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맙소사.” 안드레이가 고뇌에 차 입을 열었다. “실험의 목적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었더라면요! 이렇게 쉽게 엉키고 이렇게 모든 게 뒤섞였는데…… 저와 가이거, 겐시…… 때로는 우리 사이에 공통의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때로는 이 관계들이 막다른 골목에 와 있다는, 다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에 파시스트였던 가이거만 해도 지금은…… 지금도 그는 극도로 불쾌한 인물이에요. 인간적으로라기보단 그런 부류는 마치…… 겐시도 마찬가지예요. 겐시는 사회민주주의자긴 하고 평화주의자에 톨스토이주의자지만…… 아니요, 모르겠어요.“ ”
“ 개별 인격이 대체 뭡니까? 공동체의 단위입니다! 아무것도 아니지요. 단위가 아닌 공동체의 선을 이야기해야 하빈다. 공동체의 선을 위해 우리는 자신의 낡은 계율에 얽매인 양심에 어떤 짐이든 짊어져야 하고, 성문법이든 불문법이든 어겨야만 합니다. 우리에게 법은 하나예요. 공동체를 위한 선.” ”
은화님의 대화: 1부까지는 아직 어떤 내용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2부부터는 [도시]의 내막과 상황이 구체적으로 묘사되기 시작하는데요. 2부까지 읽은 내용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1) 1부와 2부에서의 안드레이가 주는 인상은 상당히 다른 모습입니다. 무엇이 그를 변하게 한 것일까요? 청소부/수사관이라는 직업일까요? 아니면 '붉은 건물' 사건 때문이라고 보시나요?
2) '왕'은 직업을 바꾸고 싶지 않다며 계속 청소부로 남기를 고집합니다. 그는 책임질 아내와 아이가 있음에도 더 높은 보수를 주는 자리에 가려고 하지 않죠. 왕은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더라도 '영혼의 안정'을 택하겠다고 말합니다. 그가 말하는 '영혼의 안정'은 무슨 의미일까요?
1) 1부와 2부의 안드레이가 다른 점은 수사관이 되면서 그에게 '배경'과 '권위'가 생겼다는 겁니다. [도시]의 묘사를 보면 모든 시민들은 주기적으로 직업을 바꿔야 하죠. 청소부일 때의 안드레이는 그의 주변인들과 대등한 관계에 있습니다. 유라 삼촌이나 이쟈, 가이거, 겐시 모두 출신과 직업과 생각이 다르더라도 함께 [도시]에 적응하는 시민이자 노동자로서 연대한다는 느낌을 줍니다. 1부의 결말에서도 보면 이들은 식사 시간에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교류하고 먹고 마시며 한데 어우러집니다.
그런데 2부로 넘어오면서 안드레이가 수사관이 되면 그의 뒤로는 수사국과 국장이 버티고 있죠. 수사관은 의심스러운 용의자 또는 물의를 일으킬 것으로 보이는 거동수상자를 데려와 취조하는 입장입니다. 피조사자는 수사관 앞에서 일방적으로 정보와 진실을 털어놔야 하는 위치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죠. 계단으로 치면 안드레이는 남보다 한 두 계단 위에 서서 남을 내려다 보는 위치가 됩니다.
2부의 초중반까지만 해도 안드레이는 이런 직업적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적응자로 묘사되는데요. 수사관임에도 남을 몰아붙이거나 압박하지 못해서 계속 사건들이 쌓여있죠. 그런데 안드레이가 '붉은 건물' 사건을 맡은 이후부터 심성과 태도가 바뀝니다. 수사국장은 그를 질책하면서도 안드레이의 책임감을 인정하면서 그에게 가장 중요한 사건을 맡긴다고 은근히 추켜 세워주죠. 저는 이 지점이 안드레이가 바뀐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붉은 건물'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고요.
가령 278쪽~288쪽에 걸쳐 안드레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왕의 편의를 봐주는데 이 모습이 마치 권력자처럼 묘사됩니다. 다른 피조사자에게는 허락하지 않았을 특혜들을 마구 제공하죠. 본인 스스로는 그게 '특혜'가 아니라, 법을 유연하게 해석하고 적용하기 위한 '합리적 판단'으로 합리화하는 모습도 나옵니다.
