옥, 아 또 최인훈, 김수영 시인 등. 세상에 다양한 목소리가 같이 들리는 것만큼 더한 가치는 별로 없다고 본다. 한 사안에 대해 여러 층위(層位)의 소리가 난무하는 사회가 나쁜 사회라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쉬운 예로 부부 싸움에서 당사자를 다 불러놓고 말을 들어봐야 진실과 본질에 더 다가선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기 때문이다. 무거운 주제를 향해 가야 할 것 같지만 사실 이건 뻔한 얘기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책을 안 읽으면 AI 가 결국 인간을 사상적(思想的)으로 지배하는 주제로 향하는 글인데 그런 것을 향해 가더라도 그 과정에서 현실과 실제를 잘 언급하는 작가가 있다. 이 무거운 주제를 향해 가면서도 현실에서 작가가 지나가며 가볍게 툭툭 던지는 말과 행동이 더 많은 것을 독자들에게 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실은 묵직한 주제보다 이걸 잘 풀어내서 실감 나게 와닿고 독자에게 더 잘 어필(Appeal)하는 글도 많다. 실제 이걸 작가가 적절히 잘 표현해 여기서 더 많은 걸 얻고 영향받는 독자도 많다. 주제는 이미 알고 있고, 그리로 가는 과정에서 덤으로 작가가 독자에게 더 많은 것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그게 만만치 않다는 것이고, 그건 결국 딱딱하지만 의도한 주제에도 독자들이 지금보다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자기에게 맞는 작품을 찾아 떠나는 것보다 자기에게 맞는 작가를 찾아 그의 책을 전부 읽는 게 더 많이 내게 남는 것 같다. 남는다는 표현은 내게 독서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더해 주고 책 읽기에서 내게 많은 깨달음과 통찰(洞察)을 더 준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다 보면, 그 작가에 대해 구체적인 걸 더 많이 얻게 된다. 그가 쓴 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토대가 되는 것이다. 그의 편벽(偏僻)과 그의 연령대와 그가 산 시대 배경을 알아 자기가 빠진 그의 글을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어 독자가 더 많은 것을 결국 얻게 된다는 것이다. 작가를 염두에 안 두고 선호하는 작품 위주보단-이렇게 되면 자기가 좋아하는 작품을 찾기가 더 힘들다-선호하는 작가의 앤솔로지(Anthology) 위주로 읽으면 더 많은 것을 독자에게 제공해 줄 것이라 믿는다. 책 제목에 얽매이는 책도 많다. 이런 책은 주로 일반적인 것을 한 80% 정도 다루고 나머지만 참신한 자기 진짜 얘기를 풀어놓는 것이다. 일반적인 얘긴, 이 책이 아니어도 다른 책에도 있다. 그런 것보단 책 제목에 안 얽매이게 그저 작가의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을, 두루 아무 페이지만 독자가 펼쳐도 읽는데 지장 없는 책이 더 좋은 것 같다. 물론 그가 그 분야(分野)에 전문가이고 연구를 오래 해왔다면 괜찮지만, 그것도 아니면 그냥 그 책 제목에 맞게 나머지 80% 이상을 구색 갖추기에 허비하는 책도 있다. 제목을 그렇게 정했으니 그저 나머진 채우기 위해 쓴 내용도 의도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읽을 때 ●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그냥 넘어가자 ● 작가의 주특기(主特技)를 알고 그 부분을 위주로 읽자 ● 읽기에도 견제와 균형이 중요,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 무거운 주제를 향하는 과정에서 얻는 게 더 많을 수도 ● 독서에서 얻는 게 더 많은 쪽은 전작주의(全作主義) 같다. ● 구색 갖추기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어떤 틀에 갇히지 않은 글을 읽어야
나는 모든 글을 간결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쓰는 게 좋다. 그렇게 또 쓰고 있다. 내 글 쓰기 스타일인 것 같다. 할 수 없는 일이다.
전에 소풍 가기 전날 밤 설레서 잠이 안 오는 것처럼 가기 전의 여행 준비가 더 설레는 것이다.
책 안 읽고 그냥 나이만 먹는다고 통찰이 생기는 건 절대 아니다.
풍선 효과가 나타난다. 성을 뒤로 숨겨 감추기만 하면 일반 주택가로 그게 스며든다. 사라지는 법은 없다. 인간 본능이기 때문이다. 쉬쉬한다고 없는 게 실제 없는 건 아니다. 근본 해결은 안 하고 가리기만 하면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피곤하다고 성욕이 감퇴하는 것은 아니다, 그 반대일 때도 많다.
살사로 똥이 마려웠지만 그걸 참고 이 책에 먼저 세 번 고맙다는 절을 올린 후 변기에 똥을 쌌다.
오늘 건강 검진 했는데 혈압도 정상이고 대장 내시경에서도 대장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서 기분이 좋아 모처럼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식당을 방문했는데 맛이 영 아니었다. 곧 손님이 떨어질 것 같다. 그냥 물만 시원하다. 누가 이런 말을 해줘야 하는데 과연 해주는 사람이 있을까.
식당은 허름해도 맛이 있어야 한다. 뭔가 그 식당만의 때깔이 있어야 사람이 꼬인다.
다 필요 없다. 집구석에서 더 벗고 책 읽는 게 최고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글엔 그냥 두루뭉술하게 넘어가지도 한다.
잘 아문 상처에 대해서는 더 쓸 것이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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