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밍고님의 대화: 「'경제적으로 멀쩡한 약자'를 위한 변론」을 읽고
서평의 개요에 등장하는 두 문장은 논리적으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듭니다.
'사회적 소수자 혹은 약자가 아닌 이상에야 자신의 시간을 헐어 진솔한 경험을 연구자에게 털어놓을 별다른 유인이 없다는 거다."
"본인들이 인정하건, 혹은 인정하지 않건 간에 1인 가구 당사자들은 스스로를 사회적 약자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요즘 인류학의 대부분은 결국 약자들의 학문으로 치부할 수 있다는 걸까요?
서평을 열며 1인 가구의 특성을 포지셔닝하기 위한 장치 정도가 아니었나 싶었지만,
이러한 단정들은 독자로 하여금 1인 가구를 지나치게 납작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듭니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더 나아가 1인 가구로의 전환은 이제 낯선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1인 가구를 단일 집단만으로 볼 게 아니라, 더 세분화하여 정의하고, 각각에 맞는 복지 정책을 논의해야 할 때입니다.
'경제적으로 멀쩡한' 1인 가구가 있다면 '경제적으로도 멀쩡하지 않은' 1인 가구가 존재할 것입니다. 이들의 출발점이 다른 만큼 '지속 가능한 자기 재생산'의 의미 역시 전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나아가 성별(남성과 여성), 세대(청년과 노년), 국적(내국인과 외국인)과 같은 요소들도,
1인 가구의 거대한 범주 내에서 더욱 분화되어 논의할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필연적 혼자의 시대』를 읽고, 저마다의 결론을 대신 발화하여야 한다는 서평의 제언에 용기를 얻어, 저 역시 이 짧은 생각을 적어 봅니다.
@도밍고 님 의견에 저도 동의합니다. 원저를 읽어보지 못했고, 그냥 리뷰를 읽으면서 뭔가 덧 붙이기가 조심스럽지만요. 책을 읽으며 든 사례가 생각납니다
제 주변에 독신 50대 여자 교수님이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독립적이고 독신의 삶을 완전히 즐기시는 분인데, 50대가 되어서 몇번 큰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일단 병원에서 입원이나 수술 시 수술 동의서 작성에 대해 보호자를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 강하게 분노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보호자 상주, 긴급 연락망 등 의료·복지 인프라는 여전히 혈연·혼인 관계의 보호자를 필수 조건으로 요구한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독거인의 약자성이라는 것이 사회적으로 혹은 구조적으로 만들어진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상황에 대해 미리 의료진과 충분히 이야기하고 그 결정을 본인이 내리게 하고 나머지 부분은 의료진에게 위임할수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퇴원하시고 나서 돌봄이 필요한 상황에 대해서도 미리 냉장, 냉동실에 먹을 것들을 미리 준비하고, 간병인 도움도 받을 수 있었구요.
과거에는 전통적으로 돌봄이 가족(특히 여성)의 영역이었는데, 이제 가족이 있으나 없으나 자녀가 있으나 없으나 돈이 많으나 적으나 삶의 마지막은 요양원에서 격리되어 죽음을 맞이하는게 일반적이죠. 그런 면에서 사회구조의 변화로 분석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약자성이라고 이름 붙이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1인 가구 당사자들이 스스로를 사회적 약자로 인식한다는 것은 가족주의 사회에서 그런거 같고, 그들이 지금 다수가 되어 간다면 계속 약자로 봐야 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인들이 인정하건, 혹은 인정하지 않건 간에 1인 가구 당사자들은 스스로를 사회적 약자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 1인 가구를 소수자이자 약자로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이 책을 읽는 바른 시작점이다….. 취약한 시민으로서의 1인 가구를 살필 필요가 있어서다. 18
관계망 인프라 설계가 뭘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저의 짧은 직관으로는 우리의 법과 제도가 아직 너무나 가족 중심에 묶여 있고 사회적 혜택이 가족단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게 제일 큰 문제 같아요. 친한친구, 옆집 아줌마가 동거인으로 되어 있다면 그들의 관계를 인정하는게 빈곤이나 차별을 벗어나는 방법이라고 생각되구요. 법과 제도가 빨리 정비되는게 필요해보입니다.
현재의 청년 1인 가구가 경험 중인 곤경은 오늘날 노년 가구가 이미 겪고 있는 곤경과 본질적으로 동형이다…. 그렇기에 1인 가구 정책은 청년 주거 지원이나 고립감 완화 사업 같은 단편적 처방을 넘어, 앵애 주기 전체를 관통하는 관계망 인프라 설계의 문제로 재정의 되어야 한다. 25
다차원적 빈곤과 차별의 교차성을 인정! 26
위의 구절, 다차원적 빈곤과 차별의 교차성을 확인하는 것을 중요하구요!!!!