그런데 이후 이쟈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태도를 보이는데요. 평소 이쟈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는지 쥐 잡듯이 닦달하고 몰아세우죠. [도시]의 규율에 순응하는 왕은 비호를 받지만, 같은 친구였음에도 [도시]의 숨겨진 이면을 파헤치던 이쟈는 위험분자가 되어 조사 받습니다.
안드레이가 '붉은 건물'을 추적했듯이 이쟈는 [도시]의 진실을 알아내고자 했고 둘 모두 진실의 추적자였으나 이제 한 명은 위압적인 수사관이 되어 있고, 다른 한 명은 무기력하게 끌려오는 격차가 생기는데요. 무엇이 불법이고 무엇이 사회의 위협인지, 그리고 진실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자의적이고 혼동되기 쉬운가를 우회해서 보여주는 장면으로 느꼈습니다. (2부의 결말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안드레이는 '붉은 건물'의 체스 게임에서 '위대한 전략가'(스탈린)처럼 비정한 인간이 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그건 본인이 무기력한 희생양의 위치에 있을 때의 생각일 뿐인지도 모릅니다. 안드레이는 스탈린처럼 관료제와 권력게임의 정점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그도 조직의 위계에서 남보다는 한 단 위에 자리 잡고 있고, 자신보다 아래의 사람들에게 때에 따라 '자비를 하사하는 권력가'나 '무자비한 조사관'의 양면적 성격을 무의식적으로 드러냈죠.
안드레이 본인은 인지하지 못했겠지만 수사관이라는 지렛대가 이미 깔려있었고, '붉은 건물' 안에서의 사건(권력의 작동방식)이 결정적인 힘이 되어 안드레이에게 '사회가 만들어낸 인격'을 덮어 씌웠다고 생각합니다.
ifrain
은화님의 대화: 2부를 읽으면서 언급해주신 내용이 떠오르네요. 267~268쪽에 언급되는 '유다 스투팔스키'는 실존인물인 줄 알고 이름을 찾아봤지만 정보가 나오지 않는 걸 보니 허구의 인물인가 봅니다. 하지만 동포들을 게슈타포에게 팔아넘겼다는 대목에서 바인레프가 겹쳐 보이네요. 마침 노인이 [도시]를 지옥으로 언급하며 단테를 말하기도 하고요.
‘판 스투팔스키’ 라는 이름에서 판Pan 은 폴란드어로 ~씨Mr.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독소전쟁 중의 폴란드의 역사적 상황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인레프는 네덜란드계 유대인이었고요. 스투팔스키는 <저주 받은 도시>에서 유대인을 밀고한 가톨릭교도로 나옵니다.
꽃의요정
은화님의 대화: 1) 1부와 2부의 안드레이가 다른 점은 수사관이 되면서 그에게 '배경'과 '권위'가 생겼다는 겁니다. [도시]의 묘사를 보면 모든 시민들은 주기적으로 직업을 바꿔야 하죠. 청소부일 때의 안드레이는 그의 주변인들과 대등한 관계에 있습니다. 유라 삼촌이나 이쟈, 가이거, 겐시 모두 출신과 직업과 생각이 다르더라도 함께 [도시]에 적응하는 시민이자 노동자로서 연대한다는 느낌을 줍니다. 1부의 결말에서도 보면 이들은 식사 시간에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교류하고 먹고 마시며 한데 어우러집니다.
그런데 2부로 넘어오면서 안드레이가 수사관이 되면 그의 뒤로는 수사국과 국장이 버티고 있죠. 수사관은 의심스러운 용의자 또는 물의를 일으킬 것으로 보이는 거동수상자를 데려와 취조하는 입장입니다. 피조사자는 수사관 앞에서 일방적으로 정보와 진실을 털어놔야 하는 위치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죠. 계단으로 치면 안드레이는 남보다 한 두 계단 위에 서서 남을 내려다 보는 위치가 됩니다.
2부의 초중반까지만 해도 안드레이는 이런 직업적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적응자로 묘사되는데요. 수사관임에도 남을 몰아붙이거나 압박하지 못해서 계속 사건들이 쌓여있죠. 그런데 안드레이가 '붉은 건물' 사건을 맡은 이후부터 심성과 태도가 바뀝니다. 수사국장은 그를 질책하면서도 안드레이의 책임감을 인정하면서 그에게 가장 중요한 사건을 맡긴다고 은근히 추켜 세워주죠. 저는 이 지점이 안드레이가 바뀐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붉은 건물'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고요.
