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SF소설] 13.저주받은 도시 - 스트루가츠키 형제(1부)

D-29
분명,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남아 있다면 뮛 하러 타협을 하고 또 끈질긴 고통을 겪어야만 합니까.
저주받은 도시 259p,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왕의 타협에는 뭔가 동물적인 것이 인간에는 미치지 못하나 동시에 고귀하고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는 무언가가 있었다. 왜냐하면 이 타협의 이면에는 발생하는 사건의 대단히 깊고 은밀하며 영원한 핵심에 대한 어떤 초자연적인 이해가, 영원한 무용성, 즉 저항의 무가치성에 대한 이해가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저주받은 도시 279-280p,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1부까지는 아직 어떤 내용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2부부터는 [도시]의 내막과 상황이 구체적으로 묘사되기 시작하는데요. 2부까지 읽은 내용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1) 1부와 2부에서의 안드레이가 주는 인상은 상당히 다른 모습입니다. 무엇이 그를 변하게 한 것일까요? 청소부/수사관이라는 직업일까요? 아니면 '붉은 건물' 사건 때문이라고 보시나요? 2) '왕'은 직업을 바꾸고 싶지 않다며 계속 청소부로 남기를 고집합니다. 그는 책임질 아내와 아이가 있음에도 더 높은 보수를 주는 자리에 가려고 하지 않죠. 왕은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더라도 '영혼의 안정'을 택하겠다고 말합니다. 그가 말하는 '영혼의 안정'은 무슨 의미일까요?
이 글에 달린 댓글 3개 보기
ifrain님의 문장 수집: " 에필로그 책 속 부역자들의 문제는 이들의 기만이, 때로 아마도 거짓 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했던 기만이, 결국 자기기만이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거짓 속에서 살다보면 흔히 그런 결과를 맞는다. 나는 책 앞부분에서 독재와 강점 세력에 저항했던 사람들 또한 이름이나 문서나 정체성을 꾸며냈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들은 스스로를 기만하지는 않았다. 그늘 속에서 비밀스럽게 살았을지언정 진실 속에서 살았다. 반면 두려움이나 기회주의에 사로잡혀 거짓 속에 사는 사람들은 결국 거짓에 사로잡혀버린다. 기와시마 요시코와 프리드리히 바인레프와 펠릭스 케르스텐은 성장 배경이 복잡하고 다문화의 정체성을 가졌기 때문에 단테의 여덟 번째 지옥에 간 것이 아니다(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아홉 개의 지옥 중 여덟 번째 지옥은 사기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간다). 타인을 속였기 때문에 다른 사기꾼들과 함께 여덟 번째 지옥에 간 것도 아니다. 이들이 지옥에서 고통받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스스로를 속였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인생을 허구로 만들어버리면 아무런 정체성도 남아 있지 않게 된다. 독재 체제에 살고 있든 그렇지 않든, 우리 중 많은 수가 여전히 그런 우울한 상태에 빠질 위험에 처해 있다. "
2부를 읽으면서 언급해주신 내용이 떠오르네요. 267~268쪽에 언급되는 '유다 스투팔스키'는 실존인물인 줄 알고 이름을 찾아봤지만 정보가 나오지 않는 걸 보니 허구의 인물인가 봅니다. 하지만 동포들을 게슈타포에게 팔아넘겼다는 대목에서 바인레프가 겹쳐 보이네요. 마침 노인이 [도시]를 지옥으로 언급하며 단테를 말하기도 하고요.
은화님의 대화: 2부를 읽으면서 언급해주신 내용이 떠오르네요. 267~268쪽에 언급되는 '유다 스투팔스키'는 실존인물인 줄 알고 이름을 찾아봤지만 정보가 나오지 않는 걸 보니 허구의 인물인가 봅니다. 하지만 동포들을 게슈타포에게 팔아넘겼다는 대목에서 바인레프가 겹쳐 보이네요. 마침 노인이 [도시]를 지옥으로 언급하며 단테를 말하기도 하고요.
