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따랐으며 안드레이는 문득 왕이라면 처형장도, 고문실도, 그 어떠한 굴욕적인 자리에도 바로 지금처럼 이렇게 아무 말 없이 고분고분 따라가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드레이는 그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왕의 타협에는 뭔가 동물적인 것이, 인간에는 미치지 못하나 동시에 고귀하고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는 무언가가 있었다. 왜냐하면 이 타협의 이면에는 발생하는 사건이 대단히 깊고 은밀하며 영원한 핵심에 대한 어떤 초자연적인 이해가, 영원한 무용성, 즉 저항의 무가치성에 대한 이해가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서양은 서양이고, 동양은 동양이다. 이 문구는 기만적이고 불공정하며 비하적이기까지 하지만, 이 경우에는 왜인지 적절한 듯했다. ”
『저주받은 도시』 pp.279~280,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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