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숭이들의 존재를 체계화하기. 혼돈과 말썽을 법의 틀에 욱여넣는, 그런 방식으로 원숭이들을 우리 선한 시장 특유의 견고한 질서의 일부로 만드는 거야! 동냥질을 하고 말썽을 피우는 무리와 패거리 대신에 사랑스러운 애완동물을 제시하면서. 우리는 모두 동물을 사랑하잖아! 빅토리아 여왕도 동물을 사랑했고 다윈도 동물을 사랑했어. ”
“ … 제기랄. 아니다. 내가 탈탈 털어 주겠다. 나한테 저놈들을 먹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원숭이 같은 자식들!
그때 또다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안드레이는 음산하게 비죽비죽 웃으며 문을 열러 갔다. 지나는 길에 그는 셀마가 식탁 위에서 손바닥을 허벅지 아래에 깔고 앉아서는 두껍게 화장한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활짝 웃는 것을 봤다. 이런 개 같은 년. 개 같은 년. 셀마의 앞에 서서 원숭이 같은 앞발을 휘저으며 헛소리를 지껄여 대는 이쟈는 말끔함이라고는 이미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넥타이 매듭은 돌아가 오른쪽 귀 아래에 있었고, 머리카락은 쭈뼛쭈뼛 서 있었으며 소매는 때가 타 있었다 ”
ifrain님의 대화: ‘조직화된 무책임’ 이라는 구절에서는
무책임이 조직화되었기 때문에 더욱 공고해지는 거라는 인상을 받게 되네요. 개인적인 무책임에 비해서 면피가 되고 양심의 가책을 덜 느끼게 되겠죠.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녀는 아이히만이 단지 명령을 수행했을 뿐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가 평범하고 성실한 관료일 뿐이었다는 점에 충격을 받았죠.
얼마 전 서국도에 갔을 때 눈에 띄었던 책 중 하나가 있었는데요. 글항아리에서 나온 <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입니다.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한나 아렌트의 책과 대조되고자 하는 의도가 드러나죠. 저자 베티나 슈탕네트는 아이히만 본인이 남긴 다양한 글과 녹음 테잎 등을 분석하여 아이히만이라는 인물을 조사했습니다. 슈탕네트는 아이히만이 나치 독일의 광범위한 조직과 권위와 익명성에 어쩔 수 없이 올라탔던 인물이 아니라 타고난 체계적 살인자였다고 주장하는데요. 아렌트의 연구와 '악의 평범성'만으로는 악惡을 설명할 수 없다고 반박합니다.
언젠가 꼭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최근에 <파리대왕>을 읽었던지라 악은 내면에 타고나는 것인가 vs 환경이 조장하는 것인가로 생각이 많았는데 아렌트의 이론을 반박하는 내용이라고 하니 더 궁금하네요.
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 - 대량학살자의 밝혀지지 않은 삶1906년 10월 14일, 한나 아렌트가 태어났다. 그보다 7개월 앞선 3월 19일, 아돌프 아이히만이 세상의 빛을 봤다. 동갑내기 두 사람은 유대인 학살을 둘러싼 피해자-가해자 다. 아렌트는 아이히만을 주인공 삼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썼다. 이 책은 아렌트 책 출간 이후 50년 만의 반박이다. 예루살렘 법원에 서기 전 아이히만의 생을 쫓는다.
책장 바로가기
은화
향팔님의 대화: ㅎㅎ 이 대목에서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가이거 프리츠의 배경과 성격 때문에 1부에서 무슨 큰 사건사고를 일으키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생각보다 [실험]과 [도시]에 순응하고 잘 적응(?)해서 다행이었어요. 전쟁 시기의 소련인과 독일인이 한 공간에 있는 걸 보며 '인도자'들이 인류에게 관심이 있어서 일부러 이런 지구촌 조합을 넣은 건지, 아니면 오히려 관심이 없어서 고려를 안 한건지 그 의도는 알 수 없지만요.
은화
“ "그래, 가이거를 봐. 가이거는 어쨌든 우리 계급의 적이지만 입장만큼은 완벽하게 일치하지. 그러니까, 모든 계급에게 있어 지식인은 똥이야." 안드레이가 이를 악물었다. "난 그놈들이 싫어…… 힘없는 안경잡이들, 수다쟁이들, 그리고 무위도식하는 자들을 더는 참아 줄 수가 없어. 그놈들한텐 정신력도 없고 믿음도 없고 도덕성고 없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