네 저도 그 노인이 나오는 부분을 읽으면서 찾아봤는데 실제 인물이 아니더라고요. 말씀하신 대로 타인의 생명을 담보로 살아남은 미꾸라지 같은 면모에서 바인레프와 겹쳐보이는 부분이 많습니다.
여기, 코앞에서 아주 촘촘한 망이 짜이고 있는데 나는 소문의 출처나 찾아야 하고……
저주받은 도시 p.309,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다른 한편으로는 물론, 나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어야 한다. 실험처럼 대대적인 과업에는 다양한 계급과 정치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들기 마련이고 이는 즉, 분열과…… 반목…… 유동적인 반목이라고는 하지만…… 적대적인 투쟁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니……
저주받은 도시 p.309,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안드레이는 자신이 얼마나 쉽고 빠르게 일을 처리했는지 기꺼이 들려주었다. 질서를 바로잡았다고. 정의를 재정립했다고. 이 지독하게 불운한 하루의 유일하게 성공적이었던 일을 말해 주고 나니 흡족했다.
저주받은 도시 p.302,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그 법은, 안드레이가 말을 잘랐다. “실험에 이로우라고 쓰인 거지 실험에 해가 되라고 쓰인 게 아냐. 법이 모든 상황을 예상할 수 없다고. 그러니 우리가,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어야지.”
저주받은 도시 pp.312~313,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자기 자신이 내린 결정이 그를 공포와 일종의 악마적인 즐거움으로 채웠다. 그 안의 모든 것이 흥분하여 날뛰었다.
저주받은 도시 p.317,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이쟈가 계속 주춤거리자 프리츠가 그의 목깃을 잡아 몸을 돌린 다음 문으로 밀쳤다. 이쟈는 중심을 잃고 문설주를 잡았다. 그의 얼굴이 창백했다. 그는 상황을 파악했다.
저주받은 도시 p.319,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이제 우울하고 지친 표정의 인도자가 다리를 꼰 채 가느다랗고 창백한 손가락으로 깍지를 껴서 무릎을 감싸고 앉아 안드레이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고 그의 양 입꼬리는 음울하게 내려가 있었다.
저주받은 도시 pp.320~321,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실험을 위해서도 그렇지요.” 인도자가 말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겠지요. 우회하는 길은 없습니다. 그걸 지나서, 통과해 가야 해요. 우리에게 모든 사람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우리에겐 특별한 부류의 사람들이 필요해요.”
저주받은 도시 p.321,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맙소사.” 안드레이가 고뇌에 차 입을 열었다. “실험의 목적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었더라면요! 이렇게 쉽게 엉키고 이렇게 모든 게 뒤섞였는데…… 저와 가이거, 겐시…… 때로는 우리 사이에 공통의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때로는 이 관계들이 막다른 골목에 와 있다는, 다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에 파시스트였던 가이거만 해도 지금은…… 지금도 그는 극도로 불쾌한 인물이에요. 인간적으로라기보단 그런 부류는 마치…… 겐시도 마찬가지예요. 겐시는 사회민주주의자긴 하고 평화주의자에 톨스토이주의자지만…… 아니요, 모르겠어요.“
저주받은 도시 pp.322~323,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실수는 위험하지 않아요. 위험한 건 수동적인 태도, 그리고 허황된 무결함과 낡은 계율에 대한 믿음입니다!
저주받은 도시 p.324,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개별 인격이 대체 뭡니까? 공동체의 단위입니다! 아무것도 아니지요. 단위가 아닌 공동체의 선을 이야기해야 하빈다. 공동체의 선을 위해 우리는 자신의 낡은 계율에 얽매인 양심에 어떤 짐이든 짊어져야 하고, 성문법이든 불문법이든 어겨야만 합니다. 우리에게 법은 하나예요. 공동체를 위한 선.”
저주받은 도시 p.324,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그는 일어나 금고를 잠그고 책상 서랍들이 잠겨 있는지 확인한 후 복도로 나섰다.
