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SF소설] 13.저주받은 도시 - 스트루가츠키 형제(1부)

D-29
“그렇군, 그래. 바로 여기서도 이런 식으로 자유의지에 대한 감각이 발생하는 거군. 이제야 알겠소. 그건 관성이오. 관성일 뿐이오. 젊은이. 당신은 내가 잠시 흔들릴 정도로 대단히 확신에 차서 말했소이다…… 혼돈을 체계화하느니 새로운 세계니…… 아니, 아니오. 관성일 뿐이오. 그건 시간이 흐르면 사라질 거요. 지옥은 영원하다는 것을,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당신이 이제 겨우 첫 번째 굴레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오.”
저주받은 도시 pp.263~264,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이쟈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안드레이 자신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이제 어떻게 행동할지 미친 듯이 머리를 굴렸다.
저주받은 도시 p.269,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왕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따랐으며 안드레이는 문득 왕이라면 처형장도, 고문실도, 그 어떠한 굴욕적인 자리에도 바로 지금처럼 이렇게 아무 말 없이 고분고분 따라가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드레이는 그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왕의 타협에는 뭔가 동물적인 것이, 인간에는 미치지 못하나 동시에 고귀하고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는 무언가가 있었다. 왜냐하면 이 타협의 이면에는 발생하는 사건이 대단히 깊고 은밀하며 영원한 핵심에 대한 어떤 초자연적인 이해가, 영원한 무용성, 즉 저항의 무가치성에 대한 이해가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서양은 서양이고, 동양은 동양이다. 이 문구는 기만적이고 불공정하며 비하적이기까지 하지만, 이 경우에는 왜인지 적절한 듯했다.
저주받은 도시 pp.279~280,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네 말 이해해. 너는 네 식대로 옳아. 그런데 너는 여기 건설을 하러 왔지만, 난 여기로 도망쳐 온 거거든. 넌 투쟁과 승리를 추구하지만 나는 안정을 추구하고. 우리는 아주 달라, 안드레이.” … “영혼의 안정 말이야, 안드레이! 영혼의 안정!” 왕이 말했다. “나 자신과, 그리고 세계와 맺는 관계에 있어서의 안정 말이야.”
저주받은 도시 p.283,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나무타는산토끼님의 대화: 스탈린을 찬양하는 별칭 중에 'great helmsman (위대한 조타수)'가 있었지요...
그래서 계속 위대한 전략가라고 불렀던 거였군요 ㅎㅎ 감사합니다.
himjin님의 대화: 2부 체스 장면을 읽으면서도 잘 몰랐었는데,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책을 읽는데 러시사 역사를 알면 좋을 것 같은데, 전혀 모르니 작가의 상상대로 제대로 읽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ㅜㅜ
소련 역사 관련해서 각주(옮긴이 주)가 좀더 자세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적어도 말이야, 여기가 지옥이 아니라도 말이지,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별반 다르지 않다고.
저주받은 도시 제2부 수사관 제3장,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복도에서 그는 말없이 왕의 팔꿈치를 잡고 데려갔다. 왕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따랐으며 안드레이는 문득 왕이라면 처형장도, 고문실도, 그 어떠한 굴욕적인 자리에도 바로 지금처럼 이렇게 아무 말 없이 고분고분 따라가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드레이는 그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왕의 타협에는 뭔가 동물적인 것이, 인간에는 미치지 못하나 동시에 고귀하고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는 무언가가 있었다. 왜냐하면 이 타협의 이면에는 발생하는 사건의 대단히 깊고 은밀하며 영원한 핵심에 대한 어떤 초자연적인 이해가, 영원한 무용성, 즉 저항의 무가치성에 대한 이해가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서양은 서양이고, 동양은 동양이다. 이 문구는 기만적이고 불공정하며 비하적이기까지 하지만, 이 경우에는 왜인지 적절한 듯했다.
