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1장을 읽었는데 굉장히 혼란스럽네요. 이 무질서와 혼돈 그 자체가 도시의 배경과 분위기를 설명하는 핵심이려나요. 전개가 예측이 안되서 흥미롭습니다.
[함께 읽는 SF소설] 13.저주받은 도시 - 스트루가츠키 형제(1부)
D-29

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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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타는산토끼
꽃의요정님의 대화: 필립 K. 딕은 글 쓸 때 약물 복용을 너무 많이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급실망한 작가입니다. 에그머니나 ^^;;
물론 약물복용으로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해서 독창적인 작품을 썼을 수는 있겠지만, 제가 좋아하던 사람이 마약과 관련되면 신뢰도가 확 떨어지더라고요. 작품은 그 유명한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한편만 읽어 봐서 그의 진가는 사실 모릅니다.
<옥타비아 버틀러의 말>에서 스터전 작가님 이야기가 나왔던 거 같아요! 언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계속 어디서 읽었지? 하고 기억을 더듬어 봤지만,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거든요.
<와일드 시드>는 전체적인 줄거리는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결말이 도통 기억이 나질 않네요. 와일드 시드에서 얌과 콜라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치누아 아체베 님 책 읽을 때도 반가웠고요.
최근에 읽었던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도 인상에 남습니다. 근미래라고 하는데, 시점이 2024년인가 그래요. SF 작품에서 많은 미래를 그리지만, 이 작품에서 그린 미래가 제일 현실적?이었어요. 주인공이 겪는 병인지 초능력인지도 신선했고요.
솔직히 <쇼리>는 미완성 작품이라서 그런지 그녀 작품답지 않게 엉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빨리 <은총을 받은 사람의 우화>도 읽고 싶어요!
은화 님과 '제노제네시스' 시리즈 읽을 날을 기다려 봅니다.
필립 K. 딕이 약물을 사용한 행동을 잘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제 생각에는 환경이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그가 작품 활동을 하던 60~70년대는 딕씨 말고도 뭔가 예술을 좀 한다 내지는 그게 아니라도 LSD 정도 하고 싶어서 예술 한다는 핑계를 대기 좋은 시대였어요. 베트남전과 그에 대한 반전 운동, 히피 문화의 확산이란 장판이 깔린 와중에 비틀즈 멤버 같은 사람들이 뜬금없이 인류의 정신적 고향을 찾겠다고 인도 가서 약물을 접하고 했으니 가뜩이나 일도 안 풀리고 이혼에 돈도 없고 노는 친구들도 다 약물을 하는 딕씨 입장에서는 '영감을 얻기 위해 사용한다!'라는 핑계를 대기 좋은 상황이었죠. 약물을 사용해서 그랬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단편들에서 번뜩이는 그의 아이디어와 설정은 지금에 와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딕씨를 너무 멀리하지는 말아주시길...ㅋㅋㅋ

꽃의요정
은화님의 대화: 오늘 책을 빌려왔습니다. 비가 많이 오면 책을 들고 오가기 힘들어 걱정했는데 다행히 오지 않았네요. 저번에 봤을 때보다 더 두껍고 무거워진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죠? 예정대로 모임은 내일부터 시작됩니다!
근데 미치도록 덥더라고요. 잠깐 점심 픽업하러 100m 걸어갔다 들어왔는데 땀이;;;
저도 오늘 상호대차 신청하려고요~아 가슴 떨려

꽃의요정
나무타는산토끼님의 대화: 필립 K. 딕이 약물을 사용한 행동을 잘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제 생각에는 환경이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그가 작품 활동을 하던 60~70년대는 딕씨 말고도 뭔가 예술을 좀 한다 내지는 그게 아니라도 LSD 정도 하고 싶어서 예술 한다는 핑계를 대기 좋은 시대였어요. 베트남전과 그에 대한 반전 운동, 히피 문화의 확산이란 장판이 깔린 와중에 비틀즈 멤버 같은 사람들이 뜬금없이 인류의 정신적 고향을 찾겠다고 인도 가서 약물을 접하고 했으니 가뜩이나 일도 안 풀리고 이혼에 돈도 없고 노는 친구들도 다 약물을 하는 딕씨 입장에서는 '영감을 얻기 위해 사용한다!'라는 핑계를 대기 좋은 상황이었죠. 약물을 사용해서 그랬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단편들에서 번뜩이는 그의 아이디어와 설정은 지금에 와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딕씨를 너무 멀리하지는 말아주시길...ㅋㅋㅋ
맞아요. 그 시대엔 약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랐다고 들었어요. 게다가 뭘 알아야 필립 K. 딕을 멀리할텐데
잘 몰라서 멀리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분이에요.
사실 그 분 작품도 읽어 보고 싶어서 전자책에 몇 권 담아 뒀는데(인상이 안 좋다고 읽지 않지는 않습니다^^;), 어디선가 방이 열리지 않으면 안 읽을 거 같아요~