가령 278쪽~288쪽에 걸쳐 안드레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왕의 편의를 봐주는데 이 모습이 마치 권력자처럼 묘사됩니다. 다른 피조사자에게는 허락하지 않았을 특혜들을 마구 제공하죠. 본인 스스로는 그게 '특혜'가 아니라, 법을 유연하게 해석하고 적용하기 위한 '합리적 판단'으로 합리화하는 모습도 나옵니다.
그런데 이후 이쟈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태도를 보이는데요. 평소 이쟈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는지 쥐 잡듯이 닦달하고 몰아세우죠. [도시]의 규율에 순응하는 왕은 비호를 받지만, 같은 친구였음에도 [도시]의 숨겨진 이면을 파헤치던 이쟈는 위험분자가 되어 조사 받습니다.
안드레이가 '붉은 건물'을 추적했듯이 이쟈는 [도시]의 진실을 알아내고자 했고 둘 모두 진실의 추적자였으나 이제 한 명은 위압적인 수사관이 되어 있고, 다른 한 명은 무기력하게 끌려오는 격차가 생기는데요. 무엇이 불법이고 무엇이 사회의 위협인지, 그리고 진실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자의적이고 혼동되기 쉬운가를 우회해서 보여주는 장면으로 느꼈습니다. (2부의 결말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안드레이는 '붉은 건물'의 체스 게임에서 '위대한 전략가'(스탈린)처럼 비정한 인간이 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그건 본인이 무기력한 희생양의 위치에 있을 때의 생각일 뿐인지도 모릅니다. 안드레이는 스탈린처럼 관료제와 권력게임의 정점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그도 조직의 위계에서 남보다는 한 단 위에 자리 잡고 있고, 자신보다 아래의 사람들에게 때에 따라 '자비를 하사하는 권력가'나 '무자비한 조사관'의 양면적 성격을 무의식적으로 드러냈죠.
안드레이 본인은 인지하지 못했겠지만 수사관이라는 지렛대가 이미 깔려있었고, '붉은 건물' 안에서의 사건(권력의 작동방식)이 결정적인 힘이 되어 안드레이에게 '사회가 만들어낸 인격'을 덮어 씌웠다고 생각합니다.
전 오늘부터 2부 읽기 시작했는데, 평행 우주인 줄 알았어요. ㅎㅎㅎ 그러다가 '청소부하던 시절에는~' 이란 부분이 나와서 오해를 풀었네요!
1부 마지막 부분에서 다같이 토론?하는 부분은 도스토옙스키의 '악령'이 떠올랐어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
himjin
은화님의 대화: 1부까지는 아직 어떤 내용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2부부터는 [도시]의 내막과 상황이 구체적으로 묘사되기 시작하는데요. 2부까지 읽은 내용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1) 1부와 2부에서의 안드레이가 주는 인상은 상당히 다른 모습입니다. 무엇이 그를 변하게 한 것일까요? 청소부/수사관이라는 직업일까요? 아니 면 '붉은 건물' 사건 때문이라고 보시나요?
2) '왕'은 직업을 바꾸고 싶지 않다며 계속 청소부로 남기를 고집합니다. 그는 책임질 아내와 아이가 있음에도 더 높은 보수를 주는 자리에 가려고 하지 않죠. 왕은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더라도 '영혼의 안정'을 택하겠다고 말합니다. 그가 말하는 '영혼의 안정'은 무슨 의미일까요?
1) 무엇이 안드레이를 변하게 했는지 끝까지 읽어봐야 잘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우선 직업이 그를 변하게 했고, 안드레이라는 인물 자체가 좋게 말하면 부드럽고 유연하고
나쁘게 말하면 강한? 주관이나 주체성이 정립되어 있지 않아서 주변 영향을 잘 받고, 잘 변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2) 왕의 심리는 공감이 되었습니다.
저 또한 보수를 많이 주더라도 회사 대표라던가, 수사관처럼
스트레스가 많고, 워라벨 없고, 업무량 과도하고, 책임 권한 큰 직업은 부담스럽습니다. 여유 시간에 책도 읽고, 운동도 하고, 산책도 하고, 가족들과 보낼 시간이 있는 직업이 좋아요.
