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화님의 문장 수집: ""나는 토마토나 키우고 싶습니다!" 부장이 말했다. "토마토라면 사족을 못 쓰는데 여기서는 왜인지 얼마를 준대도 토마토를 못 구하니…… 보로닌, 당신은 지금 일을 하는 중이고, 당신이 뭘 하고 싶은지는 아무도 관심이 없는 가운데 건물 사건을 수사하라고 지시받은 겁니다. 그 사건을 수사하십시오. 당신이 능력 없다는 건 나도 압니다. 다른 상황이었다면 건물 사건을 당신에게 맡기지 않았겠지요. 지금 같은 상황이니 맡기는 겁니다. 왜냐고요? 당신이 우리 사람이니까요, 보로닌. 왜냐하면 당신은 여기서 대충 시간이나 때우는 게 아니라, 투쟁하고 있으니까! 당신은 스스로를 위해서가 아니라 실험을 위해 이곳으로 왔으니 말입니다. 그런 사람은 거의 없어요, 보로닌. 그래서 나는 당신에게 당신 직급은 알 수 없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 안드레이는 문을 살며시 닫고 벽에 기대어 섰다. 내면에 불확실한 공허감이, 뭐라 정의하기 어려운 감정이 느껴졌다. 그는 꾸중을, 상사에게 꾸중을, 날카로운 책망을 들으리라고 예상했고 어쩌면 해고당하거나 경찰로 소속을 변경하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사는 그러기는커녕 사실상 자신을 추켜세웠고 다른 사람들 가운데 특별하다고 해 주었으며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사건을 신임해 맡겼다. 불과 1년 전, 청소부였을 때라면 업무상 질책을 받으면 우울의 구렁텅이로 빠지고 중요한 임무를 받으면 크나큰 희열과 뜨거운 열정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알 수 없는 어두움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자신을 살펴보려 애쓰는 동시에 또 다른 한편으로 피할 수 없는, 이런 새로운 상황에서는 마땅히 직면할 수밖에 없는, 난처하고 불편한 심경을 다음으로 애썼다. ”
『저주받은 도시』 p.181~182,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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