저주받은 도시 p.325,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은화님의 대화: 1부까지는 아직 어떤 내용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2부부터는 [도시]의 내막과 상황이 구체적으로 묘사되기 시작하는데요. 2부까지 읽은 내용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1) 1부와 2부에서의 안드레이가 주는 인상은 상당히 다른 모습입니다. 무엇이 그를 변하게 한 것일까요? 청소부/수사관이라는 직업일까요? 아니면 '붉은 건물' 사건 때문이라고 보시나요? 2) '왕'은 직업을 바꾸고 싶지 않다며 계속 청소부로 남기를 고집합니다. 그는 책임질 아내와 아이가 있음에도 더 높은 보수를 주는 자리에 가려고 하지 않죠. 왕은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더라도 '영혼의 안정'을 택하겠다고 말합니다. 그가 말하는 '영혼의 안정'은 무슨 의미일까요?
1) 1부와 2부의 안드레이가 다른 점은 수사관이 되면서 그에게 '배경'과 '권위'가 생겼다는 겁니다. [도시]의 묘사를 보면 모든 시민들은 주기적으로 직업을 바꿔야 하죠. 청소부일 때의 안드레이는 그의 주변인들과 대등한 관계에 있습니다. 유라 삼촌이나 이쟈, 가이거, 겐시 모두 출신과 직업과 생각이 다르더라도 함께 [도시]에 적응하는 시민이자 노동자로서 연대한다는 느낌을 줍니다. 1부의 결말에서도 보면 이들은 식사 시간에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교류하고 먹고 마시며 한데 어우러집니다. 그런데 2부로 넘어오면서 안드레이가 수사관이 되면 그의 뒤로는 수사국과 국장이 버티고 있죠. 수사관은 의심스러운 용의자 또는 물의를 일으킬 것으로 보이는 거동수상자를 데려와 취조하는 입장입니다. 피조사자는 수사관 앞에서 일방적으로 정보와 진실을 털어놔야 하는 위치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죠. 계단으로 치면 안드레이는 남보다 한 두 계단 위에 서서 남을 내려다 보는 위치가 됩니다. 2부의 초중반까지만 해도 안드레이는 이런 직업적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적응자로 묘사되는데요. 수사관임에도 남을 몰아붙이거나 압박하지 못해서 계속 사건들이 쌓여있죠. 그런데 안드레이가 '붉은 건물' 사건을 맡은 이후부터 심성과 태도가 바뀝니다. 수사국장은 그를 질책하면서도 안드레이의 책임감을 인정하면서 그에게 가장 중요한 사건을 맡긴다고 은근히 추켜 세워주죠. 저는 이 지점이 안드레이가 바뀐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붉은 건물'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고요. 가령 278쪽~288쪽에 걸쳐 안드레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왕의 편의를 봐주는데 이 모습이 마치 권력자처럼 묘사됩니다. 다른 피조사자에게는 허락하지 않았을 특혜들을 마구 제공하죠. 본인 스스로는 그게 '특혜'가 아니라, 법을 유연하게 해석하고 적용하기 위한 '합리적 판단'으로 합리화하는 모습도 나옵니다. 그런데 이후 이쟈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태도를 보이는데요. 평소 이쟈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는지 쥐 잡듯이 닦달하고 몰아세우죠. [도시]의 규율에 순응하는 왕은 비호를 받지만, 같은 친구였음에도 [도시]의 숨겨진 이면을 파헤치던 이쟈는 위험분자가 되어 조사 받습니다. 안드레이가 '붉은 건물'을 추적했듯이 이쟈는 [도시]의 진실을 알아내고자 했고 둘 모두 진실의 추적자였으나 이제 한 명은 위압적인 수사관이 되어 있고, 다른 한 명은 무기력하게 끌려오는 격차가 생기는데요. 무엇이 불법이고 무엇이 사회의 위협인지, 그리고 진실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자의적이고 혼동되기 쉬운가를 우회해서 보여주는 장면으로 느꼈습니다. (2부의 결말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안드레이는 '붉은 건물'의 체스 게임에서 '위대한 전략가'(스탈린)처럼 비정한 인간이 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그건 본인이 무기력한 희생양의 위치에 있을 때의 생각일 뿐인지도 모릅니다. 안드레이는 스탈린처럼 관료제와 권력게임의 정점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그도 조직의 위계에서 남보다는 한 단 위에 자리 잡고 있고, 자신보다 아래의 사람들에게 때에 따라 '자비를 하사하는 권력가'나 '무자비한 조사관'의 양면적 성격을 무의식적으로 드러냈죠. 안드레이 본인은 인지하지 못했겠지만 수사관이라는 지렛대가 이미 깔려있었고, '붉은 건물' 안에서의 사건(권력의 작동방식)이 결정적인 힘이 되어 안드레이에게 '사회가 만들어낸 인격'을 덮어 씌웠다고 생각합니다.