"영혼의 안정"이란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자신도 모르게 변질-변형되지 않도록 자신을 세우고, 멘탈을 놓지 않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상태
독서나 글쓰기, 창조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직업 외의 일"을 할 수 있는 영혼의 상태를 말하는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해 봅니다.
ps.책을 다 읽고 나면 위 생각이 바뀔 지도 몰라요. 왕이나 안드레이가 이후 어떻게 변하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 정기적인 당원 자격 검사에서 반대파에 대한 동정을 포함한 다양한 배임행위 때문에 많은 당원이 당에서 추방되었다. 1937년 초 일부 지역에는 현 당원보다 전 공산당원이 더 많았다. 이는 열정적인 지지를 모으는 스탈린 체제의 능력이 지지자들을 (실제 또는 가상의) 적으로 돌리는 능력과 똑같다는 역설을 잘 보여준다. 전 공산당원은 모두 지역 블랙리스트에 올라 지속적인 감시 대상이 되었다.
또 다른 역설은 1930년대 중반 ‘민주적’인 선거 정책이 억압적인 정책으로 바뀌면서 나타났다. 정치적 긴장이 증가하자 지방의 공산당 지부는 ‘의심스러운’ 후보자 추천을 수용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1937년 말에 실시된 소비에트 선거는 예전처럼 단일 후보자 추천 방식으로 시행되었다. 1937년 봄에 실시된 당 내부의 민주주의 실험은 원래 의도와 다르게 거의 협박 수준으로 바뀌었다. 이때는 시기도 좋지 않았다. 전 반대파에 대한 두 번째 여론 조작용 모스크바 공개 재판, 그리고 책임 있는 당직을 맡은 이들을 포함한 적들을 감시하기 위한 2~3월 중앙위원회 총회 요구가 있던 시기였다. 모든 당직자가 재선에 도전하고 당의 지부가 검증된 후보자들을 추천하지 못하자, 의무적인 사전 선거 회의는 맹렬한 비난이 난무하며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긴장이 고조되었고, 누구를 후보로 추천하는 것이 안전하지 아무도 몰랐다. 러시아 지역의 한 공장에서는 공장 내 당 기관 소속원 800명이 한 달 이상 매일 저녁 회의에 참석하여 가까스로 새로운 당 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었다. ”
『아주 짧은 소련사 - 러시아혁명부터 페레스트로이카까지, 순식간에 사라진 사회주의 실험의 역사적 현장』 pp.117~118, 실라 피츠패트릭 지음, 안종희 옮김
아주 짧은 소련사 - 러시아혁명부터 페레스트로이카까지, 순식간에 사라진 사회주의 실험의 역사적 현장소비에트연방의 탄생, 레닌의 통치와 후계투쟁, 스탈린주의, 전쟁, 집단지도체제와 흐루쇼프 시대, 브레즈네프 시대, 고르바초프의 등장과 연방의 몰락, 푸틴까지, 최고의 소련 전문가가 탁월한 구성으로 압축한 소련의 아주 짧은 역사가 바로 여기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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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ifrain님의 문장 수집: " 정기적인 당원 자격 검사에서 반대파에 대한 동정을 포함한 다양한 배임행위 때문에 많은 당원이 당에서 추방되었다. 1937년 초 일부 지역에는 현 당원보다 전 공산당원이 더 많았다. 이는 열정적인 지지를 모으는 스탈린 체제의 능력이 지지자들을 (실제 또는 가상의) 적으로 돌리는 능력과 똑같다는 역설을 잘 보여준다. 전 공산당원은 모두 지역 블랙리스트에 올라 지속적인 감시 대상이 되었다.
