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독자가 될게요

D-29
계속 읽고 쓰면 멈춤 없이 상승한다 아니다. 천재적으로 떠오른 생각을 빨리 받아 적는 게 수다. 그 생각이 중요한 것이다. 내용은 다음에 다듬으면 된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계속 글을 쓰면 다시 또 떠오른다.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사실 알고 보면, 격언 같은 게 안 맞은 적이 없다. 그걸 인정해야 한다.
주변에서 확인받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작품을 멀리 실어 보내보자.
개발새발/괴발개발 ‘괴발개발’은 글씨를 아무렇게나 함부로 쓴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괴’는 고양이의 옛말로, 고양이 발자국이나 개 발자국처럼 무질서하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사람들이 비슷한 뜻으로 ‘개발새발’을 많이 써서 지금은 ‘개발새발’도 표준어가 되었다. 학생이 괴발개발 그린 글씨는 도무지 뭐라고 썼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가 남긴 메모는 개발새발로 써 놓아 우리는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야밤도주/야반도주 ‘야반도주(夜半逃走)’는 ‘남의 눈을 피하여 한밤중에 도망감’이란 뜻의 사자성어다. ‘야반’이 한자 ‘밤 야(夜)+반 반(半)’으로 한밤중을 의미하는데, 사람들이 이 사자성어를 ‘야밤도주’라고 잘못 쓰기도 하는 건 아마도 우리말 ‘밤’과 헷갈리기 때문일 것이다. 오죽하면 그 몸으로 야반도주를 하였겠소.
속담이 이런 뜻 같은데 진짜는 그것과 좀 다른 뜻인 경우도 많고 그 뜻이 좀 변하기도 한다.
눈 가리고 야옹/눈 가리고 아웅(아옹) ‘눈 가리고 아웅’은 무슨 말인지 빤히 아는데도 얕은수를 써서 속이려고 할 때 쓰는 표현이다. 실수로 ‘눈 가리고 야옹’이라고 쓰지 않도록 조심하자. 내가 아무리 어리석어도 눈 가리고 아옹하는 수작에는 속지 않아.
마지막으로 고칠 때 신경 써야 할 부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너무 그러니까 같은 단어를 오히려 반복 쓰는 게 신선하게 보일 정도다, 이젠. 그것도 어쩌면 작가의 특성이다, AI가 흉내 못 내는. 나도 일부러는 안 피하고 그냥 쓰고 싶으면 쓴다, 보면 그러는 게 더 자연스럽다.
작가마다 반복해 쓰는 단어가 달라 재밌다.
사람들은 결국 자기 만족을 위해 할 도리를 다했다고 한다.
나는 공모전을 열 번 이상 떨어졌었다.
2년이 지나자 창고가 텅 비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전엔 장애우라고 써야 한다, 하더니 다시 장애인으로 바뀌었다. 하여간 말들이 너무 많다. 검열 때문에 안 유명해 자유로운 영혼으로 쓰고 싶다. 유명해지고 싶어서 자유로운 영혼을 버리면 작가로서의 순수가 오염된 것이다.
핸드폰 전원 꺼 놓고 골방에 처박혀 글이나 읽고 글이나 쓰는 게 제일 좋다.
인간은 어쩔 수 없다, 그냥 현실에 타협하며 그냥저냥 산다. 그게 인간이다.
쓰는 게 직업이면 어떻게든 써야지.
작가가 순수를 잃으면 작가도 아니다. 화끈해야 진짜배기 작가지.
나는 위수정처럼 약간 음울한 작가를 좋아한다. 세상을 회의하는 것이다. 작가가 매일 긍정적인 에너지나 선사하고 웃기고 다니면 그게 어디 세상의 진실을 보려는 자세인가. 인간들에게 희망이라는 고문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혐오 만연 주먹이 법보다 먼저다. 그래 따지기 좋아하는 인간들을 혐오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들은 자기보다 뭔가 여유 있어 보여 그런 것이다. 먹고살기 바쁜데 그렇게 따질 시간이 어디 있나, 하는 것이다. 공감과 이해가 안 가는 것이다. 박탈감과 상실감이 드는 것이다. 자기 세계가 아닌 딴 세계에 사는 인간처럼 보이는 것이다.
트럼프는 중국에 맞서고 자기 인기를 위해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도 남한을 나몰라 충분히 할 수 있는 위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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