은화님의 대화: 2부를 읽으면서 언급해주신 내용이 떠오르네요. 267~268쪽에 언급되는 '유다 스투팔스키'는 실존인물인 줄 알고 이름을 찾아봤지만 정보가 나오지 않는 걸 보니 허구의 인물인가 봅니다. 하지만 동포들을 게슈타포에게 팔아넘겼다는 대목에서 바인레프가 겹쳐 보이네요. 마침 노인이 [도시]를 지옥으로 언급하며 단테를 말하기도 하고요.
‘판 스투팔스키’ 라는 이름에서 판Pan 은 폴란드어로 ~씨Mr.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독소전쟁 중의 폴란드의 역사적 상황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인레프는 네덜란드계 유대인이었고요. 스투팔스키는 <저주받은 도시>에서 유대인을 밀고한 가톨릭교도로 나옵니다.
은화님의 대화: 1) 1부와 2부의 안드레이가 다른 점은 수사관이 되면서 그에게 '배경'과 '권위'가 생겼다는 겁니다. [도시]의 묘사를 보면 모든 시민들은 주기적으로 직업을 바꿔야 하죠. 청소부일 때의 안드레이는 그의 주변인들과 대등한 관계에 있습니다. 유라 삼촌이나 이쟈, 가이거, 겐시 모두 출신과 직업과 생각이 다르더라도 함께 [도시]에 적응하는 시민이자 노동자로서 연대한다는 느낌을 줍니다. 1부의 결말에서도 보면 이들은 식사 시간에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교류하고 먹고 마시며 한데 어우러집니다. 그런데 2부로 넘어오면서 안드레이가 수사관이 되면 그의 뒤로는 수사국과 국장이 버티고 있죠. 수사관은 의심스러운 용의자 또는 물의를 일으킬 것으로 보이는 거동수상자를 데려와 취조하는 입장입니다. 피조사자는 수사관 앞에서 일방적으로 정보와 진실을 털어놔야 하는 위치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죠. 계단으로 치면 안드레이는 남보다 한 두 계단 위에 서서 남을 내려다 보는 위치가 됩니다. 2부의 초중반까지만 해도 안드레이는 이런 직업적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적응자로 묘사되는데요. 수사관임에도 남을 몰아붙이거나 압박하지 못해서 계속 사건들이 쌓여있죠. 그런데 안드레이가 '붉은 건물' 사건을 맡은 이후부터 심성과 태도가 바뀝니다. 수사국장은 그를 질책하면서도 안드레이의 책임감을 인정하면서 그에게 가장 중요한 사건을 맡긴다고 은근히 추켜 세워주죠. 저는 이 지점이 안드레이가 바뀐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붉은 건물'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고요. 가령 278쪽~288쪽에 걸쳐 안드레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왕의 편의를 봐주는데 이 모습이 마치 권력자처럼 묘사됩니다. 다른 피조사자에게는 허락하지 않았을 특혜들을 마구 제공하죠. 본인 스스로는 그게 '특혜'가 아니라, 법을 유연하게 해석하고 적용하기 위한 '합리적 판단'으로 합리화하는 모습도 나옵니다. 그런데 이후 이쟈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태도를 보이는데요. 평소 이쟈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는지 쥐 잡듯이 닦달하고 몰아세우죠. [도시]의 규율에 순응하는 왕은 비호를 받지만, 같은 친구였음에도 [도시]의 숨겨진 이면을 파헤치던 이쟈는 위험분자가 되어 조사 받습니다. 안드레이가 '붉은 건물'을 추적했듯이 이쟈는 [도시]의 진실을 알아내고자 했고 둘 모두 진실의 추적자였으나 이제 한 명은 위압적인 수사관이 되어 있고, 다른 한 명은 무기력하게 끌려오는 격차가 생기는데요. 무엇이 불법이고 무엇이 사회의 위협인지, 그리고 진실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자의적이고 혼동되기 쉬운가를 우회해서 보여주는 장면으로 느꼈습니다. (2부의 결말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안드레이는 '붉은 건물'의 체스 게임에서 '위대한 전략가'(스탈린)처럼 비정한 인간이 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그건 본인이 무기력한 희생양의 위치에 있을 때의 생각일 뿐인지도 모릅니다. 안드레이는 스탈린처럼 관료제와 권력게임의 정점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그도 조직의 위계에서 남보다는 한 단 위에 자리 잡고 있고, 자신보다 아래의 사람들에게 때에 따라 '자비를 하사하는 권력가'나 '무자비한 조사관'의 양면적 성격을 무의식적으로 드러냈죠. 안드레이 본인은 인지하지 못했겠지만 수사관이라는 지렛대가 이미 깔려있었고, '붉은 건물' 안에서의 사건(권력의 작동방식)이 결정적인 힘이 되어 안드레이에게 '사회가 만들어낸 인격'을 덮어 씌웠다고 생각합니다.