은화
꽃의요정님의 대화: 맞아요. 그 시대엔 약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랐다고 들었어요. 게다가 뭘 알아야 필립 K. 딕을 멀리할텐데
잘 몰라서 멀리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분이에요.
사실 그 분 작품도 읽어 보고 싶어서 전자책에 몇 권 담아 뒀는데(인상이 안 좋다고 읽지 않지는 않습니다^^;), 어디선가 방이 열리지 않으면 안 읽을 거 같아요~
필립 K. 딕 본인이 약물을 한 경험 때문인지 그의 작품 중 <스캐너 다클리>도 마약이 소재인 책입니다. 마약과의 전쟁에서 결국 패배한 미국의 미래가 배경인데 2006년에 영화로도 나왔었고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나옵니다. 로다주의 생애를 생각해 보면 이 영화는 그에게도 여러 의미가 있었을 것 같네요. 아직은 필립 K. 딕 책을 모임으로 정하지는 않았는데 이쪽도 나중에 그믐에서 함께 읽어보려고요.


스캐너 다클리『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와 『높은 성의 사내』로 SF 팬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작가, 필립 K. 딕의 장편소설. 마약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비밀 요원 밥 아크터가 겪은 처절한 패배와 파멸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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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밥심님의 대화: 완전히 믿을 순 없지만 AI는 뱀이 나오는 첫 번째 그림이 스트루가츠키 형제에게 영감을 주었다 고 하네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지만 그림풍에 마음이 끌려 화가인 니콜라스 레리히에 대해 조금 찾아봤더니 이 분 서사가 장난이 아니네요. 링크한 기사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https://share.google/s72z1npouyi2vxTVG
러시아 사람이지만 미국과 관련된 일이 많아서였는지 뉴욕에 니콜라스 레리히 미술관도 있습니다.
와.. 학생 시절 러시아에 있을 적에, 밥심 님께서 링크해주신 기사에 나오는 트레치야코프 미술관, 뻬쩨르 러시아 미술관 등에 다녀왔지만 니콜라스 레리히라는 화가가 있는 줄 몰랐어요. 더구나 이렇게 독특하고 영화같은 서사라니, 말씀대로 장난이 아니네요. 그림만큼이나 인상적인 생애입니다. 그의 ‘몽상’이 ‘레리히 조약’으로 결실을 맺은 것도, 가가린이 일지에 쓴 글도 마음에 와닿습니다.

은화
밥심님의 대화: 완전히 믿을 순 없지만 AI는 뱀이 나오는 첫 번째 그림이 스트루가츠키 형제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하네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지만 그림풍에 마음이 끌려 화가인 니콜라스 레리히에 대해 조금 찾아봤더니 이 분 서사가 장난이 아니네요. 링크한 기사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https://share.google/s72z1npouyi2vxTVG
러시아 사람이지만 미국과 관련된 일이 많아서였는지 뉴욕에 니콜라스 레리히 미술관도 있습니다.
국제 정치의 냉엄한 현실을 보지 못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선명하게 세계를 바라보았다는 기사 내용이 마음을 울리네요. 이념과 진영 싸움의 안개에 갇혀 모든 사회적 에너지를 쏟아붓느라 세상이 놓칠 뻔했던 것들에 레리히는 눈과 귀를 기울였으니까요.
'현실적으로 살아라, 현실을 똑바로 봐라'라는 말들이 많지만 그런 사람들만 살면 오히려 세계는 지극히 건조하고 무미한 공간이었을 겁니다. 첫 번째 그림이 어쩌면 그의 생각을 보여주던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우리가 스스로 만든 뱀의 똬리에 갇혀 더 많은 세계로 나가지도, 다른 도시를 방문하지도 못하는 건 아닌지 말이죠.

은화
오늘 하루 만에 1부를 다 읽었습니다. 도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건지, 사람들이 왜 도시로 온 건지, 여기서 말하는 실험의 의미가 뭔지 전부 의문 투성이인데다 혼란스러운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네요. 이런 전개는 자칫 잘못 쓰면 소란스럽거나 집중하기 어려운 산만한 느낌을 줄 수 있음에도 '도시' 자체의 어두침침한 분위기가 혼돈을 무게감 있게 제압하는 인상을 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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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그래, 나는 알지 못한다. 안드레이가 생각했다. 똥이라니. 그러는 당신은 적분이 뭔지 알까? 허블상수가 뭔지 알까? 누구나 모르는 게 있지 않은가 ……
『저주받은 도시』 p.17,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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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너는 검수원이 자기 의지로 저 일을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아주 잘 이해하잖아. 그는 수를 세기 위해 여기에 있는 거니까 수를 세는 것뿐이라고. 게다가 그가 제대로 세지 못하면 너도 알다시피 줄이 생기고. 줄은, 줄이지 뭐……" ”
『저주받은 도시』 p.35~36,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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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그럼 지도층은 왜 그렇게 하지 않는데?"
"그럴 이유가 없으니까?" 이쟈가 즐거운 듯 소리쳤다.
"생각해 봐! 쓰레기를 치우고 있나? 치우고 있지! 쓰레기 양을 확인하나? 확인하지! 체계적으로? 체계적으로. 월말이면 쓰레기 매립양이 보고되지. 지난달보다 쓰레기양이 얼마만큼 늘었다고 말이야. 장관도 만족하고 시장도 만족하고 도널드는 불만스러워해. 그를 여기로 밀어 넣은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스스로 온 건데도……!" ”
『저주받은 도시』 p.36,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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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은화님의 대화: 1부 1장을 읽었는데 굉장히 혼란스럽네요. 이 무질서와 혼돈 그 자체가 도시의 배경과 분위기를 설명하는 핵심이려나요. 전개가 예측이 안되서 흥미롭습니다.
1장 읽었습니다. 시작부터 아주 강렬하네요. 정말 이야기가 어디로 튈지 모르겠어요. 재밌습니다!