또 다른 역설은 1930년대 중반 ‘민주적’인 선거 정책이 억압적인 정책으로 바뀌면서 나타났다. 정치적 긴장이 증가하자 지방의 공산당 지부는 ‘의심스러운’ 후보자 추천을 수용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1937년 말에 실시된 소비에트 선거는 예전처럼 단일 후보자 추천 방식으로 시행되었다. 1937년 봄에 실시된 당 내부의 민주주의 실험은 원래 의도와 다르게 거의 협박 수준으로 바뀌었다. 이때는 시기도 좋지 않았다. 전 반대파에 대한 두 번째 여론 조작용 모스크바 공개 재판, 그리고 책임 있는 당직을 맡은 이들을 포함한 적들을 감시하기 위한 2~3월 중앙위원회 총회 요구가 있던 시기였다. 모든 당직자가 재선에 도전하고 당의 지부가 검증된 후보자들을 추천하지 못하자, 의무적인 사전 선거 회의는 맹렬한 비난이 난무하며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긴장이 고조되었고, 누구를 후보로 추천하는 것이 안전하지 아무도 몰랐다. 러시아 지역의 한 공장에서는 공장 내 당 기관 소속원 800명이 한 달 이상 매일 저녁 회의에 참석하여 가까스로 새로운 당 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었다. "
“ 엘리트 계층 체포는 1937년 말까지 계속되었다. 사장, 동료, 노동자, 이웃에 대한 기회주의적 고발이 당국에 계속 밀려들었다. 심지어 정치국원들도 잠재적인 공포에서 예외가 아니었다(대부분 살아남기는 했다). 정상적인 게임 규칙이 작동하지 않았으므로, 그들은 체포당한 의뢰인이나 심지어 가족도 구할 수 없었다. 지식계급의 유명 인사들도 흔히 정치적 후원자의 실각 이후 숙청 대상이 되었다. 외부 권력에 충성할 것으로 의심되는 폴란드인. 핀란드인. 독일인 등이 숙청 대상이 되었으며, 국경 근처에 사는 사람들도 내륙의 외딴 지역으로 집단 추방되었다. ”
『아주 짧은 소련사 - 러시아혁명부터 페레스트로이카까지, 순식간에 사라진 사회주의 실험의 역사적 현장』 p.121, 실라 피츠패트릭 지음, 안종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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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님의 문장 수집: " 엘리트 계층 체포는 1937년 말까지 계속되었다. 사장, 동료, 노동자, 이웃에 대한 기회주의적 고발이 당국에 계속 밀려들었다. 심지어 정치국원들도 잠재적인 공포에서 예외가 아니었다(대부분 살아남기는 했다). 정상적인 게임 규칙이 작동하지 않았으므로, 그들은 체포당한 의뢰인이나 심지어 가족도 구할 수 없었다. 지식계급의 유명 인사들도 흔히 정치적 후원자의 실각 이후 숙청 대상이 되었다. 외부 권력에 충성할 것으로 의심되는 폴란드인. 핀란드인. 독일인 등이 숙청 대상이 되었으며, 국경 근처에 사는 사람들도 내륙의 외딴 지역으로 집단 추방되었다. "
“ 대숙청 이후 당, 정부, 군, 보안대 등 모든 기관의 고위 지도부는 대부분 초보자로 채워졌다. 이들은 당원으로 가입한 하층계급 출신으로, 서둘러 훈련을 받고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었다. 1939년의 역사 기록물을 보면 관료 집단이 대대적으로 파괴된 것을 알 수 있다. 공석이 많아 빈자리를 메울 사람들을 필사적으로 찾았지만 거의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 각 기관의 역사에 대한 기억은 사라졌고, 새로운 임명자들은 고군분투했다. 물론 이것은 일시적인 상황이었다. 1년쯤 뒤에는 각 기관의 직책들이 채워졌고 사람들은 업무 처리 방법을 배웠다. 전체적으로 그들은 더 젊고 더 잘 배운 탓에 전임자들보다 업무를 더 잘 수행했던 것 같다. 하지만 1939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수년간의 거짓 경고에 이어 마침내 전쟁이 실제로 다가오고 있었다. ”
『아주 짧은 소련사 - 러시아혁명부터 페레스트로이카까지, 순식간에 사라진 사회주의 실험의 역사적 현장』 p.124, 실라 피츠패트릭 지음, 안종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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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님의 대화: 1부까지는 아직 어떤 내용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2부부터는 [도시]의 내막과 상황이 구체적으로 묘사되기 시작하는데요. 2부까지 읽은 내용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1) 1부와 2부에서의 안드레이가 주는 인상은 상당히 다른 모습입니다. 무엇이 그를 변하게 한 것일까요? 청소부/수사관이라는 직업일까요? 아니면 '붉은 건물' 사건 때문이라고 보시나요?