저주받은 도시 제2부 수사관 제3장,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아니, 더 좋지 않아." 왕이 말했다. "더 떨어질 곳이 없는 자리에 있는 편이 가장 좋아. 넌 이해 못 해, 안드레이." "왜 반드시 떨어진다고 생각해?" 안드레이가 혼란스러워하며 물었다. "왜인지는 나도 몰라. 하지만 분명히 그렇게 돼. 그게 아니라면 차라리 당장 떨어지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노력을 해 가며 버텨야 하지. 나는 알아. 그 모든 걸 다 겪었어."
저주받은 도시 제2부 수사관 제3장,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왕은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드레이가 말을 마치자 그가 이렇게 말했다. "네 말 이해해. 너는 네 식대로 옳아. 그런데 너는 여기 건설을 하러 왔지만, 난 여기로 도망쳐 온 거거든. 넌 투쟁과 승리를 추구하지만 나는 안정을 추구하고. 우리는 아주 달라, 안드레이." "안정이라니, 그게 무슨 의미야? 너는 스스로를 기만하는 거야! 네가 안정을 원했다면 번듯한 직책을 맡아서 아무 걱정 없이 살았겠지. 여기엔 번듯한 직장이 차고 넘치잖아. 그런데 너는 가장 더럽고 가장 인기 없는 직업을 고르고는 성실하게 일하고, 힘도, 시간도 아낌없이 쓰면서…… 그러는 네가 무슨 안정을 찾는다는 거야!" "영혼의 안정 말이야, 안드레이! 영혼의 안정!" 왕이 말했다. "나 자신과, 그리고 세계와 맺는 관계에 있어서의 안정 말이야."
저주받은 도시 제2부 수사관 제3장,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그는 그저 모든 것이 올바르고 합리적이도록 정의롭게 처리하고 싶었을 뿐인데 웬 자선을 베풀고 제 식구 감싸기를 하고 연줄을 행사한 꼴이 되어 버렸다……
저주받은 도시 p.288,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보로닌 수사관은 그 어떠한 것도 약속할 수 없다. 그럴 권한이 없다…… 그때 그는 문득 왕의 눈을 봤다. 이상한, 특유의 이상함이 대단히 익숙한 시선이었고, 안드레이는 갑자기 모든 것을 떠올리고는 그 기억 때문에 온몸이 후끈거렸다.
저주받은 도시 p.289,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소문의 확산은 무서운 일이지만, 그 어떠한 소문보다도 무서운 것이 붉은 건물이다. 사람들이 들어갔다가 영원히 사라져서가 아니라, 때때로 사람들이 거기서 나오기에 무서운 것이다! 나와서, 돌아와서 우리 사이에 섞여 산다. 카츠만이 그러하듯……
저주받은 도시 p.293,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그곳에서 그 내부의 무언가가 망가졌고 그는 무언가를 영원히 잃었다……
저주받은 도시 p.293,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나는 이전에 도시의 문서 보관소에서 일했기 때문에 사회를 위한 봉사 차원에서 계속 그 일을 하는 거고 모든 고문서 자료에, 즉, 도시 경계 밖에 있는 자료에도 마찬가지로 접근 권한이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저주받은 도시 p.302,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나 자신도 이해가 안 됩니다만.” 이쟈가 말했다. “꿈 비슷한 겁니다. 겁먹은 양심의 환영이라고요.”
저주받은 도시 p.303,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속은 찝찝했고 입안은 텁텁한 데다 마치 똥을 잔뜩 처먹은 듯 역했다. 신문은 편향되었으며 확신이 결여되어 있었다. 붉은 건물 가설을 완전히, 전적으로 헛짚었다.
저주받은 도시 p.308,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그런데 왜 이런 소문이 생기는 겁니까? 그게 누구에게 필요한 일입니까? 소문이 어디서 흘러나오고 있습니까? 누가 만들어 낸 겁니까? 누가 퍼뜨리고 있습니까? 어째서일까요?
저주받은 도시 177p,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헛소리와 위험한 속삭임과 거짓의 혼돈 속에서 지금도 계속 활동중일 정보원들을, 불길한 안개를 드리우는 중심을 찾아야 한다....
저주받은 도시 193p,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이곳은 절대악의 왕국이 아닌데요. 우리가 바로잡아야 할 혼돈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없다면 이 혼돈을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겠습니까?
저주받은 도시 256p,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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