향팔
“ "내가 빈말로 당신더러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던 게 아닙니다. 실제로 당신은 질투의 대상일 수밖에 없으니. 모든 게 당신을 비껴가지요. 혹은 당신을 통과해서 갑니다. 그런데 그게 나에겐, 나를 마치 증기 롤 러처럼 뭉개고 가는 것 같아요. 성한 뼈가 하나도 안 남았습니다." ”
『저주받은 도시』 제1부 청소부 | 제1장,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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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저기, 도널드. 당신은 사회학자잖아요. 전 물론 사회학은 학문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제가 예전에 말씀드렸듯이 사회학은 그 어떤 방법론도 절대 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요…… 그래도 물론 저보다는 아시는 게 훨씬 많잖아요. 그러니까, 어디서 이런 쓰레기 같은 놈들이 우리 도시로 오는지 설명해 주세요. 어떻게 그놈들이, 그러니까 살인자들이나 폭력배들, 도둑들이 여기로 오는 걸까요…… 설마 인도자들은 자신들이 누구를 이곳으로 데려오는지 모르는 걸까요?"
"아마 알았을 겁니다." 도널드는 새카만 물이 차 있는 무시무시한 구덩이를 단숨에 넘으며 대수로울 것 없다는 듯 대답했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죠……?"
"날 때부터 도둑인 사람은 없습니다. 도둑이 되는 거지. 그리고 당신도 잘 알듯이, '실험에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실험은 실험입니다……'" 도널드는 잠시 말을 멈췄다. "축구는 축구고요. 공은 둥글고 구장은 네모나고 가장 잘하는 사람은 이기는……" ”
『저주받은 도시』 제1부 청소부 | 제1장,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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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jin
은화님의 대화: 오늘 하루 만에 1부를 다 읽었습니다. 도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건지, 사람들이 왜 도시로 온 건지, 여기서 말하는 실험의 의미가 뭔지 전부 의문 투성이인데다 혼란스러운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네요. 이런 전개는 자칫 잘못 쓰면 소란스럽거나 집중하기 어려운 산만한 느낌을 줄 수 있음에도 '도시' 자체의 어두침침한 분위기가 혼돈을 무게감 있게 제압하는 인상을 주고요.
아직 이 작품의 세계관에 적응을 못한듯요 ㅜㅜ 2부는 읽어야 좀 실험이 뭔지, 이 도시가 어떤 건지 알 수 있으려나요. 아직까진 혼란스러워요. 안드레이 말처럼 "이해가 안되고, 하나도 모르겠어요." 계속 읽어나가면 알 수 있겠지요!

himjin
“ 그때 도널드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빈말로 당신더러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던 게 아닙니다. 실제로 당신은 질투의 대상일 수밖에 없으니, 모든 게 당신을 비껴가지요. 혹은 당신을 통과해서 갑니다. 그런데 그게 나에겐, 나를 마치 증기 롤러처럼 뭉개고 가는 것 같아요. 성한 뼈가 하나도 안 남았습니다."
"대체 무슨 말이에요? 전혀 이해가 안 되는데요."
도널드는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입을 다물었다. 안드레이는 그를 바라보다가 멍하니 앞에 펼쳐진 길을 보다가 다시 도널드를 흘끗 쳐다봤고 정수리를 긁적인 다음 시무룩해서 말했다.
"정말 하나도 모르겠어요. 이렇게 모든 게 잘되고 있는데......"
"그러니 부럽다는 겁니다." 도널드가 거칠게 말했다. ”
『저주받은 도시』 25p,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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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jin
“ "그거 들었어요? 범죄 척결 계획안 말이에요. 경찰을 해체한다네요! 대신 밤마다 광인들을 거리로 내보낸다나요. 범죄자들이랑 깡패들은 끝이죠. 이제 밤에는 광인만 집에서 나갈 수 있을걸요!" (이쟈 카츠만) ”
『저주받은 도시』 34p,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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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jin
“ 도널드는 잠시 고개를 돌려 안드레이의 얼굴을 응시했다. 그의 눈빛에 무엇이 담겼는지, 비웃음인지 고통인지 알 수 없었으나 그 순간 그는 안드레이에게 아주 늙은 사람으로, 완전히 시들어 버린 것 같고 또 왜인지 쫓겨난 사람으로 보였다. ”
『저주받은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