2) '왕'은 직업을 바꾸고 싶지 않다며 계속 청소부로 남기를 고집합니다. 그는 책임질 아내와 아이가 있음에도 더 높은 보수를 주는 자리에 가려고 하지 않죠. 왕은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더라도 '영혼의 안정'을 택하겠다고 말합니다. 그가 말하는 '영혼의 안정'은 무슨 의미일까요?
1) 안드레이는 1부와 달리 2부에서 직업이 바뀌면서 정체성이 바뀌었습니다. 친근한 동료에서 위계질서가 있는 상하관계에 놓이게 된 것이죠. 겐시는 <도시신문>의 형사사건 담당 기자가 되었고요. 직업이 바뀌는 것을 거부한 사람은 중국인 ‘왕’뿐이죠. 친밀하고 평등했던 관계가 모두 다른 형태로 변해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평평한 종이를 다양한 모양으로 접으면 각기 다른 구석에서 서로 다른 면을 마주보게 되는 것처럼 서로의 관계가 복잡해졌습니다. 안드레이가 바뀐 것은 직업 때문이기도 하지만 ‘붉은 건물’ 안에서 겪은 사건도 원인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전과 달라졌다는 말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안드레이는 왕을 도와주면서 도덕적인 자아를 찾아가려고 고군분투하는 것 같고요. 안드레이는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는 도시에 오기 전에 천문학자였죠. 20세기 지식인이 경험한 사상, 이념적 혼란 속에서 갈피를 잡으려 노력하는 인물로 보입니다.
2) 왕은 안드레이와 다른 친구들이 겪었을 혼란스러움을 거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오늘을 살고 싶은 것 같아요. 크게 변화가 없는 삶에 오히려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죠.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 왕에게는 오히려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저주받은 도시>는 다양한 시대와 국가 출신의 사람들이 실험실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에 모인 설정입니다. 인물들이 암묵적으로 위대한 실험이라고 믿고 있는 것 같지만 정작 실험의 목적이나 구체적인 규칙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작품이 쓰여진 당시 시대적인 배경과 역사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작품 이해에 필수적인 것 같아요.
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련의 대숙청(1936~1938)과 중국의 문화대혁명(1966~1976)을 비교해보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마오쩌둥은 스탈린이 정적을 제거했던 메커니즘을 학습하고 영향을 받아 ‘위로부터의 숙청’이 아닌 ‘아래로부터의 폭동’ 방식을 택했죠. 홍위병과 대중을 선동해 기존 체제를 파괴하고 정적을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었습니다. 왕을 중국에서 지긋지긋한 문화대혁명을 겪고 실험 도시로 온 인물로 상상해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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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력을 강화하려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종류의 처벌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대한 기념비적인 사례는, 해당 분야의 두 거물인 정치학자 로버트 액설로드와 진화생물학자 W.D. 해밀턴이 1981년 수행한 게임이론 연구에서 제시되었다. 이 연구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두 명의 참가자가 각각 상대방과 협력할지 속임수를 쓸지 결정해야 하는 게임인 죄수의 딜레마에 관한 것으로, 두 참가자가 모두 협력하면 각각 약간의 점수를 얻고, 서로 속이면 둘 다 잃는 게임이다. 당연히 항상 협력해야 할 것 같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상대방이 협력하는 동안 당신이 보답하지 않고 뒤통수를 치면 상대방은 점수를 잃고 당신이 가장 큰 보상을 얻지만, 당신이 상대방을 지나치게 신뢰한다면 정반대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액설로드와 해밀턴은 여러 게임이론가들에게 어떤 죄수의 딜레마 전략을 취할지 물은 후, 각 전략을 다른 전략과 200번씩 대결하게 하는 컴퓨터화된 라운드 로빈 토너먼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조건부 처벌을 위한 복잡한 알고리즘 중에서 가장 단순한 전략인 팃포탯(맞대응) 전략이 우승했다. 팃포탯은 어떻게 전개될까? 먼저 협력한 다음 상대방이 배신하지 않는 한 계속 협력하고, 배신하면 다음 라운드에서 다시 협력해보는 것이다. 그런데도 상대방이 계속 속임수를 쓴다면 계속 속임수로 응징하고, 다시 협력하면 다음 라운드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다시 시작한다. 