전 오늘부터 2부 읽기 시작했는데, 평행 우주인 줄 알았어요. ㅎㅎㅎ 그러다가 '청소부하던 시절에는~' 이란 부분이 나와서 오해를 풀었네요! 1부 마지막 부분에서 다같이 토론?하는 부분은 도스토옙스키의 '악령'이 떠올랐어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증정 이벤트] 김봉중 교수 강력 추천! <한 권으로 읽는 미국의 거의 모든 역사>[다산북스/책 증정] 인간 본성의 불편한 진실!『다정함의 배신』을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웰다잉 오디세이로 계속 이어집니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
천천히 읽어요
세계문학전집 느리게 읽기 (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안 노란 책을 찾아라!
안노란 책 리뷰 <지금, 그리고 그때>안노란책 리뷰 <슬픔의 물리학>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안노란 책 리뷰 <영원히 계속되다가 끝이 난다 > 앤 드 마르켄안노란 책 리뷰 <메데이아> 에우리페데스안노란 책 리뷰 <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하임 마이어호프
새벽엔 느낌 좋은 소설로 하루 시작해요
[느낌 좋은 소설 읽기] 3.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느낌 좋은 소설 읽기] 2. 오버스토리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
아티초크의 멋진 책!
[아티초크/책증정] 세계 여성 시인선 100『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와 함께해요.[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
‘인생 록 음악’ 추천!
[그믐밤] 49. 국제 암석의 날 기념, ‘인생 록 음악’ 추천해주세요[김영사/책증정] 대화도 음악이 된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함께 읽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새폴스키의 책을 읽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6.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동구권 SF 함께 읽어요!
[함께 읽는 SF소설] 12.신이 되기는 어렵다 - 스트루가츠키 형제[함께 읽는 SF소설] 11.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3) 프랑켄슈타인[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2회차 『로빈슨 크루소』(다니엘 디포, 1719)[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3권의 책 종류
『육식의 종말』완독 하기! (책 증정)[김영사/책 증정] 장안의 화제! 노화과학을 다룬 <우리는 왜 죽는가>를 함께 읽어요 [인플루엔셜/책증정] 진정한 앎은 무엇인가? <지식의 탄생> 읽고 함께 이야기해요!
청명하다, 꾸준히 읽는 중
독서기록용_웍과 칼독서기록용_필요의 탄생독서기록용_제자리에 있다는 것독서 기록용_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삼국지를 가슴에 품다
삼국지 전권독파 - 요시카와 에이지 버전으로[모집] 평생의 숙제 인간관계, 삼국지의 영웅들에게 답을 묻다 (w. 『최소한의 삼국지』)
혼자이기에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