요컨대 명확한 규칙이 있고, 협력으로 시작하고, 부정행위에 비례하여 처벌하며, 다시 협력하면 과거를 용서하는 전략이다. 이 연구를 계기로, 다양한 사회적 종을 대상으로 팃포텟 전략의 변형과 그 진화, 실제 사례를 탐구하는 후속 연구가 시작되었다. ”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pp.441~442,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가 “인간 본성에 대한 탁월한 안내자”라 칭하고 신경의학자 올리버 색스가 “우리 시대 최고의 과학 저술가”라 평한, 세계 최고의 신경과학자 로버트 M. 새폴스키의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가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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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ifrain님의 문장 수집: " 협력을 강화하려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종류의 처벌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대한 기념비적인 사례는, 해당 분야의 두 거물인 정치학자 로버트 액설로드와 진화생물학자 W.D. 해밀턴이 1981년 수행한 게임이론 연구에서 제시되었다. 이 연구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두 명의 참가자가 각각 상대방과 협력할지 속임수를 쓸지 결정해야 하는 게임인 죄수의 딜레마에 관한 것으로, 두 참가자가 모두 협력하면 각각 약간의 점수를 얻고, 서로 속이면 둘 다 잃는 게임이다. 당연히 항상 협력해야 할 것 같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상대방이 협력하는 동안 당신이 보답하지 않고 뒤통수를 치면 상대방은 점수를 잃고 당신이 가장 큰 보상을 얻지만, 당신이 상대방을 지나치게 신뢰한다면 정반대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액설로드와 해밀턴은 여러 게임이론가들에게 어떤 죄수의 딜레마 전략을 취할지 물은 후, 각 전략을 다른 전략과 200번씩 대결하게 하는 컴퓨터화된 라운드 로빈 토너먼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조건부 처벌을 위한 복잡한 알고리즘 중에서 가장 단순한 전략인 팃포탯(맞대응) 전략이 우승했다. 팃포탯은 어떻게 전개될까? 먼저 협력한 다음 상대방이 배신하지 않는 한 계속 협력하고, 배신하면 다음 라운드에서 다시 협력해보는 것이다. 그런데도 상대방이 계속 속임수를 쓴다면 계속 속임수로 응징하고, 다시 협력하면 다음 라운드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다시 시작한다. 요컨대 명확한 규칙이 있고, 협력으로 시작하고, 부정행위에 비례하여 처벌하며, 다시 협력하면 과거를 용서하는 전략이다. 이 연구를 계기로, 다양한 사회적 종을 대상으로 팃포텟 전략의 변형과 그 진화, 실제 사례를 탐구하는 후속 연구가 시작되었다. "
“ 최후통첩 게임이나 죄수의 딜레마에서 사용되는 처벌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직접 복수를 하는 것으로, '제2차' 처벌이라고 한다. 부정행위를 억제하고 협력을 촉진하는 훨씬 더 효과적인 메커니즘은 외부인이 개입하여 가해자를 처벌하는 '제3차' 처벌이다. 경찰을 생각해보라. 이것은 훨씬 더 정교한 처벌의 영역으로, 인간만이 할 수 있다. 유아는 처벌의 기초를 보여주지만 일관성 있게 처벌하는 데는 몇 년이 걸린다. 제3자 처벌은 이타적인 행동으로, 모든 사람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를 처벌하려고 대가(예: 자신의 노력)를 지불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타성을 반영하듯,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영역에서도 친사회적인 경향을 보이며, 관점 수용과 관련된 뇌 영역이 유난히 활성화되어 피해자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데 탁월하다. 더욱이 내집단의 친사회성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옥시토신을 피험자에게 투여하면 제3자 처벌의 부담을 기꺼이 감수할 의향이 높아진다.
다음으로, 제 역할을 하지 않은 제3자를 처벌하는 제4자 처벌이 있다. 부정행위를 목격한 사람을 고발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명예 규정이나, 뇌물을 받은 경찰이 체포되는 경우를 생각해보라. 그리고 제5자 처벌은, 부패한 경찰을 처벌하지 않은 경찰 심의위원회를 처벌하는 것이다. 그리고 제6자, 제7자... 나는 지금 협력을 유지하기 위해 부정행위자를 기꺼이 처벌하려는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설명하고 있다. ”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pp.442~443,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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